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로튼애플의 서재

혹한에서 생존하기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새글

.로튼애플.
작품등록일 :
2024.09.02 19:12
최근연재일 :
2024.09.19 17:45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6,404
추천수 :
230
글자수 :
94,361

작성
24.09.17 17:20
조회
233
추천
14
글자
12쪽

4. 변화의 시작!(1)

DUMMY

하늘을 가득 메우던 먹구름이 조금씩 거치기 시작하면서 눈 폭풍 역시 서서히 기세를 잃어간다.

북부산맥 일대에서 급격하게 힘이 약해지기 시작하면서 한결 여유가 생긴 생존자들.


"살았다!"

"버텨냈어!"


신병들이 서로를 껴안으며 기뻐한다.

마력을 각성하지 못한 신병들에겐 이번 혹한은 유독 버티기 어려웠다.

오염된 힘의 농도가 짙어진 만큼 강풍과 함께한 오염된 힘을 맞을 때마다 죽을 것 같이 괴로웠기 때문이다.

간신히 살아남은 것에 기뻐하는 이들과 달리 발데스는 잔뜩 지친 표정으로 마력 발전기 옆에 축 늘어져 있었다.

가뜩이나 피곤한 상황에서 장시간 오염된 힘으로 장벽을 만든 덕분인지 천하의 발데스 역시 완전히 지쳐버린 것.

그런 그에게 라흐티가 다가와 물었다.


"괜찮으십니까?"

"아니. 뒤질 거 같다."


지친 표정으로 늘어져 있는 발데스를 빤히 바라보던 라흐티가 옆에 걸터앉아 한숨을 쉬었다.


"매번 그렇게 무리하다간 죽습니다."

"어쩔 수 없었잖아."

"후···. 요새에 도착하는 대로 제대로 굴릴 테니 말리지만 말아주십시오."


신병들을 노려보면서 말하는 라흐티.

그의 목표는 신병들만이 아니었다.

마공학자와 조수들 역시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저들의 면역력이 조금만 높았어도 발데스가 이 정도까지 무리하진 않았을 것이니까.

그에 발데스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저번에 말했잖아. 마음대로 하라고."


거점을 털러 갔을 때, 슈테인을 조지겠다고 말했던 것을 떠올린 라흐티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다 문득 생각났다는 듯, 아직 하늘에 남아있는 먹구름들을 보며 말했다.


"앞으로 상황을 보면 기존에 굴리던 방법으로도 부족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맞는 말이야."


이번에 제대로 느꼈다.

앞으로 눈 폭풍이 심해지면 심해졌지 덜하진 않을 거라는 슈테인의 말.

그게 진짜라는 것을.

더 최악인 점은 오염된 힘 역시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오염된 폭풍의 여파치고 농도가 너무 짙었지?"

"···예."


이번에 유독 오염된 힘의 농도가 짙어진 이유.

그건 바로 북부산맥 너머에 있던 오염된 힘이 더해져서 그렇다.

오염된 폭풍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짙어진 농도에, 눈 폭풍이 겹쳐 북부산맥 너머에서 오는 오염된 힘까지 겹쳐지며 신병들이 견디기 힘들 정도가 된 것.

마공학자들이 임시로 만든 오염된 힘을 최대한 차단해주는 마도구들이 배치된 회복실을 사용했음에도 헐떡인다.

앞으로 이런 일이 몇 번만 더 일어나면 신병 중 다수가 죽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신병들이 면역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기존 계획을 좀 상향 조정하는 것이···."

"그렇게까지 안 해도 돼. 넌 마나 운용을 할 수 있게끔만 가르쳐."


발데스의 말에 라흐티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설마 직접 하시려는 겁니까?"

"물론. 이 힘이 있는데 굳이 힘들게 오염된 지역까지 기어들어 갈 필요가 없지."

"그래도 그쪽까지 가는 것 자체가 실전 경험을··· 아!"

"그래. 거점들 아직 덜 털었잖아. 루트 안정화 작업에 투입해야지."


그 말에 라흐티가 전부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가혹한 일정이 되겠습니다."

"어쩔 수 없지. 못 버티면 죽을 테니까."


예전이야 정 못 버티면 후방으로 빠지는 선택지라도 있었지만 이젠 그런 건 없다.

못 버티면 뒤진다.

그 차이가 신병들로 하여금 어떻게든 버틸 정신력을 제공해줄 것이다.


"그 면역력 키우는 훈련. 저희도 같이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조심스레 묻는 토머슨.

그런 그의 물음에 발데스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공통으로 받을··· 훈련은··· 따로 마련할 생각이다."


아직 대대장에게 말을 놓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는 듯, 더듬거리며 말하는 발데스.


"신병은 거기서 추가로 받는 겁니까?"

"아니. 신병들은 장기 계획으로 잡고 서서히 늘려가야지."


가뜩이나 면역력 약한 놈들을 초반부터 강한 훈련으로 들어갔다간 나가떨어질 터.

그러니 세심하게 비교적 약한 훈련부터 시작할 생각이다.

하지만 다른 부대원들은 다르다.

최전선에 오랫동안 머물렀으면 자체적인 면역력이 꽤 될 터.

그러니 초반부터 강한 강도로 시작할 생각이다.


"최종적으로는 최대한 많은 병사가 나처럼 이 힘을 사용할 수 있게끔 할 생각이야."


얼마나 많은 이들이 발데스처럼 오염된 존재와 계약할 수 있을진 모른다.

어쩌면 자신이 특별한 것일 수도 있다.

그래도 시도는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요새에 가면 굉장히 바빠질 거야. 모두 각오해두라고 전해주도록."


자신들에게 말을 놓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딱딱하게 말하는 발데스의 모습에 간신히 웃음을 참아내며 대답한 두 대대장.


"후···쉽지 않네."


자신보다 상급자였던 이들에게 반말하는 것이 익숙하진 않은 발데스.

그러나 이 역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괜찮아질 것을 알기에 지금 당장 시급한 문제에 생각을 집중했다.

눈 폭풍이 끝났으니 요새로 움직여야 할 터.

복귀 계획을 세워야 했다.


이쪽은 중간 거점에 불과하다 보니 요새 복귀까진 아직까지 많은 난관이 예상되었다.


대부분의 요새들끼리는 능선을 타고 이동하면 연결되게끔 길이 잘 닦여 있지만, 발데스가 있는 세 개의 요새는 전부 험준한 산세를 자랑하기에 중간지점까지 내려와 올라가야 하는 일도 수두룩하다.

그러다 보면 당연히 능선을 타고 갈 때보다 몬스터의 위협에 더 자주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거점에서 중간지점까지 올 때보다 더 험난한 길이 예상되는 곳을 가야 하기에 충분히 휴식을 취한 후 단단히 떠날 준비를 했다.

눈 폭풍이 지나갔으니 급할 것도 없으니 거의 반나절을 휴식시간으로 준 발데스가 다음 날 아침이 돼서야 움직일 준비를 했다.


"3개의 조로 나눈다. 첫 번째 조는 핵심인물들을 데리고 가장 먼저 요새로 향한다."


마공학자와 조수들, 그리고 이들을 지킬 베테랑으로 구성된 병력들을 데리고 가장 먼저 움직일 생각이었다.

여기엔 발데스와 세 분대장도 포함되어 있었다.

일단 마공학자와 조수들부터 요새에 데려다 놓고 곧바로 거점에서 물자를 나르는 병력들까지 동원해 이쪽 지역까지 루트를 안정화하는 작업에 투입하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신병들이 다수 구성된 두 번째와 세 번째 조 역시 보다 안정적으로 요새 복귀가 가능하게 된다.


"두 번째, 세 번째 조는 급하게 오지 말고 중간중간 요새에서 충분히 쉬면서 따라오도록."

"예!"


발데스의 명령에 남은 두 개의 조를 이끌게 된 두 대대장이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마지막으로 당부한다. 절대 무리하지 마. 눈 폭풍까지 견뎠는데 괜히 무리했다가 개죽음당하는 것만큼 아까운 일도 없으니까.“


그렇게 말한 후, 발데스가 가장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이곳까지 오면서 임시로 만들어두었던 길들을 보다 확실하게 만들면서 천천히 이동했다.

그렇게 눈에 파묻힌 요새에 도착했으나···.


"여긴 쓸만한 게 별로 없군요."

"다음 곳은 아예 없을 겁니다."


아쉽다는 듯 말하는 로버트의 말에 발데스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쪽은 그래도 토머슨이 나름 관리를 한 곳이다.

그러나 지 혼자 도망친 대대장의 영역하에 있는 요새들은 아무것도 없다고 봐야 했다.

죄다 구닥다리 시설만 가득하다는 것.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막상 요새를 보고 나니 두 마공학자와 조수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런 곳에서 버티신 게 용합니다."


신품을 줬음에도 거점에 예비부품으로 짱박아두고 구닥다리 부품만 제공하던 쓰레기 새끼.

그걸 몸으로 떼워가며 버틴 것이 발데스와 부대원들이다.

이들이 했던 고생이 눈에 그려졌는지 발데스와 분대장들을 존경 어린 눈빛을 보는 조수들.


"이런 걸로 뿌듯할 줄은 몰랐습니다."


라흐티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자 두 분대장들도 쓴웃음을 지었다.

그저 살아남기 위해 발악했을 뿐.

반강제적으로 거지같은 곳에 처박혀 일어난 일이라 이걸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부터 더 험해질 겁니다. 모두 만약을 대비해 마도구를 사용할 준비를 해주십시오."


발데스의 말에 마공학자와 조수들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단단히 마음의 준비를 하며 다음 요새로 향한 것과 다르게 그들이 힘을 사용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클라크 부관이 거점 루트를 안정화했던 병력들을 이끌고 요새에서 미리 대기 중이었기 때문이다.


"생존자들을 요새에 데려가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아 이쪽에 병력을 배치했습니다. 송구합니다."

"잘했어. 나도 이쪽으로 병력 돌리라고 명하려던 참이야."


그렇게 말하며 어깨를 두드렸다.

애초에 명령도 눈 폭풍 이전까지 거점 루트 안정화하라는 것이었으니, 그 이후엔 부관이 자체적으로 판단할 만했다.


"뒤이어 올 부대들도 있을 거야. 이곳을 중심으로 저쪽까진 안정화해줘."

"예!"


자신을 대신해 앞으로 올 부대들을 맡아달라고 부탁한 발데스가 곧바로 마공학자들을 데리고 요새로 향했다.

루트를 안정화했다지만 그건 오래가지 않는다.

그러니 클라크가 안정화한 그 틈을 이용해 재빠르게 요새에 복귀해야 했다.


"힘들겠지만 오늘 안으로 요새에 복귀했으면 합니다."


발데스의 부탁에 다들 아직은 괜찮다는 듯 쉬지 않고 곧바로 움직였다.

숨을 헐떡이면서도 어떻게든 산을 타고 오른 덕분일까?

한 명의 낙오 없이 발데스의 요새에 도착한 마공학자들.


"허···."

"거 참. 여긴 더하군요."


발데스의 요새 중심부에 있는 마력 발전기를 본 두 마공학자가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슈테인에 의해 임시로 이것저것 붙어있긴 하지만 마공학자들답게 마력 발전기 자체가 구닥다리라는 말이 아까울 정도로 낡은 것임을 눈치챘다.

그래도 거점에서 부품을 나른 덕분인지 마력 발전기 주위로 신형 부품이 가득했다.

조수들이 오는 즉시, 마력 발전기를 개조하기 위한 사전작업을 전부 끝내놓은 것.


"거 왔으면 좀 돕지?"


조수들이 도착한 것을 발견한 슈테인이 땀을 훔치며 망치를 내려놓고 두 마공학자에게 말했다.

그에 린네와 로버트가 조수들을 보며 말했다.


"뭐해. 당장 도와!"


린네의 명령과 동시에 모든 조수들이 마력 발전기 쪽으로 달라붙기 시작했다.

눈 폭풍이 끝났으니 마력 발전기 가동을 멈추어도 될 터.

그렇기에 마력 발전기를 멈춘 후, 곧바로 분해작업에 들어갔다.

갈려 나갈 기술자들이 생겼으니 요새 개조가 한층 더 탄력이 붙을 터.


마공학자들과 조수들 전원이 마력 발전기에 달라붙어 있는 동안 발데스를 비롯한 요새의 병력들은 추가로 올 병력들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생존자들이 대거 몰려올 테니 그들이 머물 숙소라도 만들어두어야 했다.


"일단 마력 발전기 주위로 천막이라도 만들어!"

"숙소 자리 더 마련해! 생각보다 생존자가 많아!"

"거기 선 넘지 마! 그쪽 지역은 연구동이 들어설 자리잖아!"


순식간에 시끄러워지기 시작한 요새를 빤히 바라보던 발데스.

골렘이 물자들을 옮기고 병사들이 마력 발전기 주위에서 단순 공사를 시작하고 있었다.

마치 요새 전체가 공사장이 된 것 같은 기분.


"이제 시작인가?"


이 혹한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발악은 이제 막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기에 궁금했다.

이 요새가 어디까지 발전할지를···.

그리고 자신이 정말로 이 요새와 함께 이곳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혹한에서 생존하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8 4. 변화의 시작!(3) NEW 31분 전 26 0 12쪽
17 4. 변화의 시작!(2) +2 24.09.18 173 13 11쪽
» 4. 변화의 시작!(1) +1 24.09.17 234 14 12쪽
15 3. 또 다른 생존자들.(5) +1 24.09.16 251 12 11쪽
14 3. 또 다른 생존자들.(4) +1 24.09.15 263 12 12쪽
13 3. 또 다른 생존자들.(4) 24.09.14 244 9 12쪽
12 3. 또 다른 생존자들.(3) +1 24.09.13 247 11 11쪽
11 3. 또 다른 생존자들.(2) +1 24.09.12 258 8 12쪽
10 3. 또 다른 생존자들.(1) +1 24.09.11 284 13 11쪽
9 2. 생존을 위한 발전!(4) +1 24.09.10 295 8 11쪽
8 2. 생존을 위한 발전!(3) +1 24.09.09 336 8 12쪽
7 2. 생존을 위한 발전!(2) +1 24.09.08 358 15 11쪽
6 2. 생존을 위한 발전!(1) +1 24.09.07 378 16 11쪽
5 1. 생존의 시작!(4) +1 24.09.06 395 13 12쪽
4 1. 생존의 시작!(3) +1 24.09.05 437 15 13쪽
3 1. 생존의 시작!(2) +1 24.09.04 572 17 12쪽
2 1. 생존의 시작!(1) +1 24.09.03 741 21 13쪽
1 프롤로그 +1 24.09.02 913 25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