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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좀비 파괴 공식 무시…맥그리거 당연한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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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그리거는 디아즈 파훼 공식을 실천하지 않았다. ⓒ 게티이미지

그칠 줄 몰랐던 UFC 페더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7·아일랜드)의 상승세가 끝났다.

맥그리거는 6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서 열린 ‘UFC 196’ 메인이벤트서 네이트 디아즈(30·미국)에게 2라운드 서브미션 패를 당했다. 15연승의 질주가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웰터급 경기로 치러진 이날 경기는 전 세계 수많은 팬들의 시선이 집중된 빅매치였다. 비록 본래 상대였던 라이트급 챔피언 하파엘 도스 안요스(31·브라질)가 부상으로 빠진 상태에서 디아즈가 빈자리를 채우는 형식이었지만 3체급 석권을 공언한 맥그리거 발언의 신뢰성을 확인해 볼 수 있었던 경기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맥그리거는 패했다. 당초 목표는 디아즈를 어렵지 않게 잡아내고 안요스와의 재 매치업 혹은 웰터급 챔피언 로비 라울러(34·미국)까지 겨냥하려는 모양새였지만 발동도 걸리기 전에 물거품으로 변해버렸다. 디아즈전의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라울러는커녕 안요스와 붙었어도 험한 꼴을 봤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안요스는 디아즈와의 경기에서 일방적으로 승리를 가져간 바 있다.

디아즈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파이터들은 좀비복싱을 공략할 필승공식을 제대로 실천했다. 김동현은 압박형 그래플링으로 스탠딩 싸움 자체를 사전에 지워버렸고 안요스, 조쉬 톰슨, 벤 헨더슨 등은 적극적으로 로우킥을 섞어주며 타격전에서 우위를 가져갔다.

때문에 맥그리거가 디아즈와의 매치업이 성사됐을 때 많은 팬들은 이 같은 좀비공식 파훼법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뒀다. 특히 맥그리거는 전형적인 펀처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킥을 어떻게 섞어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톰슨은 디아즈를 공략하는 정석을 보여줬다. 철저하게 원거리에서 돌며 끊임없이 스위치 동작을 취하며 절대 근거리에서 펀치를 주고받지 않았다. 로우킥을 차고 돌고, 또한 거리가 붙었다 싶으면 클린치를 시도해서 더티복싱을 하거나 밀어내 다시 거리를 만들었다. 디아즈의 시선이 로우킥에 집중됐다싶으면 기습적으로 하이킥을 차서 충격을 입히기도 했다. 디아즈의 더티복싱은 상대와 펀치거리가 만들어져야 빛을 보는데 톰슨은 아예 그런 거리 자체를 만들지 않았다.

안요스는 톰슨처럼 극단적으로 외곽을 도는 플레이는 하지 않았지만 역시 킥을 통해 디아즈의 거리를 깼다는 것은 비슷했다. 안요스는 가드를 단단히 굳힌 채 인-아웃을 넘나들며 치고 빠지고를 반복하며 디아즈의 리듬을 무너뜨렸다. 그 과정에서 묵직한 로우킥을 쉴 새 없이 맞췄고 중거리에서 펀치교환은 하지 않았지만 근거리에서는 과감하게 펀치 맞불을 놓기도 했다.

본인 역시도 펀치력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자 디아즈의 타이밍은 엉망이 되어버렸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자신이 압박을 당하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나중에는 로우킥 데미지가 하체에 쌓여 가뜩이나 좋지 못한 기동력이 더욱 느려지고 말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안요스는 자신이 하고 싶은 플레이를 마음껏 펼쳤다.

헨더슨은 디아즈가 가장 싫어하는 원거리 로우킥과 압박형 그래플링의 2지선다형을 골고루 활용하며 완승을 거뒀다. 스탠딩에서는 원거리를 유지하며 특유의 낮은 로우킥으로 하체를 공략하고 거리가 가까워졌다싶으면 한 템포 먼저 펀치로 치고 들어가며 바싹 붙어 클린치 상황을 만들어버리고 그래플링 싸움을 펼쳤다. 디아즈의 좀비복싱이 가열될 기회 자체를 주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맥그리거는 톰슨, 안요스 등과 달리 좀비복싱을 깨는 공식에 관심이 없었다. 늘 자신이 하던 대로 압박을 거듭하며 자신감 넘치는 타격으로 승부를 봤고 결과는 좋지 않았다. 맥그리거는 페더급에서 신체 사이즈의 덕을 많이 본 선수다. 자신보다 큰 선수가 거의 없어 맥그리거가 자신만만하게 압박하면 대다수 상대는 스탠딩에서 제대로 맞불을 놓지 못했다.

맥그리거의 킥도 그러한 상황에 특화됐다. 큰 동작으로 사이드 킥이나 프런트 킥을 차든가, 아니면 기습적인 뒤돌려차기를 구사한다. 정교함보다는 크게 압박해서 케이지 구석으로 모는 효과가 컸다. 맥그리거가 크게 킥을 구사하면 상대는 뒤로 물러났고 이를 뒤따라가 펀치로 공격하는 패턴이었다.

맥그리거의 펀치는 여전히 날카롭고 위협적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자신있게 압박을 가하며 크게 펀치를 휘둘렀는데 워낙 좋은 타이밍에서 예리하게 치는지라 디아즈도 뒤로 밀렸다. 전진을 하지 못하는 좀비복싱은 아무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때문에 옥타곤 중앙 싸움에서 승리한 맥그리거는 여유 있게 자신의 파이팅 스타일을 뽐내며 1라운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디아즈의 오른쪽 눈 위가 찢어져 피가 흘러내렸을 정도로 많은 정타가 들어갔다.

문제는 2라운드부터였다. 자신이 사이즈의 우위를 가지고 경기를 풀어나가는 페더급에서 그 정도로 많은 정타를 맞았으면 벌써 경기가 끝났거나 확실한 승기를 잡아갔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상위체급에서도 맷집좋기로 소문난 디아즈는 이를 다 버텨냈고 서서히 전진 스텝을 밟으며 좀비복싱을 부활시켜나갔다.

체급의 차이는 무서웠다. 정타는 분명히 맥그리거가 많았지만 디아즈의 깨끗한 펀치 한 방이 승패를 갈랐다. 디아즈에게 한 방 걸린 맥그리거는 충격을 받은 뒤 비틀거렸고 이때부터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맥그리거는 압박을 못하고 뒤로 물러났으며 좀비복싱은 제대로 예열되는 모습이었다.

디아즈 형제를 상대로 필패하는 그림 중 하나는 스탠딩 싸움에서 밀리다가 그 상황을 모면하려고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는 것이다. 디아즈 형제는 좀비복싱도 무섭지만 주짓수에 일가견이 있기 때문에 상처 입은 상대에게 서브미션을 거는 것에 능숙하다.

디아즈 역시 위기를 벗어나고자 스스로 그라운드 싸움을 걸어온 맥그리거에게 길로틴 초크에 이어 리어 네이키드 초크 그립을 만들어내며 승부를 끝내버렸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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