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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양손의 떡, 우승 위한 KCC의 선택은?

프로농구 전주 KCC 이지스가 다음 시즌 우승을 위한 힘찬 행보에 들어갔다. KCC는 지지난 시즌 약체로 평가받던 당초 예상을 깨고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받았던 공격력 부분을 단신 외국인선수 안드레 에밋(35·191cm)이 완벽하게 메워주면서 뜻밖의 성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

에밋의 첫 시즌은 성공작이었다. 모든 팀들이 1라운드에서 장신외국인선수에 주목하는 사이 추승균 감독은 단신용병을 먼저 선발하는 모험을 했다. 그만큼 에밋의 역량을 높게 본 것이었고 그같은 선택은 제대로 들어맞았다.

에밋은 내외곽을 오가며 KCC 공격을 이끌어줬고 막혔던 혈은 시원하게 뚫렸다. 상대팀에서는 에밋이 대놓고 개인돌파를 감행해도 막아내기 버거워 했다. 에밋의 개인기는 특히 경기 막판 접전상황에서 빛을 발했고 그로 인해 KCC는 이른바 한골 승부에서 많이 웃을 수 있었다.

문제는 지나친 에밋 의존도였다. 정규리그 챔피언에 올랐던 만큼 KCC팬들은 내심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기대했다. 하지만 같은 팀과 연전을 벌이는 플레이오프에서 대놓고 '에밋 GO'는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결국 고양 오리온의 장신포워드군단에 막혀 준우승의 아픔에 울어야 했다.

지난 시즌같은 경우 에밋이 부상을 당하는 악재가 발생했고 오로지 원패턴에 의지했던 KCC의 성적은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오펜스 패턴의 대부분이 에밋에 맞춰졌던지라 에밋이 없거나 부진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결과는 정규리그 꼴찌라는 참혹한 성적으로 이어졌다.

때문에 다음 시즌 변수 역시 첫 번째는 단연 에밋이다. 에밋 체제로 그대로 가냐 안 가느냐, 에밋을 쓰게 되면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KCC의 성적은 극과 극을 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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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드레 에밋을 재계약한다면 언제나 그랬듯이 철저히 그에게 팀컬러를 맞춰야한다.
ⓒ 전주 KCC


에밋을 재계약하지 않을 경우

농구에서 스스로 공격을 풀어나갈 수 있는 이른바 에이스의 존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접전 상황에서 상대의 집중수비를 무너뜨리고 공을 성공시킬 수 있는 선수가 있냐 없냐는 강팀, 약팀을 구분하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올시즌 KCC는 양손에 그러한 떡을 두 개나 쥐고 있다. 앞서 언급한 단신용병 에밋이 첫 번째고, 얼마전 FA 역사상 최대 금액인 9억 2000만원으로 데려온 이정현(30·191cm)이 두 번째다.

이정현의 영입 이후 KCC팬들 사이에서는 에밋 재계약 반대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에밋은 팬과 관계자들 사이에서 '양날의 검'으로 불리던 선수였다. 득점을 올리는 능력은 탁월하지만 지나치게 혼자하는 농구로 인해 다른 동료들이 죽어 버리는 역효과도 많았다.

추 감독은 에밋이 자신에게 수비가 몰리면 패스를 통해 빈 공간에 있는 동료들을 활용할 것을 자주 주문했다. 에밋 역시 의식적으로 그같은 플레이를 펼치려 노력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하지만 에밋은 농구 인생 내내 현재의 스타일이 몸에 배인 선수다. 일부러 의식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습관적으로 개인공격만 되풀이했다. 수비가 겹겹이 달라붙어도 패스보다 우격다짐으로 밀고 들어가는 것이 먼저였다.

그러한 치명적 단점에도 불구하고 에밋이 KCC에 남아있던 것은 그가 빠질 경우 생길 득점력 빈곤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에밋만큼은 아니지만 이정현은 현 국내최고의 토종공격수 중 한명이다. 에밋이 없더라도 이정현이 기존의 송교창(21·201cm) 등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면 KCC의 화력은 결코 나쁘지 않다.

물론 이정현과 에밋이 함께 공격한다면 공격력은 더욱 강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정현 역시 공을 오래가지고 플레이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점에서 에밋과 맞지 않다. 그렇다고 비싼 돈을 들여 데려온 이정현을 에밋을 보조하는 슈터정도로만 쓸 수도 없다.

때문에 KCC팬들 사이에서는 에밋과의 불안한 동거보다는 튼실한 외국인 빅맨을 뽑아서 전체적인 팀의 밸런스를 맞추는게 좋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지난시즌 성적도 좋지 않았던지라 높은 순위로 좋은 장신외국인선수 선발이 가능하다.

에밋을 재계약할 경우

추 감독은 여전히 에밋을 신뢰하는 분위기다. 자신의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하는 첫 시점에서 좋은 기억을 남겨줬던 외국인선수이기 때문이다. 특별한 공격전술 없이도 믿고 맡기면 기본 이상을 해주는 스타일이라는 점도 미련을 가지게 만드는 요소다. 과거 신선우 감독에게 조니 맥도웰(46·194cm), 찰스 민랜드(44·195㎝)라는 효자 용병이 있었듯 에밋을 그러한 존재로 인식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에밋은 맥도웰, 민랜드와는 다르다. 그들은 개인공격력도 강했지만 팀과 함께하는 플레이를 잘했다. 맥도웰은 외모와 달리 자신의 공격이 잘 먹히지 않으면 패스를 잘 빼주기도 했으며 무엇보다 자신이 리딩까지하는 것이 아닌 받아먹기에 능한 선수였다. 민랜드는 어지간한 가드 못지 않게 영리했다. 에밋처럼 혼자서 공을 독점하면서 득점에 집중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외국인선수와의 궁합도 문제다. 전임 허재 감독은 공격에서는 프리롤을 많이 추구했지만 수비시에는 전략적으로 풀어나가는 면모가 강했다. 반면 아직까지 추 감독은 자신만의 색깔이 보이지 않는다. 그 때문인지 외국인선수 역시 테크니션 유형을 선호하는 모습이다.

물론 2명의 외국인선수가 둘다 테크닉이 좋아 함께 좋은 호흡을 맞춰나간다면 그보다 더 좋은 그림은 없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이른바 기술자형 용병으로 통했던 리카르도 포웰(34·196.2cm), 리오 라이온스(30·205.4cm) 등과 에밋은 맞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메인은 에밋이었던지라 그들이 맞춰주는 게 최상이었지만 그러한 그림은 채 1라운드를 가지 않았다. 포웰, 라이온스의 비협조(?)도 있었으나 어느 리그 어느 팀에서도 동료들과 오래 가지 못했던 점에 비춰봤을 때 에밋 역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에밋을 재계약한 상태에서 성적을 내려면 철저히 그에게 팀전술을 맞추는 수밖에 없다. 나머지 외국인 선수 또한 기량을 떠나 과거 허버트 힐(33·203m)처럼 에밋과 역할이 전혀 겹치지 않고 2인자 역할을 해줄수 있는 타입을 뽑아야 한다. 이정현 역시 기존의 프리롤에서 어느 정도는 줄어든 역할을 감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에밋과 함께있는 내내 언급되어온 '궁수부대' 역시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 에밋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마음껏 풀어놓을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에밋이 그나마 패스를 어느 정도 하게 하려면 돌파상황에서 빼주는 패스를 3점슛으로 잘 연결해야 한다.

실제로 에밋은 자신의 패스를 동료들이 외곽에서 잘 받아먹을 경우 득점 외에 어시스트에도 욕심을 내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패스를 포기하고 닥돌(닥치고 돌진)모드로 다시 들어가기를 반복했다.

더불어 에밋을 쓰게 됨으로써 발생할 용병 1인 쿼터 출전 상황에서의 포스트 사수도 과제다. 하승진(32·221cm)이 건강하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겠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그의 몸상태는 늘 물음표가 따른다. 아직 선수 구성도 채 끝나지 않은 상태인지라 한준영(23·202cm), 주태수(35·200cm)의 중요성이 더 커질 수도 있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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