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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 한번, 사냥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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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5.31 10:23
최근연재일 :
2023.08.0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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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3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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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 운명을 바꾸다

DUMMY

저녁 6시 40분경. 강서준은 자신의 집에서 약간 떨어진 길거리에서 아퀼리스 및 그녀가 데리고 온 다섯 명의 남성 및 여성과 함께 서 있다.


“여군주님. 이제 슬슬, 출발해야겠습니다.”

“그럴까요? ... 강서준 씨의 생각은 어떻죠?”


'너무 이른 시각부터 집 앞에 서 있다간 흡혈귀들의 경계심을 살 수 있다.'라는 이유로 1시간 이상을 계속 서 있었기에 자신의 수하들이 재촉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 아퀼리스는 함께 서 있는 인간 남성, 강서준에게 질문한다. 그 역시 동의한다면, 곧바로 출발하겠다고 생각하며.


"걸어가는 거리를 감안하면 적당한 것 같군요.“

"좋습니다. 그러면 출발하죠.“


일곱 명 모두 어떠한 무장도 없다. 그럼에도 강서준은 자신을 제외한 여섯 명 모두 흡혈귀를 퇴치할 준비는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금의 시간으로 넘어오기 전, 35년의 인외 사냥을 통해 ‘악마는 마법으로 흡혈귀를 퇴치하곤 했다.’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스트 클랜이 어떤 마법을 사용하는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흡혈귀를 퇴치할 방법이 있을 것임은 분명하기에, 비무장을 유지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 어떤 불안도 느끼지 않는다. 그러한 판단을 마친 후, 강서준은 일곱 명의 일행 중 가장 앞장서서 자신의 집을 향해 걸음을 옮겨나가기 시작한다.


#


강서준의 집 앞. 아퀼리스와 강서준을 포함한 일곱 명의 일행은 집의 양쪽 측면에 매복한 채 대기하고 있다.


"7시까지, 몇 분 남았죠?“


3분 정도 대기하던 도중, 아퀼리스가 자신의 클랜원에게 질문한다. 그 질문을 들은 클랜원은 주머니 안에서 스마트폰을 꺼낸 후 화면을 주시해 지금이 6시 50분임을 확인한다.


"10분 정도입니다.“

"... 차분히 기다리도록 하죠. 강서준 씨의 부모에게 보여서는 곤란-“


시간을 전달받고 아직 이르다는 판단을 내리던 아퀼리스는 갑작스레 들려오는 발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어 올린다. 자신이 바라보는 방향에서 다섯 명으로 추정되는 수의 인간이 다가오는 것을 확인한 후, 상의의 주머니 안에서 붉게 물든 목걸이로 추정되는 물체를 꺼내 든다.


"...“


아퀼리스가 꺼내든 목걸이를 본 강서준은 '뱀피리즘 펜듈럼이군'이라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린다. 자신 역시 인외 사냥꾼으로서 수많은 흡혈귀를 사냥해 왔기에 지금의 상황에서 저 물건을 꺼내드는 아퀼리스과 같은 행동을 똑같이 했었다는 것을 떠올리고 있었다.


"등급을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저급한 흡혈귀로군요. 강서준 씨. 지금 바로 처치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만,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동의합니다. 집 근처까지 오게 두는 것보다는, 사전에 처치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흡혈귀의 처치를 요청한 당사자인 강서준의 동의를 받은 아퀼리스는 자신과 함께 서 있는 두 명의 수하와 함께 전방으로 달려나간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발소리를 듣고 맞은편에 서 있는 세 명의 프로스트 클랜원 역시 아퀼리스의 뒤를 따라 달려나가기 시작한다.


"소총이라도 있었으면 지원사격을 했겠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없으니 방관할 수밖에 없나.“


강서준은 프로스트 클랜의 여섯 명이 일제히 흡혈귀에게 푸른색의 마력탄을 난사하는 것을 방관하며 아쉬움을 품는다. 지금의 시간으로 넘어오기 전이었다면 산탄총과 소총 정도는 집에 마련했겠지만, 지금의 자신은 인외 사냥꾼은커녕 제대로 된 일자리도 없는 백수이니 그런 총기를 보유하고 있을 리가 없는 것이다.


#


"뭐야, 저놈들, 우리하고 싸우려는 거야? 인간 주제에?"

"알까 보냐? 전부 쓸어버려! 우린 저주받은 피의 세례를 받은 흡혈귀다. 인간 따위 죽이고 피를 빨면 그만이라고!"


자신 및 자신의 수하들에게 달려드는 다섯 명의 흡혈귀가 주고받는 말에 아퀼리스는 '풋'하고 헛웃음을 짓는다.


"웃기는 놈들이군요.“

"아마 흡혈귀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악마와 인간을 분간할 생각도 없는 모양입니다.“

"뭐, 그편이 더 좋기도 하고요.“


전황에 대한 어떠한 판단도 내리지 않은 채 무작정 돌격해오는 다섯 명의 흡혈귀에게 아퀼리스의 수하들은 일제히 각자의 오른손에서 푸른색의 탄막을 생성해낸 후 쏘아낸다. 하지만 다섯 명이 쏘아내기 전에 딱히 합의를 거친 것도 아니기에 각각의 흡혈귀에게 한 발씩 쏘아낸 것이 아니기에 다섯 명의 흡혈귀 중 한 명에게는 단 한 발의 탄막도 닿지 않는다.


"우랴아압!!!“

"흠.“


탄막의 방해를 받는 일 없이 무사히 돌진해오는 흡혈귀에게 아퀼리스가 달려들어 그의 앞을 가로막는다.


"되다 만 흡혈귀 주제에!“

"크헉!“


지근거리에 다다른 흡혈귀의 명치를 왼쪽 팔꿈치로 강타한 아퀼리스는 타격으로 인한 충격에 자세를 잃고 쓰러지려 하는 흡혈귀의 멱살을 오른손으로 잡는다. 그 후 자신의 마력을 냉기의 형태로 발산해서 순식간에 흡혈귀의 주변에 얼음 덩어리를 생성하고, 그대로 흡혈귀를 그 안에 가둬버렸다.


"여군주님. 이깟 되다 만 흡혈귀에게 그 정도로 많은 마력을 낭비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훗. 이건 강서준 씨에게 보이는 성의에요.“

"성의라고요?“


수하의 질문에 대답을 마친 아퀼리스는 얼음 덩어리에 감금당해버린 흡혈귀를 그대로 바닥에 내버린 후, 주변을 둘러본다. 그리고 이미 다른 네 명의 흡혈귀 역시 자신의 수하들이 제압을 마쳤음을 확인한다. 그 상황을 보며 아퀼리스는 '역시, 되다 만 흡혈귀였어.'라고 생각하며 멸시하는 표정을 짓는다.


"그저 단순히 쓰러트리기만 해서는,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증명이 되기 어렵지 않겠어요?“

"굳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보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아뇨. 강서준 씨에게는 그럴 가치가 있어요. 그는 분명, 훌륭한 우군이 되어 줄 테니까요.“


납득할 수 없다는 자신의 수하의 반응에 아퀼리스는 미소를 유지하며 자신의 의견을 전달한다. 처음에는 강서준에게 반신반의하는 반응을 보였지만, 그의 예상해도 흡혈귀가 공격해온 것을 기점으로 미래에서 넘어왔다는 말을 믿지 않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자. 돌아가죠. 제압을 마친 흡혈귀의 처치는 신속함이 중요하니, 강서준 씨에게 보고한 후 바로 철수하죠.“

"알겠습니다.“


의식을 잃은 채 바닥에 나동그라진 네 명의 흡혈귀와 얼음 덩어리에 갇혀버린 한 명의 흡혈귀. 총합 다섯 명의 흡혈귀에게 아퀼리스를 제외한 다섯 명의 흡혈귀가 다가간다. 그러나 흡혈귀를 가둬버린 얼음 덩어리의 크기가 작지 않기에, 그 흡혈귀를 담당하게 된 남성 악마는 다소 난감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


"어쨌거나... 이렇게 해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흡혈귀에게 습격당해 돌아가시는 일은 막은 것 같군. 정말 다행이야."


순식간에 제압을 마친 후 축 늘어진 네 명의 흡혈귀와 한 명의 흡혈귀를 가두고 있는 얼음 덩어리를 바닥에 질질 끌고 오는 여섯 명의 악마를 바라보는 강서준의 마음속에는 자신의 부모를 지켜냈다는 안도감이 가득하다. 그리고 여섯 명의 악마는 천천히 강서준에게로 거리를 좁혀온다.


"수고하셨습니다. 이것으로 제 부모님은 지켜내진 것 같군요.“

"훗. 상대도 안 되는 허섭스레기 흡혈귀더군요. 예상은 했지만요.“

"아마 흡혈귀가 된 지 얼마 안 된 인간이었을 겁니다. 그런 놈들이 멋모르고 힘없는 약자의 피를 빨기 위해 충동적인 행동을 벌이곤 합니다.“


아퀼리스 및 그녀의 클랜원에게서 들려오는 말에 강서준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인다. 인외 사냥꾼을 하는 동안에는 그 역시 그런 경우를 셀 수도 없이 봐 왔기 때문이다.


"그럼, 저희는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강서준 씨의 부모님에게 이 모습을 보여서는 곤란할 테니 빨리 철수해야겠군요.“

"예. 아, 그리고 내일 다시 만나자는 것에 대한 질문입니다만, 몇 시에 어디로 가면 될까요?“

"공원 근처에 있는 클라슈비체 카페로 하죠. 시간은 3시 정도면 어떨까요?“


아퀼리스의 제안에 강서준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인다. 어차피 딱히 일자리를 잡지도 않은 백수인 자신에게는 멀지 않은 장소와 식사 시간과 겹치지 않은 시간이면 별다른 상관이 없었으니까. 그렇게 아퀼리스와 그녀의 클랜원은 신속하게 자리를 이탈했고, 강서준 역시 자신의 집 안으로 걸음을 옮긴다.


"다녀왔습니다.“

"그래. 왔냐? 공원에 간다더니, 왜 이렇게 늦었냐?“

"아, 조금 사소한 말다툼이 있었거든요.“


집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들려오는 자신의 아버지의 질문에 대답을 마치며 강서준은 자신의 방 쪽으로 걸어간다. '이런 어설픈 거짓말이라도 하는 게 낫겠지. 흡혈귀나 악마, 라이칸스로프가 인간에게 공개적으로 알려진 것은 지금부터 10년은 지난 뒤의 일이니까.'라고 생각하며.


"말다툼이 있었다고?“

"예. 그래도, 해결했으니 괜찮아요. 걱정하실 것 없어요.“


적당하게 대답을 마친 후, 강서준은 자신의 방 안으로 들어간 후 문을 닫는다. 그리고 PC를 켜서 과거로 넘어오기 전, 자신이 알던 인외 사냥 정보가 모여들던 사이트의 존재 여부를 확인한다.


”어디 보자... 비밀번호가... 그때와 똑같으려나...“


다크웹 사이트에서 특수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은 후 실행하자마자 비밀번호를 묻는 창이 팝업된다. 그 창을 본 강서준은 즉시 자신이 처음으로 인외 사냥꾼에 뛰어들었을 때의 기억을 쥐어 짜내며 떠오르는 문자를 입력해나간다.


”맞나... 아, 다행이네... 틀리지 않았어. 아직 존재하고 있었군...“


30여 분간 끙끙거리고서야 떠오른 문자를 입력한 강서준은 다행히 별 문제 없이 접속되는 것을 확인하고 마음을 놓는다.


"휴우... 하긴, 지금부터 1년 뒤에 처음으로 접속했을 때도 있었으니, 지금도 존재하고 있어도 이상할 것은 없지.“


자신이 알고 있는 사이트의 주소에서 자신의 기억과 똑같이 인외의 존재에 대한 정보가 모여들고 있는 것을 확인한 강서준은 앞으로 이 사이트를 지속적으로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부모가 흡혈귀에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막기는 했어도, 자신이 나아갈 길은 결국 인외 사냥꾼 외에는 없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외 사냥꾼으로서의 행동을 위해서는 체력의 단련 및 총기 및 냉병기, 폭발물의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것도 알고 있기에, 그것을 위한 정보 및 확보 루트에 대해서도 확인해 보기로 마음먹는다.


"인외의 피를 유통하는 파이프라인도 이미 있었군... 아, 총기쪽은... 흠, 다레스 김이 아직 한국에 들어와서 무기상을 차리기 전인 건가? 그러면 총기를 구하는 것은 아직은 어렵겠는데...“


과거로 넘어오기 전에 총기 냉병기, 폭발물의 확보를 위해 자주 신세를 졌던 남자의 이름인 다레스 김을 떠올리는 강서준이지만, 아직 그의 자취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을 파악한 강서준은 바지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낸 후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다레스 김의 전화번호를 입력한 후 통화를 시도한다.


"전화도 아직은 미개통인가... 이쪽은 어떻게 할 수단이 없군. 다레스 김이 전화를 개통하기를 기다리거나 그 외의 다른 무기상을 찾아볼 수밖에...“


곤란하다는 감정이 가득 담긴 혼잣말을 중얼거린 후, 강서준은 다시 PC의 모니터로 시선을 돌린다. 이미 그의 머릿속에는 인외 사냥꾼의 길을 걷기 위한 준비로 다른 생각이 들어찰 수가 없었다. 자신의 부모는 자신에게 정상적인 일자리로의 취직을 할 것을 권유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지만, 35년의 경험을 온전히 살릴 수 있는 인외 사냥꾼이라는 직업을 강서준으로서는 내버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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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화 – 인외 사냥에 필요한 것 23.06.03 53 0 11쪽
10 10화 – 피의 거래 23.06.03 54 0 12쪽
9 9화 – 흡혈귀 사냥 - 2 23.06.02 62 1 13쪽
8 8화 – 흡혈귀 사냥 - 1 23.06.02 67 1 14쪽
7 7화 – 미행 23.06.01 86 1 13쪽
6 6화 – 사원과 사장 23.06.01 110 2 12쪽
5 5화 – 실총 사격 23.05.31 134 2 12쪽
4 4화 – 미래의 이야기 23.05.31 156 2 12쪽
» 3화 – 운명을 바꾸다 23.05.31 197 3 12쪽
2 2화 – 과거로 돌아온 자 23.05.31 224 4 12쪽
1 1화 – 35년 전으로... 23.05.31 296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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