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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UFC 앤더슨 실바, 거미줄 다시 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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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전 챔피언 앤더슨 실바은 비스핑전 패배로 정상 재도전이 어려워졌다. ⓒ 게티이미지


‘스파이더맨’ 앤더슨 실바(41·브라질)가 복귀전 상대 마이클 비스핑(36영국)에게 판정패, 스스로 은퇴를 재촉했다.

실바는 28일(한국시각) 오전 영국 런던 O2 아레나서 열린 UFC Fight Night 84 메인이벤트에서 비스핑과 5라운드를 펼친 끝에 0-3 판정패했다. 인상적인 장면을 몇 차례 만들었고 큰 데미지를 입은 것도 아니었지만, 포인트에서 밀려 쓰디쓴 채점표를 받아들었다.

실바의 패인은 전략 부재와 적극성 결여였다. 노쇠화로 인해 챔피언 시절의 패턴으로는 승리를 따내기 어려웠음에도 변화 없이 경기를 치르다 당했다. 반면 비스핑은 특유의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포인트를 쌓으며 판정승을 이끌어냈다.

비스핑전을 통해 ‘실바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팔을 마구 휘젓고 들어갈듯 말듯 하는 등의 움직임은 예전 같으면 ‘가진 자의 여유’로 보였다. 워낙 결정력이 뛰어나 상대들은 실바의 아주 작은 행동에도 움찔하며 긴장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능력치가 떨어진 현재는 예전처럼 위협적이지 않다. 너무도 잘 알려진 패턴인 데다 상대가 느꼈던 압박도 덜해 쓸데없는 동작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이를 입증하듯 비스핑은 실바의 여러 가지 움직임에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차분히 지켜보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공격을 가하며 포인트를 쌓아갔다.

현재의 실바는 상대를 속일 수 없는 자잘한 움직임을 버리고 정통 타격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상대를 속이려다가 오히려 타격을 허용하며 손해를 보고 있다. 동체 시력과 상체 움직임도 예전 같지 않아 한창 좋았던 시절처럼 타격을 유연하게 피하지도 못한다.

비스핑이 포인트형 타격으로 일관하는 유형이라 그나마 이 선에서 끝난 것이지 파워형 타격가였다면 여러 차례 큰 위기에 빠질 수도 있었다. 물론 실바는 그런 상황에서도 계속 카운터를 노렸다. 하지만 영리한 비스핑은 실바가 카운터를 칠 수 있는 거리를 주지 않았다. 일정 거리에서 욕심 없이 계속해서 점수 따기에 주력했다. 실바로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게 됐다.

큰 부상 이후 돌아와 부활을 노리던 실바의 몸 상태는 물론 기량도 예전 같지 않았다. 많은 나이로 인한 노쇠화가 가장 큰 이유다. 과거 미르코 크로캅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듯, 동체 시력과 순간적인 움직임이 최대 무기인 ‘헌터형 스트라이커’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디아즈전, 비스핑전 등을 통해 반등을 타진한 실바로서는 정상 재도전이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다. 잘 나갈 때와 비교해 신체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가운데 파이팅 스타일 자체는 조금도 변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기량이 녹슬지 않았다 해도 루크 락홀드(32·미국), 크리스 와이드먼(32·미국) 등 젊은 강자들이 넘치는 미들급에서의 생존은 쉽지 않아 보인다.

비스핑전에서 드러난 것처럼 실바의 ‘거미 지옥’은 예전처럼 치명적이지 않다. 상대들은 거미줄에 잘 걸리지 않으며 걸렸다 해도 뿌리치고 벗어나기 일쑤다. 새로운 형태로 거미줄을 다시 짜든지 거미줄을 벗어나 먼저 독니를 드러내는 등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변하지 않는 늙은 거미는 사냥을 할 수 없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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