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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 님의 서재입니다.

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해달01
작품등록일 :
2023.11.02 20:17
최근연재일 :
2024.01.22 00:40
연재수 :
63 회
조회수 :
2,488
추천수 :
75
글자수 :
294,176

작성
23.11.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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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DUMMY

15화





늦은 저녁,


터-덜, 터-덜.


일월댁은 생각보다 늦어진 퇴근에 마음이 급하다. 손에는 딸 아이가 먹고 싶어하던 떡보따리가 들려있다.


“···무슨 날이 이렇게 스산한 거람.”


아침에 들었던 말이 생각나 괜히 어깨를 쓸어본다. 다시는 오후 일을 하지 말아야지···


스-윽-


그 때 나타나는 어떤 그림자.




***




팽나무 집 앞,



바리네 집에서 소리가 새어나오지 않는다. 참으로 드물게도··· 사람들은 걱정스럽게 그 집을 흘끔 거린다.


그 때,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 옆집 꼬마.


“바리 누나아-”


아이고, 이 웬수가 왜 이래.

옆집 아낙이 아이 입을 막고 제 집으로 들어간다.


똑똑-


“아버지, 신우입니다-”


끼-이익


무슨 일이냐. 팽 의원은 힘없이 대답한다.


“···! 바리를··· 보러 왔습니다.”


처음 보는 듯 한 모습. 신우는 지금껏 팽 의원이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어 말문이 막혔다.


“신우구나. 들어오거라···”


힘이 없어 보이는 팽 의원 목소리. 사람들은 이제 대놓고 쳐다본다.


“어휴···”


이어지는 한숨 소리. 팽 의원의 한숨 속에 답답함이 보인다.



*



적막한 집 안, 바리는 어디 있나.


“···.”


저 똥강아지. 바리는 기가 죽어서 방 안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워있다. 속상하게 왜 저러고 있는 담···


털썩,


신우는 바리로 추정되는 이불 덩어리 앞에 앉는다.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말을 고르는 듯한 모양새.


“···잘했어”


“······”


“그거. 너 잘못이 아니야.”


“······”


“···의원 된다는 애한테, 사람 목숨··· 살리지 말라고 하는게 잘못된거야.”


“······”


또 올게. 신우는 바리의 머리가 있을 법한 쪽을 쓰다듬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끼이-익, 쿵.


신우가 나가는 소리.


“휴우···”


한편, 바리는 이제는 그만 털어내야 할 때라고 생각했었다. 단지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아 힘들었을 뿐.


그래서 였을까? 저를 찾아온 친우가 퍽 고마웠다.


신우는 그랬다. 저가 힘들 때마다 이렇게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주곤했다.


이제 저도 털고 일어날 때.


투다다닥-!


“어이쿠야.”


쏜살같이 튀어나가는 누구 때문에 식겁한 팽 의원. 방금 뭐가 지나간거냐...?


“신우야아아아아-!”


어이고. 바리 저놈. 마음을 좀 추스렸나보다. 팽 의원은 안도섞인 한숨을 내쉰 채 다시 집으로 들어간다.


“저··· 의원님.”


“...?”


“무슨 일 났습니까?”


“···허허”


팽 의원은 이웃의 물음에 웃기만 한다.



-



며칠 전,


팽 의원은 우는 바리를 달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때 들리던 구원같은 목소리.


[아버지]


[어엉, 신우구나.]


[···바리는요?]


[···휴우]


내 새끼··· 하품하다 우는 것도 아까운데. 왜 인지 이리 운다..


[..바리는 제가 업겠습니다.]


[괜찮겠냐..]


[제가 업게 해주세요.]


신우는 덤덤한 말투로 팽 의원을 진정시킨다.


[바리야, 이리와]


끄응차.


신우는 바리를 가볍게 업고는 집으로 향한다. 팽 의원은 그 모습을 뒤에서 하릴없이 바라본다.


[흐엥···]


[그래, 그래. 가자 집에···]


[···!!?]


언뜻 보이는 신우의 표정. 웃는건가···?


[저어···신우야.]


[네, 아버지?]


[···아, 아니다···]


[예, 집으로 가시죠.]


···신우 얘는 애가 웃상이라 그런가,사람 헷갈리게 허고 그래.



-



“···의원님?”


“···나도 잘 모르네. 관청에 다녀오더니 지금껏 계속 울기만해서 말이지.”


그래도··· 신우가 있어서 다행이네.




***



남매네 집,


“오빠!”


“응?”


“나 배고파···”


“오늘따라 엄마가 늦으시네··· 오빠가 밥 해줄게.”


“..아냐 싫어. 나 엄마가 사오는 떡 먹을래.”


“···그치만 시간 보니까, 오후 일거리까지 하시는 것 같은데?”


“으으응··· 싫어. 떡!”


“그럼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너무 늦으면 그냥 밥 먹는거다?”


“응!”



*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


새-액, 새-액


다라는 엄마를 기다리다 잠에 들었다. 해야는 아직 엄마를 기다리는 중.


오늘따라 너무 늦으시는데···


해야는 엄마 마중이라도 나가야 하나 고민한다.


그 때 들리는 문 두드리는 소리.


똑- 똑-


···? 엄마라면 그냥 문을 열고 들어오셨을 터. 대관절 이 시간에 누구란 말인가.


똑- 똑-


“으으음··· 엄마아···?”


“쉬이잇- 아니야. 다라는 더 자.”


“응···”


해야는 무언가 찜찜해 다라를 계속 재운다.


그렇게 얼마 뒤,


똑- 똑-


“···”


똑- 똑-


“···누구십니까?”


“엄마야.”


“엄마?”


“응. 아가 문 좀 열어줄래?”


열고 들어오시면 될텐데···? 늦은 시간에 귀가하기라도 하시면 오히려 저희들 깰까봐 아주 조심스레 들어오셨던 엄마다.


[모르는 사람이 문 열어달라고 해도 절대 열어주면 안된다.]


그 순간 문득 생각나는 엄마의 당부.


“···아줌마, 우리 엄마 맞아요?”




***




“봐봐.”


산에 올라 바람을 쐬는 신우와 바리. 신우는 손수건에 물을 묻혀 바리의 얼굴을 닦아주는 중이다.


신우 특유의 위로법. 말이건 행동이건 툭툭 던지면서 이렇게 챙겨준다. 그 마음이 고마워 바리는 다시 눈이 그렁그렁해진다.


“···푸흡!!”


바리 표정을 요렇게 바라보다, 신우는 웃음이 터진다. 저게 무슨 표정이람.


“씨잉···”


그러자 바리 눈에 눈물이 쏙 들어간다. 놀려먹는 모양새라는건 또 눈치 챘는지 도끼눈으로 신우를 쳐다본다.


“아···아니, 그게··· 푸핫”


바리는 계속되는 웃음에 토라진 듯, 고개를 돌려 경치만 바라본다.


귀여워. 잠시 바리의 머리를 쓰다듬는 신우. 저도 모르게 제 옆에 있으라 중얼거린다.


“어? 뭐라고?”


못 들었어. 바리는 다시 한 번 말해달라는 듯 신우를 쳐다본다.


“···커흠.”


귀도 밝네, 이걸 들어···


“······?”


“···아니이, 이제 우리도 독립할 나이니까.”


“맞지···”


이야기를 꺼내기도 미안하다는 듯. 신우는 답지 않게 말끝을 질질 끈다.


“조만간 관청에 의원으로 복무하러 들어갈 것 같아···”


“···축하해”


“그리고 나는 너가··· 내 옆에서 의녀으로 일을 해보면 어떨까 싶어.”


“······”


“그리고 의무복무 기간이 끝나면··· 나와서 의원을 차릴 참이야.”


바리가 의원이 되고싶어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신우. 바리는 저에게 이러는 신우가 이해가질 않는다.


“물론, 네 뜻 잘 알아. 당연히 응원하고. 하지만··· 다음 시험을 준비하기엔 나이제한이 걸려.”


너 이러다 의녀도 못하게 될 수도 있어. 신우는 진지하게 바리를 설득한다.


나이제한. 의원이 되려면 20세 이전에 되어야 한다. 바리는 15세라 문제가 없지만···


“의원 시험··· 다음에 언제 또 열릴지 모르잖아. 그 안에 의무복무까지 마쳐야 하는데···”


사실 이번이 정말 좋은 기회이긴 했다. 게다가 이런 시골에서 시험이 열리는 건 상당히 드물다.


의원시험도 과거시험이다보니 최종 시험은 중앙에서 열리는것이 일반적이다.


이번만 악귀 때문에 이동이 어려운것을 감안해서 이리 되었다.


그것도 보통은 식년시(式年試)라 하여 3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열린다.


작년에 정기시험이었으니··· 다음 식년시를 통과해도, 의무복무 탓에 나이제한을 넘길 터.


올해처럼 별시(別試: 부정기적인 과거시험)는 사실 잘 없다. 그 만큼 의원이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


“바리야.”


“···응?”


“너, 의원이라는 신분보다. 생명이 먼저 아니였어?”


그건 맞았다. 맞는데··· 바리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우선 의녀 일이라도 해보자. 그러다 별시가 열릴 수도 있고··· 모르는 일이야.”


스-윽-


“이거 받아.”


“···너 의료도구함이잖아”


“난 다시 구하지 뭐.”


“그게 뭐야아···”


아니, 진심이야. 신우는 괜히 하늘을 한 번 쳐다본다.


“나한텐 너가 진짜 의원이야. 의원패는 그냥 부수적인거라고.”


그러니까 어깨피고, 다시 시작해보자!




***




아우우-


늦은 밤 늑대 울음소리만 들린다. 강림은 무섭지도 않은지 늑대따위 신경쓰지 않고 제 갈길을 간다.


스- 윽-


그 때 나타난 어떤 여인.


“···?”


“저··· 나으리”


“누구시오.”


“···도와주십시오.”


“···”


“저 문 좀 열어주십시오.”


“···”


“제가 아무리 열려고 해봐도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당연한 거 아닌가.”


“예?”


“아무리 남을 따라하더라도. 본래 습성은 변함이 없지않나.”


너. 문 못열지 않나. 강림은 차가운 눈빛으로 여인을 훑는다.


“······”


“아, 그거였나···”


장산범도 범이니. 강림은 가볍게 말에서 내려 검을 꺼내든다.


그 모습을 본 장산범은 살짝 짜증이 난 듯, 빈정거리며 말한다.


“이 여자, 재수도 좋네? 죽기 전에 화랑도를 만나다니···”


쉬-잇-


강림은 말을 다 듣지도 않고 검기를 날린다. 이런 놈은 검술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장산범도 범. 악귀 중에 범 성질을 가진 것들은 성가신 편이다.


“이 정도로 되겠나. 날 보면 몰라? 신력도 없는 낭도인 모양인데···”


어쩌라고. 그렇다고 멈출 강림이 아니다. 여전히 신력은 전혀 넣지 않은 채로 무식하게 때려박는다.


꼭 화풀이를 하는 모양새. 장산범은 이게 아닌데 하는 표정으로 공격을 피하기 급급하다.


사-악-


?!!!!


신력도 넣지 않은 검기에 악귀의 몸에 상처가 났다. 이 맥락도 없는 공격에 장산범은 급히 본체로 돌아간다.


“이봐! 네 실력은 잘 알겠다! 우리, 협상하자고!!”


강림은 호랑이 모습을 한 장산범을 보고 잠시 검기를 멈춘다. 장산범은 이 틈에 급히 말을 꺼냈다.


“···”


하겠냐. 강림은 그 제안을 무시한 채 검을 고쳐잡는다.


“너! 여자가 어찌되도 상관없다 이거냐!!”


“방금 죽기 전에 화랑도를 만났다 하지 않았나.”


그럼 살았겠지. 강림은 다시 검기를 날린다.


장산범은 안되겠다 싶어 급히 도망친다. 그러나 얼마 가지 못해 투명한 벽에 튕겨나간다.


장산범은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몇번 더 나아가려 시도한다. 그 사이에 느릿한 걸음으로 도착한 강림.


“그 여인이 여기 있나보군.”


그 와중에 먹이를 챙겨가려 한건가. 어리석은 놈.


“···너, 뭐하는 놈이야?”


“뭐를 하는 놈이지.”


강림은 그 말을 끝으로 장산범 심장에 검을 박아넣는다.


끄아악-


그대로 절명하는 장산범. 강림은 성가시다는 듯 검에 묻은 피를 닦는다. 다음엔 피가 안 묻게 검기로 뚫어야지.


“···음?”


그대로 가려다 나무위에서 맑은 기운이 느껴졌다.


저 놈 먹이였나보군. 강림은 단번에 나무 위로 올라간다.





···두마리였군.


강림은 정신잃고 쓰러져있는 두 여인을 바라본다.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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