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장취산 님의 서재입니다.

밀레니엄 문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장취산
작품등록일 :
2013.10.28 12:07
최근연재일 :
2014.02.28 15:45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682,357
추천수 :
19,647
글자수 :
160,503

작성
13.11.01 08:12
조회
21,948
추천
556
글자
9쪽

제1장. 전생(4)

DUMMY

제1장. 전생(前生)-(4)



소리를 듣기 시작하면서 힘을 얻은 영신은 다시 1년 7개월여를 죽어라 노력해 기어코 감각중추의 세포들에 자신의 의지를 전달하기 시작하면서 심장과 단전을 비롯한 인체의 내부기관들을 하나씩 인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심법의 완전한 운용이 가능케 해 소주천을 가능케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중에서도 산소호흡기를 통해 강제로 주입되고 있는 산소가 운기행공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을 느낀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으음! 역시 공기가 좋아야 운공에 도움이 되는구나. 산소가 많은 곳은 기(氣)도 많은 건가?’

5년 7개월이 넘게 식물인간인 자신을 보며 애가 타는 부모와 동생의 고통을 오로지 청각을 통해서만 느끼면서 처절한 노력을 한 영신은 기어이 운동중추를 움직여 손가락을 움직이고 눈까지 뜨게 하고야 말았다.

파르르 경련을 일으키던 영신의 눈꺼풀이 서서히 위로 올라가고 눈동자가 드러났다.

‘드디어! 됐어! 눈을 떴어! 손가락도 움직이고!’

그 오랜 시간을 노력해서 떠진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어 앞이 흐릿했지만 희미하게 보이는 어둠이 예전과는 다름을 느낀 영신이었다.

‘밤인가? 아, 좀 전에 엄마에게 잘 자라는 인사를 들었지. 엄마! 아침에 봐요. 엄마가 놀라는 모습을 보고 싶어 지난 5년 7개월이 넘는 시간을 죽어라 노력했어요. 그동안 포기하지 않고 기다려준 엄마, 아빠, 수빈이를 보게 말이에요.’

어디엔가 주로 밤에 영신을 보살피는 간병인 아주머니가 있겠지만 영신은 5년 7개월을 기다린 이 순간을 엄마와 같이 오롯이 하기 위해 참아야 했다.

‘그 오랜 시간을 기다렸는데 몇 시간을 못 기다리겠어?’

다시 식물인간으로 돌아간 영신이 눈을 감았다.


몇 달 전부터 신체 각 기관들의 악화가 멈추더니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 증상을 보이던 영신이 어느 날은 눈물을 흘려 온 가족을 기쁘게 만들었다. 마치 들리는 듯 가족의 부름에 몇 차례나 눈물을 보이는 영신으로 인해 가족은 물론 병원도 기대를 잔뜩 부풀리고 있던 2014년 6월의 어느 날 아침, 여느 때와 다름없이 병원엘 가기 위해 아파트를 나서는 지숙의 귀에 반가운 소리가 들렸다.

까까까악! 까악!

“오늘은 좋은 일이 있으려나? 까치가 유난히 극성이네.”

도시의 텃새가 되어버린 탓에 흔하게 듣는 까치 소리지만 오늘은 유난히 크고 뚜렷하게 들려 지숙은 설레는 마음으로 병실로 들어서며 야간 담당인 간병인 아줌마와 교대를 했다.

“수고하셨어요. 별일 없었죠?”

“예, 항상 똑 같지요.”

‘항상 똑 같다는 말이 이렇게 가슴을 후벼 파는 말이 될 줄이야. 별 일이 좀 있다고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간병인 아주머니와 인사를 마친 지숙이 아픈 가슴을 달래며 영신이 누운 침대로 다가서다 그 자리에서 딱 굳어버렸다.

“아들! 엄마 왔……!!!”

언제나처럼 오랜 침상 생활로 피골이 상접한 얼굴을 한 영신이 그토록 무거웠던 눈꺼풀을 뜬 채로 손짓을 하며 엄마 지숙을 맞이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 어, 어마!”

호흡기로 인해 제대로 발음도 되지 않는 영신의 말에 입을 막은 채 부들부들 사시나무처럼 떨며 다가서는 지숙의 입에서 환희에 찬 울음이 터져 나왔다.

“으흐흐흐흐흑! 영신아! 내 아들 영신아!”

기록적 폭염을 기록한 2014년 6월 말, 아침. 아들이 깨어났다는 지숙의 전화를 회사에서 받은 상현은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아 가장으로서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어 꾹 참아야 했던 눈물을 흘리며 대성통곡을 하고야 말았다.

“으허허허허허헝! 으허허허허허헝!”

한 달음에 달려온 아빠 김상현과 여동생 김 수빈에게는 기나긴 어둠의 터널이 끝나는 기적의 날이었다.

며칠 후 호흡기를 떼고 말도 할 수 있게 된 영신이지만 몸의 완전한 기능회복을 위해 병원에서 더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김정명의 기억을 모르는 상현과 지숙으로서는 아들 영신의 기적적인 생환이 병원의 치료 때문이라 생각했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영신을 빨리 정상인과 같은 상태로 치료하기 위해선 병원의 물리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5년 7개월 만에 식물인간에서 깨어난 영신의 소식은 언론을 통해 보도되어 병원 홍보에 적극 활용되고 있었다. 상현과 지숙도 오랜 시간 법정 다툼과 간병으로 지친 상태였고 병원 측도 병원 이미지 실추를 고려해 빠른 협상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지난 병원비 일체를 무료로 하는 것과 그동안의 고생에 대한 대가로 적은 돈이지만 보상을 해주는 모양새는 갖췄다.

이렇게 병원에서 해를 넘기며 물리치료를 한 결과 일반인에 비해 뇌파의 움직임이 더 활발한 것을 제외하고는 별 이상증세를 보이지 않자 영신은 두 다리로 걸어서 병원을 나서게 되었다. 이날은 영신이 교통사고로 부러진 다리 수술을 위해 입원한지 6년 4개월을 훌쩍 보내고 난 2015년의 3월말이었다. 18살의 고2 영신이 병원에서 식물인간이 되었다가 기적적으로 깨어나 25살의 봄에 병원을 벗어난 것이다.


문래동의 아파트에 도착한 영신은 며칠은 편안하게 쉬면서 보냈지만 무인 김정명의 기억때문인지 아니면 오랜 병원 생활로 인해서인지 모르지만 아파트는 갇혀있는 기분이 들어 영 불편함을 느꼈다.

‘김 정명이란 사람의 기억만 생생하고 다른 이상이 없는 걸로 봤을 때 나의 전생으로 생각해야 하나? 귀신이거나 다른 영혼이라면 뭔가 내 눈에 보이거나 대화를 시도하거나 해야 하는 데 전혀 그럴 낌새는 안 보이잖아? 귀신이 아니면 다행이고. 아무튼 이 기억을 이용해 식물인간도 고쳤으면 된 것 아냐? 그리고 요즈음 같은 현대시대에 김정명의 무술 실력을 가진다면 완전 대박이잖아? 이 능력을 이용하면 못할 일이 뭐가 있겠어? 하늘을 날고 바위를 부수는 힘을 이용하면 모든 스포츠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으니 무조건 무공부터 익히고 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아파트는 벗어나는 것이 현명하겠지? 지난 경험에 의하면 산소가 풍부한 것이 운기에 도움이 되는 것 같으니 공기 좋은 곳으로 가자!’

“아빠, 엄마. 병원에서 너무 오래 있어서 그런지 아파트가 갑갑해요. 조용한 곳에 가서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운동도 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고 싶습니다.”

“오랜 투병생활로 지친 몸이다. 마음을 조급하게 먹지 말고 느긋하게 생각해라. 6년이 넘는 긴 시간을 병원에서 허비한 네 마음은 이해한다만 병력(病歷)과 뇌파 이상증세, 다리에 나사를 박은 것 등으로 인해 다행히 군 입대는 면하게 될 것 같으니 친구들에 비해 많이 늦은 건 아니다. 다시 고등학교에 다니는 건 좀 그럴 테니까 몸부터 추스르면서 검정고시를 보고 나서 대학 시험을 보면 될 것 같은데, 어때?”

“검정고시요? 당장 5월 검정고시는 어렵고요 조용한 곳에서 쉬면서 체력을 회복하고 나서 내년 5월 검정고시는 볼게요.”

“그래. 병원에 누워 있을 때만 해도 제발 눈만 뜬다면 더 이상 소원이 없겠다고 했었는데 급하게 생각할 것도 없지 뭐.”

“하하! 그래, 그땐 정말 그랬지. 체력이 우선이지. 영신이 네 말대로 하자. 내일이 마침 주말이니 우리 다 같이 석모도에 가자. 조용하기론 거기가 최고 아니냐? 당신도 영신이와 같이 처가에서 푹 쉬면서 애 몸이나 좀 추스르게 해요.”

영신이 갑자기 사고를 당하고 나서는 집안에 웃을 일이 없었던 지라 6년 4개월만의 가족 나들이를 하게 된 수빈의 얼굴에 웃음이 활짝 피어났다.

“우와! 이게 얼마만의 가족 외출이야. 헤헤! 외할머니가 해주시는 맛난 음식 배터지게 먹겠다.”

주중엔 엄마가, 주말엔 아빠가 병실을 지키느라 엉망이 된 집안 살림을 도우며 일찍 철이 들 수밖에 없었던 여동생 수빈의 웃는 모습을 보면서 영신의 입가에도 모처럼 미소가 번졌다.

‘나로 인해 우리 가족이 모두 힘든 세월을 보냈구나. 특히 한창 관심을 받아야 할 고3 시절을 혼자 보냈을 수빈이 에게는 많이 미안하네. 조금만 기다리면 나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두 분에게 효도하는 건 물론이고 네게도 세상에서 가장 멋진 오빠가 되어주마. 후후! 그러기 위해선 김 정명의 능력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부터 해야겠지? 힘내자 김 영신! 아자! 아자!’


작가의말

2화에 밝힌 대로 이 글은 2화 까지의 사연은 실제 제 친구 아들이 겪고 있는 사연입니다.

오늘 저녁 8시에 이 사연이 MBN(매일경제 채널20) 뉴스에 방영된다고 합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의 시청을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밀레니엄 문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 제3장. 심법(3) +16 13.11.12 16,353 482 9쪽
11 제3장. 심법(2) +9 13.11.11 17,161 472 11쪽
10 제3장. 심법(1) +12 13.11.08 17,972 499 7쪽
9 제2장. 입문(5) +18 13.11.07 18,752 494 9쪽
8 제2장. 입문(4) +11 13.11.06 19,320 477 7쪽
7 제2장. 입문(3) +19 13.11.05 20,345 545 7쪽
6 제2장. 입문(2) +15 13.11.04 20,673 533 8쪽
5 제2장. 입문(1) +18 13.11.02 21,954 561 9쪽
» 제1장. 전생(4) +11 13.11.01 21,949 556 9쪽
3 제1장. 전생(3) +13 13.10.31 22,695 525 10쪽
2 제1장. 전생(2) +28 13.10.29 24,008 536 10쪽
1 제1장. 전생(1) +7 13.10.28 28,164 565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