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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라 돌아라 강강수월래

대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어스름달
작품등록일 :
2017.12.26 22:56
최근연재일 :
2019.01.17 01:53
연재수 :
149 회
조회수 :
43,078
추천수 :
683
글자수 :
731,223

작성
18.05.24 00:20
조회
191
추천
5
글자
6쪽

퇴근길

DUMMY

수비대원들은 덴스타인에 이어 레이먼들을 공격했던 그의 사설 경비병들도 모조리 연행해갔다. 그러는 동안 수비대장이 레나와 시온들에게 다가와 말을 건넨다.

“정말 고맙네. 자네들 덕분에 드디어 반디표범을 잡을 수 있었어. 본부로 가는 즉시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준비해주겠네.”

“잠깐만요. 저희는 본부로 간다고요?”

“그래야지. 어차피 이번 사건에 대한 증언도 해줘야 하니 말일세. 시간이 늦었으니 내일 방문해도 괜찮네.”

레나가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설명했다.

“저희는 거기 가면 안 돼요. 아론은 페이른 마법사들과 만나선 안 되거든요.”

그 이유에 의구심을 가질 법도 했지만 수비대장은 굳이 따지지 않았다. 레나나 아론이 뭔가 나쁜 짓을 할 리가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못내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중얼거린다.

“자네들은 스톡 수비대의 평생 숙원을 이루게 해준 은인들이야. 증언이야 그렇다 쳐도 어떤 방식으로든 보답은 하고 싶네.”

“정 그러시다면....”

레나는 비밀 창고로 달려가 덴스타인에게 빼앗겼던 녹색 마법화살을 가져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수비대장에게 물었다.

“혹시 이걸 다시 가져가도 될까요? 찾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이 화살이 유일한 단서거든요.”

“좋아. 그거면 충분한 포상이 되겠군. 어차피 훔친 것도 아니라 소유권의 반 정도는 아가씨한테 있었으니 문제될 일도 없고.”

그리고 그는 아론에게도 한 번 물어보았다.

“자네는 뭘 원하나?”

아론은 그 말을 듣자마자 잠시의 고민도 없이 시온에게 걸어갔다. 그리고 그가 들고 있는 검에 손을 뻗는다. 막무가내로 자신의 검을 빼앗으려는 아론에게 당황한 시온은 잔뜩 경계하는 얼굴로 뒤로 물러섰다. 레나가 황급히 아론에게 외쳤다.

“아론. 그건 안돼요.”

“하지만 나는 이걸 원하는데요?”

아론이 볼멘 표정으로 대꾸했다. 레나의 마법화살과 그 검이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는 모양이었다.

“시온이 겨우 되찾은 물건이에요. 이미 주인이 있잖아요.”

레나의 설명을 들은 뒤에야 아론은 비로소 이해하고 아쉬운 얼굴로 물러난다.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선에서 뭐든....”

수비대장은 하려던 말을 멈추었다. 그 말을 듣기 무섭게 아론이 다시 시온의 검을 이글거리는 눈으로 쳐다보았기 때문이다. 이를 본 레나가 한숨을 쉬며 나직이 그에게 속삭였다.

“그냥 돈으로 주세요.”

“알겠네. 내일 아침에 두둑이 챙겨주지. 아가씨의 검과 함께 말야.”

아론에게서 받은 레나의 쥬튼 검은 처음에 체포당한 후로 본부에 증거로 보관 중이었다. 그것도 돌려받게 된 것이다.

“어디에 묵을 생각인가? 가르쳐 주면 가져다주겠네.”

그 말을 들은 레나는 고개를 돌려 시온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시온은 아론을 못마땅한 눈으로 한 번 흘깃 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을 확인한 레나는 수비대장에게 대답했다.

“아마 오늘밤은 글레덴벨가에서 묵을 것 같네요.”

“알았네. 내일 아침에 사람을 보내지.”

이렇게 대화를 마무리 지은 후 아론과 레나는 수비대와 헤어져 덴스타인 저택을 떠났다. 물론 집주인인 시온과 제프와 함께였다.

“제프....”

어두운 밤거리를 걷는 도중 문득 시온이 제프를 불렀다.

“여긴 왜 왔어?”

“왜 나에게 말하지 않았어요? 내가 그 검을 얼마나 찾고 싶어 했는지 알고 있었잖아요?”

제프는 시온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되물었다. 소년의 목소리는 가느다랗게 떨리고 있었다. 참아왔던 섭섭함이 일순간에 터져버린 것 같았다.

“위험하니까. 하마터면 다칠 수도 있었어.”

“하지만 다치지 않았잖아요. 오히려 내가 없었으면 그 검을 못 찾을 뻔했어요.”

제프의 말은 사실이었다. 소년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가 없었으면 레나의 목숨까지 위험했을 것이다.

“앞으로는 조심해라.”

“앞으로는 좀 더 날 믿어줘요.”

두 사람은 그 뒤로 아무 말도 없었다. 제프는 일부러 걸음을 늦춰 시온에게서 떨어진 후 레나에게로 다가왔다.

“고마워요, 누나.”

“뭐가?”

“다 들었어요. 누나는 절 믿어주려고 했잖아요.”

레나의 짐작대로 제프는 시온과 나누는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 정말 눈치 빠르고 야무진 녀석이었다.

“고마워 할 것 없어. 오히려 내가 사과해야지. 널 데려가기로 한 약속을 어겼으니까.”

“하지만 그건 누나 뜻이 아니었잖아요. 시도해준 것만으로도 고마워요, 정말.”

제프는 레나에게 연신 고맙다고 말하면서 시온을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아직도 그에 대한 앙금이 남은 모양이었다.

“시온의 입장도 이해해줘. 그는 널 보호하려고 한 거야.”

“하지만 저는 보호받고 싶지 않은걸요.”

“그래. 네 기분도 이해해. 확실히 넌 나이는 어리지만 보호 받아야할 입장은 아닌 것 같아.”

레나의 말을 들은 제프의 표정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 말은 소년이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었던 것이다. 그 동안 열심히 나무 막대기를 휘두르며 연습한 보상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래도 이번 기회에 시온에게 말해서 다행이네. 속이 후련해졌지?”

“네. 정말로 그래요.”

레나의 말에 크게 공감한 듯 제프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렇게 제 속마음을 저 사람에게 말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잘됐네. 계속 얘기하다보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거야.”

레나가 반가운 얼굴로 말했다. 그러자 제프는 다시 어두워진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앞으로는 이런 기회가 오지 않을 거예요.”

레나는 아무 말도 해줄 수 없었다. 그녀의 눈에도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벽이 보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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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오늘은 분량이 조금 짧네요.

덴스타인 저택에서의 사건을 마무리 하는 에피소드라 그렇습니다.

지난 번에 많이 썼으니 이해해 주세요.ㅠ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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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47 Brav
    작성일
    18.05.24 04:58
    No. 1

    모처럼 정령검이 나왔기에 같이 여행하나 했더니 아닌가보네요. 내내 사온이 반디표범일 가능성을 고려해왔기에 시원섭섭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4 어스름달
    작성일
    18.05.26 02:36
    No. 2

    제 입으로 이런 말하긴 그렇지만,
    시온과 제프가 여기서 금방 퇴장할 캐릭터는 아닌 것 같죠?
    매듭짓지 못한 이야기가 아직 남아 있으니 말입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메틸아민
    작성일
    18.05.24 11:17
    No. 3

    쉬어가는 페이지네요.
    아론과 정령검이 서로 알아본 것 같은데 과연 무슨 일이 생길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4 어스름달
    작성일
    18.05.26 02:38
    No. 4

    정령검도 아론의 비범함을 눈치 챘을 겁니다.
    어쩌면 페이른의 마법사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그를 이해하려 할 지도 모르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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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증인 +4 18.05.20 418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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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전환 +4 18.05.16 159 5 10쪽
66 경계 +6 18.05.14 172 5 9쪽
65 비밀창고 +6 18.05.12 170 6 10쪽
64 잠입 +4 18.05.09 175 5 12쪽
63 약속 시간 +4 18.05.07 178 5 9쪽
62 짝패 +6 18.05.05 187 5 9쪽
61 의지 +2 18.05.03 180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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