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의 만남
메신저에 오래간만의 친구에게서 메세지가 도착했다.
"뭐 하고 지내냐? 나 한국에 들어왔다. 시간되면 한번 보자."
20년 전 난 게임프로그래밍을 배우려고, 서울의 한 학원에 등록을 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같은 프로젝트를 하게되면서 여러 사람들을 사귀었다.
동생들, 형들, 그리고 친구들...
그 중 한명에게서 연락이 온것이다.
이친구는 한국사람이지만, 뉴질랜드 시민권을 갖고 있었고,
지금은 싱가폴에서 살고 있다.
가끔 부모님을 뵙거나, 여름 휴가를 내서 한국에 들어오곤하는 친구이다.
내가 새로운 꿈을위해 도전했던 프로그래밍학원에서 이친구와 또다른 꿈을 꾸어
벤쳐회사를 차렸고, 그 속에서 어렵게 지내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 때 힘들게 지내며 친해졌다. 그리고, 몇년에 한번 만난다.
친구란 참 좋다.
몇년이 흐른뒤에 보아도 서로 불편하지 않고, 서로의 안부를 묻지만
가식없는 대화를 하고, 또 서로를 걱정해주고...
그런데 해가 지날 수록 대화의 주제가 바뀌어 간다.
지금 우리나이 40대 중반. 그 어느 친구를 만나도 대화의 주제는
"자식 이야기, 그리고 우리의 노후 걱정" 두가지다.
자식들이야 우리가 인생을 살아줄 수는 없고, 그저 잘 자랄 수 있도록
아이들의 하고 싶은 일을 뒷받침해주거나, 좋은 길을 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것 뿐.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들의 노후 걱정이었다.
어떤식으로 노후를 준비하는지, 직장을 그만두면 무엇을 할것인지,
건강을 어떻게 챙기는지, 직장월급말고 다른것은 무엇을 하는지 등...
대화가 그리 유쾌하지는 않지만, 진지하게 서로의 삶을 살핀다.
"이렇게 나이를 먹어가나 보다...."
다음에 또 만나면 나이를 더 먹었을 텐데. 그 때는 또 무슨 주제로
이야기를 할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조금은 씁쓸해진다.
"이것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인가?"
오늘도 잘 해냈어.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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