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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에서 온 올클래스 구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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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이종길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6
최근연재일 :
2024.07.01 19:03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8,460
추천수 :
95
글자수 :
211,712

작성
24.05.09 13:12
조회
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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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새로운 역사를 알게 되다.

DUMMY

나는 잡캐다

-3화-




“의심이 아니라 감사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김환의 얼굴에는 짜증이 가득했다.

겨우 돌아온 지구에 아스란 대륙에나 있어야 할 오크와 고블린이 있고.

가족들이 있어야 할 집에는 오크들이 난장을 피우고 있는 상황에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

다행스럽게도 가족들은 이곳에 없었지만 그게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었기에 한시라도 빨리 가족들을 찾고 싶었다.

그런데.

뒤늦게 나타난 경찰이라는 사람들이 다짜고짜 죄인 취급 아닌가.


“······.”


이런 김환의 흥분을 느낀 이성재가 다급히 이야기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우리가 수상할 수도 있지. 흥분하지 말고 조용히 따라가자.]


이성재는 친구를 진정시켰다.

용사의 눈으로 파악한 이서연 경위와 다른 이들의 레벨은 평균 70대.

레벨 641인 김환이라면 이들이 한 번에 덤비더라도 오른손 하나로 처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게 목표인 이상, 문제를 일으켜선 안 되는 법.

김환 역시 이성재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고 있었다.


‘내가 아무나 막 죽이는 사이코 패스냐? 오버하지마.’


아스란 대륙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피에 굶주린 원시인이 되었다.

그러나 여기는 대한민국.

문명사회에는 문명사회만의 기본적인 규칙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웬만해선 사람은 죽이지 않는다’였다.


[웬만이 아니라 절대로 죽여선 안 돼.]


김환의 생각을 읽은 이성재의 목소리에서 짜증이 묻어났다.


웬만한 상황이 아닌 경우에는 언제든지 죽일 수 있다는 뜻 아닌가.

이성재의 목소리를 들은 김환이 어깨를 으쓱했다.


‘걱정하지마. 죽이더라도 들키진 않을 테니까.’

[······미친놈.]


너무나도 태연한 김환의 대답에 이성재는 자신이 팔이 있다면 이마를 부여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친구가 미쳤다면 자신이라도 이성을 찾아야 한다.


[지금은 위협을 할 때가 아니라 부탁할 때야.]


‘부탁?’


[너희 가족 찾아야 할 거 아냐. 경찰 아니면 누가 찾아주겠어?]


‘아!’


그제야 마음을 가라앉힌 김환이 살기를 풀고는 잔뜩 긴장한 이서연에게 입을 열었다.


“아, 따라는 가드리죠. 대신, 부탁할 게 있긴 합니다.”

“부탁이요? 말씀하세요. 들어드릴 수 있는 내용이라면 최대한 들어드릴게요.”


이서연은 방금 느낀 살기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적어도 싸움이 일어나면 안 된다.


‘우리, 아니 경찰서 모두가 몰려와도 이 사람 상대는 안 돼.’


그런데도 이 사람은 순순히 동행하려고 한다.

당연히 고마울 정도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김환이 뭘 요구할지 몰라 긴장이 되는 것도 사실.

이윽고.

김환이 살짝 얼굴을 붉히며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집하고······ 가족을 좀 찾아줬으면 합니다.”

“······?”

,

,

,

종로경찰서 몬스터전담과 조사실.

김환과 이서연은 책상을 두고 마주 앉아 있었다.

먼저 입을 연 건, 이서연이었다.


“아, 음, 이런 일은 처음 겪어서 무슨 말씀을 드려야 될지 모르겠네요.”

“믿지 않아도 상관없다. 하지만 내겐 서울에 몬스터가 돌아다니는 상황이 더 거짓말 같은데.”


송지은 집에서의 사건 후.

김환은 경찰서로 가는 대신 이서연에게 가족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했고.

이서연은 그의 진술을 토대로 자료를 찾던 중 김환이 10년 전에 행방불명된 학생 중 한 명이라는 걸 확인했다.

몬스터 웨이브가 발생한 상황에서 미등록 헌터의 난입은 중범죄로 다뤄질 수 있는 사건이었으나 김환의 특수한 상황과 송지은 일가를 구한 부분이 참작되어 그 부분은 빠르게 넘길 수 있었다.

문제는 오히려 그 후에 발생했다. 헌터증 발급을 위해 김환의 마나 디텍팅을 진행했는데, 클래스와 레벨이 표시되어야 할 결과창에 측정불가란 글자만 가득했기 때문이다.


’측정불가라면 둘 중 하나야. 각성자가 아니거나, 마나 디텍터로 측정할 수 없을 만큼 강한 거.‘


오크들을 단숨에 해치운 능력자가 각성자가 아닐 리 없었다.

그렇다면 마나 디텍터로 측정할 수 없을 만큼 강하다는 소린데, 최대 300레벨까지 측정가능한 경찰서 장비로 측정하지 못한다?

이건.

김환의 레벨이 최소 300이 넘는다는 뜻이었다.

현재까지 알려진 헌터 최고 레벨은 미국의 ’스타 소드‘ 크리스토퍼 램버트의 451이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램버트가 특이한 경우지, 보통은 레벨 300만 되어도 국가전략무기로 취급되는 실력자였다.


’이 위험해 보이는 인간이 그 정도라는 거지?‘


이계에 끌려가 10년 동안 용사노릇을 했다는 이야기는 믿기 힘들었지만······.

측정기에 나온 결과가 그의 말이 신빙성을 더해주었다.


’신빙성이 아니라 신비한 일이네.‘


속으로 투덜거리는 이서연.

그래도 자신이 공무원인 이상 상부에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믿을만한‘ 보고서를 말이다.

그러기 위해선 간략하게라도 김환의 신상정보를


타닥타닥-.


이서연은 자판을 두드리며 모니터에 김환의 정보를 입력했다.


이름: 김환,

나이: 28세.

지역: 서울 송파구.

각성여부: 각성.

클래스:

레벨:


클래스와 레벨란을 보며 잠시 고민을 했지만, 비워두기 보단 김환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클래스명과 레벨도 알려주시겠어요?”


이서연의 질문에 팔짱을 낀 김환이 턱을 긁적거렸다.


“알려주는 건 상관없지만 여기 분위기로 봐선 안 믿을 거 같은데?”


그리곤 잠시 뜸을 들이던 김환이 얼굴을 붉혔다.

유치한 클래스명을 말하는 게···부끄러웠던 것이다.


“클래스명은 데몬 엠페러고···레벨은 641.”

“예?!”


이서연은 귀를 의심했다.


’레벨 641?‘


마나 디텍터가 측정불가로 나온만큼 레벨 300이 넘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너무 어처구니없는 숫자에 이서연은 황당하기만 했다.


’진지한 얼굴로 무슨 거짓말을··· 거···짓말이겠지? 그래. 거짓말일 거야. 641이라니. 말도 안돼.‘


어차피 이 보고서가 헌터관리청에 전달되면 그곳에서 다시 상세한 측정을 진행할 터.

자신은 그곳 담당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있는 그대로 작성하면 될 뿐이었다.

생각을 정리한 이서연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일주일쯤 지나서 헌터관리청에서 연락이 갈 겁니다. 그때 ’공식적‘으로 측정받으시면 될···거예요. 하하.”

안내를 하면서도 이서연은 허탈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레벨 641?

그녀, 아니 인류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수치였다.

그래도, 정말 김환이 강제로 ’차원이동‘된 곳에서 강해졌다면?

지구와 다른 곳이었기에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을 수도 있다.

그러니.

지금은 무조건 거짓말이라고 치부할 수가 없다.

그 어떤 일도 벌어질 수 있는 세상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서연은 질문 대신.


“고생하셨겠어요. 돌아오셔서 정말 다행이구요.”


위로를 전했다.

김환은 열여덟 살에 아스란이라는 ’지옥‘속에서 자신이 상상할 수도 없을 고통을 겪었으리라.

누군가는 그에게 위로를 해줘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그 진심이 느껴진 걸까?

김환은 가슴 한쪽이 뭉클거렸다.

살아있는 생명체와 이런 대화를 언제 나눠봤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아니, 살아 있는 인간인가?‘


자신을 쫓던 마족들하고는 대화를 나눈 적은 있었으니까.

물론 대화의 절반이 저주이자 욕이었지만 말이다.


’······.‘


김환이 묘한 감흥을 느끼고 있을 때.

이서연이 조심스레 질문을 이어갔다.

“계셨던 곳을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대략적으로라도 조서를 써야 해서요.”


이서연은 김환의 눈치를 봤다.

미안함 때문이었다.

하지만.

김환은 날 선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이서연의 배려도 느껴졌고.

자신도 살아 있는 인간하고 제대로 된 대화를 하고 싶었으니 말이다.


“···얼마든지.”


고개를 끄덕인 김환이 아스란 대륙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

.

.

“신기하네요. 인간이 없는 세상이라니. 하긴, 던전에 몬스터가 튀어나오는 세상이 됐으니, 또 어디서는 인간이 없는 판타지 세계도 있겠죠.”


김환의 설명을 들은 이서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이서연이 김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는 동안 동료 경찰이 김환의 기억을 토대로 10년 전 실종사건과 그 가족들에 관한 자료를 가지고 왔다.


“여기 김환씨 이름이 나온 기록들이에요. 신문에 보도되었던 여러분들의 행방불명 사건에 대한 것도 있구요. 아, 그리고 김환씨 가족분들과도 연락이 닿았는데, 이곳으로 오신다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김환의 사연을 확인한 이서연이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10년 전.

고등학생 열 명이 아스란 대륙으로 사라진 후.


”경찰뿐만 아니라, 아종족 연합도 조사를 했었어요. 아무런 연관성도 없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실종사건이라 국외로의 납치까지도 염두에 두고 수색을 했는데, 다른 차원으로 끌려가셨을 줄은 몰랐네요.“


이서연은 허탈함과 안타까움을 느꼈다.

10년 전 그녀는 중학생이었지만, 뉴스를 통해 고교생들이 갑자기 사라진 사건은 알고 있었다.

김환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에 동정심이 묻어났다.

행방불명된 학생 중에 혼자만 돌아왔다면,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참혹한 일을 겪었으리라.

그러나 김환은 이서연의 말 속에서 이상한 점을 느끼고는 되물었다.


”잠깐만 아종족 연합?“


김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경찰은 이해했지만, 갑자기 아종족 연합이라니?


”아종족 연합이 뭐죠?“

”어라? 아종족 연합을 모르세요?“


이서연이 눈을 둥그렇게 뜨고 반문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지식을 김환이 모른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다.


”국사시간에 다 배운 일이잖아요?“

”그런 걸 배운 기억이 없습니다만.“


뭔가 모를 불길함을 느낀 김환의 목소리가 떨렸다.

자신들이 아스란 대륙에 끌려간 사이, 이 지구에는 무슨 일이 생겼단 말인가.

이서연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몇백 년 전부터 있었던 역사를 모른다니.


”600년 전 임진왜란 때, 조선에 차원 게이트가 열리고 아종족들이 나타나 전쟁을 도왔잖아요.“

’이게 무슨 개소리지? 임진왜란에 뭐가 열려?‘


김환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충격의 연속이었다.

귀환하자마자 오크와 싸우더니, 임진왜란에 게이트?

황당을 넘어 경악하는 귓가에 이성재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지한 걸 보니 헛소리는 아닌 것 같다만.]

’그게 더 이상해.‘


이성재의 목소리에 김환은 가까스로 평정심을 되찾았다.

분명 ’자신이 배웠던 역사‘에는 임진왜란 시절에 게이트 같은 건 열리지 않았다.


[누군가 수작을 부린 건가.]


뭔가 짚이는 구석이 있는지 이성재의 목소리는 진지했다.


’뭔가 짐작 가는 게 있어?‘

[몇 가지 가설은 있다만, 일단 설명에 집중해.]


이성재는 김환을 진정시키고, 이서연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그러니까, 그때 엘프와 드워프, 수인, 앤트, 요정들이 나타났어요. 이들은 신비한 능력을 사용해서 선조들과 대화를 했다고 하죠. 이게 바로 지구에서 사용된 최초의 마법이죠.“


김환이 이성재와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이서연의 설명은 계속되었다.


”아, 물론 차원 게이트가 조선에만 열린 건 아니에요. 전 세계에서 차원 게이트가 열렸고, 아종족들이 각국에 나타났었어요. 하지만 그래도 조선이 차원 게이트 덕은 가장 많이 봤죠.“

”예?“


김환은 밀려드는 정보에 두통을 느끼며 질문을 했다.

그러자 이서연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영광의 역사를 생각하니 말 그대로 국뽕이 차오른 것이다.


”아종족들이 도와줘서 임진왜란 때 일본을 완전히 박살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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