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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fle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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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nifle
작품등록일 :
2016.03.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4.04 19:57
연재수 :
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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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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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93,079

작성
17.04.13 17:54
조회
366
추천
7
글자
11쪽

205화-착수(着手)(3)

DUMMY

“즐거운 여행 되십시오.”


웃으며 허리를 숙이는 승무원에게 마주 웃어주며 현휘는 좌석에 몸을 묻었다. 앞으로 이어질 일들을 생각해 보자면 미리 이렇게 휴식을 취해 두는 편이 좋을 테니까.


‘게다기 곧 있으면 귀찮은 것들이 잔뜩 들러붙을 테니까 말이지.’


전 지구의 마력을 감시당하고 있는 탓에 몸안에 있던 소량의 마력마저 모두 방출하고 왔지만 그럼에도 들킨 것 같았다.


‘셋......넷인가?’


동물의 그것을 상회할 정도로 민감해진 감각기를 타고 자신을 주시하는 시선을 감지했다.

마력을 다루기 시작한 이후로는 사용하지 않았던 방식이지만, 그 마력을 사용할 수 없는 지금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던 이능만큼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까다롭게 됐어.’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자신을 어떻게 찾아냈는지, 어떻게 알아챈 것인지. 거기에 지금은 오딘이 잠들어 있는 상황.

원격 지원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현휘의 눈이 가늘게 뜨였다.


‘어떻게 한다......’


우선 비행기에서 내리는 것은 기각. 괜히 섣불리 내렸다가는 알아챈 것을 들킬 우려도 있고, 일단은 독일에 무조건 가야 했으니까.

감시자들을 모두 쓰러뜨리는 것도 기각. 괜히 자극하면 어떤 행동을 보일지도 모르는 데다가 괜한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었다.

기왕 들킨 거 아예 마법으로 탈출한다? 그건 아예 미친 짓이다. 이미 자신이 독일행 비행기에 탔다는 것을 알아챈 순간 독일 아니, 유럽 전역에는 마력교란이 이루어지고 있을 터였다.

아무리 대 마도사라 한들 공간의 틈새에 끼어 죽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고와 같은 것. 결국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저들이 움직이는 것을 기다리는 것 뿐이다.


‘일단은 독일까지는 간 다음에 일을 벌여야 할 텐데......’


지금 행동의 우선권을 쥐고 있는 것은 자신이 아닌 저들이었다. 그것은 어떻게 해도 변하지 않을 사실.

맞춰서 대응하는 것이 맞기는 하겠지만 그때 가서 생각을 하게 되면 이미 늦게 된다. 이리 상황을 가정해 두고 움직이는 것은 마법사의 행동 양식의 기본.

그렇게 생각을 하던 와중에 현휘는 자신의 생각이 결국 아무런 쓸모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 행동력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히네.’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던 탓에 미처 알아채지 못했다. 저들이 자신을 이미 거미줄에 걸린 벌레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지금 비행기를 가득 채우고 있던 승객들이 거의 내리고 탑승중인 인원은 50명이 채 되지 않았다.

휴가철 성수기의 독일행 대형 여객기에, 1,200명을 태울 수 있도록 설계된 여객기에 고작 50명 남짓한 인원이 탑승했다?

분명 탑승할 때까지만 해도 이미 탑승 인원이 400명을 넘고 있었다.


‘어떻게든 이 위에서 처리하겠다는 거로군.’


자신의 전투는 이미 알려졌을 터. 하늘을 날아다니는 감옥으로 변한 이곳에서 자신을 잡겠다 자신하는 저들의 생각은 무엇일까?


‘우선, 마력을 교란하는 종류는 무조건 가져왔겠군.’


대 마도사가 몸안에 담는 마력은 라벨 기준으로 생각해도 그다지 많지 않다. 동급의 무인과 비교해 본다면 1/100을 조금 넘는 수준의 양.

그것을 촉매로 활용해 주변의 마력을 유동시켜 마법을 사용한다. 하물며 아예 신체에 쌓는 마력을 포기하다시피 한 포이멘은 어떨까. 거기에 그 마력마저 흩어버린 현휘는?


‘이거이거, 교황청이 아니라 이 작자들이 마녀를 사냥한 거였나.’


비행기가 이륙함과 동시에 비행기를 둘러싼 공간과 비행기 안의 모든 마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잔잔하게 흐르던 바다에 갑작스럽게 암초가 솟아난 것처럼. 곳곳에 와류와 소용돌이가 발생하고 계속해서 불규칙하게 움직였다.

거기에 마력 그 자체가 불안정하게 변해버렸다. 아마 약간이라도 인위적인 자극이 간다면 좋은 꼴은 보지 못할 터였다.

오래 생각해 보지 않아도 수없이 많은 개량을 거쳤을 것이 분명한 방치, 혹은 기법의 존재에 현휘의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이 정도로 마력을 교란하는 장치라......거기에 공간 교란에 마력감지까지......’


이 정도면 적어도 12주 마탑정도의 규모, 혹은 왕국 단위의 마법병단조차 잡아낼 수 있는 수준의 장치들이다.

순수하게 마법사에게 악질적인 것들로만 채워진 이것들이라면 일반 병과로도 충분히 마법사를 학살해 버릴 수 있을 터.

지구상에서 그런 일은 단 한번. 중세 때의 마녀 사냥 외에는 없었다.

하지만 왜 그랬던 것일까?


‘이런 걸 만들 정도......거기에 굳이 나를 적대하는 이유라......’


애초에 마녀는 주위에 피해를 끼치는 존재가 아니다. 제멋대로이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고, 가끔 피해를 주는 것 같기는 하지만 마녀는 일종의 시험관.

그들은 언제나 사람의 역량을 정확히 파악하고, 장난을 걸때에도 절대 그 수준을 넘는 장난을 치지 않는다.

더군다나 저주를 극복하거나 하면 막대한 보상을 마련해주기까지 하는 이들. 죽기 직전이 되면 그 저주는 반드시 풀리며 보상을 안겨주는 경우 외에는 없는 것이 바로 마녀다.

그런 마녀들을 굳이 해쳤다? 차라리 자신들의 군세를 늘리는 데에 마녀를 이용했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 효율적이었을 터였다.

타인에게 섣불리 해를 끼치지 않고, 근본적으로 손해를 입히는 것을 싫어하는 그들은 그만큼 자신의 것을 상하게 하는 것을 용서치 않으니까.

아마도 마녀 사냥은 일종의 대 전쟁이었을 터였다. 어쩌면 그것으로 중세의 암흑기나 흑사병마저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하지만 대체 왜? 어째서 그 정도의 손실을 감수했던 것일까?


‘산타는 그것이 일종의 조율이었다고 말했엇지......하지만 그건 아니야. 그들의 기본적인 목표는 인류의 발전. 그로 인해 전쟁이 제법 일어나기는 했지만 그것들의 대부분은 더 작은 피해로 훗날 있을 통제 불가능의 상황을 막았던 것들 뿐이었어. 게다가 그들은 일부러 조성된 사회가 얼마나 경직된 것인지 잘 알고 있어.’


지구상의 모든 국가와 상황을 그들이 완전히 조율했다면 지구는 적어도 지금보다는 훨씬 효율적으로 발전했을 터이다.

그리고 훨씬 더 팍팍하고, 생기 없고, 딱딱하게 죽어 있는 사회가 되어 있을 터였다.

자유를 사랑하는 인간에 대한 완전한 통제와 조율은 그런 것이니까.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되도록이면 조율을 해 전쟁과 같은 소모를 없애는 것을 추구했지만 막지 않았을 때의 이득이 더 크다면 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수십, 수백만의 죽음과 인류 전체에 배포되는 한세대 앞선 기술의 가치중 더 나은 것을 따지자면 단연 기술일 테니까.

그런데 그런 그들이 쓸모 없는 소모를 늘이면서까지 마녀를 사냥하고, 대 마도사에 이른 자신을 적대한다?

처음에 조금 잘못 얽히기는 했지만 대 마도사의 존재는 하나의 제국과도 비견되는 존재다. 그런 이를 적대하는 것은 합리적 사고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

엄청난 원한이 없는 이상 어지간하면 원만하게, 적당히 가깝고, 적당히 먼 그런 사이로 지내는 것이 좋을 터였다. 혹은 포섭하거나.

하지만 그들은 적대를 했다. 그것도 아주 선명하게. 완전한 말소를 위해서.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현휘는 깨달았다.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 진짜 제대로 된 조율을 아는 것들이야. 너무 똑똑하고 조심스러워. 어덯게 생겨먹은 것들이지?’


그들은 대 마도사와 마녀의 존재를 말소하는 것이 아니었다. 단지 변수가 될 수 있는 존재를 말소하는 것뿐.

문명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크고 작은 변수들을 방치했다. 설사 자신들의 계획과 조율에 방해가 된다 할지라도 그들의 존재 자체가 불어넣는 생기를 위해서.

다만, 단신의 존재로 재앙을 이룩할 수 있는 존재는 철저하게 지워나갔다. 그들이 한번 날뛰기라도 한다면 문명은 무조건적으로 퇴보할 수 밖에 없었으니까.

그래, 그들은 약한 신의 놀이를 하고 있는 거였다. 위험한 인자를 제거하고, 자신들이 만든 틀 위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것을 지켜보며 진보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그런 신의 놀이를.


‘이곳의 바벨은......다른 의미로 성공을 거뒀군.’


저쪽의 바벨은 인간을 위한, 인간의 신을 만들고자 했다.

이곳의 바벨은 인간을 신의 위에 올려놓고자 했다.

하지만 결국 양쪽 모두 실패하고 저쪽은 찬란했던 신화시대를 잃었으며 이곳은 다채로운 발전과 조화를 잃었다.

하지만 철저하게 실패하고 폐허만을 남긴 저쪽과는 달리 이곳은 일부나마 성공을 거뒀다.

모든 인간을 신의 위에 올리지는 못했지만 극히 일부의 인간을 작고 약한 신위에 올리는 것에 성공했으니까.


‘의회......그리고 네 개의 가문. 그 수장들.......그리고 바벨 탑.’


극히 일부의 성공을 이룬 이곳을 생각하던 현휘의 눈이 가늘게 뜨였다.


‘이상해. 뭔가가 있어.’


저쪽은 신화시대를 잃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극도로 발전한 문명을 잃었던 것일 뿐. 그보다 몇세대 뒤처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온전한 문명을 유지하고 있었다.

신화시대의 상당수 주축 마도사들이 살아남아 문명을 재건하는 데 성공했으니까. 그들과, 다른 종족들이 모여 세계 그 자체를 살리는 데에 성공했었다.

하지만 이곳은? 저쪽에 비해서 완전히 모든 것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다른 종족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들이 수두룩 했으니까.

심지어는 바벨탑에 거주하던 최고의 학자들 역시 모두 죽고 말았다. 그들의 찬란하던 설비와 기록들과 함께.

그런 상황에서 지금의 문명을 이룩한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절대 불가능했다. 비록 네 개의 가문이 살아남기는 했지만 그들의 힘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했을 것이 뻔했으니까.


‘대체, 대체 어떻게 한 거지? 어떻게 고작 네 개의 가문만가지고......잠깐, 네 가문?’


산타에게 들은 바로는 분명 클로스 가의 초대 가주는 그날 그곳에서 네 가문을 모조리 죽여 없앴다 말했다.

그런데 어떻게 네 가문이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가주와 구성원을 모두 잃은 그들이?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현휘의 얼굴에 어이없다는 미소가 그려졌다.


‘누군가가 있어. 그들을 살려내고, 문명의 씨앗을 전파하고, 인간만으로 세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협조한 누군가가.’


기껏해야 두자리 숫자가 살아남은 환상종은 제외. 그들은 어디까지나 홀로 존재할 뿐이고, 문명에 대해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신 역시 제외. 세계의 멸망이 아닌 이상 지구와 같이 단 한 존재의 신만이 있는 경우에는 신이 거의 개입하지 않는다.

그러면 대체 누가?

미간을 찡그리며 파고들던 현휘의 생각은 얼마가지 않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실례지만, 매력적인 남성분? 이야기를 조금 나눌 수 있을까요?”


그의 앞에, 눈웃음이 매력적인 붉은 머리칼의 여성이 나타났으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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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203화-착수(着手)(1) 17.04.12 306 5 12쪽
204 202화-Santa Claus(6) 17.04.10 965 5 12쪽
203 201화-Santa Claus(5) +2 17.04.08 271 6 12쪽
202 200화-Santa Claus(4) 17.04.07 641 6 12쪽
201 199화-Santa Claus(3) +2 17.04.06 421 6 13쪽
200 198화-Santa Claus(2) +2 17.04.05 375 6 13쪽
199 197화-Santa Claus(1) 17.04.04 382 7 13쪽
198 196화-겨울의 가문(6) +5 17.03.31 333 6 13쪽
197 195화-겨울의 가문(5) +3 17.03.30 352 5 14쪽
196 194화-겨울의 가문(4) +2 17.03.30 279 5 11쪽
195 193화-겨울의 가문(3) +2 17.03.29 242 6 13쪽
194 192화-겨울의 가문(2) +1 17.03.27 231 6 12쪽
193 191화-겨울의 가문(1) +2 17.03.24 338 6 12쪽
192 190화-세계일주(5) +2 17.03.23 257 6 12쪽
191 189화-세계일주(4) 17.03.22 261 5 14쪽
190 188화-세계일주(3) 17.03.21 275 5 12쪽
189 187화-세계일주(2) 17.03.20 291 5 14쪽
188 186화-세계일주(1) 17.03.20 288 4 13쪽
187 185화-Odin(2) 17.03.17 301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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