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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이빨 아픈 호랑이, 잇몸 정용운·박진태 '으르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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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은 최근 들어 급격한 슬럼프에 빠졌다. ⓒ 연합뉴스

KIA 타이거즈는 KBO리그 순위 선두에 있지만, 최근 불안한 행보를 그렸다.

거침 없는 연승 행진을 펼치던 초반과 달리 연패도 늘었다. 그 사이 NC 다이노스가 무섭게 치고 올라와 게임차(1.5)도 바짝 좁혀졌다. 한국시리즈 2연패에 빛나는 두산도 맹렬한 기세로 추격 중이다.

KIA는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팀답지 않게 공수에서 밸런스가 그다지 좋지 않다. 장점 못지않게 단점 역시 뚜렷하다. 지금까지는 장점으로 단점을 상쇄하며 버텨왔지만 힘에 부친다.

강점으로 꼽히는 타격은 지난 시즌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

김선빈·안치홍이 군복무를 마치고 합류했고, KBO리그 최고의 장타자 최형우가 FA 계약을 통해 건너왔다. SK와의 4:4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게 된 이명기는 안타제조기로 돌아왔다. 외국인타자 로저 버나디나(34·좌투좌타) 역시 적응기를 거친 후 공수주에서 맹활약 중이다. 김주찬·이범호가 예년 같지 않음에도 느끼기 어렵다.

문제는 투수진이다. 시즌 초부터 KIA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 것은 불펜이다.

필승조가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투수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KBO리그 강속구 투수 한승혁은 시범경기 때와 달리 고질적인 제구 불안으로 힘을 쓰지 못한다. 승부처에서 맞다보니 자신감도 잃었다. 좌완 파이어볼러 심동섭과 베테랑 잠수함 임창용은 기복이 심해 믿음을 주기 어렵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5선발 경쟁에서 탈락한 김윤동이 불펜에서 보여준 안정감이다. 완급조절과 확실한 변화구가 없다는 점에서 선발투수로서 긴 이닝을 끌고 가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구위를 바탕으로 짧은 이닝을 막는 것에는 강점을 보였다.

불안한 불펜진에도 KIA가 꾸준히 선두자리를 수성할 수 있던 배경에는 강력한 선발진의 존재가 컸다. 헥터 노에시, 양현종에 새 외국인투수 팻 딘이 좋은 피칭을 선보였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신형 잠수함 임기영까지 완봉승을 따내는 등 탄탄한 4선발로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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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정용운 ⓒ 연합뉴스
확실한 5선발의 부재가 옥에 티였지만 KIA 선발진은 리그에서 최상위권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우완, 좌완, 사이드암 등 밸런스도 훌륭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KIA 선발진에 위기가 찾아왔다. 토종 에이스 양현종이 갑작스런 부진을 겪으며 추락했다. 설상가상 팻 딘 마저 컨디션 난조를 겪고 있다. 선발진의 힘으로 약한 불펜을 커버하던 KIA입장에서는 당황스럽다. 최근에는 임기영마저 폐렴 증세로 투수 로테이션에서 빠졌다. NC의 상승세를 감안했을 때 큰 위기가 찾아왔다고 볼 수 있다.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는 말이 있다. 선발진에 빨간불이 켜진 KIA를 살린 것은 기대하지 않았던 자원들이다. 데뷔 9년차 좌완 정용운은 추격조로도 중용되지 않았다. 투수난에 허덕이던 김기태 감독은 불펜에서 준수한 피칭을 선보인 정용운을 임시 선발로 세웠는데 ‘잭팟’이 터졌다.

정용운은 지난 4일 삼성전에서 프로 데뷔 9년 만에 첫 선발승, 11일 넥센전에서도 호투를 이어갔다. 팀이 연패에 빠진 위기 속 영양가 높은 활약을 한 것이다. 임시선발이 아닌 5선발 자리의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정용운이 크게 기대를 받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빠르지 않은 구속이다. 직구 구속은 시속 130㎞ 중후반에 불과하고, 제구력도 아주 좋은 편은 아니다. 이를 극복했다. 공을 숨겼다가 던지는 특유의 폼에서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섞어 타자들의 타이밍을 잘 빼앗았다. 변화구의 각도 커 타이밍을 맞추기 쉽지 않다.

루키 박진태도 주목할 만하다. 박진태는 지난 13일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3.2이닝 7피안타 1사구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선발투수로서 승리요건인 5이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공격적인 피칭을 통해 대량실점을 하지 않고 버텼다.

KIA가 이날 패했으면 2위로 내려앉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롯데 선발은 에이스 박세웅이었다. 신인투수로서 부담이 컸지만 공격적인 승부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많은 KIA 유망주 투수들이 좋은 구위를 지니고도 피해가다가 낭패를 봤던 경우를 떠올릴 때, 공격적인 성향의 박진태는 육성할 만하다. 당장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기는 어렵지만 롱릴리프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평가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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