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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UFC 앤더슨 실바 낚은 마이클 비스핑의 한계

SPO/ <YONHAP NO-0810/>(REUTERS)
마이클 비스핑(오른쪽)이 ‘UFC 파이트 나잇 84’ 대회에서 앤더슨 실바를 압박하고 있다. (연합)

 

 

마이클 비스핑(36,영국)이 ‘UFC Fight Night 84’대회에서 자신의 격투 인생에 최고훈장을 달았다. 전설중의 전설 앤더슨 실바(41,브라질)를 꺾은 것이다. 비록 5라운드를 꽉 채운 판정승이었지만 레전드급 파이터를 이겼다는 것은 비스핑 격투 인생에서 빛나는 큰 성과다.

비스핑의 장점은 안정성이다. 변수가 많은 MMA무대에서 하위 전력의 파이터에게 절대 발목을 잡히지 않는다. 반면 체급 내에서 상위권으로 평가받거나 상승세를 타던 선수에게는 번번이 패퇴했다.

35번을 싸워오는 동안 28승 7패를 기록 중인데 라샤드 에반스, 댄 헨더슨, 반더레이 실바, 차엘 소넨, 팀 케네디, 루크 락홀드 등 강자들과의 맞대결에서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약자에게 굉장히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파이터’라는 오명이 따라붙는 이유다.

그런 상황에서 비록 전성기는 한참 지났지만 미들급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파이터중 한명인 실바를 상대로 승리했다는 것은 자신의 커리어에 큰 이정표를 세운 것이나 다름없다.

MMA 선수로서 비스핑은 여러 부분에서 준수하다. 임팩트 강한 한 방은 없지만, 그 외 부분에서는 고르게 잘한다. 격투기 선수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체력이 무척 좋고, 작전수행 능력은 물론 타격과 그래플링의 균형이 잘 잡혀있다.

특별하게 강한 분야는 없지만 특별하게 나쁜 구석도 없어 안정적인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 이제껏 단 한번의 연패도 없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물론 여기에는 비스핑에 대한 주최 측의 배려도 있다. 포레스트 그리핀, 프랭크 미어처럼 비스핑은 백인 영웅 이미지가 강한 캐릭터다. 모국 영국과 미국 시장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어 UFC 측에서도 아꼈다. 하지만 기량에 한계가 있어 결국 연패를 당하지 않고 승수를 올리는 매치업의 일정을 짜는 배려밖에 할 수 없었다.

비스핑은 강하게 압박해서 공격하는 유형도 아니고 그렇다고 카운터에 특화된 사냥꾼형도 아니다. 쉽게 지지 않는 안정적 포인트형 타격가다. 거기까지다. 체력을 바탕으로 경기 내내 부지런히 움직이기는 하지만 무리수를 두지 않고 점수따기 타격으로 일관해 안정성은 매우 높지만 강자들과의 성적은 좋지 않다.

종합무대에서 뛰어난 스탭을 보여주는 스트라이커 혹은 그에 준하는 공격형 아웃파이터 스타일들은 몸놀림이 좋고 연타나 치고 빠지는데 능해 화려한 캐릭터가 많다. 그만큼 인기도 좋다. 전성기 시절 앤더슨 실바나 미르코 크로캅이 그랬다.

그러나 비스핑은 다르다. 경기자체가 멋진 것과는 조금 다르다. 열심히 치고 움직이지만 팬들을 감탄시키는 요소가 별로 없다. 미국이나 영국 외 타국 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지 않은 이유다.

실바 전에서 비스핑은 뛰어난 작전수행능력을 보여줬다. 실바는 비록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나이를 많이 먹고 몸 상태도 좋지 않은 늙은 사자가 됐지만 비스핑 정도의 상대가 함부로 덤벼들 선수는 아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영리한 비스핑은 실바의 앞발에 로우킥을 차고 부지런히 잽을 날리면서 다가가지 않았다. 이빨과 발톱이 모두 빠진 실바지만 여전히 그의 카운터는 위협적이기 때문이었다. 비스핑은 유리한 상황에서도 실바의 카운터를 의식해 거리를 좁히지 않았다. 5라운드 내내 그러한 패턴을 유지했다는 것은 분명 대단하다.

‘강한 놈이 오래가는 것이 아니라 오래가는 놈이 강한 것이다’는 영화 ‘짝패’의 유명한 대사가 있다. UFC 미들급에서 이러한 대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를 꼽아보자면 단연 비스핑이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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