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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 님의 서재입니다.

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해달01
작품등록일 :
2023.11.02 20:17
최근연재일 :
2024.01.22 00:40
연재수 :
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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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글자수 :
294,176

작성
23.11.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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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9화

DUMMY

9화





“···.뭐야···?”


신우는 바리가 갈 만한 길로 올라온 참이다. 그런데 이 광경은 뭐지?


“바리야!!”


신우는 이 근처에 바리가 있을까 싶어 목소리를 높인다. 한참을 지나도 답이 없자 널브러진 지게를 정리한다.


달랑 지게만 던져두고 어디 간거야. 영··· 예감이 좋지 않다. 요즘 호랑이가 나온다는 소문도 있던 터라 산에 못 가게 했는데···


[꺄악-!]


바리 목소리!! 신우는 주저없이 소리가 난 쪽으로 뛰어간다.




***




김 진사 댁 안채,


“···.”


“말씀 못하시겠다면 마십시오. 그거 하나 찾자고 들일 품은 없습니다.”


악귀를 고작 ‘그거’라고 칭하는 사내라. 여인은 고민에 빠진다.


“불을 지를테니 알아서 나가십시오.”


?!!!!!!!


이건 예상을 못 했다. 어느 누가 악귀 잡자고 양반 집을 태우나.


“···자네, 지금···”


“멀리 못나갑니다.”


한치의 망설임 없이 불을 지르는 강림. 여인은 저도 모르게 벌떡 일어난다.


촤-악-!


갑자기 나타난 시비들. 불에 물을 뿌린다. 여인은 안도한 듯, 크게 한숨을 내쉰다.


“자네··· 제정신인가?! 지금 양반 집에 불을 지르려 한걸세!”


“지르려 한게 아니라 지르고 있습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더니. 물을 뿌렸는데도 살아나는 불씨.


“도깨비 불입니다.”


제 허락 없이는 안 꺼지는 불이지요. 강림은 눈하나 깜박 않고 다시 불을 키우기 시작한다.


“···그만! 알겠네!! 내 협조할터이니 불을 끄게.”


그 말에 불을 끄는 강림. 일을 어렵게 하시는 재주가 있으십니다. 태연하게 말을 얹는다.


“가시지요.”


아. 시비들은 밖으로 내보내시는게 좋겠습니다. 덤덤하게 말하는 강림.


으-득-


“···모두들···집에서 나가거라.”


여인은 제 면을 살려주려는 강림의 의도를 알면서도 그가 괘씸하다.




***



허억, 허억···


주저앉은 바리 앞에 보이는 사내.


“바리야 괜찮은게냐?”


“···도련님???”


“서둘러라.”


김 도령은 바리를 일으켜 세우더니 다시 뛰게 한다. 아니··· 저기 널브러진 저건 뭐란 말인가.


“···? 도련님, 저건 무엇입니까?”


“···우선 가자 바리야.”


대관절 이게 무슨 일인지. 어째 도련님이 둘이람···?




*




“이리 내-!”


널브러진 가짜 김 도령은 다시 쫓아오기 시작한다. 바리는 뛰다가 목에 피가 날 지경이다.


그나저나··· 이 쪽이 진짜가 맞나보다. 어째 저보다 못 뛰나. 이대로 가다간 따라잡힐 터. 바리는 근처에 숨을 곳을 찾아본다.


?!!!!


그때 보이는 산신각 터. 벼락을 맞아 근처에 새로 하나 지었지만, 영험한 기운이 서린 곳이라며 철거하진 않았던 곳이다.


“도련님 이리로 오십시오!”


“커허억···”


산신각 기둥 뒤로 몸을 구겨 넣은 바리와 김 도령. 김 도령은 덩치가 있어 완전히 가려지는 않는다.


곧 이어 근처에서 서성이는 가짜. 헌데··· 저희가 바로 앞에 있는데도 못 보는 건가? 보이질 않아 소리에 집중하는 듯한 모양이다.


한편, 김 도령은 바리 뒤에서 무언가 깊이 고민하는 모양새. 바리 손에 들린 익모초를 보며 눈을 딱 감는다.


“미안해.”


“···네?”


툭-


“앗!”


갑자기 떠밀리듯 고꾸라지는 바리. 김 도령이 저만 밀어넣었다. 어느새 가져간건지 익모초는 챙겨갔다.


익모초 챙기려고 저를 도와줬던건가··· 바리의 눈에 원망이 가득하다.


“···내놔.”


서서히 바리 쪽으로 다가오는 가짜. 떠밀리다 발을 삐끗한건지 제대로 일어 날 수도 없다.


“오···오지 마!!!”


꾸-웨엑-!


앗 뜨거. 아까부터 쥐고 있던 지겟대를 휘두른 참이다. 제 지겟대에 맞은 가짜에게서 탄내가 난다. ···탄내?


?!!!!!!


“···김··· 진사님?”


온갖 곳에 시꺼먼 재를 뭍히고 있어도 누군지 알아 볼 수는 있었다. 김 진사가 분명하다.


“···너 이년···!”



*



한편,


신우는 바리의 목소리를 쫓아 달려온 참이었다.


그때 보이는 장면. 김 도령이 바리를 바닥으로 내리치는 모습.


“··· 저 자식이···”


바리야! 목이 터져라 바리를 불러보지만 저쪽에서는 들리지 않나보다.


허겁지겁 달려가서 보니, 바리 앞에 떡하니 버티고 선 김 진사. 이 미친 부자들이 쌍으로···


퍼-억. 퍽.


신우는 저도 무슨 정신인지 모른 채로 김 진사를 때린다. 양반이고 평민이고 신우의 머리엔 없다.


“아···아버지?! 자네, 지금 뭐하는 짓인가!”


“···너도 좀 맞자.”


김 도령, 너도 예외는 아니다. 신우의 눈에 살기가 스친다.


으아앙. 신우야··· 이 때 들리는 바리의 울음. 바리의 울음소리에 신우는 정신이 번쩍 든다.


그래, 무서웠구나. 나 왔어. 울지마. 신우는 바리를 안아 달래준다.




***




다시, 강림.


이리로. 여인은 강림을 안채 뒤뜰로 안내한다.


뒤뜰 한 가운데에 동그마니 있는 옹기 항아리. 최근까지도 자주 살펴본듯 뺀질하다.


“저걸 제게 보여주는 연유가 무엇입니까?”


귀댁 사연은 내 알 바 아니니. 악귀나 내오십시오. 강림의 냉정한 말에 여인은 쓰게 웃는다.


“정녕··· 이러셔야겠습니까?”


또 시간을 끄나. 다소 성가신 표정을 짓는 강림. 여인은 못 이기겠다는 듯 말을 꺼낸다.


“저 항아리에는 갓난아이 뼈가 들어있습니다.”


“···아이··· 말입니까?”



-



과거 어느 날,


“나으리··· 제발···”


마당 한 구석에는 곡소리가 들린다. 그 앞에 널브러진 여인. 온 몸이 상처 투성이다.


“퉤, 기껏 먹여주고 재워줬으면. 값을 해야지!”


“······”


사용인들이 여인을 매질하는 사이. 그 뒤에서 점잖 빼고 있는 김 진사.


“적당히 하고 끝내거라.”


“예에- 곧 올리겠습니다.”


너 이년. 당장 내놔라. 사용인들은 여인 품에 있던 아이를 빼앗는다.


“아가-!!”


“······”


그 전경 뒤로 보이는 그 댁 마님. 뒤에 있는 시비들은 분노로 몸을 떠는 듯 보인다.


꼴도 보기 싫다. 그녀는 이 광경을 수십번째 보고 있었다. 돼지 같은 놈.


“···그건 아직인가.”


“거의 다 되었다고 합니다.”


어디서 바람이 불었는지. 김 진사는 불로불사에 환장해있었다. 눈살이 찌뿌려지긴 했어도, 환자들 먹을 약재까지 쓸어담는 건 그러려니 하며 이해했다.


상황이 바뀐 건 첫아이가 태어난 후.


[당장 내놔-!]


[서방님!!]


어린 아이의 생을 취하면, 불로불사 할 수 있다는 어느 무당의 말. 김 진사는 완전히 미쳐 제 자식까지 먹어치우려 했다.


친정에 도움을 구해보았지만, 아이는 이미 죽은 뒤. 힘 없는 어미는 자식의 흔적만 끌어안고 울었다.


그렇게 몇년. 매년 저 같은 어미들을 보는 제 속이 말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날,


[···안녕하십니까···]


[···.누굽니까?]


[우리 아들이지]


미친 놈. 네 자식은 네가 먹었다.


[오늘 부로 양자로 들일 생각이네.]


[···.]



제 자식을 먹어놓고 새로운 놈을 데려오는 심보. 여인은 제 남편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이는 죄가 없겠지만, 꼭 제 자식을 잡아먹은 것 같아 정을 줄 수도 없었다.


그러다 듣게 된 전말.


[저 놈이 크면, 그 몸과 내 몸을 바꿀 거라네]


술에 취해 지껄이는 말이었지만. 여인은 이 말이 허투루 하는 말이 아님을 알았다.


더이상은 못참겠다.


그 이후로는 수월했다. 자식을 잃은 어미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김 진사에게 자식들을 뺏긴 어미들을 모아 제 시비로 두었다. 그리고 눈을 피해 염매(저주 인형)을 준비했다.


저희들 보다, 죽은 제 아이보다 한 끗이라도 더 아프길 바랐다. 매일이 그만큼 더 괴롭길 바랬다.


이런 어미들의 한을 모아 옹기 항아리에 담았다. 그리고 그 안에 염매를 넣어 가둬두었다.


얼마 뒤,


[배고파···!]


김 진사는 미쳐버렸다. 사람들 눈에는 김 도령으로 보이겠지만, 저는 알 수 있었다.


저 치가 미치다 못해 죽기 전까진 눈 감지 않으리라.



-



“··· 염매란 말씀이시지요.”


“그렇습니다.”


“···염매를 행한자는 거열형(車裂刑 : 팔과 다리를 각각 다른 수레에 매고 수레를 끌어서 죄인을 찢어서 죽이는 형벌) 임을 알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압니다.”


“그걸 행하는 곳이 화랑도인 것도 알고 계실테고요.”


“···예.”


저 혼자 시작한 일입니다. 다른 이들은 그저 제가 시키는대로 했을 뿐입니다.


타-다-닷


“당치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저희는 제 의지대로 행했습니다.”


“외려 마님께서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셨습니다.”


갑자기 튀어나온 시비들. 강림은 이들이 근처에서 서성이던 걸 알고 있던 참이다.


“그렇습니다. 마님 자제분은 항아리에 담기지 못했습니다. 확인해보십시오!”


처음이라 뭣 모르고 먹어 뼈째 삼켜진 아이. 염매를 행할 것 조차 남지않았었다. 그럼에도···


“다들 닥치거라. 더 말을 얹었다간 경을 칠 것이다.”


“···”


“···어자피 죽은 목숨. 두려울 것 없습니다.”


“저희를 거둬 주시고··· 이리 복수까지 하게 해주셨는데. 저희가 어찌 침묵하겠습니까.”


여인들은 물러나지 않겠다는 듯 버티고 섰다.


끼-이-익


항아리 뚜껑을 여는 강림. 그걸 함부로 열면···!


“···염매.”




***




산 속,


“으아앙··· 신우야아···”


“그래··· 그만 울어라···”


울음이 안 멈추는걸 어째. 신우는 아주 대성통곡을 하는 바리를 달래느라 진땀을 흘린다.


“아버지···”


아 그래. 저 놈이 있었지. 신우는 다시금 열이 뻗친다. 김 가(家)놈들··· 저는 이대로는 못 살겠다.


“···이 와중에 그것도 아비라고. 그리 찾으며 우나. 못난 자식.”


“···.”


“너네 양반들은 그저 숨으면 다 인줄 아는건가? 뭐 하나 제 손으로 끝낼줄을 몰라?”


바리한테 사과가 먼저 아니냐 이 말이야.


“···어···그 저··· 난··· 괜찮아···”


신우야? 너 왜 그래. 바리는 신우의 거친 언행에 놀라 울던 것도 멈춘다.


가만있어봐. 저 놈이 밀어서 너 지금 다쳤어. 알긴 아는거야? 신우는 이제 눈에 뵈는게 없다.


끄어어···


다시 일어나려는 김 진사. 근데 그 모습이 꽤나 징그러웠다.


“···? 뭐야···?”


그때 갑자기 나서는 김 도령. 김 진사 앞을 떡 하니 막고있다. 무언가 짚이는 것이 있는 듯하다.


“내 설명은 나중에 하겠네. 산신각으로 뛰게.”


“···?”


“믿음직스럽지 않다는걸 알아. 허나 이번 한 번만 속는 셈 치고 뛰어주시게.”


알긴 아는가보군. 그래도··· 신우는 느낌이 좋지 않아 바리를 들쳐메고 산신각으로 뛴다.


“···? 신우야, 도련님은?”


“알아서 오라고해. 그 미친놈.”


너 아까부터 왜그렇게 무섭게 말해!!










.


작가의말

저녁에 또 올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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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1 23.12.05 17 1 12쪽
24 24화 +1 23.12.04 1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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