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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본 님의 서재입니다.

통 큰 만남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갱본
작품등록일 :
2021.08.14 07:55
최근연재일 :
2022.02.11 05:58
연재수 :
115 회
조회수 :
8,073
추천수 :
206
글자수 :
604,752

작성
21.10.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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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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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43> 떠나신다고 했는데.

...




DUMMY

“반태오 선생을 공격한 자는, 이 키가 크고 이마가 넓은 자와 역시 키가 크고 얼굴이 네모진 이 사람인 것 같고, 하동리 씨를 테러한 자는 이 통통하면서 둥치가 좋은 사람하고 중키에 각진 얼굴을 가진 이 사람인 것 같은데······.”


바비달이 두 사람에게 동의를 구하듯 말을 맺으며 쳐다봤다.

반태오와 하동리는 바비달의 말에 긍정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 자들을 잡을 수 있겠습니까?”


“수배를 해야지요.”


바비달이 자리를 뜨려는지 일어났다.


“아, 그리고······ 반태오 씨께서 병원에 계시는 동안 여기 주변을 순찰할 수 있도록 지역 경찰에 협조를 구해놓겠습니다.”



***



바비달이 병실을 나간 뒤 강종화가 찾아왔다.


“선배님! 이거 어떻게 된 거예요?”


강종화는 어리둥절한 표정 반 걱정 반의 표정으로 병실을 들어왔다.


“가만히 있어보자······, 이 분이 바로?”


강종화는 하동리를 보고는 반태오를 쳐다봤다.

하동리가 반태오의 아내 서현진과 닮았다는 것을 반태오를 통해 들었음에도 놀란 모양이다.


하동리는 강종화에게 가볍게 목례를 했다.


“예, 예. 안녕하세요. 정말 똑 같이 생기셔서 놀랐습니다. 하하하.”


반태오 병문안을 왔다는 건 잠시 잊었는지, 강종화는 하동리에게만 관심을 보였다.


“아, 그나저나 어떻게 된 일이에요? 프랑스까지 오셔서 이런 일을 당하시다니······. 몸은 괜찮으세요?”


“응, 괜찮아. 옆구리를 두 방 찔렸는데, 장기에는 이상 없어. 여기 손등하고 팔목하고.”


반태오는 붕대로 감긴 상처 부위를 보여주며 말했다.


“정말 다행이에요.”


“여기 이 분 아니었으면 정말 큰 일 날 뻔 했어.”


반태오는 하동리를 흐뭇한 미소로 쳐다보며 말했다.


“그래요?”


강종화는 다시 놀란 눈으로 하동리를 쳐다봤다.

하동리는 부끄러운지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렇지 않아도 오기 전에 경찰에 알아봤어요. 몽타주가 있다면서요?”


“아까, 나를 담당하는 경찰이 왔다갔는데, 네 명 정도로 압축이 되는 것 같아.”


“아, 그래요.”


“그 몽타주로 한국에서 신원을 확인할 수 있을까 싶은데.”


“대사관에 파견된 경찰에게 말을 해서 한번 알아볼게요.”


“혹시 종화는 어떤 세력이라고 추측하는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조금 흉흉한 소문들이 나돌기는 한데, 지금으로서는 정확한 증거가 없어서 어떤 세력이라고 말하기는 좀······.”


강종화는 뒷머리를 긁적이면서 뭔가를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


“일단은 신원을 확인 해보는데 까지 확인해보고요. 그래야 어떤 세력인지 알 것 같아요.”


“제가 한 말씀 드려도 될까요?”


하동리가 두 사람 눈치를 보면서 조심스럽게 끼어들었다.


“아, 예. 말씀하세요.”


“저를 납치했던 사람들은 중국 조선족이 아닐까 싶어요.”


“어, 맞아.”


반태오가 하동리 말에 맞장구를 쳤다.


강종화는 무슨 말이냐는 표정으로 반태오와 하동리를 번가라 봤다.


“지금까지 알아낸 정보에 의하면, 이 여성분이 중국 연길에서 왔다는 거야. 연길에서 무슨 일에 개입되었는데, 그 세력들이 그 테러범들이 아닐까, 그렇게 추측을 하고 있거든.”


강종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반태오의 말을 들었다.


“하여튼 그래도 우리나라 경찰에게 이야기를 해서 신원을 파악할 수 있는데 까지 파악해 볼게요.”


강종화가 몸조리 잘 하라는 인사를 하고 병실을 나간 뒤, 오리엔트 호텔 사장 비앙이 찾아와 걱정을 해줬다.


다 나을 때까지 출근하지 말고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라는 말을 했다.

하동리에게도 휴가를 줄 테니 옆에서 반태오를 잘 간호해달라는 부탁 말을 했다. 하동리는 고개를 숙이고 비앙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었다.


비앙이 떠난 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정수련이 병실로 들어왔다.


정수련은 들어오자마자 반태오가 다친 것에 대해 곧 울음이라도 쏟아낼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방방거렸다.


그러다 하동리가 옆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하동리를 슬쩍 째려봤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가고 진정이 될 무렵 반태오는 정수련이 싫어할 소리를 한마디 하고 말았다.


“그래도 이 하동리 씨 아니었으면 나는 아마 하늘나라에 가 있었을 거야.”


정수련은 급히 얼굴색이 변하면서 싸늘한 표정으로 하동리를 쳐다봤다.


“왜요?”


“하동리 씨가 검도 실력이 보통이 아니더라고. 파이프로 테러범들 하고 싸우는데 테러범들이 꼼짝을 못하더라고. 그 덕에 내가 살 수 있었지. 허허허.”


반태오는 정수련의 마음은 헤아리지도 않고 하동리를 추켜세웠다.


정수련의 표정이 대번에 뾰로통해졌다.

입이 한 자나 나와서 뚱한 얼굴을 했다.

반태오도 아차 싶은지 얼굴이 벌게졌다.


“수련 씨는 테러범들이 누구라고 생각해?”


반태오는 얼른 화두를 돌렸다.


“글쎄요.”


정수련은 뚱한 얼굴을 한 채 잠시 눈동자를 굴렸다.


“내 생각엔······, 아무래도 현 정권과 관련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전혀 생각 없이 던지는 말 같았다.

현 정권이 뭐가 아쉬워서 대통령 후보에서 사퇴한 반태오를 테러하겠는가.


“왜, 그러지?”


“내 육감이 그래요. 지금으로서는 실체를 알 수는 없지만 그러지 않을까 싶어요.”


“육감이?”


“현진이가 그랬을 때도 뭔지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그런 생각이 번뜩 들었거든요.”


“물론 당시는 다들 그런 음모론들을 이야기했었지.”


그러나 음모론은 음모론에 불과했다.

현실은 그렇지 않았으니까.


“사람의 육감이라는 게 때론 그 무엇보다도 정확할 때가 있거든요.”


“그럴까?”


정수련이 하동리를 고드름이 뚝뚝 떨어지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잠깐 저 좀 보실래요?”


정수련은 밖으로 나갔다.

하동리가 머뭇거리더니 반태오를 한번 본 뒤 정수련을 따라 나갔다.



***



“떠나신다고 했는데······?”


정수련은 서늘한 눈으로 하동리를 바라봤다.

너무 직설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게 무슨······?”


하동리는 당황스런 눈으로 정수련을 쳐다봤다.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반태오 후보님은 하동리 씨의 남편이 아니에요. 그건 이제 아시지요?”


“······.”


충분한 방어 자세를 취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격을 받고 있다.

하동리는 대답을 못하고 두리번거리기만 했다.


“떠나신다고 하셨다면서요?”


정수련은 서늘한 눈을 매운 고추 눈으로 바꾸고 하동리를 쳐다봤다.

거의 째려보는 수준이다.

하동리는 정수련의 눈을 피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제 떠나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하동리 씨는 반태오 후보님과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요!”


방패 없이 서 있는 하동리에게 정수련은 무자비하게 창을 찔러댔다.

몹시 짜증 섞인 말투다.

공격에 맥을 못 추고 꼬리를 사리는 강아지처럼 하동리는 움츠렸다.


“반태오 씨 몸 상태가 저래서······.”


겨우 내놓은 형편없는 방패다.


“그러니까, 후보님의 몸 상태가 안 좋아서 못 떠나겠다는 말씀인가요?”


정수련은 여전히 창으로 하동리의 마음을 찔러대고 있다.

하동리는 저절로 몸이 움츠려들었다.

정수련을 쳐다볼 수도 없다.


“내가 돌봐드릴 거예요. 내가 간호해드린다고요. 하동리 씨보다 내가 후보님을 더 잘 알아요. 후보님의 식성부터 옷 입는 것까지, 뭘 싫어하고 뭘 좋아하는지 내가 훨씬 더 잘 안다고요.”


정수련은 하동리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고 사정없이 창으로 찔러대고 있다.


정수련은 하동리를 잘 모른다.

물론 지금은 하동리도 자신을 잘 모르지만.

하동리가 얼마나 강단지고 야무진 여자인지를.


“내가 할 거예요······.”


정수련도 공격하는데 힘을 쏟은지라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정막 속에서 아주 작은 음성이 하동리와 정수련 사이를 매웠다.


“뭐라고요?”


정수련은 잘못 들었는지, 하동리의 말을 다시 확인해보려는지, 목소리 톤을 높였다.


“내가 할 거라고요!”


하동리가 발톱을 세운 채 정수련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정수련은 기가 찬지 눈과 입을 크게 벌리고 하동리를 쳐다봤다.


“무, 무슨 자격으로요?”


“자격요? 무슨 자격요? 아픈 사람을 돌보는데 자격이 필요한가요?”


“이보세요! 나는 반 후보님의 비서예요. 나는 반 후보님 옆에서 반 후보님을 돌봐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고요. 당신은 반 후보님과 어떤 관계인가요? 어떤 관계예요? 아무런 관계도 아니잖아요!”


주먹질만 안 했지, 마음 같아서는 당장 머리끄덩이라도 붙잡고 늘어지고 싶은 심정이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려 하고 있다.


하동리와 정수련의 눈빛이 두 사람 중간에서 부딪쳐 거칠게 폭발하고 있다.


잠시 정수련의 눈을 노려보던 하동리가 눈에 힘을 빼고 소금 맞은 배추처럼 순을 죽였다.


“미안해요. 미안합니다······.”


정수련도 표독스럽게 뜨고 있던 눈에서 힘을 빼고 시선을 다른 데로 돌렸다.


“내가 자격 없는 거 알아요.”


하동리 목소리는 다시 가라앉아 차분했다.


“하지만 내게 조금만 시간을 주세요. 반태오 씨가 지금은 몸이 안 좋으니까, 몸이 괜찮아질 때까지만 같이 있게 해주세요. 부탁이에요.”


정수련은 뭐라고 말을 하려다가 하동리를 차가운 눈으로 힐끗 쳐다보고는 뒤돌아서서 뚜벅뚜벅 멀어져버렸다.



***



“무슨 이야기를 했어요?”


병실로 들어가자 반태오가 걱정스런 눈으로 쳐다봤다.

하동리의 표정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아니에요. 별 이야기 안 했어요.”


하동리는 시선을 피하면서 말했다.


“무슨 또······ 이상한 이야기 했지요?”


반태오도 짐작이 간 것이다.


“이상한 이야기는요. 흠흠흠.”


하동리는 애써 태연한 척 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당신이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어요.”


반태오가 조용히 말했다.

하동리는 그런 반태오를 가만히 쳐다봤다.

하동리는 말없이 반태오의 손을 잡았다.

반태오는 간절한 눈으로 하동리를 바라봤다.


“당신 몸이 많이 안 좋잖아요. 옆에서 당신을 돌봐줄 사람이 필요해요.”


“당신이······ 곁에서 돌봐줘요.”


하동리는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하동리는 반태오의 손을 다시 꼭 잡았다.


“정수련 씨에게 좀 미안해요.”


“왜요?.”


“그냥요.”


“······.”


“정수련 씨는 당신을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하동리가 내 말이 맞지 않느냐는 표정으로 반태오를 바라봤다.

반태오는 시선을 돌렸다.


“나 때문에 정수련 씨가 마음이 많이 아플 것 같아요. 그래서 미안해요.”


반태오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당신도 정수련 씨 좋아하지요?”


반태오는 바로 답하지 않고 잠시 시간을 보냈다.


“정수련은 좋은 여자예요······. 나한테 헌신적이었어요. 아내를 잃은 뒤 나를 많이 위로해줬어요. 고마운 사람이에요.”


하동리는 말없이 반태오를 쳐다봤다.

계속 말해보라는 표정으로.


“아마, 당신이 나타나지 않았으면······, 어땠을지 몰라요.”


하동리는 역시 말없이 반태오를 쳐다봤다.


“그런데······ 당신이 나타났어요.”


“내가 왜요? 내가 방해를 했나요? 당신과 정수련 씨 사이를요?”


“방해한 게 아니지요.”


하동리는 반태오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방해한 게 아니라, 당신은 원래 내 마음에 있던 당신의 자리를 찾아들어온 것이에요.”


“그게 무슨······.”


“당신은 내 아내였으니까요. 아니, 당신은 지금 내 아내니까요.”


하동리는 시선을 떨어뜨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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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6> 두 사람이 납치된 것일까요? 21.11.08 41 2 12쪽
55 <55>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났어요. 21.11.04 48 2 12쪽
54 <54> 당신의 기억을 찾아줍니다. 21.11.03 41 2 12쪽
53 <53> 우리에게 하동리를 넘기시오. 21.11.02 41 2 12쪽
52 <52> 총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21.11.01 46 3 11쪽
51 <51> 어둠 속에서 사내가 걸어왔다. 21.10.28 45 3 11쪽
50 <50> 내가 보호자가 될게요. 21.10.27 46 2 11쪽
49 <49> 해치워버리자고. 21.10.26 46 2 11쪽
48 <48> 예리한 칼이 뱀처럼 기어왔다. 21.10.25 46 2 11쪽
47 <47> 자유진영이라고 했어요. 21.10.21 47 2 12쪽
46 <46> 우리하고 같이 가시지요. 21.10.20 44 2 12쪽
45 <45> 비밀의 열쇠 21.10.19 49 2 12쪽
44 <44> 우리 서로 사귀는 사이였나요? 21.10.18 46 2 12쪽
» <43> 떠나신다고 했는데. 21.10.14 45 2 12쪽
42 <42> 테러범들 윤곽 잡혀간다. 21.10.13 43 2 12쪽
41 <41> 하동리는 파이프를 휘둘렀다. 21.10.12 46 1 12쪽
40 <40> 칼로 공격했다. 21.10.11 45 1 12쪽
39 <39> 우리는 연인관계였습니다. 21.10.07 53 2 12쪽
38 <38> 우리는 연길에서 왔어요. 21.10.06 50 2 12쪽
37 <37> 조선족입니다. 21.10.05 54 2 12쪽
36 <36> 최백철과 함께 일하고 있다. 21.10.04 53 2 12쪽
35 <35> 다음에 밥을 살게요. 21.09.30 62 2 12쪽
34 <34> 칼을 하동리 목에 겨누었다. 21.09.29 57 2 12쪽
33 <33> 누가 찾아왔다. 21.09.28 56 2 12쪽
32 <32> 이제 떠나야 할 것 같아요. 21.09.27 58 2 12쪽
31 <31> 사태가 심각하고 중대하다. 21.09.23 57 2 12쪽
30 <30> 계획적인 사건이다. 21.09.22 67 3 12쪽
29 <29> 왜 이곳에 온 것이지요? 21.09.21 66 2 12쪽
28 <28> 낯익은 얼굴이다. 21.09.20 64 2 12쪽
27 <27> 호텔에서 일해 보는 게 어때요? 21.09.16 6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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