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이의 기록
바깥 공기는 고사하고
갓 떠낸 흙냄새마저 그리운 지금
아들 녀석이 주고 간 소주 한잔에
적적함을 달래며 뒤척이는 밤
해 질 녘부터 젖어 드는 빗물이
타닥타닥 지붕을 때리는 이때에
따사로운 추억은 자꾸 아물거리고
그리운 너희 얼굴마저 아득해지는 걸 보니
이제 너희도 나를 잊었구나 싶다
부디 아비처럼 이르진 않길 바라며
또렷해져 가는 섭리에 순종하여
마지막으로 깊게 누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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