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로튼애플의 서재

혹한에서 생존하기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새글

.로튼애플.
작품등록일 :
2024.09.02 19:12
최근연재일 :
2024.09.19 17:45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6,372
추천수 :
230
글자수 :
94,361

작성
24.09.06 21:20
조회
392
추천
13
글자
12쪽

1. 생존의 시작!(4)

DUMMY

절대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던 영역.

그렇기에 마공학자가 잔뜩 흥분해서 벌떡 일어나 발데스의 두 손을 붙잡았다.


"···."


자신의 손을 붙잡은 마공학자를 보면서 표정을 구기는 발데스.

그러나 이미 눈이 돌아버린 마공학자는 상관없다는 듯 질문 공세를 퍼붓기 시작했다.


"마력 운용은 괜찮소? 그보다 거부반응은 어떻게 해결한 것이지? 신체 강화가 답인가? 오염된 힘을 버틸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이오?"


질문 공세를 넘어 그의 몸을 여기저기 더듬어보는 마공학자의 손에 표정이 완전히 일그러진 발데스가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아쉽다는 표정을 짓는 마공학자.

당장이라도 죽여버릴 기세로 마력을 내뿜기 시작하는 발데스를 보면서 그제야 정신을 차린 마공학자가 헛기침을 하면서 흥분을 가라앉히고 물었다.


"힘을 사용할 때 부작용은 있소?"

"예."


솔직하게 답해주는 발데스.

그렇다는 건 그의 계약 역시 완벽하진 않다는 증거.

하지만 상관없다는 듯 마공학자는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부작용이 있다는 건 아직 불완전하다는 것.

어쩌면 앞으로 오염된 힘을 연구하는 건 역사에 길이 남을 발자취가 될 것이다.

학자에게 이것만큼 영광스러운 일이 있을까?


"후···."


잔뜩 흥분한 마공학자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발데스.

마공학자의 이런 반응을 이해 못 할 건 아니다.

마법사나 마도공학자들이라고 오염된 힘을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을 안해봤을까?

이 분야를 가장 적극적으로 연구한 이들은 바로 북부에 파견된 마공학자들이었다.


북부 전역에 퍼져있는 오염된 힘에서 살아남고자 시작된 연구.

마공학자에게 유배지나 다름없는 이곳에서 오염된 힘에 마력이 영향받지 않으려는 개인적 연구에서 시작되어, 서서히 육체를 잠식해가는 힘을 극복해내는 것, 종래에는 그 힘을 다루려는 시도까지.

다 해봤다.

지금보다 인권이 더 바닥을 치던 제국의 암흑기 시절엔 인체실험도 자행했었다.

결과는?

전부 실패.

그렇기에 이렇게 흥분하는 것이다.


"몰라도 상관없소. 지금부터 차차 알아가면 되는 것이지."


시간은 많다는 듯 말하는 마공학자.

그에 분대장들은 웃고 있었다.

그들 입장에서 지금 마도 공학자가 보이는 행동은 자신이 가야 할 길이 지옥인 줄도 모르고 뛰어드는 불쌍한 놈이었으니까.

사실 분대장들도 발데스가 어떠한 방식으로 계약을 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한가지만은 분명히 알았다.

가장 기초가 되는 건 오염된 힘에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라는 것이고 그 과정은 지옥같은 것이라는 걸.


"큭큭큭!!"

"크흠!"


라흐티의 웃음에 헛기침을 하며 멈추게 한 발데스.


"원한다면 공유할 수는 있습니다. 어차피 오염된 힘에 적응시키기 위해서 방법쯤은 공유할 생각이었습니다."


그 말에 표정이 환해지는 마공학자.

자신의 앞날에 어떤 지옥이 펼쳐질지 모르고 웃고 있는 그를 보면서 분대장들이 손으로 입을 막으며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자신의 힘에 정신이 팔려 좀 전까지 좌절감에 차있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 마공학자.

물론 그 반대급부로 자신을 부담스럽게 쳐다보긴 하지만 어쨌든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부담스럽긴 하지만 생존하려는 의지는 생긴 건가?'


마공학자가 삶의 희망이 생긴 이상 쉬이 죽으려 하진 않을 터.

이제 마력 발전기만 고치면 된다.

된다면 요새의 마력발전기를 거점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면 더더욱 좋고.


"시간이 없습니다. 일단 밖으로 나갑시다.


좀 전의 전투로 퍼진 마력 냄새를 맡고 몰려올 놈들이 한가득이다.

일단 이곳에서 벗어나야 했다.


"잠깐! 그 전에 확인해야할 것이 있소."


오염된 힘에 정신 팔렸던 마공학자가 다급히 발데스를 멈춰 세웠다.


"일단 마력발전기가 어떤 상황인지부터 알아야겠소."

"웬만한 부품은 다 있습니다."

"당신이 여기까지 올 정도면 웬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 아니오?"


그 말에 발데스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맞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상태가 어떤지 설명부터 하시오."

"가면서 하겠습니다. 거기 너희들. 죽을 거 아니면 따라나서!"


발데스의 명령에 쭈뼛거리면서 일어서는 병사들.

매우 추울 거라는 라흐티의 경고에 껴입을 수 있는 건 전부 껴입었다.

그러나 밖으로 나오는 순간 불과 몇 분도 되지 않아 뚫려버렸다.

압도적인 추위에 그대로 굳어버리는 마공학자와 병사들.


"그냥··· 여기에 있으면···."


도저히 발데스가 있는 요새까지 갈 자신이 없다는 듯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하는 마공학자.

다른 병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압도적인 추위에 다들 벌벌 떨고 있었으나 발데스나 수색조는 태연했다.


"재앙에 파묻혀 뒤질 생각입니까?"


발데스가 눈을 부라리면서 말하자 마공학자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갈 땐 가더라도 부품을 챙겨야 하오."


추위에 정신을 가출시키진 않았는지 부품부터 챙기자고 창고로 향하는 마공학자.


"챙겨야 할 것이 많소. 어쩌면 저기 저것의 핵심 부품을 죄다 뜯어서 가야 할 수도 있소."


마공학자의 말에 발데스가 그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보았다.

그곳엔 눈에 파묻힌 거점의 마력 발전기가 보였다.

마공학자도 이러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발데스에게 말을 들어보니 요새의 마력 발전기는 한계에 다다른 지 오래된 듯 보였다.

벌써 망가졌어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꾸역꾸역 부품 교환등으로 틀어막아 간신히 버텨왔던 것 같다.

그러나 그런 거로 언제까지 버티겠는가.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언제 또 눈 폭풍이 불어올지 모른다.

그뿐인가?

몬스터들까지 몰려올 텐데 여기서 미적거릴 시간은 없었다.


"무엇보다 저희 요새까지 어떻게 가져갑니까?"

"골렘."


발데스의 물음에 마공학자가 이번엔 창고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마공학자들이 개발한 것 중 첫손에 꼽히는 위대한 발명품.

문제는···.


"···가동은 되겠습니까?"

"되게 만들어야지. 그게 아니면 무슨 수로 가져가겠소."


그렇게 말하며 발데스를 빤히 바라보았다.


"반드시 살아남을 것이라 하지 않았소? 오랜 시간 요새에서 버티려면 식량도 식량이지만 장기간 마력발전기를 운용하는 건 거의 필수일 것이오."

"···."


이제 막 오염된 힘을 다루기 시작한 발데스가 언제 마력발전기를 대신할 만큼 성장할지도 알 수 없고, 하루종일 결계만 치고 앉아있을 수도 없는 노릇.

결국, 싫든 좋든 마력 발전기는 필요하다.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반드시 필요한 일.

그러나 당장의 리스크가 너무 크다.


"자칫하면 여기서 전멸할 수도 있습니다."


마력파장이 너무 많이 퍼졌다.

그렇기에 전멸할수도 있음을 경고하는 발데스였으나 마공학자는 되려 웃으며 말했다.


"마력발전기. 그거 어설프게 고쳤다간 일주일도 안가서 폭발할 것이오."

"···."

"길게 시간 안 끌겠소. 30분. 늦어도 1시간 안에 준비하겠소."


그 말에 발데스가 입술을 깨물더니 주변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냄새 맡고 몰려오는 몬스터들이 보인다.


"버텨보겠습니다. 그러니 최대한 물자를 끌어모아 주십시오."

"알겠소."


그렇게 말하며 자신이 살린 병사들에게 손짓을 하며 창고로 향하는 마공학자.

거점 생존자들이 자신들이 할 일을 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으니 이쪽 역시 해야 할 일을 할 때였다.

손짓으로 수색조를 모은 발데스가 명령을 내렸다.


"마공학자가 작업을 끝낼 때까지 이곳에서 버틴다."

"···가능하겠습니까?"


라흐티가 발데스를 걱정스레 바라보며 말했다.


"해야지. 필요하다니까."


그렇게 말하며 창고 쪽을 바라보았다.

허언을 말하는 것 같지는 않다.

정말로 요새의 마력 발전기는 한계에 이르렀고, 웬만한 방법으로는 수리가 어려울 수 있다.


"선택지가 없다. 버텨."

"예!"


발데스의 명령에 더는 반론을 제기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는 라흐티와 분대장들.


"내 마력 흔적은?"

"최대한 흩어놨습니다. 몬스터들 사체 역시 눈 깊숙한 곳에 묻어놓긴 했는데 얼마나 갈지는 알 수 없습니다."

"상관없어. 30분에서 1시간. 그 시간만 버틸 것이니 짧은 시간이라도 몬스터가 몰려오는 시간은 늦춰준다면 충분해."


그렇게 말하며 눈을 감고 차가운 냉기를 끌어모았다.

조금 전 격하게 소모한 마력을 다시 채워 넣으려는 발데스의 모습에 어느새 세 분대장이 삼각으로 진형을 짜며 호위했다.

혹한의 추위 속에서도 표정 변화 없이 호위하는 분대장들.

그렇게 몇 분이 지났을까?

조용히 감고 있던 발데스가 눈을 뜨며 입을 열었다.


"온다."


발데스의 말이 떨어지는 순간 호위하던 분대장들이 튀어나갔다.

그와 동시에 발데스 역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리하지 않고 정석에 가까운 몬스터 공략에 들어가는 수색조.

한 명이 유인하면 또 한 명은 빈틈을 노리고 들어간다.

물론 이런다고 손쉽게 처리하긴 어렵다. 북부산맥의 몬스터들은 대륙에서 강하기로 유명한 존재들이었으니까.

그러나 손쉽게 사냥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었다.


"저 정도는 되어야 영웅이라 불리는가?"


창고에서 나온 마공학자가 멍하니 발데스가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평민의 몸으로 젊은 나이에 영웅이라 불리려면 얼마나 큰 재능이 있어야 하는지 새삼 깨닫게 되는 모습.

그 역시 거점에서 기사들이 싸우는 모습을 수없이 지켜보았다.

그 중엔 고위기사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구도 발데스처럼 유려한 검술을 보여주진 못했다.


"그래. 한 명이 떠오르긴 하네."


언젠가 한 번 위기에 처한 거점을 지키기 위해 왔던 기사장.

그가 떠올랐다.


고작 마력홀을 만드는데 그친 재능을 가진 패배자들

그들이 바로 기사들이다.

그러나 그 재능으로 마법사조차 인정하게 만들 힘을 이룩한 자들.

그 괴물의 경지가 언뜻 보였다.


"정신 차려라. 저들이 벌어준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마공학자의 말에 멍하니 바라보던 병사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이고 짐을 옮기기 시작했다.

낑낑거리며 가져온 무언가를 거대한 형체에 집어넣자 마도구를 들어 올린 마공학자.

비록 마도구에 의지해야만 가능한 일이지만 복잡한 마법진이 허공에 떠오르며 거대한 몸체에 들어간 마력엔진을 정교하게 조작하기 시작했다.

끼리릭거리는 소리와 함께 가동하기 시작하는 골렘.


"아깝군."


거점에 있는 골렘은 총 세기.

그러나 시간상 고작 한기만 겨우 가동해 데려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한대 정도는 더 깨울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그 시간에 더 중요한 걸 가져가야만 했다.


"살아만 남는다면 언젠가 다시 올 수 있겠지."


그렇게 중얼거린 마공학자가 재빠르게 거점의 중심부를 향해 뛰어갔다.

가동을 멈춘 지 오래된 마력 발전기가 있는 곳이었다.

부품이야 창고에 가득 있었지만 마공학자는 그것으로 만족할 순 없었다. 언제까지 버틸지 알 수 없는 이상 거점의 마력 발전기의 주요 부품을 챙겨 업그레이드를 시킬 생각이었다.

이를 위해 골렘까지 깨운 것.

발데스와 수색조가 목숨 걸고 시간을 벌어주고 있음을 알기에 다급하게 주요 부품을 분해해 병사들이 가져온 철제 수레에 실은 마공학자.


"끝났다!"


그 말과 함께 손가락을 이용해 휘파람을 불었다.

'휘이익!'소리가 들리는 순간, 격렬하게 전투를 벌이던 발데스의 마력의 기운이 변화하며 주변의 몬스터들을 한방에 학살했다.

그 모습을 본 마공학자는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는 듯 웃으며 중얼거렸다.


"영웅 맞네."


휘파람 소리를 듣자마자 달려온 발데스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최대 1시간까지 버틸 것을 각오했던 그에게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신호를 준 마공학자.


"골렘은 깨웠습니까?"


그 말에 마공학자가 웃으며 슬쩍 뒤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창고 안에서 마력 파장이 느껴지며 거대한 몸이 일어서는 것이 보였다.

쿵!쿵! 거리는 소리와 함께 쇠사슬로 연결된 수레들을 끌기 시작하는 골렘.

그걸 본 순간 발데스가 피식 웃었다.

고생한 보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환호할 때는 아니었다.

오히려 고생길은 지금부터나 다름없었으니까.


"지금부터 고생 좀 할 겁니다. 마음 단단히 먹으십시오."

"알고 있소. 이렇게까지 했는데 억울해서라도 죽을 일 없으니 걱정 마시오."


그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 발데스가 마침내 복귀 명령을 내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혹한에서 생존하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8 4. 변화의 시작!(3) NEW 23분 전 21 0 12쪽
17 4. 변화의 시작!(2) +2 24.09.18 169 13 11쪽
16 4. 변화의 시작!(1) +1 24.09.17 231 14 12쪽
15 3. 또 다른 생존자들.(5) +1 24.09.16 249 12 11쪽
14 3. 또 다른 생존자들.(4) +1 24.09.15 262 12 12쪽
13 3. 또 다른 생존자들.(4) 24.09.14 243 9 12쪽
12 3. 또 다른 생존자들.(3) +1 24.09.13 247 11 11쪽
11 3. 또 다른 생존자들.(2) +1 24.09.12 258 8 12쪽
10 3. 또 다른 생존자들.(1) +1 24.09.11 283 13 11쪽
9 2. 생존을 위한 발전!(4) +1 24.09.10 293 8 11쪽
8 2. 생존을 위한 발전!(3) +1 24.09.09 336 8 12쪽
7 2. 생존을 위한 발전!(2) +1 24.09.08 356 15 11쪽
6 2. 생존을 위한 발전!(1) +1 24.09.07 376 16 11쪽
» 1. 생존의 시작!(4) +1 24.09.06 392 13 12쪽
4 1. 생존의 시작!(3) +1 24.09.05 435 15 13쪽
3 1. 생존의 시작!(2) +1 24.09.04 570 17 12쪽
2 1. 생존의 시작!(1) +1 24.09.03 740 21 13쪽
1 프롤로그 +1 24.09.02 911 25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