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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튼애플의 서재

혹한에서 생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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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튼애플.
작품등록일 :
2024.09.0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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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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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361

작성
24.09.0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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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 생존을 위한 발전!(2)

DUMMY

당장 수색조를 어떻게 편성할지, 그리고 주기적으로 물자를 어떻게 운반할지를 떠올리던 발데스가 미간을 찌푸렸다.

문제가 하나 있었다.

요새를 발전시키는 분야는 전문가의 영역인데 마공학자 혼자가 가능하겠냐는 것.


"물자는 저희들이 어떻게든 맞춰보겠습니다. 그런데 혼자서 요새를 개조할 수 있겠습니까?"


발데스의 물음에 슈테인이 잠시 고민하더니 한쪽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거 아시오? 이쪽 거점이 북부에서 손꼽히는 부패한 지역이었다는 것."


그의 말에 발데스 역시 익히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병사들을 버리고 도망간 병신같은 책임자답게 평소에도 지원 나온 물자들을 주기적으로 빼돌렸던 쓰레기 같은 놈이었다.

괜히 발데스의 요새 시설들이 구린 것이 아니다.

마력 발전기까지 건드리면 티 나니까 물자는 지원해주긴 하지만 그마저도 넉넉하지 않았다.

다른 곳은 넉넉하게 물자를 받아 개조까지 하고 쓰는데 이쪽은 수리도 힘들 지경이었던 것.

그만큼 쓰레기 같은 놈이었다.

자신도 아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닐 터.


"설마 다른 거점을 수색하길 바라시는 겁니까?"


그 말에 마공학자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겨우 요새까지 온 그가 그게 쉽지 않다는 것쯤은 잘 알 터.


"가까운 거점조차 목숨 걸고 갔다 왔습니다."


발데스가 불가능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현시점에선 주변 요새들에 있는 물자를 털어오는 것도 빠듯할 터.

그럼에도 묻는 건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일 터.

대체 무엇 때문에 이런 얘기를 하는지 궁금했다.


"난 없지만 다른 마공학자들 중엔 조수들이 있소."


마공학자라고 혼자서 연구하는 것은 아니다.

정식으로 인정받을 만큼 마력 활용을 하진 못하지만, 지식만큼은 마공학자에 비견되는 자들.

그렇기에 연구원이라는 이름으로 마공학자 밑에서 조수로 일하기도 한다.

이들 역시 귀하기에 요새로 파견될 경우 해당 조수가 사용할 곳은 특별한 공간으로 마련되고는 한다.


"그러나 그 조수들은 마공학자보다 못한 존재들이 아니오. 지식적인 측면은 한 분야에서 마공학자보다 윗줄에 있을 것이오."


단지 마력을 다루는 재능이 부족하기에 마공학자 밑에서 일할 뿐.

그들의 지식만큼은 훌륭했다.


"꼭 다른 마공학자가 아니어도 좋소. 조수들이라도 구해올 수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나아지겠군요."

"맞소. 거기다 내가 듣기로 몇몇 요새에는 공간확장 가방들도 비밀리에 들여왔다고 들었소. 그것까지 발견하게 된다면 앞으로 물자를 확보하기 더 수월해질 것이오."


그렇게 말하며 주변 요새를 바라보았다.

지금의 형태는 철저하게 북부산맥 주변을 감시하고 몬스터를 막는데 특화된 형태였다.

그렇기에 마력 발전기의 열을 전달하는 효율도, 에너지 소모율도 형편없었다.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건 마력 발전기 쪽에 주요 시설을 붙여서 개조하는 것뿐. 단열 소재를 어떻게 활용할지도, 마도구를 건물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박아넣을지도 잘 모르오."

"그쪽 분야의 전문가가 살아있기를 바라야겠군요."


발데스의 말에 슈테인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기본적으로 북부의 마공학자들이 마력 발전기에 대해선 해박하지만 그 외의 것은 조수들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슈테인이야 다방면으로 유능하다지만 그래도 전문가보다는 못할 터.

오랜 시간 이곳에서 살아남으려면 건물 전체를 개조하는 것도, 그리고 언젠가 식량이 바닥났을 때 역시 대비를 하긴 해야 했다.


"마력 발전기 역시 다른 전문가가 필요하오. 내가 아는 건 약간의 결계, 그리고 열효율을 최대한 높이는 것뿐."


슈테인의 말에 발데스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괴짜라는 성격만 잘 죽여놓았다면 진작에 수도에서 이름 날렸을 존재가 슈테인 아니던가.

자신보다 못한 존재에게 고개 숙일 수 없다며 머리 빳빳하게 들던 인물.

그런 인물이 자신을 이렇게까지 까는 이유는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일 것이다.


"남부의 요새 마력 발전기 수준의 개조가 필요하겠군요."


발데스의 말에 슈테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구형 마력 발전기를 바라보았다.

본래 결계를 통해 외부의 공격까지 막아주어야 하는 성능이 오직 열을 전달하는 것으로 개조된 기이한 형태.

이걸 다시 정상화해야만 했다.

그러려면 더 높은 수준으로 개조는 필수.

슈테인이 아는 바에 따르면 제국에서도 기밀로 취급되는 최신형 마력 발전기 엔진까지 이곳에 들여왔다는 소문이 있었다.

북부라는 극한 환경에서 시험해보기 위한 프로토 타입.

만약 그것까지 어떻게든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정말로 이 엿 같은 환경에서 살아나가는 것도 꿈은 아닐 터.


"문제는 눈 폭풍입니다. 수색 중에 폭풍이 온다면 끝입니다."


이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었다.

오염된 힘이 있다지만 눈 폭풍에 자유로이 움직일 정도는 아니다.

발데스가 거점까지 다급하게 움직였던 것도 언제 눈 폭풍이 올지 알 수 없으니 최대한 빨리 요새에 복귀하고자 무리한 것도 있었다.


"그 부분은 걱정 마시오. 나름 분석해 놓은 게 있으니 자료를 만들어 주겠소. 그리고 거점의 물자를 더 가져와 준다면 열기구를 통해 좀 더 상세하게 분석할 수 있을 것이오."


마공학자의 말에 작게 한숨을 쉰 발데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선택지는 없었다.


"아! 그리고 거점에서 쓸만한 마도구들을 챙겨왔소."


적절하게만 사용할 수 있다면 눈에 파묻혀 죽는 걸 최대한 막을 수 있을 터.

한두 개만 있어도 수색의 생존률은 올라간다.

그러나 마공학자는 죄다 털어왔는지 상자 하나에 가득 담겨 있는 것이 보였다.


"마력회로들을 가동시키긴 해야겠지만 그것도 하루면 끝낼 수 있소."


마도구를 가동시키기 위한 마정석.

마나석에 복잡한 마력회로들을 그려 넣어 마도구에 그려진 마법진을 발동시킬 수 있게 하는 매개체.

그걸 끼워 넣는 작업이 쉽진 않지만 슈테인은 반드시 하루 안에 끝내주겠다고 답했다.


"이것들을 사용한다면 이전처럼 몸으로 때우며 수색할 필요는 없을 것이오."


그렇게 말하는 마공학자는 오는 길에 발데스의 오염된 힘을 겪었던 일이 떠올랐는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런 그에게 발데스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결국, 살아남으려면 익숙해져야 할 겁니다."

"···많이 아프오?"

"예. 지옥 같을 겁니다. 그러니 각오하십시오."


그 말에 마공학자가 한참을 침묵하다 물었다.


"오염된 힘에 적응하면··· 당신처럼 될 가능성이 있소?"

"가능성은 있습니다. 실제로 부하들 중 몇 명은 흐릿하게나마 제 계약자가 보이기도 하니까요."


발데스의 말에 슈테인의 얼굴이 환해지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얼굴을 빤히 보던 발데스는 내심 확신했다.

저 환한 얼굴이 매일같이 고통으로 일그러질 것이라고.

내심을 애써 감춘 발데스가 마력 발전기를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곧바로 병력들을 불러모았다.

그리고선 마공학자와 나눈 말을 그대로 전해주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계속 수색을 나가야 한다는 말입니까?"


라흐티의 말에 발데스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눈 폭풍이 올 때까진 꾸준히 나가 물자를 모아야 한다. 그래야 저 빌어먹을 마력 발전기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테니까."


그 말에 병력들이 일제히 침묵했다.

솔직히 이번에도 거의 목숨 걸다시피 했다는 걸 모르는 병사들은 없다.

베테랑 중에 베테랑인 분대장들조차 그러한데 자신들은?

말할 것도 없다.

거기에 요새에 남은 자신들 역시 힘들긴 했다.

당연히 밖으로 나간 수색조가 더 힘들었겠지만, 이쪽 역시 안전한 것은 아니었으니까.

추위 속에서 마력 발전기를 살리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것?

솔직히 요새의 병력 수준을 생각하면 짧은 시간은 그리 어렵지 않다.

문제는 몬스터들이다.

요새라고 몬스터들이 안 오는 것이 아니다.

눈에 파묻히는 일이 잦아들면서 지속적으로 몬스터들이 찾아오고 있었다.

즉, 요새에 있는 이들도 고생이 잦아질 예정이라는 것.


"눈 폭풍은 점점 더 심해질 거야. 그러면 수색은 더 어려워지겠지."


발데스의 말에 다들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

지금 힘들다고 손 놓고 있으면 결국 죽는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느꼈는지 눈빛이 변한 병사들.

그런 그들을 보면서 발데스가 희망적인 얘기를 해주었다.


"이곳이라면 눈 폭풍이 언제 올지, 얼마나 큰 규모일지 대략적으로는 알 수 있다더군. 추후 더 전문적인 기구를 만들게 되면 오차 범위는 더 줄어들 수 있을 테고."

"하지만 그것만으론···."

"알아. 힘들겠지. 마공학자 역시 그걸 알기에 일단 시급한 마력 발전기와 요새 쪽 일이 해결되면 수색조에 도움이 될만한 걸 만들어본다더군. 물자가 더 생기면 수준 역시 높아질 거고."

"주변 거점부터 털어야겠군요."


클라크 부관의 말에 발데스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속적인 수색은 필수가 되었다.

어차피 해야 할 것이라면 최선의 방안을 찾아야만 했다.


"수색조는 크게 두 개로 나눌 거야."

"두 개 말입니까?"


클라크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럴 여유가 되냐는 것.


"거점 쪽은 길을 터놓았으니 그쪽을 주기적으로 관리해줘야지."

"가능하겠습니까?"


베테랑들인 발데스와 분대장들만 갔음에도 개고생을 했던 수색이다.

회의적인 클라크의 말에 발데스가 단호히 말했다.


"해야지. 그래야 마공학자를 데리고 거기에 있는 남은 물자를 긁어오지."


클라크의 물음에 이번에 데리고 온 골렘을 바라보았다.

가져오긴 더럽게 힘들었지만 그래도 요새에 한기 박혀 있으니 든든했다.

당장 저걸 이용해 성벽개조에 들어갈 수도 있고, 외부 건물 철저 및 물자 이송까지 사람이 할 때보다 몇 배는 빨라진다.

그뿐인가?

전투모드로 들어가면 만약의 사태에 요새를 지킬 방비도 될 터.

그걸 그냥 놔두고 온다고?

절대 안 될 일이다.


"길은 터놨으니 병력 다수를 투입한다면 터는 것도 가능해."

"그럼 남은 하나의 수색조는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이겠군요."


클라크의 말에 발데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가장 가까운 요새부터 하나씩 하나씩 길을 뚫어서 중간거점을 만들 생각이었다.

최종목표는 옆 거점.


'과연 갈 수 있을까?'


지금 시점에선 어려울지 몰라도 추후엔 어떻게 될지 모를 터.

그러니 일단 움직일 뿐이다.


"장거리 수색을 하는 1조는 처음 거점을 갔던 분대장 셋과 나. 나머지는 클라크 네가 맡아."

"그럼 요새는 어떡합니까?"

"마공학자와 병사들 있잖아. 골렘까지 있으니 버틸 수 있을 거다."


그 말에 불안한 표정을 짓는 병력들.


"신병들을 관리할 2개 조는 남길 거야. 그리고 거점에서 가져온 방어 장치들을 마력 발전기 주변에 설치한다고 했으니 믿어보자고."


그렇게 수색조를 정한 발데스가 요새를 빤히 바라보았다.

참 거지같은 곳이었다.

자신같은 뒷배가 없거나 거슬리는 놈들을 모아다가 개처럼 굴리더니 전공을 세우니까 이런 거지같은 곳에 처박아두었다.

오염된 기운의 농도는 높고, 높은 곳이라 더럽게 추운 곳.

이젠 이곳을 발전시킬 때였다.


"이왕 변화시키는 거 저 아래 파묻혀 있는 거점보다 몇 배는 좋게 개조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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