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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님의 서재입니다.

지구 제국의 철인 태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peacetiger
작품등록일 :
2023.07.14 22:47
최근연재일 :
2024.06.0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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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06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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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9)

DUMMY


*



양첸은 백 개의 모니터들을 차분히 바라보며 감상하였다.

텔레비전과 스마트 기기들의 화면 너머로는 현재 전 세계를 광기로 휘모는 유례없던 ‘지하드’ 사태가 생중계되는 중이었다.

노인의 눈에서는 두려움이나 불안감 따위의 감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기운이 정정하고 구부러짐 없이 몸도 꼿꼿한 노년의 신사는 지극히 태연하고 여유로운 자태로 시종일관 모든 전황을 관찰하였다.


테이블 앞, 그와 마주하는 자리에는 다른 한 청년이 앉아 있었다.

짙은 고동색의 머리카락에 부드러운 인상이 매력적인 젊은이.

정장 차림으로 점잖게 앉은 그 청년에게서는 타고난 고풍스러운 기품이 풍겼다.

그는 현미경 앞에서 풋내기 병리학자가 스승에게서 사사를 받듯 각 잡힌 자세로 스승과 눈을 맞추며 세상에서 벌어지는 흐름들을 면밀히 감찰하고 판단하고 사색하였다.


“잘 보고 배워둬라.”


노인은 엄중하게 훈육하는 어조로, 그러나 그 깊은 뿌리속에는 애정과 신뢰감을 숨겨둔 목소리로 청년에게 말했다.


“부족한 너에게는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성장의 기회가 된단다.”


“역시, 대단하네요.”


청년의 절제된 듯하면서도 격양된 음성에는 기대감과 동경심이 잔뜩 서려있었다.

그의 눈은 섬세하게 기획된 예술적인 전략의 향연들을 쫓았다.

그는 본능적으로 그 예술성과 과학적 정밀성 앞에 경탄하였다.

그간 얼마나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하고 느끼고 싶었던가.

간접적으로밖에 체험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통탄스러웠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지금 이 시대에 영광스러운 활약상의 재현을 부분적으로나마 구경할 기회를 얻게 되어 기뻤다.


“자랑스러우더냐?”


“이루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요. 굳이 수식어가 불필요하죠.”


“허허, 부디 느끼는 바가 많았으면 하구나. 너는 한참 멀었단다. 네가 앞으로도 십 년 이상을 연단받아야 겨우 다다를 수 있는 경지를 그는 고작 일곱 살에 당도했으니 말이다.”


대놓고 비교당하는 와중에도 그 청년은 불쾌해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스승님도 그의 스승이 되기에는 턱없이 그릇이 부족하셨죠.”


“어허, 이놈이 또 촌철살인을. 복수도 참 귀엽게 하는구나.”


“사실인걸요. 하지만 그 심정은 이해해요. 저 또한 항상 그의 듬직한 뒷모습만을 바라보며 동경해왔으니까요.”


청년의 연한 자색 눈동자가 희망, 기대, 부러움 등의 감정으로 물들었다.

“멋있잖아요. 열심히 성장해서 언젠가는 꼭 그에게 도움이 될 조력자로 당당하게 인정받고 싶었어요. 품에 싸고 보호해야할 연약한 가족이 아니라 말이죠.”


그와 동시에 그의 눈에는 아이러니하게도 미약하게 서운함도 깃들었다.

마치 자신의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무지개를 쫓는, 철 없는 소년 같은 감정이 그 속에서 움직이는 듯했다.


“과분한 소망이로구나. 그러려면 지금보다 배는 더, 살과 뼈를 깎는 각오로 노력해야 할게다. 그렇게 해도 목표치에 닿을지는 의문이로군.”


“그렇네요. 그러니 더더욱 잘 부탁드립니다. 어리석은 제자를 키워주실 것이라고 믿어요.”


“녀석도 참. 하여간 핏줄은 못 속이겠구먼. 렉시드도, 네놈도.”


두 사람은 한창 정세를 살피고 분석하고 토론하였다.

이번 사태의 거시적, 미시적 흐름을 하나의 교재(敎材)로 삼아 공부해야 할 부분이 참으로 많았다.

겉보기에는 하루이틀 사이에 터진 급작스러운 사건으로 보였으나 실상 수 개월 전부터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총성 없는 전쟁이었다.

정치, 경제, 종교, 문화, 학문 등 갖가지 영역들이 긴밀히 얽힌 복잡다단한 이슈였다.


“이번 일의 결말은 이미 확정되었다.”


노인은 해설의원이 체스 경기의 결과를 점치듯 중얼거렸다.


“세상을 잠식해왔던 거대한 한 축이 머지않아 사라진다. 그 여파는 우리 둘 같은 범인(凡人)의 상상력의 한계를 벗어난 것일 가능성이 크지.”


“무려 세상에서 가장 거대했던 종교가······, 가톨릭과 이단까지 포함시킨 기독교계 전체의 규모마저 추월해버렸던 저 공룡이 한 순간에······, 지난 천 년 동안 상상도 하지 못했을 일이 버젓이 우리 시대에 벌어지는군요.”


“그렇기에 이후에 벌어질 일들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지.”


“상당한 혼란의 폭풍이 불겠군요.”


“네 말마따마. 필시 종교계뿐 아니라 인간 세계의 모든 영역이 막대한 지각 변동에 휘말린다. 네 형이 과감히 열어버린 판도라의 상자에서 대체 무엇이 튀어나올지 궁금하군. 그 기회가 선한 방향으로 쓰일지, 아니면 반대일지.”


“그건 방향타를 쥔 다음 세대의 몫이죠.”


워낙에 복잡한 변수들로 점철된 이 세상이기에 당장의 앞날을 점 치는 것조차도 간단치 않은 일이었다.

인류사는 지난 1,400년을 저 거대한 공룡 종교와 함께해왔다.

그것과 얽히는 과정에서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다양한 변혁이 발생했으며 그 영향력은 상당했다.

각종 순작용과 역작용의 합산이 지금의 모습으로 역사를 생성하였다.

그것이 소멸한다면 거대한 공백이 발생할 것이 분명하며 그 자리를 차지하고자 춘추전국 시대의 혼란이 임할 것이다.


“역사의 왼쪽 날개.”


고동색 머리의 훤칠한 미남 청년은 우려섞인 어조로 읊조렸다.


“그들의 반응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감이 좀처럼 잡히지 않네요.”


“확실히 만만히 볼 계재는 아니지.”


양첸도 백번 동감하는 심정이었다.


“역사의 오른쪽 날개인 제국과 더불어 한때 세상을 양분했던 세력이 그들이었으니까. 더욱이 지금은 천(千)의 얼굴로 변신을 하여 이전보다 훨씬 더 다양해진 모습으로 진화하였지. 과거에는 폭력과 혁명, 전체주의의 모습을 띠었다면 이제는 각종 채색옷을 입고, 적절한 농도로 희색되어 너희 세상 속에 스며들었다.

그들 또한 이번 격변을 주시하고 있을 게야. 이슬람이라는 괴수가 시체가 되어 널브러지면 필시 그 시체를 갉아먹기 위해서 또아리를 틀었던 몸을 일으키고 기지개를 펴겠지.

어쩌면 너희 집안에 있어서는 기회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시험의 때가 될 수도 있다.”


한때 직접 그것들과 치열하게 겨루어봤던 백전노장은 침착하게, 그러나 신중하게 위협들을 계산하였다.

피부로 와닿는 역사의 폭풍우를 맞이해본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제자에게 자신의 모든 연륜을 전수해줄 필요가 있었다.


“그나저나 의외로 잠잠하네요.”


“왜, 공산주의자들과 사회주의자들이 이 틈에 뭐라도 벌일 줄 알았나?”


“직접적으로 봉기를 일으키진 않겠죠. 계엄령이 실행된 마당에 섣부른 행동을 하면 자기 발에 착고를 채우는 꼴이 되겠죠. 하지만 사회 각 층에 제국을 향한 불신이나 불만을 심는 데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겠어요?”


청년의 말대로였다.

확실히 역사의 왼쪽 날개는 현재의 혼란을 기회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의 태동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었다.


세계 통일 이후 그자들은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공격 패턴을 버렸다.

혁명을 꾀하되 좀 더 섬세하고 교묘하고 정교한 방법을 취하는 쪽으로 노선을 바꿨다.

무력을 통한 혁명, 전쟁을 통한 정복과 파괴는 실패로 귀결되었다.

그렇다면 문화를 통해서, 서민들의 세상을 통해서, 헤게모니를 통해서, 기존 질서를 은근히 뒤흔드는 반동을 통해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인 전략.

그들도 그 사실을 알았고 기꺼이 숨어드는 방식을 택했다.

공성전을 버리고 진지전을 취한 셈이다.


브리튼 제국은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쉽사리 손을 쓰지 못했다.

사람의 자유의지를 멋대로 제어해서는 안 된다는 제약, 전체주의적 방식을 취해서는 안 된다는 규율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오로지 가르침과 훈육과 계몽을 통해서만 대중을 올바른 길로 인도해야 하는데, 어디 사람의 마음이란 게 그런 식으로 편리하게 제어가 되던가.


가뜩이나 그자들이 수십 년간 암세포처럼 브리튼의 문화 세계 내부에 교묘히 침투하여 또아리를 튼 마당에 이슬람과의 결전이 악재로 작용한다면? 몹시 성가시게 되겠지.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끼쳤다.


“그들은 이슬람과 달라. 사상적으로 절대 섞이지 않는다. 오히려 두 부류는 서로 맹렬한 원수가 되면 되었지 손을 잡지는 않을 거다. 실제로 커뮤니스트 연방이 중동의 동부를 점령했을 때 그들은 무슬림들의 신앙을 억압했지.”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에게 양심과 신앙의 자유를 되찾아준 건 우리였죠.

배은망덕하게 그런 우리의 뒤통수에 칼을 꽂았지만 말이에요.”


“원한이 깊은 모양이구나, 테디.”


양첸이 온화한 어조로 청년의 의협심 가득한 혈기를 달랬다.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저는 엘리엇 그 녀석과 달리 감정에 지배받지는 않아요.

하지만 이슬람도,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도, 그리고 그들에게서 파생되어 나온 신세대 혁명주의도, 상종하지 못할 인류의 사상적 폐기물들이라는 진실에는 변함이 없죠. 그것은 제 감정과는 무관한, 객관적 사실입니다.”


테디라고 불린 젊은 사내는 냉정하게 평가하였다.


“그리고 비록 그 둘이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다고 해도, 더 위협적인 적수의 존재 앞에서는 일시적으로나마 동맹을 맺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의 브리튼 제국은, 정확히 말하면 형님은, 그들이 그렇게 궁색함을 무릅쓰고 협력해도 상대하기 벅찬 존재니까요.”


“사실이지.”


양첸은 속으로 ‘하여간 저 집안은 중증 브라콤이 한둘이 아니군’ 이라고 한탄하며 태연스레 찻잔을 입가에 가져다대었다.

그래도 테디의 판단에 일정 부분은 동감하였다.

커뮤니스트의 후예들은 분명 이슬람의 존속을 기뻐하지도, 그들의 사랑하지도 않을 것이다.

도리어 시체를 약탈하고 뜯어먹고 싶어 안달이 났겠지.

하지만 브리튼이 승리하는 것은 결코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

알렉시스의 성취도 극도로 미워할 것이다.

바로 그 점에서 있어서만은 이슬람과 한 마음으로 통하리라.


‘커뮤니스트들이 이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브리튼은 위기에 노출된다.’

아무리 반 이슬람 정서가 전 세계에 확고히 뿌리내렸다고는 해도, 그것이 브리튼을 향한 반감의 가능성이 배제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물론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을 거룩한 독립투사로 둔갑시키는 역사관 왜곡까지는 무리겠지.

그러나 적어도 브리튼을 이슬람 지하디스트들과 ‘똑같은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여론전 정도는 펼칠 수 있다.

브리튼을 양비론(兩非論)의 희생양으로 삼는 전략.

원리주의자들도 악하고 부덕하지만, 그들이 그런 행동을 하게끔 유도했던 브리튼도 똑같이 부패한 자들이다.

이런 접근법의 선동이라면 대중도 쉽게 넘어오지 않겠는가.


만일 그러한 여론이 확산되면 그 다음에는 각종 다른 불평불만이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게 된다.

가난한 사람이 존재하는 한, 사회적 계층에 대한 불만은 사라지기 어렵다.

남자와 여자의 물리적 차이가 존재하는 이상, 성소수자가 존재하는 한, 성혁명을 부르짖는 자들의 목소리도 힘을 얻는다.

합법적 권위가 엄연히 존재하는 질서 체계 속에서도 인간의 부덕함으로 인한 부당한 차별은 존재할 테고, 이는 반동으로 혁명적인 질서 파괴 헤게모니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그 같은 사회 각계각층 속에 내재된 은밀한 반란과 증오의 씨앗들이 이번 이슬람 제거 프로세스를 빌미 삼아서 한꺼번에 활화산처럼 격발된다면?

아무리 뛰어난 황제와 황태자라고 한들 테러리스트들과 싸우는 동시에 잠정적인 다른 위협까지 감당해낼 수 있을까?

젊고 탁월하고 유능하지만 아직까지는 경험이 부족한 테디 입장에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어린 놈이 벌써부터 애늙은이가 다 되었구나. 하기야 네 나이대에는 부당한 권세에 맞서 분개를 터뜨리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지.

다른 어리석은 청년들처럼 선동에 놀아나 엄한 방향으로 그릇된 의협심을 터뜨리지는 않으니 그나마 다행이로구나.”


노인은 씩 웃으며 저보다 훨씬 덩치 큰 청년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하지만!”


“우려하는 바는 알지만, 지금 당장은 사태가 확대되지 않는다. 적어도 이번 내전이 종료될 때까지, 공산주의와 그 변이체들은 그저 손가락만 빨고 있을테다.”


양첸은 화면상의 세계 지도를 향해 레이저 포인터를 겨냥했다.


“네 형이 직접적으로 통치력을 발휘하고 있는 권역들은 이미 그자들의 영향력과 헤게모니가 상당부분 정화되었어.

원래 사람들은 나라가 안정되고 배불러지고 등이 따수워지면 선동가들의 목소리에 관심이 덜해지거든.”


그는 유럽, 아프리카, 중앙 대륙 쪽에 엑스 표시를 하였다.


“유일하게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역시 오랜 세월 공산주의에 찌들어 있던 러시아 지역과 동북아시아쪽인데······.”

노인의 입가에 청년이 이해하기 힘든 묘한 미소가 스며들었다.


“그쪽에 마침 적임자가 파견되어서 말이지.

제라드 폴 매카서. 그분은 공산주의자들과 그 후손들에게 있어서 산에서 만난 호랑이보다도 더 오금저리는 자야.”


지난 대전쟁 때 적진의 심장부에 승리의 깃발을 꽂았던 자.

공산주의 진영을 철두철미하게 물리적으로 항복시켰던 괴수.

철의 심장을 소유한 사내.

역사의 오른쪽 날개를 수호하는 일에 있어 황실 다음 가는 구심점.

제라드의 그 명망과 명성에 대해서는 전쟁을 모르는 젊은 세대에 속한 테디도 어렴풋이 들은 바 있었다.


“제라드 장군님이?”


“렉시드가 그에게 등을 맡긴 모양이더구나.

공산주의의 유령이 허튼 생각은 아예 꿈도 꾸지 못하도록.”


“최근에 일본에서 나와 대륙 한복판으로 일터를 옮기신 게 이번 일 때문이었군요. 하긴 그분이라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자리만 지키고 있어도 그자들이 움츠러들겠네요.”


“그런 데다가 손 놓고 아무 일도 하지 않을 사람은 더더욱 아니지.

유능한 군인인 동시에 유능한 통치자이니 문화 전쟁도 능숙하게 감당할거다.”


어쩐지 기이할 정도로 붉은 진영 쪽이 잠잠하긴 했더라.

아마 장군이라면 그 성향상 이슬람과의 결전 한참 전부터 선제적으로 행동에 나섰으리라.

공산주의자들과 그들과 연루된 사회 불만 세력들을 공격적으로 추적하여 뿌리 솎아내기에 나섰겠지.

선동을 발생시키는 진원지를 쳐서 범죄 세력을 구속한 뒤 자백을 받아내어 차례차례 문어발들을 잘라냈으리라.

그렇게 악성 세력이 적출되면 나머지 불만의 목소리는 잠시 웅성거리다가 연합되지 못한채 사그라들게 되는 법.

이런 방법으로 적성 사상이 뿌리뽑히지는 않겠지만, 시간은 벌 수 있다.


“제라드 장군은 자유 세계 입장에서는 해방의 영웅이요, 붉은 진영 측에서는 공포 그 자체다. 그 상징성은 어마어마해.

더욱이 그는 정확한 자백과 진실을 얻는 과정에서 고문 같은 비인도적인 수단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아. 그것이 그의 재능이요 특기다.

그러므로 그의 추적은 후일 적들이 씹어댈 비난거리를 남기지 않지. 무고한 자는 아무도 해하지 않으며, 오로지 진짜 알짜배기 적들만을 핀포인트로 잡아내어 완벽하게 처분하지. 민감도와 특이도는 한없이 100%에 근접한다.”


테디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확실히 그런 비상식적인 수준의 위인은 황가를 제외하면 2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죠. 우리 시대가 그런 분을 소유했다는 건 막대한 행운인 듯하네요. 만약에 다른 사람이 그의 일을 맡았더라면······.”


“그래, 아무리 훌륭하게 일을 해낸다 한들, 결국 인간의 부족함과 한계로 인해서 실수를 남겼겠지. 엄한 상대를 잡는 일이 생겼을 거고, 정작 잡을 놈들을 놓쳐버리는 일도 생겼을 거다.

그 실수는 훗날 붉은 진영의 후예들에게 브리튼을 독재 국가로 비난하고 정죄할 빌미를 내주었을 거다. 그러면 너희의 정권 질서가 무너지는 일도 한순간이야.”


“생각만으로도 아찔하네요.”


젊은이는 이런 위급한 시대에 대체할 수 없는 탁월성을 지닌 적임자를 내려주신 하늘을 향해 감사하는 마음이 되었다.

아울러 자신도 제라드 매카서 전직 장군처럼 사랑하는 그 사람이 믿고 등을 맡길만한 역량의 거물이 되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북받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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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전후 수습 (3) 24.01.25 15 0 11쪽
51 전후 수습 (2) 24.01.23 16 0 14쪽
50 전후 수습 (1) 24.01.22 12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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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마스 (9) 24.01.06 13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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