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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 님의 서재입니다.

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해달01
작품등록일 :
2023.11.02 20:17
최근연재일 :
2024.01.22 00:40
연재수 :
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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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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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글자수 :
294,176

작성
23.12.14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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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화

DUMMY

33화




바리네 집,

마루에 신우와 바리가 나란히 앉아있다. 팽 의원은 어디로 간 것인지 의원이 조용하다. 그 적막이 어색해 새삼스레 의원을 둘러보는 신우.


“근데 아버지는 또 어디가신거야?”


“몰라아..”


“..왜 또?”


“음? 뭐가?”


신우가 가져온 개떡을 먹던 바리가 신우를 바라본다.


“뭐에 또 뿔이 난거야?”


정곡을 찌르는 신우의 말. 바리는 먹던 떡에서 괜히 쓴 맛이 느껴져 떡을 내려놓는다.


“골이 나다니?”


“너, 뭔가 마음에 안들면 부리부터 내밀잖아.”


“부리?”


“그 새부리 같이 튀어나온 입”


“....”


“무슨 일인데..?”


평소처럼 놀렸는데 돌아오는 애매한 반응. 신우는 바리의 상대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챘다. 이에 신우는 바리의 얼굴을 살피며 조심히 말을 꺼낸다.


“일은 무슨 일. 없어 그런거.”


“...그래, 알았어.”


더는 캐묻지 않겠다. 신우는 애매한 웃음을 지으며 떡을 마저 먹는다.


“···”


한편 바리는 신우에게 별 일 없다고 이야기 하긴 했지만... 사실 바리는 지금 좀 서운한 상태였다. 그것도 아비한테.


-


며칠 전,

아침 댓바람부터 채비하는 팽 의원. 그 소란에 잘 자고 있던 바리가 방에서 나온다.


[...? 아버지 어디가십니까?]


[어, 일어났냐? 내 강림이와 어디 다녀올데가 있으니, 집 잘 지키고 있어라.]


[어디 가시는데요?]


[있다. 그런 곳]


[...]


[강림, 가세!]


[두분 다녀오세요!]


오냐. 딸의 배웅에 힘이 나는 지 힘차게 손을 흔드는 팽 의원. 이에 바리는 별 생각 없이 도로 방으로 들어가 남은 잠을 마저 잤었다.


그런데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며칠 째 아비는 강림을 끼고 돌며 집을 비운다. 뭐 하는지 알면 그나마라도 좀 나으련만..


“신우야.”


커업-!


눈치를 보며 떡을 먹던 신우. 바리의 물음에 순간 목이 메인다.


“..? 여기 물.”


“어.. 고맙다.”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신우는 물을 한 사발 들이키고는 바리를 바라본다.


“..왜?”


답지않게 주저하는 바리. 그에 신우도 괜히 심각해진다.


“괜찮아, 말해봐.”


“...너가 보기에, 내가 좀 못 미더워?”


“...갑자기 그건 왜?”


“..그냥, 그런 생각이 들어서.”


가만히 바리를 보던 신우. 다쳐서 치료한 부위를 괜히 쓸어본다.


“아니.”


그런가? 바리는 신우의 움직임을 가만히 바라본다. 저것도 보면 나 때문에 신우가 다친건데...


-


흔히 일어나는 부패. 중앙관의 수탈은 별달리 특이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왜 인지 부산스럽던 관청. 며칠간은 관청이 문을 닫는다기에, 바리는 출근도 하지 않던 중이었다.


게다가 신우는 상처가 좀 깊어 다른 이들보다 오래 관청에 입원해 있었다. 많이 다쳤으려나? 걱정스러운 마음에 관청 앞을 서성이던 중 발견한 익숙한 뒷태.


[아부지?]


[..?! 바리냐? 너 왜 여기 있누?]


[저는 신우 보러요.]


[신우? 아.. 그래, 많이 다쳤더만.. 무슨 일이라냐.]


왜 때문인지, 외박한 걸로 혼내거나 묻지 않으시기에.. 바리는 화전민 마을 일은 조용히 묻어두었다. 신우가 다친 이유를 설명하자니 그 일을 빼고 말하긴 어렵다.


[...그..글쎄요?]


바리는 굳이 그 때 있었던 이야기를 하지 않기로 한다.


[...그런데 아부지는 여기 무슨 일이십니까?]


[나?.. 어, 그러니까....의료 지원! 그래. 의료 지원 왔다.]


[..? 뭐 전쟁이라도 났답니까? 무슨 의료 지원이에요?]


[그런게 있다.]


[어르신-]


[...?]


이분이 왜 여기 계셔? 어디서 나타난건지 멀리서 강림이 걸어온다. 의아함을 담은 바리의 눈빛이 팽 의원을 향한다.


[...대외비란다.]


하지만 팽 의원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저희들 업무 상 기밀이라니. 바리는 서운한 생각이 들었다. 그 ‘저희들’에 ‘나’는 없는 건가.


[....]


[강림이는 나 손 좀 보태주러 온게다.]


[..의료 지원이면 차라리 제가 낫지 않습니까?]


[그럼 의원은 누가 지키냐. 환자가 찾아오기라도 하면 어째.]


논리적으로 보자면 틀린 말은 아니다. 근데 어째 찜찜함이 가시질 않는다. 강림은 무언가 눈치를 챈건지, 멀리서 더는 다가오지 않는다. 그 기척을 느낀 팽 의원은 강림을 돌아본다.


[늦지 않게 돌아가라. 조만간 농번기라 환자들 많이 올게다.]


[알겠어요.]


팽 의원은 그러고도 마을에 꼭 붙어있으라 두어번 더 강조한다. 그에 바리는 그러겠노라 대답했었다.



-



“그게 갑자기 왜 궁금했는데?”


“그냥.”


“..? 아버지 때문인가?”


“..?! 티 많이 나?”


“...뻔하지 뭐. 그러게 어릴 때 사고 좀 적당히 치지 그랬냐.”


“그건.. 어릴 때잖아!”


머리를 스치는 여러 부끄러운 기억들. 바리는 얼굴에 열이 올라 괜히 손부채질을 해본다.


“뭐, 그 업보라 생각해.”


“...씨잉.”


이미 지나간 일이라 이건 뭐 답도 없다. 바리는 제기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껴졌다.



*



관청,


심각하게 논의중인 강림과 팽 의원. 그 쪽으로 관리처럼 보이는 사내들이 다가간다.


“...해서 이쪽 길을 따라 가보면.”


“강림님.”


“..?”


중간에 끼어든 말소리에 이야기를 멈추는 강림. 살짝 성가신 표정을 지으며 사내들을 바라본다.


“...무슨 일인가.”


“폐하께서 속히 환궁하라 하시어, 저희는 이만 물러가야 할 듯 하옵니다.”


“...지금 말인가?”


“예”


“...알겠네.”


당장은 곤란한데. 생각보다 빨리 움직이는 홍사 덕에 강림은 마음이 급해졌다.


“걱정말게.”


팽 의원은 그런 강림이 안쓰러웠는지. 걱정말라며 그를 토닥인다. 하지만 팽 의원의 선의는 강림에게 닿지 않는다.


“...”


푸른눈의 악귀. 해야의 가족을 찾는 일은 사실 부수적인 이유였다. 관청에서 파초선의 조각을 보았을 때 강림은 이거다! 했었다. 홍사를 이용하면 푸른눈의 악귀를 잡을 수 있겠구나. 하지만 역시 그는 이용하기 쉬운 자가 아니었다.


강림이 저만의 생각에 빠져 지하까지 내려가는 사이.


짝-!


“?!”


팽 의원이 강림의 주의를 환기시킨다.


“거 참. 도깨비 부리는 양반이. 망량을 조심해야지!”


“...?”


“아주 굿것한테 나 잡아가쇼~ 하지 그러나?”


“...보이십니까?”


역시. 처음 만났을 때 부터 의심스럽긴 했었다. 의심이 하나 해소된 탓에 강림의 표정이 조금 풀어진다.


“그래. 내 모르는 척 하려 했건만.. 바보짓을 하는게 눈에 훤히 보이는데 이걸 못본 척 할 수도 없고...”


“..어째서 모른 척 하신 겁니까?”


“..말하자면 기니, 대충 넘어가시게.”


“...네.”


이쪽 출신이 아니신건가. 그런 거라면 사정을 묻지 않는 것이 좋다. 강림은 빠르게 판단하고 화제를 돌린다.


“저 잠시 홍국의 군사들을 만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 나도 들었네. 나라의 보물이, 그것도 파초선이 발견되었는데. 별로 조사하지도 않고 저렇게 돌아가는 것이 영 꺼림칙하네.”


“...그럼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아, 아닐세. 이따 집에서 보세.”


“혼자 가시면 오래 걸리실텐데요?”


확실히 보법을 사용할 줄 아는 무인과 같이 가는게 몇 곱절 더 빠르긴했다. 하지만 팽 의원은 재차 거절한다.


“아닐세. 가는 길에 친우 좀 보려한다네. 자네도 알지? 대장간 구씨.”


“예.”


“바리가 구씨 좀 진찰해달라고, 하도 닦달을 하기에 말이지...”


“...”


불만스럽다는 말투와 달리 웃음을 짓는 팽 의원. 강림은 괜히 마음 한켠이 시렸다.


“다친 곳은 없어보이셨습니다.”


“그래도 뭐, 바리가 그냥 그럴 애가 아니니까.”


강림의 말에도 팽 의원은 바리의 생각을 믿는다는 듯, 신뢰가 가득담긴 말을 한다.


“..그렇습니까. 그럼 이따 뵙겠습니다.”


“그래, 적당히 끝내고 오시게.”


그렇게 팽 의원과 헤어진 후. 강림은 을파소를 찾아 관청을 돌아다닌다.



*



얼마 후,


벌컥-!


“...?!”


“..여기 있을 줄 알았네.”


“강림님...”


강림은 잠시 이야기를 하고자 을파소에게 배정된 집무실에 찾아갔었다. 하지만 이미 짐까지 전부 빠져있었다.


어디로 간거지. 잠시 고민하던 강림은 집무실에서 나와 어디론가 향한다.


“아무리 황명으로 환궁한다곤 하나. 제대로 조사도 없이 그냥 돌아갈 그대가 아니지 않은가.”


파초선을 발견했던 그 방이었다.


털썩-!


“..강림님”


을파소의 난처한 목소리에도 아랑곳 없이. 강림은 어디서 의자를 꺼내와 앉는다.



***



“이제 좀 기분이 나아?”


“...날씨 좋다.”


계속 쳐져있는 바리가 걱정되었던 신우. 의원에 환자들 안온다며 우격다짐으로 바리를 데리고 나왔다.


단순이. 장난꾸러기이긴 해도 못 미더울 만한 사람은 아니다. 헌데 바리는 어째서인지 어릴 적 부터 그런 데에 집착했다. 언제건 내쳐질 것 같은 사람처럼.


어지간한 사람 아니고서야. 바리는 상대의 호의를 잘 얻었다. 저렇게 걱정할 것이 아닌데. 신우는 그런 바리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도 나야 좋지.”


“너는 뭐가 좋은데?”


“...? 무슨 말이야?”


“너도 좋다며?”


“..내가? 언제?”


방금 그렇게 혼잣말 해놓고선 왜? 바리는 신우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하지만 신우는 정말로 모르는 모양새. 뭐지?


“..? 너 방금 혼잣말 했어.”


“나 그냥 하늘 보고 있었는데.”


“그러니까 그 하늘 보면서.. 하유, 아니다. 뭐 중요한 것도 아닌데..”


바리는 손을 내저으며 대화를 끝낸다. 신우가 왠일이래.


위잉-!


그때 바리의 귓가에 거슬리는 소리. 모기!


짝-!


“아 깜짝이야. 갑자기 박수는 왜 치는거야?”


“모기가 있어!”


“봄에?”


“...그러게?”


“날파리겠지”


“...아닌데, 소리가 분명히 모기였는데..”


“잡았어?”


“아니!”


“....”


당당하게 말하는 바리에 신우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이 녀석, 그냥 저 놀래고 싶어서 그랬구나.


“장난 좀 줄여야 어른이 되지.”


신우는 잔소리를 하며 바리의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는다.


“...? 장난 아닌데에..”


앞으로는 모기가 내 피를 다 빨아먹어도 잡지말아야겠다. 바리는 또 입을 댓발 내밀고 뾰루퉁한 표정을 짓는다.


‘..큭, 표정봐’


“내 표정이 왜?”


살짝 골이 난 건지, 인상을 쓰는 바리. 하지만 신우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말을 한다. 그에 바리도 긴가민가한지 제대로 답을 못한다.


“...? 너 아까부터 왜 그래?”


“...음?”


“데리고 나올게 아니라 좀 자라고 했어야 했나...?”


‘..이제 들리기까지?’


“어?”


“왜?”


“..들려!”


‘내 목소리가 들려?’


“갑자기 무슨 소린데.”


“몰라, 모르는데. 무슨 소리가 들려”


그 말에 신우는 주위를 돌아본다. 머리 좀 식히라고 데려온 꽃밭. 마을에서 오기엔 길이 고르지 못해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곳이다.


“무슨 소리야. 여기 너랑 나 밖에 없어.”


“그러니까, 그러니까 놀라지.”


“..?”


“둘 밖에 없는데 목소리가 하나 더 들리잖아.”



이게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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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화 +1 23.12.07 1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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