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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fle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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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nifle
작품등록일 :
2016.03.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4.04 19:57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201,546
추천수 :
2,609
글자수 :
1,493,079

작성
17.04.08 13:29
조회
270
추천
6
글자
12쪽

201화-Santa Claus(5)

DUMMY

“명중”


하늘 한곳을 바라보고 있던 현휘가 능글맞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런 행동에도 지적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아니, 할 수 없었다는 것이 맞을까.


-하, 이게 무슨......


오딘은 마법이라는 이적의 힘에 말을 잃었고


“대 마도의 사역자는 과연, 신의 이적과 다를 것이 없느니.”


산타는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어구중 하나를 중얼거리며 헛웃음을 토했다.

둘의 공통적인 감상은 단 하나.


이것이, 과연 인간에게 허락되기는 한 것인가?


상공 36,000km에 떠있는 인공위성을, 폭이라고는 기껏해야 20cm가량 되는 텅스텐 막대기로 격추시켰다.

더군다나 위성의 궤도가 변하기도 했었고, 순간이동이라는 반칙적인 행사를 벌였는데도.

상대는 하나의 기관, 단체가 이룩한 시스템이었으며, 심지어는 12명의 목숨을 소모하기까지 했다.

상대의 모든 시도를 무위로 돌리고서도 아무런 무리가 없다는 듯이 기지개를 펴는 그 모습은 전혀 다른 존재같은 이질감을 짙게 풍겼다.


“음?”


그런 시선을 눈치챈 것인지 산타쪽으로 시선을 향했던 현휘가 피식 웃으며 손을 저었다.

그와 동시에 물밀 듯이 차오르는 마력에 산타가 눈살을 찌푸렸다.


“뭐하는 건가?”


고사하기 직전의 식물마냥 비쩍 말라 있던 마력로가 다시 찬 것은 제법 기분 좋은 일이었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의 손에서 행해졌다는 건 그다지 좋은 기분이 아니었다.

하던 일에 갑자기 어른의 참견을 받은 어린애의 그것처럼 얼굴을 찌푸리는 산타에게 현휘가 어깨를 으쓱여 보였다.


“저기, 밖에 있는 녀석들. 처리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언제나 여기가 박살나나 구경하고 있던 것들인데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죠. 아니면,”


어딘지 모르게 듣는 사람의 기분을 사정없이 긁어내는 미소가 산타를 자극했다.


“그 사이에 무서워지기라도 하신 겁니까?”


빠득.

어째서일까. 유독 이 앞에만 서면 좀더 다혈질적으로 변하는 자신의 모습에 웃으면서도 산타는 감정을 거부하지 않았다.

어찌되었건, 좋은게 좋은 거니까.


“무슨 소리!‘


바닥을 박차는 그의 움직임에 주변의 눈들이 일제히 날아올랐다. 휘날리는 눈발의 가운데에 서있는 붉은 외투의 노인.

전승에 전해지는 그대로의 모습에 현휘의 미소가 한층 짙어졌다.


“그럼, 가실까요?”


“가시기는 무슨! 네놈이 같이 간다는 듯한 늬앙스를 왜 풍겨! 나 혼자만이라도 상관 없으니 구경이나 하고 있어!”


“뭐, 그렇다면 사양않고.”


예의 소파에 몸을 묻는 모습에 못마땅한 듯이 혀를 찬 산타가 그대로 결계밖으로 뛰쳐 나갔다.

목표는 지금 밖에서 대기중인, 본래는 지팡이를 막아내고 만신창이가 되어있을 자신들의 생포, 혹은 사망을 확인할 목적이었을 자들.


“얼마나 잡을 수 있으려나.”


지금 감각에 걸리는 이들의 숫자는 241. 모두가 티어 4 이상의 제법 쓸만한, 저쪽의 기준으로 본다면 최소 익스퍼트에서 마스터의 기준에 상응하는 이들도 분명 존재했다.

아무리 이곳이 홈그라운드이고, 법기마저 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산타가 전부 상대하기에는 명백하게 무리인 상황.

묘한 미소를 그리고 있는 현휘에게 오딘이 물었다.


-타워마스터. 무슨 생각인데? 지금 타워마스터가 나서서 대 마법으로 쓸어버리면 되는데?


지극히 합리적인 질문이었지만 현휘는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뭐, 불행하게도 지금은 그런게 불가능해서.”


-엥?


“지금 내 상태를 말하자면......그래, RAM이 꽉 차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돌리는 게 불가능한 컴퓨터정도 되려나?”


-무슨 소린지 못 알아 듣겠는데.


오딘의 볼멘 소리에 미소를 그리면 현휘의 설명이 이어졌다.


“마법사라고 해서 그저 술식과 마력만 가지고 모든 걸 행할 수 있는 건 아니야. 마법사도 사람인 만큼 결국 다른 코스트가 필요한데 그게 마법용량, 술식부담이라고도 부르는 일종의 메모리의 크기지.”


-아, 그래서 RAM에 비교를 한 거 같은데?


“뭐, 그렇지. 뭐가 되었건 간에 술식을 쓰면 마법 용량이 차게 되고, 술식의 난이도, 마력의 소모량, 정신적인 상태 등등의 요인에 의해서 다시 비워져. 일종의 쿨타임이라고 봐도 되겠네.”


-아아, 그러니까 타워마스터는 지금 메모리가 꽉차서 뭐가 되었건 간에 일단 못하는 거라는 건데?


“뭐, 비슷해. 당장 마법을 쓰라고 해서 못쓸건 없지만 그건 컴퓨터로 치면 메모장 같은 엄청나게 가벼운 프로그램 수준이고, 대마법 같은 건 지금 쓸수가 없어.”


-헤에.


처음 듣는 개념에 감탄을 흘리던 오딘은 문득, 놓치고 지나간 것이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런데 타워마스터는 이능이 있는데? 자기 몸조차 조율하는 게 가능하다고 알고 있는데?


정곡을 찌르는 질문에 현휘가 다시 고개를 저었다.


“가능은 하지만 마법 용량은 정신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을 뿐인, 실제적으로는 혼의 용량에 해당하는 거라서. 나도 함부로 건드리지는 못해. 아니, 생각을 안 하고 있지. 만약 건드려서 일나는 건 나뿐만이 아닐 거거든.”


혼을 다쳐서 마구잡이로 날뛰는 광인의 존재는 그렇게 드문 것이 아니었으니까. 반신의 위에 있는 현휘가 날뛰었다가는 적어도 지구의 절반이 날아가고 말 터였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오딘이 진저리를 치며 감탄을 뱉었다.


-헤에, 확실히 타워마스터는 괴물딱지가 틀림 없는데.


“너마저 그렇게 말하면 내가 또 무척이나 상처받을 것 같은데?”


-엑,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는데.


“뭐, 들켰나.”


시덥지 않은 소리를 하면서 현휘가 몸을 일으켰다. 어느정도 여유가 생긴 마법 용량과 마력 상태를 체크하면서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하기야, 여기 기준으로 난 정말 괴물이려나.’


자신을 제외하고도 각 종족별로 대 마도에 이르른 이가 최소 다섯씩은 있는 것이 저쪽의 현실이다. 거기에 그와 동급인 신관, 무인, 정령사까지.

하지만 이곳은 이상력이라고는 이능 외에는 거의가 사라져버린 볼모지. 그런 곳에 갑작스럽게 생겨난 대 마도사는 확실이 규격외의, 반칙이나 다름없다.

특히나 이상력이 가진 힘의 특성상 더더욱.


“애초에, 이상력은 개인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고, 과학은 문명 자체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끄는 힘이니까. 이상력은 문명 전체에 대한 파급력을 줄인 대신 한 개인에게 주어지는 힘을 극단적으로 높였어. 그러니 과학쪽에서는 괴물이나 다를 것이 없지.”


그것을 저 앞에서 전투를 치르고 있는 산타와 241명의 인원이 증명하고 있었다. 휘두르는 한번한번의 능력이 모두 중화기와 비견되는 능력들.

거기에 그 능력의 폭은 심지어 넓기까지 했다.


-그건 그런데. 특히나 마법사는 더 그런데. 마법은 이상력 중에서도 특히나 악랄한데.


“그럴 수 밖에.”


씨익 미소를 그린 현휘가 최소한의 마력을 움직여 근육에 힘을 불어넣었다. 전장에 나서기 전, 기사가 오러를 불어 넣는 것과 다를 것이 없는 과정.

마력에서 전해지는 묘한 고양감에 미소가 한층 진해졌다.


“애초에 마법은 전능을 향하는 만능의 도구니까.”


-에엑, 방금 되게 재수없었는데.


오딘의 진저리 가득한 말에 현휘가 키득거리며 바닥을 박찼다. 순식간에 100m를 좁혀 날아갔지만 눈이 휘날리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애초에, 최대의 효율을 위해서 쓸데없이 새는 힘을 모두 수거해 움직이는 데에 동원하고 있었으니까.


“어, 엇?”


갑작스럽게 나타난 현휘의 존재에 당황하는 이의 머리에 손을 가져가 뭉친 마력으로 충격을 한번.


-두웅.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상대를 지나쳐, 속도를 잃지 않은 현휘의 몸이 계속해서 가속해 나갔다.


“뭐, 뭐야!”


“젠장! 막아!”


그제야 그들이 어느정도 승기를 가져가고 있었던 산타 외에, 적이 한명 더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상황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도달해 있었다.


“자아, 모두 조용히 쓰러지도록.”


방금 전과 같이 섬세한 조절로 정신만 잃게 만들 생각은 없었다. 자신의 소감을 전해줄 증인은 한명이면 충분할 터.

남은 인원은 언제고 다시 방해를 해 오는 장애물이 될 것이 뻔했으니 차라리, 모두 배제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터였다.


“제기랄-!”


현휘와 마주한 일부의 능력자들이 발작적으로 모든 힘을 쏟아부었지만 무용.

마력으로 막아내는 것이 아닌, 찰나의 순간에 가속된 사고로 능력들 사이의 틈을 파고들어 모조리 회피해낸다.

그리고서 남은 것은 과다한 이능의 사용으로 그로기상태에 빠진 적에 대한 타격 뿐.

손에 뭉쳐진 마력은 그대로 상대를 두드리고, 파장의 형태로 퍼져나간 마력은 혈관에 주입된 맹독마냥 이능을 뒤흔들어 깊은 곳에 상처를 냈다.


“커, 헉!”


“끄아학!”


이능을 지닌 이들에게 이능은 육감을 넘은 제7감. 새로운 감각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그런 감각을, 근본부터 통째로 흔들어버리면 어떻게 될까? 단순히 균형감각만을 극도로 뒤흔들어도 격렬한 고통 끝에 죽을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그런데 혼과도 밀접하게 닿아있는 이능을 흔들어버리는 것은 차라리 죽음이 더 자비로울 수준의 폭력.

고통에 겨워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이들을 뒤로하고, 현휘의 몸이 좀더 나아갔다.

툭.


-두웅!


한걸음에 한명씩. 대상의 앞에 도달하고.

한명에 한번씩, 손짓으로 죽음을 인도한다.

극도로 절제된, 조금의 낭비도 없는 철저하게 계산된 육체와 마력의 움직임은 차라리 예술에 가까운, 전장을 누비는 배틀메이지의 그것과 완전히 닮아 있었다.


“빌어먹을 놈 같으니......”


어느새인가 바로 곁에 도착해 미소를 그리며 스쳐 지나가는 얄미운 모습에 산타는 작게 투덜거리며 침을 뱉었다.

과연, 이라고 해야할까. 그만한 대 마법을 쓰고서도 극도로 효율적인 전투를 보여주는 모습에 슬금슬금 배가 아파오는 것이 느껴졌다.


‘재능......인가.’


자신은 100년을 수련하면서도, 세계수의 가호마저 함께 하면서도 간신히 대 마법사라는, 마도에조차 발을 걸치지 못하고 있었는데 정작 20가량 밖에는 되지 않은 이가 대 마도에 발을 들이고, 세계의 진리를 탐구하고 있었다.

그래, 어쩌면 자신은 질투를 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뭐?’


애초에 인간은 욕심이 끝없이 이어지고, 그로 말미암아 질투를 하게 된다.

질투를 하며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나쁠 뿐. 그를 양분삼아 발전할 수 있다면 무엇이 나쁠까.


“후우......”


현휘 덕에 숨통이 트인 전장의 상황에 호흡을 고르며 마력을 가라앉혔다.

지금까지 했던 자신의 전투가 얼마나 초라하고 유치한 것인지를 깨달았으니까. 그리고 그것은 그를 한층 더 높은 세계로 인도했다.


‘하, 나 이거 기가 막혀서.’


고작해야 3시간 정도의 만남이었다.

자신의 평생에 비하면 정말 티끌과도 같은 시간이, 자신의 평생 쌓아온 것만큼이나 가치 있었다는 사실에 헛웃음을 뱉으며 산타의 마력이 팔과 다리, 손에 머물렀다.


“자아, 이 버르장머리 없는 것들아. 이제는 회초리를 맞을 시간이다.”


루프렉을 꺼내쥐며, 새로이 탄생한 지구의 마도사가 광포하게 미소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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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205화-착수(着手)(3) +1 17.04.13 366 7 11쪽
206 204화-착수(着手)(2) +2 17.04.12 272 6 12쪽
205 203화-착수(着手)(1) 17.04.12 305 5 12쪽
204 202화-Santa Claus(6) 17.04.10 964 5 12쪽
» 201화-Santa Claus(5) +2 17.04.08 271 6 12쪽
202 200화-Santa Claus(4) 17.04.07 641 6 12쪽
201 199화-Santa Claus(3) +2 17.04.06 421 6 13쪽
200 198화-Santa Claus(2) +2 17.04.05 375 6 13쪽
199 197화-Santa Claus(1) 17.04.04 382 7 13쪽
198 196화-겨울의 가문(6) +5 17.03.31 333 6 13쪽
197 195화-겨울의 가문(5) +3 17.03.30 352 5 14쪽
196 194화-겨울의 가문(4) +2 17.03.30 279 5 11쪽
195 193화-겨울의 가문(3) +2 17.03.29 242 6 13쪽
194 192화-겨울의 가문(2) +1 17.03.27 231 6 12쪽
193 191화-겨울의 가문(1) +2 17.03.24 338 6 12쪽
192 190화-세계일주(5) +2 17.03.23 257 6 12쪽
191 189화-세계일주(4) 17.03.22 261 5 14쪽
190 188화-세계일주(3) 17.03.21 275 5 12쪽
189 187화-세계일주(2) 17.03.20 291 5 14쪽
188 186화-세계일주(1) 17.03.20 288 4 13쪽
187 185화-Odin(2) 17.03.17 301 5 13쪽
186 184화-Odin(1) +4 17.03.16 262 6 15쪽
185 183화-Paries(4) +1 17.03.15 312 7 12쪽
184 182화-Paries(3) +1 17.03.14 381 5 12쪽
183 181화-Paries(2) +1 17.03.13 314 5 12쪽
182 180화-Paries(1) +1 17.03.11 393 6 12쪽
181 179화-납치(4) 17.03.09 229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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