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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 님의 서재입니다.

마피아의 딸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드라마

pinrainso93
작품등록일 :
2024.02.29 20:57
최근연재일 :
2024.05.17 06:2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621
추천수 :
62
글자수 :
51,860

작성
24.04.26 06:20
조회
15
추천
2
글자
6쪽

#.16 ........피는 못 속인다는 건가......

DUMMY

“........피는 못 속인다는 건가......”


작은 중얼거림이 들리더니 이내 걸음을 옮기는 소리가 났다.

그림자와도 같은 조용한 걸음 소리가 한참을 멀어질 때까지도, 제희는 문에서 몸을 떼지 않았다.


“...........”


작은 아이가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어쩐지 자신을 보는 눈빛이 꺼림직하더라니.

아무래도 키가 큰 남자는 다른 생각이 있는 것 같았다.


“.......하아.........”


발소리가 완전히 사라진 후에야 제희는 참았던 숨을 내쉬었다.

총알받이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다행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제희가 올 자리가 아닌 자리에 왔다는 사실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게다가 영민하고 눈치가 빠른 제희는 자신이 온 자리가 아주 위험한 자리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털썩-


상황 파악은 빠르게 하였으나 그게 무섭지 않다는 뜻은 아니라.

아이는 더 서 있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다.

무섭게 잠식해 오는 공포에 온몸이 와들와들 떨렸다.


“..........”


눈물은 진작에 주륵주륵 흐르고 있었다.

울음소리라도 막아 보려 안간힘을 쓰던 아이는 아무리 입술을 짓씹어도 결국 참지 못할 지경이 되자, 냅다 침대로 달려갔다.

꽤 푹신해 보이는 베개에 얼굴을 묻은 아이는 최대한 숨죽여 울음을 토해냈다.

좋은 베개라 그런지, 다행히 작은 아이의 숨죽인 울음소리는 방문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았다.






“너무 말랐구나.”


다음날 아버지라는 사람을 다시 만났을 때, 제희가 들은 첫 마디였다.

그리고 한 회장의 그 한마디는 무수히 많은 체력 단련과 운동 수업으로 이어졌다.

아이들을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시설의 선생들조차 알 정도로, 제희는 몸이 약하고 잔병치레가 잦은 아이였다.

그러니 그런 제희가 그 많은 체력 단련과 무술 수업을 온전히 따라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물론, 한 회장은 그녀가 자신의 ‘아들’인 줄 알고 커리큘럼을 짜게 했으니, 상황은 더 심각했다.


쿠당탕-!


“.....으윽.......”

“하아......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가뜩이나 몸이 약한 아이가 ‘아들’을 기준으로 짜인 수업을 소화해 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

벌써 수십 번째 외줄 타기에 실패한 제희는 마지막 추락에서는 손으로 바닥을 짚은 탓에, 찌릿한 통증이 올라오는 손목을 쥐고 신음 소리를 흘렸다.

몸을 웅크리고 끙끙 앓는 꼴을 본 제희의 교육 담당자는 결국 한숨을 푹 쉬며 체력단련실을 나가버렸다.


“.............”


홀로 남겨진 제희는 바닥에 주저앉아 흔들리는 외줄을 노려보았다.

이곳에서 살아남아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버지인 한 회장의 마음에 들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 저 흔들리는 줄을 노려보고 있는 지금.

사실 제희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 뿐이었다.


저 한 가닥밖에 안 되는 줄 따위가 감히.


“...........”


붕대는커녕 약조차 제대로 바를 줄 모르는 제희는 아픈 손목에 되는 대로 테이프를 칭칭 감았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 얄밉게도 흔들리고 있는 줄을 꽉 움켜잡았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 뿐이지 사실, 훈련에 가까운 수업들은 제희의 체력을 예전에 비해 월등히 올려놓았다.

멀건 계란 죽 한 그릇 먹기 힘들었던 때에 비해 영양 섭취도 훌륭했으니.

제희는 스스로가 느낄 정도로 건강해진 상태였다.


쿠당탕-


“.........”


출발하고 얼마 못 가 제희의 작은 몸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하지만 제희는 벌떡 일어나 다시 줄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분명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쿵-!


“.........”


절반쯤 올라갔을 때 제희는 다시 추락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제희는 벌떡 일어나 다시 줄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어야 했다.


퍽-


“......하아.....하아.......”


천장에 매달린 종 손잡이에 손을 뻗으려는 찰나, 제희는 반대쪽 손에 힘이 풀려 그대로 다시 떨어지고 말았다.

역시나 벌떡 일어나 다시 줄을 잡았다.

거칠어진 숨이 그대로 토해져 나왔다.


“......하아.......”


어느새 시뻘게진 손바닥이 아렸지만, 제희는 있는 힘껏 줄을 움켜쥐고 서서 천천히 숨을 골랐다.

종을 노려보며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길 반복하니, 제멋대로 날뛰던 호흡이 서서히 안정 되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숨 쉬는 것이 버겁지 않아졌을 때, 제희는 다시 바닥을 박차고 올라 줄을 타기 시작했다.


땡그랑- 땡- 땡-


손잡이를 넘어서 주먹으로 냅다 종을 갈긴 제희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스르륵 바닥으로 내려왔다.

죽을 만큼 힘들었던 탓에, 지면에 발이 닿자마자 그대로 벌러덩 누워버렸으나. 여전히 그녀의 입가에는 아주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인상적인데.”

“!”


바닥에 널브러져 실실 웃던 제희는 난데없이 들려온 목소리에, 기겁하여 고개를 번쩍 들었다.

놀란 제희의 시선이 닿은 곳에는 파란 눈의 외국인이 있었다.

체력단련실 문간에 비스듬하게 기대어 선 그는 흔들림 없는 눈으로 제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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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2 너.....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24.05.17 6 2 4쪽
22 #.21 쉬- 가만히 계세요, 아버지. 저항하면, 다치십니다. 24.05.14 10 2 6쪽
21 #.20 나는.....살아 남을 거야. 24.05.10 11 2 4쪽
20 #.19 웃으세요, 아버지. 24.05.06 12 2 5쪽
19 #.18 저도 알려주세요. 적에게 맞서는 법. 24.05.03 14 2 6쪽
18 #.17 아프다의 반대말은 안 아프다야. 괜찮다가 아니라. 24.04.30 16 2 4쪽
» #.16 ........피는 못 속인다는 건가...... 24.04.26 16 2 6쪽
16 #.15 알아서 살아남아라. 여긴 그런 곳이다. 24.04.23 15 2 6쪽
15 #.14 따라오십시오. 회장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24.04.19 16 3 5쪽
14 #.13 내가 어떻게 상관을 안 해! 24.04.16 16 3 5쪽
13 #.12 나도 그래요. 24.04.12 15 3 5쪽
12 #.11 그래서 더 좋아요. 24.04.09 20 3 6쪽
11 #.10 ......참......신기한 사람 24.04.05 20 3 4쪽
10 #.9 걱정마, 나 어디 안 가. 24.04.02 21 3 6쪽
9 #.8 안돼....병원은 안돼...... 24.03.29 24 3 3쪽
8 #.7 .......사장이라니....... 24.03.26 28 3 8쪽
7 #.6 전날 일로 저항할 수가 없었어요, 아버지..... 24.03.22 31 3 4쪽
6 #.5 그런 거 좋아해? 24.03.19 42 3 6쪽
5 #.4 숨어요, 빨리.......! 24.03.15 41 3 5쪽
4 #.3 그러니까 그때 그 꼬맹....아니 그 여자가 당신이라고? 24.03.12 47 3 5쪽
3 #.2 기억......못 하는구나.... 24.03.08 51 3 8쪽
2 #.1 얼른 먹죠. 계란죽은 따뜻할 때 먹어야 제 맛이니까. 24.03.05 60 4 7쪽
1 #.0 손! 손을 풀어 주려고.....! (프롤로그) 24.03.01 90 3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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