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 기다리는 노래
풀벌레의 목을 축이는 감미로운 이슬처럼
너는 거기에 있었다
말라버린 벌침처럼 따갑고
거인의 입김처럼 후끈후끈한 여름 속에서
어련히 그렇듯 밝게 빛나며
감로주 같은 미소를 띤 너는
생명의 전령사처럼 그렇게 다가와 있었다
신록을 졸라 싱그러운 내음을 세상에 뿌리고
상쾌한 바람으로 모든 것을 북돋우고
어떤 열기에도 굴하지 않는 너는 또 찾아올 것이니
너는 참으로 아름답구나
살갗에 달라붙는 권태의 무게를 견뎌낼 수 있도록
일 년에 단 한 번 푸르른 꿈처럼 왔다 사라지는
나와 우리 모두가 기다리는
무지갯빛 너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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