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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전력 UP! KCC, '양날의 검' 에밋 버려야 산다?

최근 프로농구에서 가장 핫한 팀은 단연 전주 KCC다. 비시즌 'FA 최대어'로 꼽히던 이정현(30·191cm)을 품에 안았기 때문이다. KCC는 FA 역사상 최대 금액인 9억 2000만원을 쏟아 붓는 통 큰 행보로 이정현이라는 거물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정현 영입으로 KCC는 전력을 크게 끌어올린 것은 분명하다. 점점 뛰어난 토종 득점원이 줄어들고 있는 현 추세에서 내외곽에서 안정적으로 득점을 올릴 수 있는 국내 선수의 존재는 크다. 여전히 외국인선수가 득점 1옵션을 담당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2인 보유 1인출전 쿼터가 존재하는지라 토종 선수의 득점 가세는 팀 전력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이정현은 전천후로 득점이 가능한 스타일이다. 2번으로서 탄탄한 체격을 가지고 있어 매치업 상대를 힘으로 압도하는 포스트업은 물론 빈공간을 파고들어 우겨넣는 돌파도 능하다. 찬스가 났다 싶으면 지체 없이 외곽슛도 성공시킨다. 어지간한 단신 외국인선수급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다.

문제는 다재다능한 공격수 이정현을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느냐다. 당초 KCC의 이정현 영입을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엄연히 샐러리캡(팀23억원)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전태풍(37·178cm), 하승진(32·221cm) 등 고액연봉자들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상선수문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CC는 공격적 행보를 통해 파격적으로 이정현을 영입했다. 이에 팬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선수가 있으니 다름 아닌 지난 두시즌간 팀 내 1옵션으로 활약하던 단신 외국인선수 안드레 에밋(35·191cm)이다.

사자 에밋.jpg
 안드레 에밋(사진 오른쪽)과 테크니션 득점원과의 궁합은 언제나 좋지않았다.
ⓒ 전주 KCC


'원투펀치'구성보다 튼실한 골밑이 먼저?

얼핏보면 이정현 영입은 에밋과 상당한 시너지효과가 기대되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기존의 최고 공격수에 또 다른 득점원이 가세했기 때문으로 언뜻 보면 강력한 '원투펀치'가 구축되었다 할 수 있다.

두 선수가 나란히 코트에서 활약하면 상대팀 입장에서는 누구를 막아야 할지 고민될 것이 분명하다. 현 NBA 최고의 팀 중 하나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테판 커리·케빈 듀란트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한쪽이 침묵해도 한쪽이 터져서 메우는, 매우 안정적 화력이 갖춰진다. 같이 폭발하는 날은 어떤 팀도 당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KCC팬들은 에밋 재계약에 대해 반대하는 분위기다. 이전에도 호불호가 갈리는 사안이었지만 이정현이 영입되자 완전히 한쪽으로 의견이 쏠리고 있다.

에밋은 명실상부한 KCC 제1득점원이자 리그 최고의 득점기계로 꼽히는 테크니션이다. 돌파, 슈팅 등 단신 공격수가 갖춰야 할 요소를 두루 겸비했는데 특히 득점이 필요한 순간 여지없이 골을 성공시킬 수 있는 해결사 기질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뛰어난 드리블 능력에 탄탄한 웨이트까지 가지고 있어 어지간한 단신 빅맨과도 몸싸움이 가능하다.

문제는 지나친 공격 성향이다. 에밋은 리딩가드의 지휘 아래 공 없는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득점을 올리는 타입이 아니다. 처음부터 자신이 공을 많이 만진 채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개인기로 풀어나가는 스타일이다. 2~3명을 뚫고 득점을 올릴 수 있는 능력은 분명 대단하지만 에밋이 펄펄 날게 되면 다른 선수들이 죽어버리는 경우가 잦다. 에밋이 공을 독점하는지라 동료들이 리듬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물론 추승균 감독은 에밋이 자신에게 수비가 겹겹이 달라붙을 때 빈공간 동료에게 패스를 해주길 바라고 있다. 에밋 역시 이같은 부분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는 오랜 시간 림을 우선적으로 보고 플레이해온 선수다. 몸에 배인 습관이 있는지라 수비가 촘촘해도 패스보다는 그대로 돌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인이 지나치게 패스를 신경 쓰는 날은 외려 득점 감각이 죽어버리기도 한다.

이정현 역시 에밋만큼은 아니지만 자신이 주도적으로 공을 잡고 경기를 풀어나가는 스타일이다. 거기에 전태풍 또한 공을 많이 만져야 컨디션이 살아나는 성향이 강하다.

이정현, 전태풍이 에밋에게 많은 부분을 양보하면서 플레이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럴 경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비싼 돈을 들여 데려온 이정현과 고액연봉자 전태풍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이름값 높은 선수들이 의미가 없다. 시너지가 아닌 나눠먹기가 될 우려도 크다.

차라리 수비와 오픈 찬스에서 외곽슛을 던질 수 있는 선수들로 멤버 구성을 하는 게 낫다. 모든 것을 에밋에게 맞춰줘야 하는 것이다. 지난 시즌 많은 출장시간을 가져가며 성장을 한 팀의 미래 송교창(21·201cm)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시즌 송교창은 에밋이 부상으로 빠져있을 때 토종 에이스로 펄펄 날다가 에밋이 돌아오자 역할이 대폭 줄어들며 위력이 반감되는 모습을 보였다.

KCC팬들 역시 지난 시즌 에밋이 빠지고 에릭 와이즈(27·193cm)가 뛸 때가 경기력이 더 좋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와이즈는 개인기량에서는 에밋에 미치지 못하지만 궂은일을 잘하고 무엇보다 팀플레이에 능해 조직력적인 측면에서 훌륭한 구성원 역할을 해줬다.

그럼에도 추 감독은 에밋에 대한 신뢰를 버리지 않고 있는 모습인지라 팬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추 감독은 지난 두 시즌간 에밋의 파트너로 리카르도 포웰(34·196.2cm), 리오 라이온스(30·205.4cm)라는 이른바 기술자형 용병을 택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원투펀치'였지만 모두 공존에 실패하고 말았다.

처음에 협조를 약속(?)했던 포웰, 라이온스의 엇나간 행보도 이유로 작용했으나 어쨌거나 에밋과 테크니션 득점원과의 궁합은 맞지 않음이 확실히 입증됐다. 팬들은 이정현, 전태풍과도 그런 악순환을 되풀이할까 봐 걱정이 큰 분위기다. 때문에 이정현의 영입으로 득점원은 어느 정도 확보됐으니 스크린, 리바운드, 포스트업을 제대로 해 줄 튼실한 외국인센터가 더 잘 맞는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농구는 단체 스포츠다. 공격수 3명이 모여 2의 효과를 내는 것보다는 다양한 조합으로 4~5의 시너지를 내는 것이 분명 합리적이다. KCC의 비시즌 행보에 팬들의 시선이 더욱 집중될 수밖에 없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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