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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슬레이 님의 서재입니다.

괴물 천재가 독고세가에 무공을 숨김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공모전참가작

킹슬레이
작품등록일 :
2024.06.01 21:13
최근연재일 :
2024.06.16 23:05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22,730
추천수 :
386
글자수 :
120,709

작성
24.06.14 23:05
조회
955
추천
23
글자
14쪽

비천검법.

DUMMY



인생 3회차 방구석 무공 천재 독고진.


독고진의 아버지이자 독고세가의 가주 독고문환.


그는 의아했다.


‘넷째가 언제 저리 강했던가.’


스스로 무공을 창안하며 타인의 길이 아닌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개척해 나가는 대종사의 재능.


그래. 넷째가 대종사의 재능을 가졌다는 사실은 받아들였다. 갑작스러워서 놀라긴 했지만, 가문의 경사이자 홍복 아닌가.

모든 사람의 손길을 거부하며 방구석에만 박혀 있던 아들에게 그러한 재능이 있었다니?


그럴 수 있다.


헌데.


‘셋째를 압도했다라······.’


독고세가의 셋째 잠룡 독고정민.


일각에서는 독고세가 역대급 재능이라 불리기도 하는 셋째 아들이다.


근데 그 셋째 아들이 무공을 익힌 지 익히지 않는지는 고사하고, 집에서조차 얼굴 보기가 힘들어 살아 있나 생존을 걱정하던 넷째 아들과의 비무에서 패배했단다.


그것도 처참하게.


보고를 들었지만 쉽게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같은 내용의 보고가 수십 건은 더 들어왔다.


-셋째 공자와 넷째 공자가 매일 같이 비무를 벌이고 있다.

-셋째 공자는 단 한 번도 넷째 공자를 상대로 승기를 가져간 적이 없다.

-두 사람의 비무는 넷째 공자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두 사람의 비무는 대부분 3 초식 안에 마무리되었고, 셋째 공자는 넷째 공자의 검을 제대로 받아낸 적도 없다.


라는.


그러니 믿지 않을 수가 없었고, 제대로 된 확인을 위해 호출하여 연무장으로 데리고 나온 것이다.


독고문환은 어색한 듯 멀뚱히 서 있는 독고진을 보며 생각했다.


‘작다.’


여전히 작다. 열다섯임에도 이제 막 열을 넘긴 듯 성장이 더딘 아이.

스무 살 이전 후기지수들 간의 대결에서는 신체 발육의 상태도 중요하다.

근력, 체력, 속력, 지구력.

그 모든 요소들이 승부에 있어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혹여 사술을···.’


합리적인 의심이다.

솔직히, 셋째 녀석은 천하십대검수라 불리고 있는 자신의 어릴 적보다도 뛰어나다.

나이, 신체, 외부활동, 그동안의 생활 등.

넷째가 셋째를 상대로 어찌 그런 모습을 보였는지 상상이 되질 않는다.


‘바로 잡아야겠지.’


사도邪道나 마도魔道에 빠졌다면,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 아니겠는가.


그래서 검을 들었고.


콰앙─!


선공권을 내주고 받아낸 넷째 아들의 검격은,


‘이, 이런···!’


아버지를 적잖이 당황케 만들었고,


“허허···.”


독고세가의 향취가 물씬 풍기는, 정파 무림의 그것이었다.



***



-연무장으로 따라와라.


독고진은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확인해야겠지.’


방구석에만 처박혀 있던 아들이 무슨 약을 먹었는지 갑자기 잠룡이라 불리는 최고의 천재를 상대로 압도했는지.


‘사술이라도 익혔다고 생각했을까.’


죽음 이후 미래에서 과거로 돌아오는 것이 사술이라면 사술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그것과 별개로 독고진은 조금 들떴다. 그는 수련용 목검을 들고 있는 독고문환을 보며 말했다.


“진검으로 해도 됩니까?”


“···.”


셋째 형도 그렇고, 대련 도중 목검이 박살 나서 제대로 된 겨룸을 하지 못하는 것을 많이 봤다. 아쉽지 않나. 흥이 올랐을 때 계속해서 이어나가는 것이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


신기한 듯이 아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독고문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해라.”


“아버지도요.”


“···.”


독고문환은 말문이 막혔다.


‘······이놈이 정녕 넷째가 맞는지.’


무공과 재능을 떠나서, 성격.


사람은 변한다.


성격 또한 변한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변할 수는 없다.


긴 세월, 아주 기나긴 세월을 두고 이런저런 풍파에 서서히 깎여나가며 모양이 변하는 것이 성격이다.


‘기질은 그대론데···.’


왠지 모르게 거칠어진 것 같긴 하지만, 본디 타고난 기질은 변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놈이 여전히 자신의 아들임을 확신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혼란스럽다.


독고문환이 아들에게 자신의 허리춤에 매여 있는 검,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독고세가 가주만이 쓸 수 있는 가전 보검을 건네주며 말했다.


“내가 진검을 들도록 만들어 보거라.”


독고진은 편하게 받아들였다.


“예.”


그는 창작자임과 동시에, 검을 든 무인이다.


휘두르는 것보다는 만드는 것에 조금 더 흥미가 있긴 하지만, 무공이라는 공부를 몸에 새기는 것 또한 즐긴다.


그래서 조금 설렜다.


분광검 독고문환.

독고세가의 가주이자, 천하십대검수의 일인.


초상승의 무인이다.


지금의 약하디약한 신체로는 결코 이길 수 없는 무인.


그래서 더 좋다.


‘제대로 시험해 봐야겠군.’


마구 쏟아내도 다 받아줄 거 아닌가.


게다가 아버지다.


‘아들이 전력을 다한다고 화는 안 내시겠지.’


조금 긁힌다고 해도 너그럽게 넘어가 주실 터.


본인 상반신보다도 긴 가전보검을 손에 쥐고 무게 중심을 재어보던 독고진이 말했다.


“시작해도 됩니까?”


“언제든지. 선공을 양보하마.”


독고진은 아버지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다.


‘제대로 된 하나의 공격.’


전력을 다한 한 수.


발도拔刀.


수시로 바뀌는 독고진의 요새 최대 관심사.


독고구검獨孤九劍.


최근에 독고구검에 관하여 깨달음 바가 있다.


검마 독고패가 무림항설에 담아 놓은 독고구검은, 사용자에 따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무학이다.


이는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장점으로는 손을 보면 이보다 더 나은 무공이 될 수도 있다는 무한의 가능성.


단점으로는, 아무나 익힐 수 없다는 것.


검마 독고패라는 희대의 천재는 무언가를 가르치는 데는 크게 소질이 없는 듯했다.


독고구검은 불친절한 무공이다.


문턱이 너무나 높고, 변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대신, 제대로 변형하고 응용하고 개발, 발전시키지 않으면 오히려 익히지 않은 것만 못 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찌 되었건,


천재의 무학 독고구검은 독고진에게 있어 장점만을 드러낸다.


독고구검 제1초 묘검세.


군림천하의 전설을 썼던 검마 독고패의 무공이 세 번째 삶을 살아가는 후인의 손에 의해 재탄생 되었다.


고급스럽게 말하면 변화, 쉽게 말하면 눈속임.


─환幻.


과거의 구결이 재정립되고 환자결의 진결이 일격필살 묘검세에 변화를 추가하며 아버지를 향해 치달아 간다.


발검拔劍.


환幻 묘검세卯劍勢.


화아악─!


강맹함을 앞세웠던 일격의 발검술이 강맹함을 뒤로 숨긴 채 수십의 화려한 환영幻影의 검을 수놓는다.


“···!”


상식을 벗어난 검술에 독고문환은 당황했다. 찰나지간 수십으로 쪼개어져 날아오는 화려한 변초.


내력의 분배를 어찌나 정교하게 했는지 진짜를 구분해 내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환 계열의 변초라 함은 어쩔 수 없이 가볍기 마련.

그것도 아니다.

독고문환은 평생 검을 닦아온 검의 달인.

여실히 느껴진다.

저 화려한 검의 폭풍 속 단 하나의 일격.

그것을 구분해 내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이 찰나.


구분해 내지 못했고.


콰드드득!

힘으로 막아냈다.


셋째 녀석이 한 수에 당했다는 보고가 이제야 이해가 된다. 확실히 와닿았다.


“···.”


부끄러운 일이다. 고작 열다섯 아들의 검격일진대. 변초도 구분해 내지 못하고 우격다짐으로 막아내다니.


‘···후기지수의 수준이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고도 스스로 부끄러웠다. 후기지수의 수준이 아니다? 어쩌란 말인가. 자신은 천하십대검수라 불리는 초절의 무인. 단순한 삶의 격차만 해도 세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부끄럽군.’


하지만.


부끄러울 일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할 수 있는 한 가장 빠른 검을 휘두른 독고진의 기세가 일변했다.


중重.


무겁다.


직전과 정반대의 기파가 그의 전신을 묵직하게 내리누른다.


수천 년을 그 자리에서 인내한 바위처럼.


느리지만 묵묵하게 나아가 결국에는 결승선에 닿은 거북이처럼.


묵직하고 단단한, 느리면서도 무거운.


무림항설에 묘사된 단단한 껍질은 지닌 거북이나 목을 쭈욱 빼 들고 검을 물고 있는 형상의 검식劍式.


독고구검 제2초.

귀검세龜劍勢.


독고문환은 또 한 번 경악했다.


‘어디서 이런 검술을···!’


느리게 다가오지만, 이상하게도 느리게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사술을 부리는 것 같은.

주변의 대기를 빨아들여 전사경의 회전력과 무거움을 살린 중검重劍술의 묘리가 독고문환의 동공을 가득 채운다.


독고문환은 더 이상 아들의 무위를 경시하지 않았다.


기경팔맥을 가열하여 전신혈도를 내달리는 거력의 내공을 그대로 검에 싣는다.


복잡한 초식이나 어지러운 변초는 필요 없다.


그저 핵심의 한 수.


퉁─


아버지와 아들의 검이 마주한다.


둥─


동심원이 퍼져나가는 듯, 대기 중의 공기가 물결무늬를 그리며 사방을 타고 흐른다.


묵직한 울림이 아버지와 아들을 뒤덮는다.


이내 승자가 정해진다.


파스스-


아버지, 독고문환의 목검이 가루가 되어 꽃가루처럼 비산한다.


승자는.


“···.”


“제가 졌습니다.”


아버지, 독고문환이었다.


부서지는 목검을 버리고 찰나의 틈을 노려 순식간에 접근, 독고진의 심장에 주먹을 댄 그의 승리였다.


“···.”


아주 찜찜한 승리.


과연 비슷한 시간에 그에 맞는 경험을 할 기회가 주어졌다면 어찌 되었을까.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은 독고문환이었다.


“···대체 그 검술은 무엇이더냐.”


듣도 보도 못한 검법이었다.


첫 번째 초식은 빠르면서도 강맹하며 화려했다.

두 번째 초식은 둔중하면서 묵직하고 무거웠다.


독고진은 아직 알릴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한참 연구 중인 검법입니다.”


거짓도 아닌, 합법적이고 적절한 둘러댐이었다.


독고문환 또한 납득했다. 아들에게 대종사의 재능이 있다는 것을 제일 처음 발견하여 인정한 것이 그다.


“기대되는군. 굉장하구나.”


“감사합니다.”


칭찬에 인색한 독고문환의 입에서 극찬이 나왔다.


“완성되면 또 견식 시켜 주겠느냐?”


“물론이죠.”


“고생했다. 돌아가서 쉬어도 좋다.”


“저기···.”


무공을 펼칠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쭈뼛쭈뼛 대며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드는 독고진.


“그게 무엇이지?”


겉면에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서책 한 권.


독고진이 어색한 듯 입을 열었다.


“어, 얼마 전에 만든 무공···.”


“오.”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했지만, 아직 아무런 지원도 하지 않았었는데.


“한번 봐도 되겠느냐?”


“넵···!”


고사리 같은 아들의 손에서 비급을 건네받은 독고문환이 한 장 한 장 몰입하여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가벼운 마음이었다.


제아무리 위대한 대종사의 재능이 있다 하여도 이제 고작 열다섯의 나이다.


저번에 봤던 무공들이 아주 뛰어났던 건 사실이지만 일반적인 수준에서였다.

상승의 영역으로 보기에는 조금 부족했다.


하지만.


“···.”


이건 달랐다.


가볍게 보기 시작했던 것이, 탐독耽讀이 되었다.


빠져들었다.


일반 무공의 그것이 아니었다.


검기를 발하고 검강을 구현해 낼 수 있는 절정 그 이상의 검법.


“허허···.”


비급을 덮은 독고문환이 맥빠진 웃음을 내었다.


“정녕 네가 만든 무공이 맞더냐?”


지금으로부터 10년 후인 스물다섯에 만든 무공이니까.

맞긴 맞다.


“예. 아버지.”


“허허···.”


제 자리에 서서 한참이나 무언가를 되새김질하던 독고문환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가문의 무공과 결이 같다. 의도한 것일 터.”


역시 한눈에 알아본다.


그때도 그랬다.


“예. 맞습니다.”


“내 가져가서 가전 무공으로 삼아도 괜찮다는 말로 들리는데.”


“그리되길 바라며 만들었습니다.”


“······고생했다.”


독고문환이 품속으로 비급을 갈무리하며 말했다.


“생각해둔 이름이 있느냐?”


“딱히 떠오르지 않아 아직 짓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이름을 붙이고 싶은데.”


“그리 해주시지요.”


독고문환이 말했다.


“비천검법飛泉劍法.”


“···.”


“점차 흐름을 가속화 하여 강맹하기가 폭포수와 같고 종국에는 해일이 되어 천하의 역경을 쓸어버릴, 비천飛泉.”


독고문환의 말에 독고진은 지난 세월에 묻혀 있던 아련함을 떠올렸다.


두 번째 삶, 스물다섯의 그때.


─비천飛泉. 비천검법이라 이름 짓고 싶구나.


그리고.


“비천이라는 이름이 어울릴 것 같구나. 어떠하냐.”


세 번째 삶, 열다섯의 지금.


같은 역사가 재현되었다.


언제 그리 해 본 적이 있던가.


독고진은 더없이 어색하지만,


“──!”


누구보다도 환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



다음 날.


“가주님! 가주님─!”


독고세가가 또 한 번 뒤집어졌다.


“비황성에서······!”


비황성에서 찾아온 기별.


천하제일天下第一이라는 말에 가장 근접한 무인.


비황성주飛蝗城主.


비황성주가 직접 독고세가의 사람을 호출했다.


섭혼음마를 격살하고 비황성과 무림의 평화를 지켜낸 영웅 잠룡 독고정민.


그리고.


“······나도?”


옆에서 당과를 빨고 있던 독고진도.


두 사람에 대한 비황성주의 호출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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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천재가 독고세가에 무공을 숨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7 비황성주. 24.06.16 700 19 17쪽
16 전설과 전설. 24.06.16 861 22 15쪽
15 죽음. +2 24.06.15 974 25 14쪽
» 비천검법. 24.06.14 955 23 14쪽
13 영웅. 24.06.13 1,023 25 15쪽
12 격살. 24.06.12 1,114 24 20쪽
11 불패의 별종. 24.06.11 1,182 25 14쪽
10 여의주. 24.06.10 1,213 24 16쪽
9 천인天人. 24.06.09 1,281 17 14쪽
8 전설. +1 24.06.08 1,363 18 15쪽
7 암계. 24.06.07 1,391 24 16쪽
6 동료. 24.06.06 1,459 20 14쪽
5 무림항설. 24.06.05 1,540 18 17쪽
4 천재와 천재. +2 24.06.04 1,655 19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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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돌아오다. +4 24.06.01 1,906 29 17쪽
1 멸문지화. +3 24.06.01 2,367 2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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