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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튼애플의 서재

혹한에서 생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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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튼애플.
작품등록일 :
2024.09.02 19:12
최근연재일 :
2024.09.19 17:45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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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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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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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 변화의 시작!(2)

DUMMY



발데스가 요새에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대대적인 공사에 들어가기 무섭게, 분대장들 역시 요새 내 일부 병력을 데리고 주변 안정화 작업과 눈을 뚫고 길을 만드는 작업에 들어가서 그런지, 예상보다 이르게 도착하는 생존자들.

신호탄을 보았을 때 큰 문제 없이 남은 사람들도 복귀할 것으로 예상하기에 요새에서 희망이 가득하기만 할 것 같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보통 이런 극한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가 뭘까?


1순위가 추위라면 2순위는 식량이다.


각 거점마다 보존 식량이 상당히 많이 쌓여있다고는 하지만 그건 최대한 아껴먹었을 때 이야기다.

점점 추워지고, 오염된 힘의 농도가 짙어지게 된다면?

몸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열량이 소모될 수밖에 없다.

결국, 그걸 커버하기 위해선 식량을 더 소모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상황이 꼬이긴 했네.'


발데스가 속속 복귀하는 생존자들을 보면서 작게 한숨을 쉬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이들을 구해버렸다.

그로 인해 적어도 몇 개월은 넉넉할 줄 알았던 식량 계획이 조금은 꼬여버렸다.

아직 거점과 요새들에 미처 가져오지 못한 식량들이 꽤 남아있었겠지만 위험했다.

구할 수 있는 생존자들을 전부 데려온 것이 당장의 요새 발전에는 도움이 될 테지만 나중에는 이것이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

한참을 고민하는 동안, 마지막 생존자 무리를 이끌고 온 클라크가 발데스에게 보고를 위해 다가왔다.


"고민이 많아 보이십니다."

"식량이 좀 걸리네."

"린네님을 데려오지 않았습니까?"


그 말에 발데스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장기적으로 온실을 지으면 분명 어느 정도는 해결될 거다. 그러나 아직 연구조차 시작하지 않은 온실이 얼마나 식량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까?


"보존식품이 바닥나기 전에 온실에서 나오는 식량으로 완전히 대체 될 수 있을까?"

"···."


발데스의 말에 클라크가 침묵했다.

마공학자들의 연구들은 기본적으로 장기과제인 경우가 많다.

린네의 온실 연구가 과거부터 진행되었다고는 해도 이렇게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건 처음일 터.

과연 제 시간안에 모든 연구가 잘 끝날 수 있을까?

불확실한 가능성만 믿고 움직여도 되는걸까?

만약 잘못된다면?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했다.


"다른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그 말에 발데스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한가지 시험해볼 게 있긴 했다.


"오염된 식물. 그중에 먹을만한 게 꽤 있었지."

"···."


발데스의 말에 클라크가 침묵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오염된 힘의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강제로 먹이는 식물들이 죄다 오염된 힘에 오염되어버린 식물들이었기 때문이다.

변종답게 추위에 강하고 오염된 힘이 강한 곳에서 잘 자라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위험했다.

이미 면역력이 꽤 높은 클라크조차 장시간 복용하면 문제가 생길 정도였기 때문이다.


"···가능하겠습니까?"

"아직은 생각만 해보는 정도야."


병력 전원이 오염된 힘의 면역력이 올라가게 된다면?

그때는 한번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정도.

그러나 클라크는 평소 발데스의 성정이라면 이것만으로 그런 생각을 했으리라 생각지 않는다.


"방법을 찾으신 거죠?"


그 말에 발데스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가능성만 본 거야."


그렇게 말하며 자신이 라칸과 계약했던 성벽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오염된 기운에 여기저기가 검보랏빛으로 물들어있는 성벽이었는데, 발데스가 서 있던 지역만 그 색이 옅어진 게 보였다.


"설마···."

"그래. 내 힘이 오염된 힘의 영향을 옅어지게 만들 수도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마력과 오염된 힘이 융합만 된다면 인위적으로도 저 현상을 일으키게 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해."

"그럼 이쪽을 더 파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클라크의 말에 발데스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쪽은 온실보다 더 리스크가 크다.

이제는 요새에 모인 전 병력의 목숨을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는 발데스이기에 최대한 안정적으로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다.


"일단··· 다 왔으니 전부 모이라고 전해."

"예."


발데스의 명령에 클라크가 즉시 마공학자를 포함한 요새 내 인력 전원을 소집했다.

예전과 달리 바글거릴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모여있다.

그런 그들에게 의견을 구하고자 입을 여는 발데스.


"다들 알다시피 이 이상 생존자를 구하긴 어려울 것이고, 사실상 이 인원으로 우린 구조대가 오거나 이 재앙이 끝날 때까지 버틸 수밖에 없다."


그 말에 다들 굳은 표정으로 발데스를 바라보았다.


"앞으로 주기적으로 눈 폭풍이 올 것이고, 상황은 점점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우린 선택을 해야 한다."


그렇게 말한 발데스가 사람들에게 선택지를 주었다.

마공학자들의 계열은 다르다.

그러나 조수도 그들을 도울 인원도 제한적인 만큼 어느 한쪽을 밀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


"첫 번째는 저 구닥다리 마력 발전기를 고치는 작업이다. 그러나 그 이후도 생각지 않을 수 없을 터."


두 번째 연구를 어떤 거로 진행할지를 정해야 했다.


1. 마력 발전기를 더 강화시킨다.

2. 장기대책으로 온실을 짓고 식량 연구부터 진행한다.

3. 골렘 및 마도구 강화연구를 진행한다.


셋 다 장단점은 명확하다.


마력 발전기를 한층 더 발전시킨다면 적어도 한동안은 눈 폭풍 걱정은 없다는 것.

그러나 그만큼 식량문제가 커질 수 있다.

또 각 거점에서 가져온 자원 역시 느려질 수밖에 없다.

이는 미래의 리스크를 감수하겠다는 것.

다만 지금 당장은 체력적으로 지친 상황이니 일단 체력부터 회복하고 이후를 안정적으로 극복해나갈 순 있을 것이다.


온실을 짓는다면?

추후 생길 식량문제를 최대한 보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원되는 규모에 따라 식량문제에서 빠르게 결과가 나올지도 모를 일.

물론 이걸 선택한 순간 눈폭풍과 수색 쪽 문제는 상당한 희생을 감수해야만 했다.


골렘 및 마도구 연구를 진행한다면?

수색 속도는 빨라지고 다양한 골렘들을 통해 작업 효율이 올라가긴 할 거다.

그만큼 마공학자들의 연구속도도 빨라질지 모른다.

다만 이 역시 희생이 필요하다.

미래의 리스크가 커지는 걸 감수하고, 다가올 눈 폭풍 역시 어느 정도는 희생을 감수해야만 한다.


이런 문제 때문에 발데스는 스스로 모든 걸 정하기보다 의견을 구해보고자 했다.


"어떤 것이든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


그 말과 함께 선택하라는 듯 모두를 바라보았다.

다들 쉽사리 답을 하지 못했다.

애매했기 때문이다.

바로 그때, 클라크가 궁금하다는 듯 마공학자들을 보면서 물었다.


"만약, 세 번째 안을 선택해 마도구와 보조할 골렘들이 완비된다면 연구속도는 얼마나 빨라지는 겁니까?"


그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완비된다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참을 생각하던 슈테인이 대략 말해주었다.


"최소 3배."

"그 정도나 빨라집니까?"


발데스가 놀란 표정으로 말하자 슈테인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지금 우리에겐 연구에 필요한 시설이 전무하오. 마력 발전기를 고치는 것 순전히 경험을 토대로 때려 박는 것이나 다름없소. 그러니 조금이라도 보조할 기구들이 생긴다면 지금보다 훨씬 빨라지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소?"


슈테인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두 마공학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최소 3배.

어쩌면 그 이상으로 빨라질 수도 있다.

나중 가면 자신들뿐만 아니라 조수들이 사용할 마공학 보조장치들도 생길 테니까.

그 정도면 미래를 위해 투자하긴 충분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쉽사리 이걸 강요할 순 없었다.

당장 곧 다가올 눈 폭풍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본인들도 뼈저리게 느껴서 알고 있었으니까.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거점에 쌓인 보존 식량을 옮기는 양도 줄일 수밖에 없을 테니 한동안은 식량도 스프 형태를 유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양을 늘리기 위해 이것저것 때려 넣은 스프.

맛이 없는 건 둘째치고, 예전이었다면 아무리 북부라도 버렸어야 할 부분들까지 때려 넣은 것.

보존식품 자체도 품질이 거지 같은데 그런 것까지 먹어야 하니 미칠 노릇이다.

심지어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숙소 역시 눈 폭풍이 오기 전까진 기존 숙소를 유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


클라크의 말에 다들 표정이 점점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기존 숙소들은 마력 발전기에서 멀리 떨어진 곳.

즉, 최소한의 잠을 자고, 중간중간 일어나 마력 발전기에서 몸을 녹이는 걸 반복해야 한다는 것.

가뜩이나 힘든데 잠까지 제대로 못 자니 더더욱 피로할 수밖에 없을 터.

그제야 와닿았는지 다들 작게 한숨을 쉬며 이건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을 때였다.

발데스가 모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참고로 한동안은 고강도 노동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다음 눈 폭풍을 이 상태로 맞이할 순 없을 테니까."


추운 지역이고 오염된 힘에 의해 빠르게 피로가 누적되기에 최대 9시간 정도의 노동을 권장한다.

그마저도 신병들은 1시간 정도는 줄여주는 게 기본.

그러나 상황이 그렇게 넉넉하진 못하기에 반나절 이상을 노동에 때려 박아야 할 수도 있다.

거점에서 물건을 가져올 이들의 빈자리도 채워야 했기 때문에 장기간 노동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


"어차피 힘들다면 지금 몰아서 희생하는 편이 나을 거 같습니다."


라흐티가 가장 먼저 손을 들고서 말하자 고민하던 이들이 다들 그게 맞는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미래는 지금보다 나을 거라는 희망.

그거라도 있어야 버티지 않겠는가?

어차피 할 고생이라면 한꺼번에 몰아서 한 후, 눈 폭풍 이후엔 지금보다는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기를 바라면서 모두가 라흐티의 의견에 동의했다.


"정해졌군. 그럼 마공학자분들은 조수분들과 함께 눈 폭풍을 버틸 만큼 마력 발전기를 개조하고 연구동 개조작업에 착수하십시오. 수색 인원들에게 필요 물자를 적어주신다면 최대한 그 물자들 위주로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소."


슈테인이 대표로 대답하자 발데스가 이번엔 병력들을 바라보았다.


"디아즈 대대장, 토머슨 대대장 두 사람은 일단 각 부대의 엘리트들만 추려서 기존 요새 인원 쪽으로 보내."

"그럼 나머지 인원은 요새에 남는 겁니까?"


토머슨의 물음에 발데스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크게 세조를 나누고 싶지만 지금 당장은 공사가 급하니, 토머슨과 디아즈가 번갈아 가면서 요새 주변 정찰과 요새 내에 남아 공사를 하는 걸 진행하도록."

"예!"

"알겠습니다!"


두 대대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발데스가 이번엔 클라크쪽을 보면서 말했다.


"베테랑들 모이면 클라크가 임시 대대장을 맡아 그들 전부를 이끌도록. 나머지는 이번 눈 폭풍이 지나가는 대로 개편할 생각이니 마음에 준비들 해두도록."


그렇게 말한 발데스가 다른 대대쪽 인원들을 보며 말했다.


"참고로 본래 우리 부대의 1원칙은 철저하게 실력순이다. 개인의 강함과 작전능력. 이 두가지만을 보고 판단할 테니까 최선을 다해라. 이상."


그 말과 함께 발데스가 사라지자 분대장급 이상 간부들의 눈에 묘한 호승심이 서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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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1 24.09.02 933 2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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