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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본 님의 서재입니다.

통 큰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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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본
작품등록일 :
2021.08.14 07:55
최근연재일 :
2022.02.11 05:58
연재수 :
115 회
조회수 :
8,064
추천수 :
206
글자수 :
604,752

작성
21.11.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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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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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54> 당신의 기억을 찾아줍니다.

...




DUMMY

각진 사내는 국가적인 일이라고 했다.

국가라니?

반태오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다시 한번 경고하겠소. 만약 하동리를 우리에게 넘기지 않으면 당신도 타깃으로 삼겠다는 것을 말이요.”


이 자는 반태오를 테러하는 세력들이 따로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인가?

반태오를 테러 대상으로 삼겠다고 말하면 반태오가 겁을 먹을 것이라 판단한 것인가?


“당신 말고도 나를 테러하려는 자들이 있소이다.”


각진 사내가 힐끔 반태오를 쳐다봤다.

전혀 모르고 있었던 모양인가?


“당신들이 아니라도 나를 노리는 자들이 있다, 이 말이요.”


각진 사내는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도 가세하면 당신은 더 힘들어질 거요.”


“경찰을 부르겠소. 당신들이 원하는 대로 나는 하동리 씨를 내줄 수 없소. 이유를 모르는데 어떻게 내주겠소.”


각진 사내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좋소이다. 다음에는 이렇게 말로 하지 않을 거요.”


경찰을 부르겠다는 말에 신경이 쓰였는지 사내는 문을 열고 차에서 나갔다.

입구 쪽으로 걸어가자, 차가 한 대 들어와 사내를 태우고 나갔다.


반태오는 잠시 좌석에 앉아 있었다.

각진 사내가 한 말 중에 한 마디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국가적인 일’이라고 했다.


물론 트릭일 수도 있다.

범죄와 관련 일을 숨기기 위해 국가적이라는 말로 포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각진 사내의 표정이 너무 엄숙했다.

국가적이라니?

대체 하동리나 최백철은 어떤 국가적인 일에 관여한다는 말인가.


더군다나 하동리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다.

그렇다면 어느 나라 국가를 말하는 것인가. 중국? 일본? 대만? 아니면 북한?



***



반태오는 집으로 들어가 하동리에게 각진 사내가 갑자기 나타나서 차에 탔다는 말을 했다.


“그래요?”


하동리는 놀랍다는 표정을 짓는 것 같지만 그리 놀라보이지는 않았다.

하도 놀라서 그 정도는 놀랄 일도 아니라는 것인가.

이제는 면역이 생긴 것인가.


“그런데, 그자가 상당히 의미 있는 단어를 썼어요.”


“의미 있는 단어요?”


하동리는 호기심을 보였다.


“그자가 당신을 국가적인 일로 테러한다고 했어요.”


“국······가적인 일요?”


국가적이란 말이 하동리에게도 꽤 자극적인 모양이다.


“국가적이라면······ 내가 무슨 국가와 관련이 있단 말인가요?”


“그러게 말이요.”


반태오는 최백철의 말이 생각났다.

최백철은 하동리가 중국 연변에서 어떤 조직과 관련된 일을 했는데, 문제가 생겨 이곳으로 도망 왔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의 말과 아까 테러범인 각진 사내의 말은 다르다.


각진 사내는 국가적인 일이라고 했다.

반태오가 하도 조르니까 힌트를 주듯 던진 말이지만, 그 말이 내포하고 있는 뜻은 충격이지 않을 수 없다.


생각보다 매우 심각한 일에 하동리가 관여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최백철도 입을 열지 않고 다른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최백철 씨가 내일 퇴원한다고 했지요? 내가 한번 만나봐야겠어요.”


“나와 관련된 일이 예상보다 더 심각한 일일 것 같아요.”


두 사람은 얼굴 볼 살이 석자나 빠진 채 심각한 표정으로 그 밤을 보냈다.


다음날, 최백철은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호텔 레스토랑으로 왔다.


레스토랑 직원들이 반가워하며 최백철을 반겼다.

특히 마예화가 최백철을 안고 펄쩍펄쩍 뛰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최백철이 호텔에 출근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반태오는 레스토랑으로 내려갔다.


“그 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최백철에게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저를 구해줬다면서요. 고맙습니다.”


최백철은 어색하게 얼굴에 웃음을 올리며 반태오의 손을 잡았다.


“물어볼 말이 있는데, 잠깐 시간을 내주시겠습니까?”


두 사람은 호텔 뒷마당으로 나왔다.


“어제, 또 그 각진 얼굴의 사내가 찾아왔습니다.”


“하동리 씨한테요?”


최백철은 눈을 크게 뜨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아니요. 나한테요.”


“반태오 씨······ 한테요?”


의외라는 눈으로 반태오를 쳐다봤다.


“왜 찾아온 것이지요?”


“나에게 하동리 씨를 넘기라고 했어요.”


“······.”


최백철은 반태오 쳐다보던 눈을 거두었다.

그 사내는 당연한 이야기를 한 것이라는 표정이다.


“정말, 최백철 씨는 그 사람들에 관해 나나 하동리 씨에게 이야기해주지 않을 작정인가요?”


“······.”


최백철은 반태오에게서 거든 눈을 그대로 유지했다.

반태오의 말에 무응답으로 거절의 뜻을 표하는 것이다.


잠시 그러고 있던 최백철은 얼굴을 들어 반태오를 쳐다봤다.


“반태오 씨에게 제가 요구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요구하고 싶은 게 있다?

반태오는 최백철을 똑바로 쳐다봤다.


“제발 부탁입니다. 하동리 씨에게서 떠나주십시오! 하동리 씨를 저에게 넘겨주세요!”


똑같은 말을 하고 있다.

각진 사내와 똑같은 말을.

최백철이 녹음기를 재생하듯 늘 해왔던 말을.


그러나 최백철 표정은 어느 때보다도 간절하다.

지겨웠지만 화를 낼 수는 없다.

그러나 짜증이 몰려왔다.


“그러니까, 왜 그런 요구를 하는지 이유를 알아야 할 것 아닙니까?”


반태오의 음성은 자신도 모르게 커졌다.


모두를 위한 일입니다. 반태오 씨나, 나나, 하동리 씨 모두를 위한 일입니다.”


“모두를 위한 일이라니요?”


“지금 하동리 씨를 노리는 자들을 위한 일도 될 것입니다.”


테러범들을 위한 일도 된다고?

이건 또 무슨 말인가?


“그게 무슨 말이요?”


“그 자들은 하동리 씨가 이 세상에서 없어지길 바라는 사람들입니다. 하동리 씨가 모습을 감춰버리면, 그 자들도 할 일이 없어진단 말입니다. 그 자들이 원하는 대로 된다, 이 말입니다.”


왜, 하동리는 이 세상에 있으면 안 되는 사람인가.


“왜, 없어지길 바라는 거죠?”


“······.”


항상 이 대목에서 최백철은 입을 자물쇠로 잠그듯 닫아버린다.

대신 다시 녹음기를 재생했다.


“내가 하동리 씨를 데리고 이곳을 떠나서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버리면 모두 다 편합니다.”


도대체 하동리는 무슨 일에 관여했기에 저런 말을 하는 것일까.


“최백철 씨는 하동리 씨가 연변에서 안 좋은 일 때문에 이곳으로 왔다고 했어요. 그 말이 맞습니까?”


“······.”


최백철은 목젖이 붉어진 채 말을 하지 않았다.


“대답 못하는 걸 보니, 최백철 씨는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군요. 최백철 씨가 지금 나에게 요구하면서 하는 말을 내가 믿을 수 있겠습니까? 하동리 씨를 위해서 하동리 씨를 달라는 말을 믿을 수 있겠냐고요?”


“······.”


최백철의 얼굴은 잘 익은 배추처럼 붉어졌다.


“그런데 그 자는 나에게 국가적인 일로 하동리 씨를 테러한다는 말을 했어요. 누구 말이 옳은 것입니까? 최백철 씨입니까, 아니면 그 자들입니까? 나는 오히려 그 자들의 말이 더 신빙성 있게 들립니다.”


국가적이란 말이 자극을 줬는지, 최백철 눈이 잠깐 커졌다.

놀란 것인가?


“그자가 국가적인 일이라고 말했단 말입니까?”


“그자가 거짓말을 한 것입니까?”


최백철 눈은 잠시 흔들렸다.


“왜, 그자의 말이 신빙성 있다고 하는 거죠?”


“최백철 씨는 그 자들의 목표가 아닙니다.”


반태오는 최백철의의 눈을 쳐다봤다.


“그들의 목표는 하동리 씨입니다. 최백철 씨는 하동리 씨를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했어요. 최백철 씨도 하동리 씨가 했다는 일에 관여했을 것이 틀림없어요. 그렇다면 최백철 씨도 그들의 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그들은 최백철 씨를 테러의 주 타깃으로 삼지 않고 있어요. 왜 그렇지요?”


“······.”


최백철은 대답없이 반태오를 쳐다보기만 했다.


“최백철 씨 말이 사실이라면, 하동리 씨와 최백철 씨는 한 팀이에요. 어떤 일을 했는지 모르지만, 테러하는 자들에게 손해를 입혔겠지요. 그렇다면 그들은 최백철 씨도 하동리 씨와 함께 공격 대상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그들은 최백철 씨는 안중에 없어요. 오직 하동리 씨만 목표로 삼고 있다고요. 그것은 하동리 씨가 했던 일과 최백철 씨가 했던 일이 다르거나 위치가 다르다는 거예요. 그자가 말했던 것처럼 하동리씨는 뭔가 더 중대한 국가적인 일을 했음이 틀림이 없다고요. 안 그런가요?”


“······.”


반태오를 쳐다보던 최백철의 눈이 천천히 밑으로 내려갔다.

반태오는 계속 밀어붙였다.


“최백철 씨는 알고 있지요? 그 자가 한 국가적이라는 말의 뜻을요?”


“······.”


“아무 말을 하지 않는 거 보니, 그 자가 한 국가적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군요.”


너무 밀어붙여버린 것일까?

최백철이 반태오를 정면으로 쳐다봤다.


“반태오 씨는 현명한 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지혜롭게 처신하셨으면 합니다. 그만 가보겠습니다.”


최백철은 자신의 고집만을 반태오 앞에 던져버리고는 저벅저벅 건물 안으로 들어 가버렸다.



***



휴일이다.

이제 완연한 가을이다.

긴장 속에서 지내왔던지라 마음도 몸도 찌뿌둥했다.

햇볕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산책 나가지 않을래요?”


“산책요? 위험하지 않을까요?”


“날씨가 좋아요. 차를 타고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만 이동하면 괜찮을 거예요. 파리 시내도 구경하고요.”


“그자들도 오늘은 쉴까요? 흠흠흠.”


하동리도 조금 여유를 부렸다.


두 사람은 차를 타고 밖으로 나왔다.

반태오는 수시로 백미러를 살피면서 접근하는 차들이 없는지 확인하면서 차를 몰았다.


“파리 중심지역으로 들어 가볼까요?”


반태오는 차를 몰아 7구 쪽으로 갔다.


저 앞에 에펠탑이 보였다.

에펠탑 앞에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철 구조물에 불과한 저 탑에 올라가기 위해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줄을 서서 기다린다.


중심지역으로 들어갈수록 도로가 좁아졌고, 통행하는 차들도 많았다.

박물관과 미술관이 밀집해 있는 6구로 향했다.


“아직까지 수상한 차는 없었지요?”


하동리는 반태오처럼 백미러를 살피면서 물었다.


“눈 네 개가 움직이면서 감시를 하고 있으니 괜찮을 거예요. 허허허.”


“눈 네 개요? 아하, 당신 눈 둘, 낸 둘요? 호호호.”


두 사람이 탄 차는 미술관과 공원이 연결되어 있는 지역으로 진입하였다.


“미술관에나 한번 둘러볼까요? 파리 하면 예술이잖아요. 특히 미술. 흠흠흠.”


“그러게요. 좋아요.”


둘은 차를 주차하고 차에서 내렸다.

차에서 내리기전에 주변을 주위 깊게 살피는 걸 잊지 않았다.


박물관으로 들어가려는데, 물건을 파는 상점인지 아니면 관상을 봐주는 집인지 묘한 이름의 간판이 보였다.


- 당신의 기억을 찾아줍니다.


반태오가 하동리를 본 뒤 간판을 읽었다.


“당신의 기억을 찾아줍니다?”


하동리도 호기심을 보였다.


“한번 들어가 볼까요?”


“그러게요. 기억을 찾아준다고 하니까. 그냥 한번 들어가 보고 싶네요.”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문을 열고 가게로 들어갔다.

연한 재스민 향이 실내를 채우고 있었다.


이슬람 계열의 문양이 창문과 벽에 새겨져 있고, 인도나 이집트에서 볼 수 있는 형상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어서 오세요.”


붉은 색 계열의 긴 원피스를 입은 중년의 흑인여자가 하얀 이를 들어내고 웃으며 두 사람을 맞이했다.


“이곳은 손님의 기억을 찾아주는 방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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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6> 두 사람이 납치된 것일까요? 21.11.08 41 2 12쪽
55 <55>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났어요. 21.11.04 48 2 12쪽
» <54> 당신의 기억을 찾아줍니다. 21.11.03 41 2 12쪽
53 <53> 우리에게 하동리를 넘기시오. 21.11.02 41 2 12쪽
52 <52> 총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21.11.01 46 3 11쪽
51 <51> 어둠 속에서 사내가 걸어왔다. 21.10.28 45 3 11쪽
50 <50> 내가 보호자가 될게요. 21.10.27 46 2 11쪽
49 <49> 해치워버리자고. 21.10.26 46 2 11쪽
48 <48> 예리한 칼이 뱀처럼 기어왔다. 21.10.25 46 2 11쪽
47 <47> 자유진영이라고 했어요. 21.10.21 47 2 12쪽
46 <46> 우리하고 같이 가시지요. 21.10.20 44 2 12쪽
45 <45> 비밀의 열쇠 21.10.19 49 2 12쪽
44 <44> 우리 서로 사귀는 사이였나요? 21.10.18 46 2 12쪽
43 <43> 떠나신다고 했는데. 21.10.14 44 2 12쪽
42 <42> 테러범들 윤곽 잡혀간다. 21.10.13 43 2 12쪽
41 <41> 하동리는 파이프를 휘둘렀다. 21.10.12 46 1 12쪽
40 <40> 칼로 공격했다. 21.10.11 45 1 12쪽
39 <39> 우리는 연인관계였습니다. 21.10.07 53 2 12쪽
38 <38> 우리는 연길에서 왔어요. 21.10.06 50 2 12쪽
37 <37> 조선족입니다. 21.10.05 54 2 12쪽
36 <36> 최백철과 함께 일하고 있다. 21.10.04 53 2 12쪽
35 <35> 다음에 밥을 살게요. 21.09.30 62 2 12쪽
34 <34> 칼을 하동리 목에 겨누었다. 21.09.29 57 2 12쪽
33 <33> 누가 찾아왔다. 21.09.28 56 2 12쪽
32 <32> 이제 떠나야 할 것 같아요. 21.09.27 58 2 12쪽
31 <31> 사태가 심각하고 중대하다. 21.09.23 57 2 12쪽
30 <30> 계획적인 사건이다. 21.09.22 67 3 12쪽
29 <29> 왜 이곳에 온 것이지요? 21.09.21 66 2 12쪽
28 <28> 낯익은 얼굴이다. 21.09.20 64 2 12쪽
27 <27> 호텔에서 일해 보는 게 어때요? 21.09.16 6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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