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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 님의 서재입니다.

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해달01
작품등록일 :
2023.11.02 20:17
최근연재일 :
2024.01.22 00:40
연재수 :
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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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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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94,176

작성
23.11.1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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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6화

DUMMY

16화





“···그럼, 들어가서 쉬어.”


신우는 바리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준 뒤 집으로 들여보낸다.


바리는 기분이 좀 나아진듯 손을 흔들고는 집으로 들어간다.


끼-익-


“아부지, 다녀왔습니다아···”


저도 속 썩였던 건 아는 듯, 바리는 조심스럽게 집으로 들어선다.


“···왔냐.”


언제쯤 오나 목이 빠지게 기다렸으면서 아닌 척 하는 팽 의원. 키 큰 신우 덕에 진작에 오는 걸 보고 괜히 점잔빼고 있던 참이다.


“···밥 먹을테냐?”


“···예”


많이 주세요. 먹고 기운차릴래요. 바리는 비장한 표정을 짓는다.


“···?”


한편, 딱히 기대없이 한 말에 팽 의원은 놀란 듯 바리를 돌아본다. 뭐, 이유가 어쨌건 제 새끼 입에 뭐든 넣어주고 싶으니 이 때다 싶다.


“저번에 김 진사네서 준 고기 아직 남았다.”


“고기!!!”


기운 차리려면 고기지! 바리는 서둘러 부엌으로 뛰어들어간다.



*


치-이-익-


고기 굽는 소리. 팽 의원은 바리 많이 먹으라고 슬쩍 젓가락질을 늦춘다.


“아부지, 이거 잘 구워졌어요!”


바리는 팽 의원 밥그릇에 고기를 올려주며 입에 남은 고기를 씹는다. 너무 많이 먹어서 볼따구가 터질 지경.


“오냐.”


천천히 먹어라. 팽 의원은 괜히 물을 챙겨주며 딴청 부린다.


“아부지.”


“어잉?”


“저. 의녀할래요.”


“···의녀?”


“예, 내일 관청에 접수 할 생각이에요.”


“···? 그게 바로 된다냐?”


“어쨌건 저는 초시(1차 시험)는 통과했으니. 자격은 된다고 하더라구요.”


“···괜찮겠냐?”


“안 괜찮을건 뭐랍니까···”


그야 넌 의원 하고싶어 했으니 그러지. 내 새끼 속 내가 모르겠냐.


하지만 팽 의원은 목 끝까지 올라온 이 말을 고기와 함께 삼킨다. 우리 딸이 챙겨준거라 고기가 그런지 달구나···



***



한편, 강림.


어쩐다. 뭐든 때려 잡을줄만 알았지, 뭘 챙겨줘본적은 없는데···


강림은 난감한 표정으로 정신을 잃은 여인들을 바라본다.


‘큰 나무 끼고 돌면, 의원이 있어!’


의원··· 강림은 누가 말하는지 신경도 쓰지 않고, 그 내용에 집중한다.


끙차-


‘그··· 두 사람을 한번에 드는거야?’


대답 좀 해주면 좋으련만. 강림은 양 어깨에 여인들을 들쳐메고 의원으로 향한다.


‘야! 강림!!’


“그만 따라와라.”


스스로 구하지 않는 이상, 신은 우리를 돕지 않는다. 어느날 갑자기 뚝 떨어진 신의 호의. 이놈은 가라고 해도 안가는 이상한 도깨비다.


아무래도 좋은 의도는 아닐 터. 제아무리 신이라 할지라도, 강림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다.



*



근처 의원,


“계십니까?”


“예~ 누구십니까?”


“사람이 쓰러져있었습니다.”


“···?어이코! 일월댁??”


아시는 분인가보군. 혹시라도 시간을 지체할까 싶던 강림은 안심한다. 나머지 한 놈 빨리 잡으러 가야했다.


‘저 사람 꿈자리 흔적이 있는데?’


···? 꿈자리?



*



강림은 여인들이 깨어나기 전 까지 있겠다며 자리를 지키기로 한다.


그래도···


“저, 나으리?”


“예.”


“혹시 뭐라도 필요하신것 있으십니까?”


“아닙니다.”


아니라곤 하는데 꼭 뭐라도 챙겨드려야할 것 같은 이 느낌은 뭔지. 괜히 상전 한분 더 늘어난 느낌이라 의원은 괜히 찜찜하여 자리를 피한다.


그때 정신이 드는 듯 침음성을 내뱉는 일월댁. 강림은 서둘러 다가간다.


“으으음...”


“...?! 정신이 드십니까?”


“...여기가 어딥니까?”


“의원입니다.”


“의원이요?”


“예.”


“...기억이 전혀 나질 않습니다.”


“그렇습니까.”


“아! 우리 아이들. 지금 시각이 어찌되나요?”


“자정이 넘었습니다.”


“빨리 가야하는데”


“늦었습니다.”


“늦었다니요?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겁니까?”


“시간이 늦었습니다.”


“......”


그걸 누가 모르나. 일월댁은 뭔가 속은 듯 분한 표정이다.


“...그래도”


끼-이익.


그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의원.


“어이고, 일월댁 일어났는가?”


“아, 의원님!!”


“자네 괜찮으신가? 내 저분이 들쳐메고 오는데 아주 깜짝 놀랐네.”


“어머. 제가 은인께 인사도 못드렸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끄덕. 강림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인사를 받는다. 강림은 쉬이 말 붙이기 어려운 사내라, 둘은 서로 대화를 이어간다.


“그나저나, 의원님. 제가 아이들만 집에 두고 일하러 나와서 어서돌아가봐야 할 듯 합니다.”


“아니 그게 무슨소린가. 자네 방금까지 기절했던 환자일세.”


“하지만 아이들이...”


“자네 집 이번에 한 호(戶)로 인정 받았다고 하지 않았나.”


“예, 그렇습니다.”


“그럼 통주가 아이들 봐주시겠지. 염려말고 해 뜰때 가게.”


최근 기승을 부리는 악귀 때문에 사람들이 자주 사라지는 터라. 중앙에서는 골머리를 앓았다.


이 사람들이 세금을 내지 않으려 도망간건지, 진짜 악귀 때문인지...


하여 조정에서 오가작통(五家作統)이라 하여 다섯 가구를 하나의 통으로 묶어 서로를 돌보게 했다. 그 중 대표가구를 통주라 부른다.


그 덕에 일월댁 같이 혼자서 육아와 생계유지를 도맡는 자들은 좀 더 수월하게 일을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그 느낌 개느낌일세. 자네 이렇게 운 좋게 살아난것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나쁜 꿈 꿨어.]


하지만 다라가 나쁜 꿈을 꾸었다며 힘들어 하면 어쩌지.


일월댁은 불안함을 감추지 못한다.


“...나쁜 꿈.”


일월댁은 저도 모르게 아이가 했던 말을 중얼거렸다.


“응? 방금 뭐라 했는가?”


“아, 아닙니다.”


일월댁은 괜히 이부자리만 만지작 거린다. 별 일 없어야 할텐데...


한편, 일월댁이 중얼거리는 말을 들은 강림은 눈을 번뜩인다.



***



관청 앞.


쾅-쾅,


“관리감 나으리~!!”


“어으... 바리냐? 이 아침부터 왠 일이야?”


“...? 벌써 진시(오전 7시~9시)입니다!!”


“그래... 사람들은 그걸 아침이라고 한단다.”


“그렇군요!”


그렇군요가 아니라... 어휴. 관리감은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기로 한다.


“그래, 무슨일이냐?”


“제가 결심을 했습니다!”


“뭔데...”


“저 의녀등록할래요!”


“...너네 아버지 의원 아니냐?”


“네! 맞습니다!! 우리 마을에는 하나뿐이고, 이 근방에서는 제일인 의원! ‘팽 의원’ 이지요~!”


“...”


관리감은 바리가 최근 마음고생했던 걸 상기한다. 그래... 친절하고 따뜻하게 말해주자.


“그러면... 아버지께 말하면 되지 않겠냐? 의녀는 조건만 되면, 일할 의원 입적부에 이름만 올리면 되는데.”


“아니요!”


“...?”


“저는 관청에서 일해보고 싶어요! 우리 집은 아버지가 능력이 너~무 좋으셔서 환자가 잘 없어요.”


“...”


“여러 환자들을 돌보면서 경험을 쌓고 싶어요!”


“거. 마음은 좋다만, 아버지께선 허락하신 일이냐?”


“네!”


“그래... 뭐 너라면 두팔 벌려 환영이지. 관청에 의녀나 다모는 항상 부족하니말이다.”


“감사합니다!!”


“나중에 신우랑 같이 의원 차리려고?”


“!!!! 나으리 귀신이시네요!”


...귀신은 내가 아니라. 어휴... 아니다. 관리감은 다시 한 번 할 말을 삼킨다.



*



당장 지금 일하겠다고 난리치는 바리를 진정 시키기도 잠시.


관리감은 바리라면 잘 할거라며 바로 의녀일을 맡긴다.


그래, 내 말은 안했지만 최종시험에서는 만점이었으니까...


한편, 그때 관청으로 들어오는 신우. 관청 구석에서 익숙한 똥강아지를 발견한다.


“...? 바리니?”


“어?! 신우야아~!!!”


“...너 왜 여기 있냐?”


“나 일해!”


신우는 바리를 위아래로 한 번 훑어본다.


“그래 보인다.”


“응!”


“응이 아니라... 왜 여기서 일을 하고 있냐고.”


“아!”


“...?”


“나 관청에서 의녀로 일해!”


“뭐?”


“오늘 이름도 다 올렸지!”


그것 참 빠르네. 신우는 뭐 씹은 표정을 짓는다.


“...그러냐?”


“응! 어제 너 말 듣고 깨달았어! 나는 의원패보다 생명이 더 중요해.”


“그래, 생명...”


“맞아! 그래서 나 너가 의무복무 끝날때까지 여기서 일하면서 환자들 만나는 경험을 좀 쌓아보고 싶어.”


“...아버지 계시잖아?”


“아니야, 우리 아부지는 실력이 너무 좋아서 내가 뭐 하기도 전에 환자가 다 낫더라고”


하긴. 아버지가 워낙 잘하시니... 신우는 이전에 몇 번 팽 의원 진료를 구경한 적 있었다. 바리가 이러는 것도 무리는 아닐 터. 그래도...


“우리 같은 곳에서 일하니까 자주 만나겠다!”


“그러게. 이따 집에 같이 가자.”


“어! 나 먼저 들어가볼게!!”


“그래.”


바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기는 신우. 제 주머니 속에 있는 옥가락지가 괜히 무겁다.


_



오늘 아침,


[신우야~]


[예, 어머니]


[선자리 하나 들어왔다.]


[아...]


[너 말고 바리.]


[...]


[그렇게 예쁘고 아까우면 얼른 데려가야지 뭘 그리 망설이니?]


그러게요. 어머니. 왜 저는 이런 사람인지 모르겠습니다.


[내 팽 의원 의중을 살짝 물어봤는데, 그리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더라.]


[...그렇습니까?]


[알고는 있나보네... 그런데 뭐가 문제인거냐?]


제가 문제이지요. 신우는 목끝까지 올라오는 말을 삼키고는 어머니 반찬을 챙겨드렸다.



-



옥가락지.

이거 산 지가 언제더라... 신우는 괜히 제 새끼손가락에 반지를 끼워본다.


“...그거 뭐냐.”


“...?! 아 관리감 어르신.”


“바리 주려고?”


“...”


“예쁘네.”


신우는 불편한지 시선을 피한다. 관리감 역시 바리를 아끼는 어른 중 하나. 그리고...


“자네 점수가 위험수준인거 아나?”


“...예”


“그거 채우려면 아마 명절, 주말도 반납해가며 일해야 할걸세.”


“그렇습니까?”


“그래. 그러니 가을이 오기 전에 뭐가 되었건 끝내두게.”


청춘사업 응원한다네. 관리감은 신우의 어깨를 두드려주고는 도로 들어간다.


그 뒤로도 신우는 한 참을 우두커니 서 있었다.




***




“꿈자리가...”


응? 일월댁과 의원은 동시에 강림 쪽을 바라본다.


뭐. 강림은 안그래도 차가운 인상인데 더 차갑게 둘을 바라본다.


“커흠... 내 이럴게 아니라 탕... 탕약을 데워와야겠네.”


“의원님..?!”


괜히 기에 눌려 의원은 방을 빠져나간다. 혼자 남은 일월댁. 은인에게 이러면 안되지만 좀. 무섭다.


하지만 강림이 그런 걸 신경써줄리 만무. 머릿속엔 악귀밖에 없다.


“좋은 꿈을 꾸셨나봅니다.”


“...예?”


“꿈자리가 새겨져 있길래요.”


길몽이나 흉몽은 흔적을 남긴다. 길몽은 반짝이는 흔적, 흉몽은 어둑한 흔적이. 지금 이 여인에겐 반짝이는 흔적이 남아있다.


“아... 그렇습니까? 아침에 아이가 나쁜 꿈을 꿨다기에 제가 사줬습니다.”


“...?”


“그래서 오늘 일진이 사나웠나봅니다.”


“그렇습니까?”


“네, 그래도 나으리 덕분에 이리 목숨을 구할 수 있었으니. 나으리께서 제 귀인이신가봅니다.”


“....”


“혹시 존함을 알 수 있을까요? 은인의 이름도 모르면 안되지 않겠습니까.”


“모르셔도 됩니다.”


아... 뭐 이리 찬바람이 쌩쌩부는지.


강림은 그저 자기만의 생각에 잠겨서 그러는 것이지만, 남이보기엔 매정해 보였다.


“여인께 여쭙긴 실례인줄 압니다만... 혹시 연세가 어찌 되십니까?”


“네?”







.


작가의말

모두들 좋은 꿈 꾸셔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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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1 23.12.05 1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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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 +1 23.11.26 2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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