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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류수호 해결사 사무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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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웰크란
작품등록일 :
2024.09.1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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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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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DUMMY

류수호 해결사 사무소는 일반적인 직장과 비교하면 다소 독특한 흐름을 보여주는 편이다.

우선 뚜렷하게 정해진 근무 시간이 없다.

해결사 사무소의 특징상 의뢰인이 궁지에 몰려서 오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이때 사무소가 문을 닫은 상황이면 서로 엇갈리기 때문.

애초에 류수호 본인의 집이 사무소라고 할 수 있어서 크게 문제가 될 건 없다.

사무실 바로 옆에 원룸 느낌으로 침대 등의 가구를 마련해둔 것이다.

사실상 24시간을 운영하는 셈.


의뢰인이 새벽에 연락을 하거나 방문하더라도 괜찮다.

AI 호라이즌이 파트너로 함께 자리하고 있기 때문.

어디까지나 AI이니만큼 인간과 달리 수면을 취할 필요가 없으니 언제든지 대응이 가능한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새벽에 의뢰인이 방문하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

류수호 해결사 사무소가 개업하고 나서 어연 1년이 된 시점이지만, 새벽에 방문한 의뢰인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흐아암···.”


오전 7시 정도 즈음이면 류수호가 기상, 세안과 함께 아침 식사를 끝마치고 나서 출근에 나선다.

이때가 보통 오전 9시 정도.

이후에는 사실 의뢰인이 오지 않는다면 매우 한가한 편이다.

애당초 해결사 사무소는 그 특성상 의뢰인이 없을 경우 할 게 없다고 봐도 무방한 까닭.


-작전을 변경한다!

“그렇지! 여기에서 협공!”

뿅뿅-!


류수호는 보통 이렇게 되면 대충 걸터 앉은 채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게임을 즐긴다.

컴퓨터 게임과 달리 간편하게 즐길 수 있으며, 딱히 세이브 같은 게 필요하지도 않았으니 언제 움직이게 될지 모르는 해결사의 입장에서 보면 여러모로 안성맞춤인 것이다.


타닥타닥-

[보자, 오늘의 소식은···.]


호라이즌은 그 사이에 웹서핑을 즐기는 편이다.

인터넷은 AI한테 있어 하나의 거대한 세계와도 같았으니 당연한 법.

사실 요즘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류수호 해결사 사무소에 용건이 있는 사람들도 주로 메일을 통해 의뢰를 보내곤 해서 정기적인 확인은 선택이 아닌 필수에 속한다.


[흐음, 딱히 눈에 띄는 안건은 없군요.]


물론 대부분은 이처럼 허탕만 치기 일쑤.

대부분의 사람한테 있어 곤란한 일은 먼저 길드와 경찰을 거치기 마련이니만큼, 일감이 자주 떨어질 리가 만무한 법.

당연히 호라이즌은 자아가 실로 강대한 만큼 마냥 인터넷 서핑만 하는 것도 아니다.


-여기에서 이런 전개가 말이 되나? 난 진짜 황당하던데.

[허어, 이런 알못을 봤나. 또 계몽의 시간이 왔군. 어쩔 수 없지. 이 몸이 직접 나설 수밖에.]


이처럼 인터넷의 여러 커뮤니티에서 활동도 왕성하게 하는 편이다.

활동하기 쉽도록 아예 본인이 직접 아이디를 따로 만들었을 정도.


“얌마, 깡통.”

[뭡니까, 휴먼?]

“보니까 또 키배 한번 붙는 모양인데, 분탕 적당히 쳐라. 나까지 말려들게 하지 마.”

[어이가 없군요. 최첨단 AI인 제가 그럴 리가 있습니까? 그런 걱정은 조금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휴먼.]

“너 때문에 내가 전에 대신 나가서 현피 떴던 건 잊은 거냐···?”

[그건 어디까지나 실수입니다.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죠. 그 왜, 원숭이도 가끔은 나무에서 떨어지기 마련이지 않습니까?]

“넌 사람이 아니라 AI잖아···.”


그게 너무 지나친 나머지 몇 차례 사고(?)를 친 적도 있지만, 호라이즌한테 있어서는 가장 큰 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류수호 해결사 사무소의 목표인 아우레일리아를 수소문하지는 않느냐고?

당연하게도 이미 다 해두었다.

해결사로 일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여러 인맥들을 통해서 말이다.

류수호 개인이 직접 발로 뛰는 것보단 그쪽이 훨씬 더 용이한 까닭.

간단하게 말하자면 일종의 통발을 던져둔 셈.


아무튼 류수호 해결사 사무소의 일상은 보통 이런 식이다.

이렇게 계속 점심, 저녁까지 시간을 보내다가 어느 정도 늦어지면 업무 종료에 들어가는 식.

의뢰가 없을 경우에는 어찌 보면 정말 무료한 나날을 보내는 셈인데, 이제는 이러한 류수호 해결사 사무소에 꽤나 큰 변화가 생기게 도었다.


똑똑-

“안녕하세요, 류수호 씨, 호라이즌.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처럼 아르바이트생으로 한서아가 류수호 해결사 사무소에 합류한 것이다.

그녀의 근무 시간은 오후 4시부터 오후 9시까지.

학교에서의 수업이 끝나거든 옷만 갈아입고 곧바로 오는 식이다.

한서아의 역할은 주로 잡일 담당.

청소를 하거나 혹시라도 의뢰인이 오면 접객을 도맡곤 한다.

사실 해결사 사무소의 특성상 의뢰인이 오는 경우가 썩 없다 보니 한서아 역시 비교적 한가한 편에 속한다.


“어서 와요, 한서아 학생. 오늘은 조금 늦었네요?”

“죄송해요. 오는 길에 전철이 막혀서요.”

[한서아 양이 오는 것만을 기다렸습니다. 칙칙한 사내 놈이랑 둘이서만 있으려니 여간 답답한 게 아니더군요.]

“이 깡통이···. 그 칙칙한 사내 놈한테 한번 맞아볼래?”

[풉, 때릴 수 있으면 때려보십시오.]

“아하하···.”


류수호 해결사 사무소는 아무래도 한서아가 출근하면 그제야 활력이 도는 느낌이 없지 않다.

사람 한 명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굉장히 큰 까닭.

흔히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들 하지 않던가?

한서아가 아르바이트생으로 합류하고 난 뒤로는, 그녀가 퇴근하면 류수호와 호라이즌도 괜히 심심해지곤 한다.

하물며 한서아는 정녕 고등학교 2학년생이 맞나 싶을 정도로 성숙한 몸매와 더불어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

이제는 그야말로 류수호 해결사 사무소의 꽃과 같았으니 존재감이 엄청난 것이다.

한서아가 출근을 끝마치고 나서 시간이 약간 지나고 나면 어느 덧 오후 5시.

슬슬 저녁을 먹어야 하는 시간.


“그럼 밥이나 먹으러 갈까요? 한서아 학생, 혹시 뭐 먹고 싶은 거 있어요?”

“으음···. 류수호 씨의 단골 가게에서 덮밥이 먹고 싶네요. 전에 보니까 새로운 메뉴가 나온 모양이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그 가게에서 제육 덮밥을 새로 출시했었죠. 먹어본 손님들 역시 호평인 모양입니다.]

“그래? 그럼 나도 오늘 저녁에는 그거나 먹어볼까?”


저녁 식사 시간이 되면 이렇게 셋이서 함께 인근의 가게에 다녀오곤 한다.

류수호 해결사 사무소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긴 하지만 식재료 준비와 더불어 다 먹고 나서 설거지를 해야 하는 등, 여러모로 귀찮은 작업이 많다 보니 그냥 나가서 먹고 오는 게 훨씬 좋은 것이다.

사실상 이 또한 일상인 셈.

하지만 오늘은 그 과정에서 살짝 다른 흐름이 나타났으니,


“······.”


그건 바로 한서아의 표정이다.

같이 가게에 들어가 제육 덮밥을 주문해서 먹는 것까진 좋았는데, 그 과정에서 표정이 살짝 어두워진 것이다.


“왜 그래요, 한서아 학생? 무슨 걱정이라도 있어요?”

[그러게 말입니다. 안색이 살짝 좋지 않군요.]


거기에는 류수호와 호라이즌이 서로 고개를 갸웃하며 묻는다.


“아··· 죄송해요. 티가 난 모양이네요.”

“크크, 차라리 귀신을 속여야지.”

[저희는 아무래도 이런 쪽으로 먹고 살다 보니 모를 수가 없긴 합니다.]


사실 한서아는 최대한 내색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이 둘은 보통 눈치가 빠른 게 아니다 보니 바로 들키고 말았다.


“별 게 아니라··· 그냥 이 상황이 너무 좋아서요. 사실 저는 두 분께서 제 정체를 알게 되면 아무래도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살짝 데면데면한 표정으로 스스로의 볼을 긁적이면서 말하는 한서아.

그녀 자신이 말한 정체는 당연히 대통령의 딸이라는 부분이다.

보통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적잖이 당황하기 마련이고, 그대로 혹시 모르는 만큼 거리를 두곤 할 텐데 류수호와 호라이즌은 그런 게 전혀 없었다.

오히려 이제야 모든 궁금증이 해소되었다는 반응이 끝.

그 다음에는 잠깐 동안 의논을 한 끝에 한서아를 류수호 해결사 사무소의 아르바이트생으로 채용했다.

아무래도 한서아는 입장이 입장이니만큼 뒤늦게 정체가 밝혀져서 주변인들이 거리를 둔 경험이 몇 차례 있었는데, 류수호와 호라이즌은 그런 게 일절 없었으니 놀랄 수밖에.


“뭐, 그게 엄청난 디메리트는 아닌 거니까요. 딱히 한서아 학생을 어렵게 생각할 이유는 아니잖아요?”

[저희 사무소 쪽에 한서아 양의 보디가드들이 쫙 깔렸으면 모르겠습니다만, 딱히 그런 것도 없고 말이죠.]

“아,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그건 제가 거듭 부탁드렸거든요.”


실제로 류수호와 호라이즌은 한서아의 정체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딱히 문제가 될 건 없기 때문.

오히려 반가운 느낌도 없지 않다.

그 정도의 입지를 지녔다면 현재 류수호 해결사 사무소의 가장 큰 목적인 아우레일리아 수색에 대한 정보가 들어올 수도 있으니까.


“저는 단지··· 이대로 정말 괜찮을까 해서요. 그···.”


살짝 말을 머뭇거리는 한서아.

여기에는 AI인 호라이즌이 빠르게 그 뜻을 읽어낸다.


[과연, 이해했습니다. 확실히 한서아 양의 입장에서 보면 걱정이 될 수도 있겠군요.]

“깡통, 도대체 무슨 소리야?”

[간단한 겁니다, 휴먼. 한서아 양은 저희 사무소의 재정 상태를 걱정하는 겁니다.]

“어잉? 재정 상태라고? 한서아 학생, 진짜 그래요?”

“그게··· 네, 맞아요.”


호라이즌의 이야기에 류수호가 놀란 표정으로 묻자 어렵게 고개를 끄덕이는 한서아.

놀랍게도 류수호 해결사 사무소는 복지가 대단히 좋은 편에 속한다.

우선 한서아는 기본적으로 주 7일 근무에 매일 식사 시간 1시간을 제외하고 4시간씩 근무이므로 주휴 수당까지 전부 포함이 된다.

여기에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하여 4대 보험 가입까지.

심지어 최저 시급도 아니다.

물론 시작은 최저이나, 근무 기간이 길어질수록 점점 오르는 식.

그뿐만이 아니라 지금처럼 식사비는 류수호 해결사 사무소에서 따로 내주며, 만약에 부득이한 사정으로 장기간 출장을 나가게 되면 시급은 1.5배로 계산하는 식이다.


게다가 반드시 주 7일을 일할 필요도 없다.

만약에 한서아가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나오지 않아도 되며, 그에 따른 불이익도 딱히 없다.

아르바이트생 입장에서 보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조건!

하지만 동시에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현재 류수호 해결사 사무소는 연신 파리만 날리고 있었기 때문.

한서아가 합류하고 나서 어느덧 열흘이라는 제법 긴 시간이 흘렀는데, 그 사이에 온 의뢰인은 단 두 명에 불과했다.

심지어 이들도 그저 상담만 받고 돌아간 터라 그 과정에서 발생한 수입은 전혀 없었다.

류수호와 호라이즌은 이런 게 일상이라며 개의치 않았으나, 본의 아니게 막대한 지출의 원인이 된 한서아의 입장에서 보면 가시 방석에 앉은 느낌을 받아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것이다.


“크크···. 하기야, 저희가 한서아 학생한테 좀 파격적인 조건으로 계약하긴 했죠.”

“저는 임금을 줄이셔도 상관 없어요. 솔직히 무급이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걸요.”

“에이,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죠. 그러면 노동부에서 예끼 이놈 하면서 바로 날아올 텐데.”

[게다가 줬다가 뺏는 것만큼 치사한 행동도 없습니다. 저희 류수호 해결사 사무소가 한서아 양의 임금을 줄이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겁니다.]

“그래도···.”


류수호와 호라이즌의 이야기에 다시금 말끝을 흐리는 한서아.

해결이 된 게 없었으니 계속 걸리는 것이다.

여기에는 류수호가 이내 말문을 열었으니,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나요, 한서아 학생?”

“···네?”

“우리 씀씀이가 이상할 정도로 헤픈 부분이요.”


그 내용은 이처럼 꽤나 의미심장하다.

실제로도 그렇다.

류수호 해결사 사무소는 단순하게 한서아한테만 후한 조건으로 계약한 게 아니었기 때문.

탕비실의 수준도 아주 훌륭하다.

그뿐만이 아니라 류수호는 모바일 게임에 돈도 꽤나 쓰는 편이고, 호라이즌 역시 스마트폰 관련 물품을 곧잘 택배로 주문하는 식.


‘그러고 보니···. 류수호 씨만이 아니라 호라이즌까지 그렇다는 건, 바꿔서 말하면 그래도 괜찮다는 건데···.’


그제야 한 가지의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한서아.

거기에는 류수호가 말한다.


“마침 잘 됐네요. 저녁 다 먹고 나서 보여줄게요.”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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