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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챔피언 미샤 테이트의 인내심이 홀리 홈의 철벽울 뚫었다. ⓒ 게티이미지

UFC 여성 밴텀급 챔피언 벨트가 또 바뀌었다.

당초 밴텀급 체제는 홀리 홈(34·미국)을 중심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암바 여제’ 론다 로우지(29·미국)의 장기집권을 무너뜨린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로우지 그늘에 가려있던 ‘만년 2인자’ 미샤 테이트(29·미국). 테이트는 지난 6일(한국시각) 열린 UFC 196 코메인이벤트에서 홈을 상대로 5라운드에 리어 네이키드 초크를 성공시키며 꿈에 그리던 벨트를 품에 안았다.

로우지와 달리 테이트는 성급하게 홈에게 달려들지 않았다. 빠른 스텝과 카운터 공격을 탑재한 ‘스트라이커’ 홈에게 로우지가 어떻게 당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5라운드 초반까지만 해도 홈의 무난한 판정승을 예상했다. 2라운드에서 쓴맛을 본 홈은 테이크다운 방어에 만전을 기했고, 경기는 그대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테이트는 5라운드 절반이 경과했을 때 태클을 시도하며 백 포지션을 잡았다.

홈의 등 뒤에 올라탄 테이트는 오른팔로 목을 휘감았다. 이 과정에서 홈은 빨리 뿌리치는 것에만 신경을 쓰며 성급하게 대응했다. 이것이 결정적으로 악수가 되고 말았다. 테이트의 다리를 떨치려다가 목을 내준 것이다. 홈을 주저앉힌 테이트는 완벽한 리어 네이키드 초크 그립을 완성시켰다. 홈은 탭을 치는 대신 주먹으로 몇 차례 허공을 가르며 투지를 보였지만 끝내 실신했다.

홈은 방어망이 견고한 스트라이커다. 복싱, 킥복싱 등을 두루 경험한 아웃 파이터답게 무리하지 않고 거리를 두고 차근차근 경기를 운영하다가 기회가 왔을 때 카운터를 노린다. 체급 대비 신체 조건이 좋고 사우스포의 이점까지 있어 스텝을 살린 아웃파이팅을 구사하면 타격가든 그래플러든 파고들기가 어렵다.

홈은 거리 싸움에 특화되어 있다. 균형이 깨질 만큼의 큰 공격은 좀처럼 하지 않는다. 복싱 스타일로 짧게 치면서 끊임없이 전진과 후진, 사이드 스텝을 밟고 앞 손으로 견제하다가 뒷 손으로 카운터를 노린다. 킥 공격 역시 하이킥 정도를 제외한 프런트 킥, 사이드 킥 등 밀어내는 성격의 킥이 많다. 클린치 싸움에도 능해 넘어뜨리기 어려운 상대다.

2라운드에서 천재일후의 기회를 놓친 테이트가 스스로 절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 2인자 라인에서 특유의 끈질김으로 생존해온 테이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때를 기다렸다. 테이트는 "승리의 비결은 인내심이다. 기다리며 기회를 엿봤다"고 평가했다.

테이트는 늘 챔피언의 문턱에서 미끄러졌지만 로우지가 무적 행진을 벌이던 시절 1라운드 이상 버틴 유일한 선수였다. 그만큼 옥타곤에서 끝까지 버티고 생존하는 의지만큼은 어떤 선수 못지않다.

테이트의 챔피언 등극으로 UFC 여성 밴텀급 족보(?)는 어지럽게 됐다. 홈은 리벤지를 노릴 것이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로우지 측도 다른 행보를 보일 것이 분명하다. 어렵사리 정상에 오른 테이트가 벨트를 계속해서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