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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 한번, 사냥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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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5.31 10:23
최근연재일 :
2023.08.0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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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3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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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화 – 실총 사격

DUMMY

일주일 후. 아침 9시. 버스를 타고 정류장에 내린 강서준은 일주일 전에 확인해 둔 프로스트 클랜의 건물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약 20분 정도 걸음을 옮기면 다다를 수 있는, 멀지는 않은 거리이고, 오늘은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그럴듯한 구실을 붙여 여유 시간을 많이 확보했기에 주변의 경치를 보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 있다.


"여기였지... 패스워드가 아마... ... 아니다. 이건 아니지.“


4층 높이의 건물의 입구 앞에 멈춰선 강서준은 아퀼리스에게서 들어 둔 패스워드를 입력할까 하는 생각을 품지만, 이내 인터폰을 통해 방문을 알리는 쪽으로 생각을 바꾼다. 방문하기로 해 둔 것도 아닌 주제에 함부로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은 예의없는 행동이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예. 열어드릴게요.“


인터폰의 버튼을 누른 지 단 3초 만에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유리문이 열리는 상황에 강서준은 당혹감을 느끼지만, 이내 '일주일 전의 그 사냥 때 나를 봤었다면, 바로 열어주는 것도 납득할 수 있긴 하지.'라고 생각하며 곧바로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강서준 씨였죠? 어서 오세요.“

"아, 예. 오랜만에 뵙습니다.“


건물에 들어선 지 몇 초 되지 않아 정장을 입은 남성이 자신을 맞이하기 위해 걸어 나오는 것을 본 강서준은 곧 일주일 전에 아퀼리스와 함께 흡혈귀를 처치했던 악마의 일원임을 알아보고 고개를 숙이며 인사한다.


"사장님께서는 4층에 계실 겁니다. 올라가 보시죠.“

"사장님이라고 칭하시는군요.“

"인간들에게는 악마라는 것이 드러나면 곤란하니까요.“


강서준은 남성이 아퀼리스를 부르는 호칭이 '여군주님'이 아닌 '사장님'이라는 사실에 위화감을 느끼지만, 이내 그 이유를 듣자마자 납득을 마치고 상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따라 걸음을 옮긴다. 내심 '엘리베이터는 없나?'라고 생각하면서도, '지상 4층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있는 것도 이상하지.'라고 스스로 납득하며 계속 걸음을 옮긴다.


#


"오시는 데 불편함은 없으셨나요?“

"버스 한번 타고 걸어오면 되다 보니, 불편할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건물의 4층. 아퀼리스의 사무실. 깔끔하게 정리되어있는 사무실 안으로 들어선 후 간단한 인사말을 나눈 강서준은 '겉으로는 사업가로 위장하고 있는 것 같네.'라고 생각한다. 1층에서 '사장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정장 차림의 남성의 모습에서도 그것을 유추하는 것은 어렵지 않기도 했다.


"그렇다니 다행이군요.“

"예. 에? 그것은...“


만족스럽다는 대답을 꺼내며 두꺼운 하얀 봉투를 자신에게 건네는 아퀼리스에게 강서준은 의아함이 담긴 표정과 함께 의문을 전한다.


"전의 흡혈귀 처치에 대한 강서준 씨의 몫이에요. 정보를 제공해 주신 것에 대한 대가니까 사양치 말고 받아주세요.“

"... 거절한다고 해도... 억지로라도 주시려는 거죠?“

"예. 사실, 강서준 씨의 가정 상황에 대해 정보를 수집해 보았어요. 비록 일주일 전의 그 일을 통해 두 부모님이 흡혈귀에게 습격당하는 일은 막았지만, 그와 무관하게 가정 형편 자체가 별로 좋지는 못하다고 하더군요. 앞으로 강서준 씨는 제 클랜의 일원이 될 분이기도 하시니, 제가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부디 받아주세요.“


아퀼리스의 호의가 담긴 말에 강서준은 잠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녀의 호의 자체는 납득할 수 있지만, 이것을 어떤 이유를 들어서 자연스레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보내야 할지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호의는 감사합니다만... 이것을 어떤 이유를 들어가며 아버지와 어머니께 드려야 할지가 난감하군요.“

"아, 그것도 그렇군요... 흡혈귀를 처치해서 얻은 수익이라고는 말하기 곤란하실 테니... 제가 생각이 짧았군요. 죄송해요.“

"비상금을 모아두었다는 말로는 절대 설명이 안 될 것 같군요. 음... 그 봉투는 추후에, 제가 부모님이 납득하실 수 있는 이유를 떠올린 후에 받도록 하겠습니다. 아직은 보관해 주세요.“


정중하게 아직은 받을 수 없다는 의견을 전하는 강서준에게 아퀼리스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 후 하얀 봉투는 다시 아퀼리스의 서랍 안에 넣어지고, 다시금 강서준과 아퀼리스가 서로 시선을 마주한다.


"자, 그럼 오늘부터 저의 클랜에 함께하기로 하는 거죠? 고마워요.“

"혹시 뭔가 서약서같은 것을 작성할 필요는 없나요?“


자신에게 감사를 표하는 아퀼리스에게 강서준은 클랜에 들어가기 위한 절차에 대한 질문을 전한다. 인외 사냥꾼으로서의 경험은 어디까지나 단독행동 혹은 동료 인외 사냥꾼과의 협동행동 외에는 경험이 없기에, 악마 클랜에 소속되기 위한 조건이나 절차에 대한 의문을 품으며.


"음... 괜찮아요. 제가 다 말해두었고, 강서준 씨는 미래의 저와 약속을 했다고 하셨으니 그런 절차는 없어도 괜찮을 거예요.“

"아, 하하... 그렇군요.“

"애초에 강서준 씨는 배신을 할 분은 아니어 보이기도 하고요. 그러면, 제가 뭔가 도와드릴 것은 없을까요? 예를 들어 체력 단련을 위한 공간이나 사격 연습에 필요한 총기 및 사격 장소라던지...“


자신을 신뢰한다는 의미를 담은 말과 함께 전달되어오는 호의의 예시에 강서준은 두 눈을 크게 뜨며 놀라워하는 반응을 보인다. 딱 자신에게 필요한 두 가지 호의였기 때문이다.


"제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정확히 짚어주셨군요.“

"인외 사냥꾼으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것이니까요. 일주일 전에 강서준 씨가 짚어 주신 것이기도 하고요.“


미소와 함께 들려오는 아퀼리스의 대답에 강서준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미래의 이야기를 하면서 말하긴 했었지. 잊고 있었군.'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이 말을 했지만, 워낙에 다른 이야기에 더 중점을 두다 보니 잊어버리고 있었음을 떠올린다.


"그런데, 체력 단련이야 그렇다 쳐도, 사격 연습실도 준비가 되어있나요?“

"예. 통상적으로 저와 제 클랜원은 마법을 사용해서 흡혈귀나 라이칸스로프를 처치하지만, 마법이 통하지 않는 적과 조우할 때를 대비해서 총기를 사용한 사격 역시 연습하고 있어요.“

"음... 사격이 통하지 않는 적이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마법이 통하지 않는 적도 충분히 있을 수 있겠군요.“


자신이 마주했던 적 중에서 사격이 전혀 통하지 않는 적 역시 적지 않았음을 떠올리며 말하는 강서준에게 아퀼리스가 고개를 끄덕인다.


"사격과 마법, 그 어느 쪽도 소홀히 할 수는 없죠. 한쪽이 통하지 않으면 다른 쪽을 사용해야 적을 처치하거나 제압할 수 있으니까요.“

"예. 그렇죠. 그러면 양쪽 모두, 지금 해 볼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체력 단련실은 지하 2층에, 사격 연습실은 지하 3층에 있어요. 안내해 드릴 테니, 따라오세요.“


직접 안내하겠다는 아퀼리스의 말에 강서준은 고개를 끄덕인 후 그녀가 의자에서 일어서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앞장서서 아퀼리스가 걸어가는 걸음을 따라 자신 역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


지하 3층. 사격 연습실.


"인외 사냥꾼의 주 무기는 돌격소총. 맞죠?“

"권총만 아니면 보통 어떤 총기라도 무리없이 사용합니다. 다만 연합행동을 할 때는 총기를 지정해서 사용하기는 하죠.“

"사장님. K-2와 M16A1 소총의 사격 준비를 마쳐두었습니다.“


사격 연습실로 입장하자마자 정장을 입은 여성이 강서준과 아퀼리스에게 보고해온다. 그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린 강서준과 아퀼리스 모두 거치를 마친 K-2 소총과 M16A1 소총을 바라본다.


"35년 경력의 인외 사냥꾼인 강서준 씨의 사격 실력. 기대할게요.“

"하하하... 두 달 정도 경험의 공백이 있긴 합니다만... 해볼까요?“


한가득 기대감을 품고 있는 아퀼리스의 시선을 뒤로하며 총기 거치대 쪽으로 걸음을 옮긴 강서준은 '한국제와 미국제의 두 총기. 모두 명품이지. 오랜 세월동안 함께해 온 동료같은 총기들...'이라고 생각하며 먼저 K-2 소총을 두 손을 집어 들고 약실 검사를 포함한 기초 검사를 시작한다.


"오오...“

"상당히 능숙하시군요.“

"오래 써 봤으니까요. 음... 탄착군이 형성되려나...”


총기 자체에 별 문제가 없음을 파악한 강서준은 탄창을 소총에 결합한 후 견착을 마치고 '앉아 쏴'의 자세를 취한다. 그 후 신속하고 정밀하게 표적지로 조준을 마치고, 조정간을 단발로 맞춘 후 방아쇠를 당긴다.


"...“


어떠한 긴장감도 없이 자연스럽게 방아쇠를 당기던 강서준은 9번째의 방아쇠를 당긴 후 총기를 거치한 후 일어선다. 표적지에 탄착군이 올바르게 형성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하지만 자신이 걸음을 옮기기 전에 아퀼리스와 함께 서 있던 여성 클랜원이 먼저 걸음을 옮겨서 표적지를 회수해 온다.


"우와... 저희 클랜원들과는 확실히 다르군요...“

"전부 한쪽 구역에 모여있어요. 그것도 좁은 범위 안에...“

"하지만 중심부에 모여있지는 않죠. 그렇기에 영점을 맞출 필요가 있고요.“


표적지를 받아든 강서준은 '우측으로 4, 위로 3 정도 조절하면 되겠군.'이라고 생각하며 K-2 소총의 크리크를 주시한다. '못이나 뭔가 뾰족한 것이 없나?'라고 생각하며 개머리판을 열어보는 강서준이지만, 그 안에는 총기를 수입하기 위한 도구를 담은 작은 가방이 있을 뿐이다.


"왜 그러시죠?“

"아, 크리크를 수정하려고 하는데, 못이나 뭔가 뾰족한 물건이 있어야 해서요.“

"아... 그게... 아리스. 혹시 우리 못 남는 거 없어?“

"당장 구해오겠습니다.“


아리스라는 이름으로 불린 짧은 금발의 여성 클랜원은 정장을 입은 그 모습 그대로 사격 연습실을 벗어난다. 황급히 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에 강서준은 '괜한 말을 한 걸까...'라고 생각한다. 왠지 괜히 불필요한 고생을 시키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일단, 사격의 결과는 만족스러우신 거죠?“

"예. 탄착군은 제대로 형성되었으니, 크리크 수정만 하면 바로 사격 연습에 들어가도 될 것 같아요.“

"... 예. 만족하신다면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네요.“


아퀼리스에게 대답을 마치는 즉시 M16A1 소총으로 시선을 옮긴 강서준은 안도감이 담긴 아퀼리스의 말에 '이쪽도 영점은 잡아 둬야겠지.'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천천히 총기 거치대 쪽으로 걸음을 옮겨 자신의 생각을 실천으로 옮긴다.


"그 소총도 9발만 쏠 건가요?“

"예. 영점을 잡는 것이 목적인 이상, 과도하게 많은 사격은 할 필요가 없어서요.“


탕! 탕! 탕!... 세 발의 사격을 마친 강서준은 잠시 숨을 고른 후 다시 세 발을 쏘고 재차 짧은 휴식을 가진 후 다시 세 발을 사격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아리스가 부재중이기에 본인이 스스로 표적지를 회수한 후 탄착군의 형성 여부를 확인한다.


"이번에도 비슷하군요.“

"K-2와 M16A1 모두 총기는 정상적이고, 크리크만 수정하면 될 듯 합니다.“


9발의 사격이 전부 하나의 좁은 범위에 모여있는 것을 확인한 강서준은 '35년의 실력이 아직 안 죽었군.'이라고 생각하면서 안심한다. 두 달의 공백기 때문에 실력이 줄지는 않았나 하는 걱정을 하고 있었지만, 그런 걱정은 접어둬도 될 것이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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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화 – 인외 사냥에 필요한 것 23.06.03 53 0 11쪽
10 10화 – 피의 거래 23.06.03 54 0 12쪽
9 9화 – 흡혈귀 사냥 - 2 23.06.02 62 1 13쪽
8 8화 – 흡혈귀 사냥 - 1 23.06.02 67 1 14쪽
7 7화 – 미행 23.06.01 86 1 13쪽
6 6화 – 사원과 사장 23.06.01 110 2 12쪽
» 5화 – 실총 사격 23.05.31 135 2 12쪽
4 4화 – 미래의 이야기 23.05.31 156 2 12쪽
3 3화 – 운명을 바꾸다 23.05.31 197 3 12쪽
2 2화 – 과거로 돌아온 자 23.05.31 224 4 12쪽
1 1화 – 35년 전으로... 23.05.31 296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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