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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류수호 해결사 사무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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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웰크란
작품등록일 :
2024.09.11 10:35
최근연재일 :
2024.09.2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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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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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1화

DUMMY

타타탓-!

“하아···. 하아···.”


어두운 어느 장소.

한 남성이 달리고 또 달린다.

단순하게 움직임뿐만이 아니라 표정까지 절박한 것이, 마치 생사가 걸린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아니, 실제로도 긴박한 상황이다.


-놓치지 마라!

-절대로 놓치면 안 된다!


다수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남성을 쫓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단순하게 사람만이 쫓는 것도 아니다.


컹컹-!

으르르르···.


이처럼 사방에 개를 풀어두기까지!

당연한 말이지만 단순하게 산책을 나온 게 아니다.

모든 개들이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사냥개로, 이런 상황에 특화되어 있다.

모든 사냥개들이 두 눈을 시퍼렇게 뜬 채 목표물을 찾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상태.

그 모습으로 보아 만약에 잡히게 된다면 그 자리에서 즉시 피를 보게 되는 건 자명하리라.


“후우···. 정말 미치겠구만···.”


한껏 도망을 꾀하던 남성이 지금의 상황에 난처한 표정으로 작게 중얼거리니, 이미 그는 완벽하게 포위 당한 상황이다.

그 자신을 쫓는 자들에게 붙잡히는 건 말 그대로 시간 문제.

헌데 놀랍게도 여기에는 뜻밖의 전개가 펼쳐졌으니···.


푸쉬쉬···.

-···!? 갑자기 뭐야!?

-놈의 짓인가!?


그건 바로 돌연 그 주변에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어느 시점에서부턴가 돌연 피어오르기 시작한 연기가 스멀스멀 퍼지더니만 그 일대를 완전히 잠식하고 말았다.

허나 이건 어디까지나 시작에 불과한 느낌이 없지 않다.


-크오오오오···.


연기와 함께 낮게 깔려오는 굉음.

당연하게도 인간이 낸 소리가 아니었으며, 동물인 사냥개가 낸 소리 역시 아니다.


-뭣···!? 마물이라고!?

-여기에서 마물이···!?


그 정체는 다름 아닌 마물.


-안개···. 대형···. 틀림없어! A급 위험도의 버그베어다!


심지어 그 위험도는 이처럼 상당하다.

마물의 최고 위험도가 S급까지 있다는 걸 감안하면 실로 무시무시한 셈.

가장 높은 위험도의 바로 아래 아니던가?

물론 숫자로만 따지면 현재 인간 쪽이 훨씬 많고, 여기에 사냥개도 다수 있긴 하지만 이런 건 지금 상황에서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


-크오오오···!

푸칵!

-끼이잉···.

-켕켕-!


마물이 그냥 한번 짓밟으니 초토화가 되어버린 것이다.

순식간에 다섯 마리의 사냥개가 허무하게 목숨을 잃고 말았다.

똑같이 A급 헌터가 있어도 싸울 수 있을까 말까인데 현재 여기에는 헌터 자체가 없다.

즉, 사실상 맞서 싸우는 게 불가능한 상황!


-도, 도망쳐···!

-하지만 놈이···!

-젠장! 죽으면 의미가 없잖아! 그런 말할 시간에 도망이나 치라고!

타탓-!


결국 추격자들의 선택은 퇴각이다.

어찌 보면 매우 현명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상황에서 마물한테 덤벼드는 건 명백한 자살 행위 아니던가?

하지만 추격자들과 달리 퇴각조차 불가능한 사람이 있었으니,


“결국은··· 어쨌든 죽을 운명이었다는 건가···.”


바로 이 목소리의 주인공··· 조금 전까지 쫓기던 남성이다.

마물이 하필이면 코앞에 나타난 터라 어쩔 도리가 없는 상태.

그저 마물에 의해 언제 찢기느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서서히 다가온다.


번뜩!


오래 걸리지 않아 마물이 남성을 발견한 것이다.

바로 앞에 있었으니 알아차리지 못할 리가 만무한 법.


-크오오오···!


모든 마물이 그렇듯 이내 적의를 드러내기 마련이며, 그것은 곧 행동으로 이어진다.


처억-


남성의 위로 발을 들어올린 것이다.

그대로 짓밟아서 단숨에 끝장을 내기 위함.


“하하,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잡히는 게 더 나았겠군···.”


남성은 그러한 광경에 그저 체념어린 표정으로 이렇게 중얼거리기만 할 뿐이다.

스스로의 마지막을 직감한 까닭.

그와 함께 두 눈을 질끈 감았으나, 여기에는 또 의외의 전개가 발생했다.


파악-!


남성을 향해 마치 단두대 칼날처럼 무자비하게 떨어지던 마물의 발이 돌연 멈춘 것이다.

마물은 인간과 달리 이성이 일절 없는 존재.

당연히 일부러 멈춘 게 아니다.

그 앞에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낸 상황이다.


“아이고~. 늦어서 죄송합니다, 고객님.”


무려 A급 위험도의 마물이 코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소와 함께 말하는 이 주인공은 다름 아닌 어느 젊은 청년이다.


“고객···? 서, 설마 자네가 그 해결사인가?”


남성이 지금의 상황에 이해가 쉽지 않아 멍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도 화들짝 놀라면서 묻는다.

이 둘의 만남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왜냐하면 남성은 앞서 오늘에 대비하여 보험으로 해결사를 고용한 상태인 까닭.

허나 약속 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아서 지금의 상황에까지 이르렀는데, 뒤늦게나마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아니, 늦게라도 와준 건 고맙지만 지금은 서로 개죽음만 당할 뿐이야. 어째서 여기에···.”

‘···응?’


청년을 향해 말하던 남성의 두 눈이 일순간 커진다.

바로 앞에서 믿기 어려운 광경을 목도하게 된 여파.


‘저, 저 버그베어의 발을 막은 건가? 그것도 한 손으로?’


그건 바로 이러한 광경이다.

청년이 무려 A급 마물 버그베어의 앞발을 한손으로 가볍게 막고 있었던 것이다.

전력을 다해 막아냈어도 대단한데, 딱히 힘이 드는 기색조차 없어 경이롭게 느껴질 정도.


“걱정 말고 거기에서 보기나 하세요.”


청년은 남성의 우려에 그저 이런 식으로 대답하는 게 끝이다.

아니, 그와 동시에 상황이 종료되었다.


푸칵-!

-크어어어···!


청년이 마물을 순식간에 도륙을 내버린 것이다.

받아내고 있던 A급 마물 버그베어의 발을 크게 튕겨내더니만 그대로 가슴팍을 칼로 궤뚫어서 마무리.

A급 마물들은 보통 그 가죽이 특수 합금 이상으로 단단하다는 걸 감안하면 마찬가지로 믿기 어려운 광경.


“쓰읍, 역시 마물이라 그런지 냄새 한번 지독하네.”


A급 마물을 처리해낸 청년은 그저 칼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이렇게 투덜거리기만 할 뿐이다.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는군. 이게 바로 해결사라는 건가?’


남성은 거듭 멍한 표정을 짓고만 있기 바쁘다.

도주에 도움이 될까 싶어 혹시 몰라 계약했을 뿐인데 설마 이토록 강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 했던 것이다.

A급 마물 버그베어를 이토록 손쉽게 처리한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순순히 믿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다치신 데는 없으시죠?”

“어, 그래···. 전부 자네 덕분이네.”

“류수호라고 합니다. 다시 한번 늦어져서 정말 죄송합니다.”


청년이 스스로 이름을 밝힌다.


“그래, 기억하고 있네. 류수호 해결사 사무소라고 했지. 처음에는 이게 도대체 뭔가 했는데, 실력을 보아하니 이유를 알 것 같군.”


거기에는 남성이 이내 반응을 보이니, 왜냐하면 류수호는 사무소에 그대로 스스로의 이름을 넣었기 때문.


[그러게 제가 촌스럽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휴먼. 얌전히 제 이름을 넣었으면 될 걸···.]

“어이가 없네. 그럼 네가 소장할래?”


류수호가 이내 누군가와 티격태격하는데, 거기에서 의아한 부분은 딱히 주변에 다른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그 자신의 스마트폰과 대화를 나누기 바쁜 상태.


“허어···? 누구지? 자네의 동료인가?”

“뭐, 비슷합니다. 그냥 그렇게 이해하시면 편할 겁니다.”

“호오···. 여러모로 독특하군. 해결사는 전부 자네 같은 건가?”

“으음, 다른 해결사들은 만나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그나저나 계속 이런 식으로 한가롭게 시간 보내고 있어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쫓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들었습니다만.”

“참, 내 정신 좀 보게. 여기서부터 어떻게 움직인다지···.”


남성이 류수호의 목소리에 뒤늦게 현실을 파악, 고민에 잠긴다.

그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난 부분까지는 좋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먼 까닭.

그래도 상대가 자신은 A급 마물인 버그베어한테 당했을 거라고 생각할 테니 앞으로는 편해지지 않겠느냐고?

아마 오래 걸리지 않아 다시금 추격을 해올 공산이 크다.

그만큼 상대는 보통 집요한 게 아니기에.

하지만 방금 전까지와 지금의 상황에는 굉장히 큰 차이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남성이 큰돈을 들여 고용한 해결사 류수호가 눈앞에 자리하고 있는 부분이다.


띠리링-

“응···?”


남성이 이내 고개를 갸웃한다.

왜냐하면 그 자신의 스마트폰에 돌연 메시지를 수신한 소리가 들려온 까닭.

거기에는 류수호가 이내 설명에 나선다.


“메일로 추천 도주 루트를 보내드렸습니다. 상황에 맞춰서 총 세 가지로 분류했으니 웬만하면 무사히 달아나실 수 있을 겁니다.”

처억-

“호오···! 세상에, 이 근처에 이런 길이 있었나?”


류수호의 말에 허겁지겁 스마트폰을 꺼내 메일 확인에 나선 남성이 적잖이 감탄한다.

그가 보낸 메일의 내용이 기대 이상이었던 것이다.

심지어 그저 도주 루트를 확보만 해주어도 정말 큰 도움이라고 할 수 있는데, 상황에 따라서 분류를 해주기까지.

그뿐만이 아니라 시간대에 맞춘 행동 강령까지 있어서 이것만 있으면 누가 덤벼와도 전혀 무섭지 않은 느낌까지 들 정도.


“에이, 이 정도는 기본으로 해드려야죠. 받은 돈이 있으니까요.”


류수호가 미소와 함께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한다.

다른 건 몰라도 이런 건 그 자신한테 있어 꽤나 익숙한 일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


“흐흐···. 괜히 스스로 해결사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거군. 좋아. 도착이 늦긴 했지만 내 특별히 환불은 요구하지 않겠네.”

-XX놈이 도움이란 도움은 죄다 받아놓고 설마 환불을 생각했던 겁니까? 이거 완전 인간 말종···.

“얌마, 깡통. 쉬잇.”


류수호가 이내 진땀을 흘리며 황급하게 입단속에 나서니, 다행히 그 행동에는 효과가 있다.


“응? 지금 혹시 뭐라고 했나?”


이처럼 남성이 듣지를 못 한 것이다.


“아닙니다. 그저 무운을 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안전하기는 하지만 쉽지 않은 길이거든요.”

“그래도 자네 덕분에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길은 도대체 어떻게 찾아낸 건가? 놈들은 고사하고 마물들조차 나타나지 않는다니.”

“제 파트너가 다른 건 몰라도 머리 하나만큼은 끝내주게 잘 돌아가거든요. 그 덕분인 거죠.”


적당하게 얼버무리다가도 남성의 물음에 다시금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하는 류수호.

바쁘게 움직일 채비를 갖추는 남성을 물끄러미 응시하고 있다가, 이내 말문을 연다.


“그···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여쭙고 싶은 게 있습니다, 고객님.”

“음? 뭔가?”

“마지막으로 저한테 하실 말씀은 없으십니까?”


류수호가 이윽고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지금까지와 달리 목소리가 꽤나 진지한 것이, 심상치 않은 느낌을 물씬 풍기는 모습.

하지만 남성은 도주에 모든 신경이 쏠린 나머지 미처 그 부분을 눈치 채지 못 했다.


“다음부터는 지각하지 말게. 또 자네의 신세를 지게 될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만약에 또 그러면 그때는 무조건 환불이야.”


그저 이처럼 실없는 소리를 하는 게 끝.

이미 그의 시선은 방금 전에 류수호로부터 메일을 통해 받은 도주 루트를 향해 고정되어 있다.


“흐음···. 명심하겠습니다. 시간 약속은 중요한 거니까요.”


류수호는 남성의 일침에 납득하는 모양새를 보인다.

뜻 모를 미소와 함께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는 게 전부.


“자, 그럼 우리는 여기에서 갈라지지. 나머지 금액은 무사히 벗어나는 즉시 입금하겠···.”


잔뜩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는 남성이었으나, 그는 하던 말을 끝까지 이을 수가 없었다.


번쩍-!

-당신은 포위되어 있다!

-즉시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


왜냐하면 도주 루트에 따라 발걸음을 옮기자마자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 까닭.

그들의 정체는 다름 아닌 경찰이다.

모두가 정갈하게 차려입은 제복과 더불어 남성의 위치를 정확하게 포착해낸 강렬한 라이트와 함께 투항 권고, 그리고 모든 경찰들이 총구를 겨누고 있는 부분까지.

사실상 체크메이트인 상황.


“이, 이게 어떻게 된···!?”


남성이 지금의 상황에 크게 당황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다.

마침내 자유를 되찾았다고 생각하자마자 곧바로 경찰과 맞닥뜨리게 된 셈 아니던가?

구태여 지금의 상황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면, 그 대상은 단 한 명을 제외하면 없다.


“네이놈···! 해결사! 나를 속인 거냐!”


사전에 류수호가 손을 쓴 거라면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지 않던가?

지금의 상황에서 남성이 그를 향해 분개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반응.

거기에는 류수호가 말한다.


“에이, 아무리 화가 나셨어도 말은 똑바로 하시죠. 먼저 속인 쪽은 당신이잖아요? 제가 확실히 돈만 주면 어떤 일이든 하는 건 맞는데, 아무리 그래도 마약 유통 관련은 진짜 아니거든요. 그건 선을 세게 넘는 겁니다.”

-애초에 그런 건 잘못 얽히면 우리까지 책임을 지게 됩니다, 휴먼. 애초에 그런 부분까지 고려해서 일을 맡긴 거겠지만 말입니다.


침착하게 정론을 펼치는 해결사 콤비.

남성이 이에 대한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는 건 너무나도 자연스럽다.


“이 자식-!”

타탓!


급기야 그러한 분노에 몸을 맡긴 것이다.

냅다 류수호를 향해 덤벼들었으나, 이로 인한 결과는 남성한테 있어 꽤나 가혹한 느낌이 없지 않다.


뻐억-!

“컥···!”


그대로 남성의 배에 주먹을 꽂아준 것이다.

상대가 달려드는 힘을 역으로 이용했고, 거기에 힘까지 꽤나 준 만큼 남성이 그 즉시 정신을 잃는 건 지극히 당연한 전개.

애초에 A급 마물인 버그베어조차 손쉽게 처리해내는 류수호가 이런 일반인한테 당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오케이. 이렇게 마무리인가.”


류수호가 한껏 산뜻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해결사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만큼 이런 일은 익숙한 것이다.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휴먼.

“엥? 뭔데?”

-이 사람, 숨을 쉬지 않고 있습니다.

“뭐···!? 야, 숨셔! 숨!”

-풉, 구라입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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