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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UFC 임현규 '더 차갑게' 방태현 '더 뜨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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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개월 만의 UFC 복귀전에서 TKO패 당한 임현규. ⓒ 게티이미지
UFC ’에이스’ 임현규(31)와 '슈퍼내추럴' 방태현(33·코리안탑팀)에 대한 한국 격투기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최근 경기에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경기운영으로 팬들의 한숨을 자아냈다. MMA를 보는 팬들의 눈높이가 올라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코리안파이터들에 대해서는 객관적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UFC 등 해외무대에서 뛰고 있는 소수의 선수들에 대한 애정은 매우 큰 편이다. 과거 박찬호, 박지성 등 다른 종목 스타들을 응원하듯 그들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브라운관 앞에 모여앉아 한목소리로 응원하는 팬들이 대다수다. 그럼에도 임현규, 방태현에 대해서만큼은 ‘고칠 필요가 있다’는 차가운 비판 일색이다.

웰터급 임현규는 사이즈 좋은 선수들이 득시글한 UFC 무대에서도 ‘빅유닛’으로 불린다. 190cm 신장에 양팔 길이(리치)가 무려 200cm에 달해 거구의 서양 파이터들과 비교해도 체격 조건에서 밀리지 않는다. 힘과 맷집도 좋아 UFC 진출 당시부터 기대가 컸다.

이러한 좋은 조건에서도 제대로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UFC 202 마이크 페리(24·미국)전은 임현규의 자존심을 구겨놓은 한판이었다.

술탄 알리예프(32·러시아)의 대체선수로 나선 페리는 신장 177cm, 리치 역시 180.3cm에 불과하다. 사이즈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그렇다고 명성이 높거나 경기운영 능력이 탁월한 선수도 아니다. “근거리에서의 우직한 한 방이 위협적”이라는 평가 외에는 내놓을 것이 별로 없는 선수다.

임현규로서는 리치의 이점을 살려 원거리부터 차근차근 경기를 풀어나가야 했다. 정타를 많이 넣으면서 포인트에서 앞서나간다면 급한 쪽은 페리다. 급해진 페리가 무리하게 들어오면 장기인 카운터 니킥의 기회도 훨씬 더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임현규는 먼저 흥분해서 들어갔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유리해지는 것은 신장이 작은 페리다. 큰 궤적의 타격을 가하는 임현규는 빈틈을 노출했도, 페리는 거푸 카운터펀치를 작렬하며 임현규에게 큰 충격을 줬다. 투지가 아닌 무모함이었다.

임현규는 국내격투관계자들 사이에서 높은 자질을 인정받고 있는 파이터다. 특히 연습경기를 지켜본 이들 사이에서는 “챔피언에 도전해도 이상하지 않은 재능을 갖고 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하지만 실전에서 지나치게 흥분에 경기를 망칠 때가 많다.

UFC에 진출한 정도의 상대들이라면 단순한 패기만으로 잡아내기 어렵다. 최대한 빈틈을 숨기고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어 집요하게 공략해야 승리를 따낼 수 있다. 임현규가 UFC 무대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냉정함’이라는 단어를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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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변해야 하는 방태현. ⓒ 게티이미지

반대로 방태현은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펀치 위주의 단순한 패턴의 파이터다. 펀치력이 좋기는 하지만 댄 헨더슨, 앤서니 존슨처럼 스쳐도 상대가 충격을 받는 공포의 하드펀처까지는 아니다. 때문에 상대 입장에서는 방태현이 어떤 공격으로 나설지 상대는 뻔히 알고 있다.

지난 4일(한국시각) 독일 함부르크 바클레이카드 아레나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93’에서 맞붙은 닉 하인(32·독일)이 대표적 예다. 하인은 기술 수준이 높은 선수는 아니었지만, 방태현 오른손 단발에 충분히 대비를 하고 나와 결정적인 공격은 어렵지 않게 피했다.

다소 적극적인 공세가 필요했다. 패턴도 단순하고 공격횟수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의 허점을 끌어내려면 맞붙어 흔들어야 한다. 치고받고 엉키고 떨어지는 공방전이 벌어지다보면 장기인 오른손 단발을 꽂을 기회는 분명히 온다. 방태현의 지나친 소극적 경기운영에 하동진 코리안 탑팀 감독은 경기 내내 “적극적으로 하라”고 소리쳤다.

방태현의 적극적이지 못한 모습은 한두 번이 아니다. 데뷔전이었던 메어백 타이스모프(27·오스트리아)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존슨전처럼 경기를 주도하며 한 방이 터질 때 외에는 지나치게 소극적이다. 점수를 잃고 있는 후반에도 적극적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패한다.

임현규와 방태현이 뛰고 있는 웰터급, 라이트급은 세계에서 우수한 선수들이 끊임없이 몰려들고 있는 체급이다. 팬들의 이목을 끌 정도의 특별한 캐릭터도 지니지 못한 상황에서 이런 경기력이라면 언제 UFC의 철퇴가 떨어질지 모른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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