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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카 님의 서재입니다.

그라이 게이트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이나이™
작품등록일 :
2017.03.02 11:28
최근연재일 :
2017.05.25 12:50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56,747
추천수 :
482
글자수 :
307,554

작성
17.03.22 12:50
조회
773
추천
10
글자
13쪽

6. 전문가의 확률(3)

이 글의 인물과 장소는 픽션입니다.




DUMMY

“경찰은 발견된 피해자가 배송기 사장이라고 합니다! 사인은 많은 타박상과 가슴의 총상이라고 밝혔습니다!”


뉴스에서는 배송기 사장에 대해 개인 생활과 회사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 방송은 조방원 사장도 보고 있었다.


“흐흐흐! 배송기 사장에게 고용된 놈이 누군지는 몰라도 간담이 서늘할 거다!”


흐뭇한 웃음을 짓는 조방원 사장의 옆에는 조직원들이 있었다.

그들은 조방원 사장의 기분이 좋아 보이자 아부를 했다.


“그렇습니다! 놈이 우리 조직원 셋을 헤쳤지만, 독 안에든 쥐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곧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흐흐흐! 그렇지? 그놈은 발견 즉시 배송기 사장처럼 처리하도록!”

“네!”


*****


비가 그친 거리는 곳곳에 빗물이 고여있었다.

사람들이 고인 빗물을 피해 걸어 다녔다.


하지만 나는 상관하지 않았다.

상관 할 수가 없었다.


나에게 부탁한 내 팬으로 보이는 사람이 쓰레기더미에서 발견되었다.

그것도 텔레비전으로 방송되었다.


이것은 나에게 경고를 보내고 싶은 조방원 사장의 메시지다.

너도 이렇게 될 수 있다는.


오늘은 일을 끝맺어야 한다.

이것이 내 대답이라면 대답이다.


한마디로 조방원 사장이 내게 보내는 경고의 시기가 너무 늦었다.

물론 효과도 없었을 테지만······.

한 톨도.


*****


“놈을 발견했습니다!”

“어디로 가고 있나?”

“우리 사무실의 반대편 방향입니다.”

“그래? 흠.”

“어떻게 할까요?”

“따라가서 없애!”


스마트폰의 액정화면에 통화종료 표시가 떴다.

방원 파의 두목 조방원과 조직원의 통화였다.


조직원은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고 다시 거리를 걸어가고 있는 정자추를 바라보았다.

검은색 정장과 가방 하나를 손에 들었다.


“우리 사무실에서 멀리 가는 것을 보니 사장님이 보낸 경고를 알아챘나 보군.”


조직원의 눈에는 정자추가 서울을 떠나려고 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대로 걸어가면 서울 외곽으로 가는 고속버스가 있는 터미널로 가게 된다.


“하지만 사장님의 지시가 있으니······. 누군지 몰라도 좀 더 빨리 눈치채고 떠났으면 살았을 텐데. 안됐군······.”


조직원은 멀리 골목으로 돌아 들어가는 정자추를 보면서 입맛을 다셨다.


*****


큰 거리에서 들어오는 자가 보인다.

조직원은 그자가 사진에서 본 자인 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상점의 진열장을 바라보았다.


곧 사진에 있는 인물이 조직원의 뒤로 지나갔다.

지나갈 때 거대한 무언가가 지나가는 느낌이 든 조직원.


자기도 모르게 사진 속의 인물인 정자추를 바라보았다.

등이 보였다.


검은색 정장에 두꺼운 검은색 007가방은 정자추의 등을 거대한 휴화산인 백두산처럼 보이게 했다.


“헉!”


조직원은 숨이 막히는 듯 목을 잡고 기침을 했다.

자기가 상대할 수 있는 자가 아니었다.


떨리는 걸음을 걷는 조직원.

이제부터 저자를 미행해야 한다.


조직원은 오늘은 재수가 없다고 생각하며 억지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곳곳에 있는 방원 파 두목 조방원의 조직원들은 정자추의 행적을 감시했다.

정자추의 이야기는 나도 들은 적이 있었다.


남북통일전쟁의 영웅.

배송기 사장님이 사장실의 벽에 붙여놓은 선전물의 주인공이었다.


우리 회사는 잘 나가는 회사에 속했다.

부채가 전혀 없이 2,000억 원이나 되는 금액이 자산으로 있는 회사는 흔치 않으니까.


나는 운전대를 잡고 정자추를 태울 기회를 기다렸다.

사장님이 시체로 발견된 이상 정자추도 노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기는 것은 사장님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

정자추는 무사해야 하고 잘 살아가야 한다.


지금은 방원 파 조직원들이 너무 가까이에 있다.

거리가 더 벌어지기를 바라야 한다.


정자추가 횡단보도를 건넜다.

그리고 기회가 생겼다.


방원 파의 조직원들이 미쳐 횡단보도를 건너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재빨리 자동차를 정자추의 옆으로 정차시켰다.


“타시오! 어서!”


정자추가 검은색 정장 안으로 손을 넣었다가 나를 보고는 차에 탔다.

나는 차를 출발시켰다.


백미러로 길을 무단 횡단하는 방원 파 조직원들이 보였다.

정자추가 내가 그들에게 신경을 쓰는 것을 보고 말했다.


“단순히 미행만 한 자들이다. 신경 쓸 것 없다. 그런데 배송기 사장의 직원이 여긴 웬일인가?”

“제가 직원인 것을 어떻게 아십니까?”

“배송기 사장의 사무실에서 벽에 붙은 사원들의 사진을 보았다. 당신 경리담당이지?”


나는 놀랐다.

이 사람에게 그런 관찰력이 있다니!


“맞습니다. 그런데 아시고 계십니까? 사장님이······.”

“알고 있다. 방송에 나오더군.”

“그럼 피하시기 바랍니다. 배송기 사장님과 약속한 일을 무리해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대가를 받고 승낙했다.”

“우리 회사는 해산되고 다른 직원들도 모두 떠났습니다.”

“내 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아무래도 정자추는 옹고집 같다.


“아니요! 끝났습니다. 저는 사장님의 시체가 있는 영안실에 갔다가 왔습니다. 웃고 계시더군요. 당신이 방원 파의 두목인 조방원의 제거를 약속해 준 덕분입니다. 방원 파는 조직원 수도 많아서 경찰도 그들을 모두 잡아넣지 못했습니다!”

“세워라!”

“안됩니다! 방원 파의 조직원들이 틀림없이 쫓아오고 있을 겁니다!”

“어떻게 방원 파가 내 얼굴을 알아보는 건가?”

“방원 파는 우리 회사를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당신이 배 사장님과 만나는 것도 사진으로 찍혔을 겁니다. 더구나 세월은 지났지만, 당신은 한때 유명했었잖습니까?”

“그렇군.”


이제 물러갈 기미가 보였다.

그런데.


“차를 세워라!”

“네???”

“일을 시작한 이상 중요하지 않은 이유로 취소할 수는 없다.”


나는 정자추를 보면서 말했다.


“부탁입니다. 배 사장님은 당신이 다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사장님은 당신의 팬이었어요.”

“그 팬이 죽었다. 내리겠다. 세워라.”


무뚝뚝한 그의 말에 나는 저절로 자동차를 세우게 되었다.

차 문이 닫히고 정자추가 내가 탄 차에서 멀어졌다.


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도 방원 파의 조직원들이 있는지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재빨리 차를 출발시켰다.

백미러로 멀어지는 정자추의 모습이 보였다.


*****


“정자추를 발견했습니다! 두목님! 아니?! 사장님!”

“그래? 어디냐?”

“터미널 너머의 고물 중장비를 쌓아놓은 고물상입니다.”


조방원 사장은 지도를 보고 어디인지 추정해냈다.


“음······. 거기라면 내가 있는 사무실에서 2킬로미터도 넘는 곳 아닌가? 혹시 나를 저격할 생각을 그만둔 것인가?”

“그런 것 같습니다. 사장님. 이제 일부러 제거할 필요는······.”

“아니! 아니다! 계속 감시해라! 놈이 왜 고물상으로 갔는지 알아야 한다.”

“넷! 알겠습니다.”


통화를 끊은 조직원은 정자추를 계속 감시했다.

정자추는 어느 해체된 중장비 더미들 앞에 섰다.


그리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조금 높은 곳에 있는 기중기의 운전석으로 들어가 무언가를 꺼냈다.


그것은 작은 상자였다.

궁금증이 일어난 방원 파의 조직원은 휴대용 망원경으로 그 안에서 무엇이 나오는지 살폈다.


정자추가 상자를 열고 무언가를 꺼냈다.

그것은 편지봉투였다.

봉투는 두툼했다.


그는 봉투 안에서 다시 뭔가를 꺼냈다.

뭔가가 인쇄되어 있었다.


[대한민국 국채]

[미국 국채]


휴대용 망원경 안 조직원의 눈이 커졌다.

무려 10억 원이나 되는 국채 수십 장이 들어있었다.


그중에는 100만 달러나 되는 미국 국채도 여러 장이 있었다.

정자추가 국채를 살펴보는 것을 보며 조직원은 그 액수에 흥분했다.


몇백억 원은 될 것 같았다.

즉시 조직원은 조방원 사장에게 연락했다.


“두목님!!”

“사장님이라고 불러야지!”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


조직원은 정자추가 꺼낸 국채이야기를 했다.

조방원 사장의 눈이 커졌다.

그리고 탐욕으로 물들었다.


“그래 그자가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냐?”

“지금은······. 으악!!”


휴대용 망원경으로 다시 정자추를 살피던 조직원은 정자추가 자신을 향해 소음기가 달린 권총을 꺼내는 것을 보고 놀랐다.


하지만 피할 수는 없었다.

조직원의 비명을 들은 조방원 사장이 스마트폰에 대고 외쳤다.


“무슨 일이냐?”


조직원은 말이 없었다.

잠시 당황하다가 어떻게 된 상황인지를 알고 그는 다른 조직원에게 연락했다.


“놈을 가진 국채를 빼앗아라! 나도 곧 가겠다!”


조방원 사장은 창밖을 보고는 나갈 날씨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밖에는 비가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조직원을 불러 자동차를 준비시키라고 했다.

그리고 옷을 입으면서 정자추가 있다는 고물 중장비가 있는 곳이 어딘지 지도에서 다시 찾아보았다.


“응? 저기잖아?”


조방원 사장의 눈에 비가 내리는 창밖 멀리 거대한 타워크레인이 보였다.


“설마! 저기에서······. 아니! 확률이 전혀 없어! 너무 멀어! 아무리 정자추가 저격 전문가라도!”


*****


나는 배송기 사장이 준 국채를 숨긴 곳을 들러서 목표인 조방원 사장을 저격할 수 있는 곳으로 갔다.


그곳은 타워크레인의 운전석이었다.

15층 높이의 이 타워크레인은 아직 움직이고 있었다.


운전석에 앉은 나는 엔진에 시동을 걸고 타워크레인의 방향을 조정했다.

타워크레인의 운전석이 조방원 사장이 있는 사무실 방향으로 향하자 나는 타워크레인을 멈췄다.


나는 검은색 007가방에서 M-200 체이탁을 꺼내 조립했다.

그리고 22배율의 스코프를 장착했다.


내 앞에 조방원 사장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어디론가 가려는지 옷을 입고 있었다.


지도를 보는 모습도 보였다.

M-200 체이탁에 들어있는 총탄은 M-200 체이탁 전용 헤비탄이다.


조방원 사장이 있는 사무실까지의 거리는 2.4킬로미터.

M-200 체이탁의 사정거리 안쪽이다.


나는 조방원 사장의 사무실에 설치했다는 방탄유리에 대해 알아보았다.

생산회사에 문의하니 그 방탄유리는 권총탄에는 유효하지만, 자동소총에 쓰이는 총탄에는 효과가 작았다.


그렇다면 저격용 소총 전용 헤비탄 앞에서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실제로 그 방탄유리를 사다가 시험사격 해보았다.


뚫렸다!

지금 내 스코프 앞에서 내 총에 맞아 쓰러지는 조방원 사장처럼.


조방원 사장이 믿었던 방탄유리는 품질은 우수했지만, 중량감 있는 저격 전용 탄에는 확실히 무용지물이었다.


스코프에 깨진 방탄유리와 쓰러진 조방원 사장이 보였다.

나는 내 팬인 배송기 사장과의 약속을 지켰다.


그는 지금 없지만 그를 헤친 조방원 사장도 제거됐다.

나는 타워크레인을 내려오려고 했다.


그런데 저 멀리 자동차 한 대가 빗속을 헤치고 도착했다.

방원 파의 조직원들인 것 같았다.


그들은 고물 중장비 뒤에 숨어 어디론가 연락을 했다.


“뭐야?! 사장님이 저격을 당했다고?!”


그들이 전화 통화를 할 때 나는 그들의 앞에 있었다.

방원 파 조직원들은 두목인 조방원이 저격당했다는 소식에 정신이 없었다.


나는 소음기가 장착된 권총을 꺼내 숨어있는 방원 파 조직원들을 하나씩 사살했다.


[퓩! 퓨융! 퓨욱!]


손에 권총도 잡지 못하고 쓰러지는 조직원들.

더 이상의 방원 파의 조직원들이 발견되지 않을 때까지 나는 고물상 주변을 돌아다녔다.


*****


“뭣?! 방원 파의 조방원 사장이!”

“그렇습니다. 대통령 각하! 어제 그렇게 되었다고······.”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우리나라의 국채를 많이 사주었던 배송기 사장도 변사체가 되더니 이젠 조 사장이 암살되었다고?!”

“조사하고 있지만 어디서 날아온 총탄인지 알 수가 없답니다.”

“으음.”

“그리고 조 사장의 부하들이 고물상에서 단체로 피살된 채 발견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세력다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음. 그렇군. 불량배들과 일을 같이 하는 게 아닌데······.”


통합수사본부장 한종학의 보고를 들은 최우선 대통령은 눈을 잠시 감았다.

자꾸 정자추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심을 지웠다.


그에게는 알리바이가 있다.

조 사장이 있는 현장으로부터 거리가 무려 2킬로미터가 넘는 터미널에서 목격되었다고 했다.

아무리 실력이 좋더라도 비도 오고 현장까지 너무 멀다.


‘그래. 아무리 전문가라도.’


보고를 마친 한종학 본부장이 대통령 집무실을 나갔다.


*****


팬의 복수를 마쳤다.

나는 고속버스를 타고 시외로 나왔다.


시외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나는 고속버스 안에서 경치를 감상하며 생각했다.


‘나에게 팬이 있었구나. 이제는 한 명이 줄었지만.’


나는 국방부의 선전물이 인연이 되어 생긴 팬을 생각했다.

그리고 명복을 빌었다.


풀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배웅하는 듯했다.





선작-칭찬-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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