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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 님의 서재입니다.

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해달01
작품등록일 :
2023.11.02 20:17
최근연재일 :
2024.01.22 00:40
연재수 :
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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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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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글자수 :
294,176

작성
23.12.1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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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1화

DUMMY

31화





“...어지간히도 화가 나신 모양인데요?”


“...”


“..대장간이 여기서 제일 가까우니 거기가서 뭐라도 얻어와야..”


스릉-


대답없이 검을 꺼내는 강림. 바리는 이분이 뭘 하시려는건가 하고 멍하니 바라본다.


“...?”


강림은 천천히 검날을 돌려 제 손바닥에에 가져댄다. 손을 베어버리려는 모양새.


“어어어어!!!”


왜 그러시는진 모르겠지만 그건 무조건 답이 아닐겁니다! 바리는 그대로 강림에게 돌진한다.


퍼억-!



***



한편, 대장장이 구씨는 그날따라 잘 먹히는 망치질에 기분이 몹시 좋은 상태였다.


“오늘같은 날에는 꼭 보검이 나오곤 했는데 말이지”


듣는 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구씨는 혼잣말을 하며 신나게 쇠를 두드린다.


“이거 이러다가 보검 하나 뚝딱 나오는거 아닌가 몰라~”


구씨는 전성기 시절 제가 만들었던 보검들을 생각하며 손을 신나게 놀린다.


[땡그랑-!]


두 동강 나버리던 검.

구씨의 눈에 잘 달궈진 쇠가 비친다.


[그래, 뭐. 두동강 났네.]


“...”


그럴줄 알았다는 듯. 기대도 안했다는 말투.


“에잉..”


김 새게. 왜 그게 생각나냐. 구씨는 괜히 혀를 차본다. 그러나 어두워진 눈은 숨길 수가 없다. 그에 맞춰 느려지는 망치질.


보검이든 아니든, 대장장이에게 검들은 모두 제 자식같은 놈들이다. 구씨의 눈이 어느 화려한 검집으로 향한다.


콰아앙-!


“어이쿠!”


땡그랑-!


구씨의 놀란 음성과 함께 들리는 안타까운 소리.


“..두동강 났네.”


방금까지 잘 내리치던 쇠를.. 딱 한 대, 잘 못쳐서 두동강을 내버렸다.


“....”


어떤 놈이냐. 방금 전까지 생글거리며 일하던 구씨의 얼굴에 표정이 사라졌다.


평소라면 이 시골에 무슨 검기냐 하면서 이성적으로 생각했겠지만...


어디 장인정신을 이성적으로만 설명 할 수 있을까.


서슬퍼런 눈빛을 한 채. 구씨는 망치를 들고 소리가 난 곳으로 향한다.


“이 놈, 내 아주 요절을.. 낼것이야.”



*



“...”


그러고 발견한게 이 꼴.


백주대낮부터 젊은 놈들이 노숙을 하나? 가만, 저 뒷모습..


“...바리냐?”


“으윽... 아이고 나 죽네.”


이마를 부여잡고 앓는 소리하는 바리. 자해하려는 강림을 대차게 들이받았다.


“...진짜 죽고 싶나.”


“...허엇?!”


바리는 제가 깔아뭉갠 강림을 그제야 눈치챘다.


“...하하, 갑자기. 검을, 드시기에..”


무언가 잘못된것을 감지한건지. 바리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진다.


“...비켜라.”


“넵!”


평소 강림이라면 그냥 피했을 움직임이다. 골이 단단히 난 장승이 이때다 싶어 발목을 붙잡지만 않았어도.


“아아...”


바리와 부딪힌 곳이 아픈지 신음소리를 내는 강림. 그 앞에서 바리는 뭐 마려운 강아지마냥 동동거린다.


그 모습을 보던 구씨는 저도 여기 있음을 다시 한 번 주지시킨다.


“...바리야. 예서 뭐하는거냐?”


“아! 구야 아저씨!! 도와주십쇼!!”


그 말에 정신이 든 바리가 다급히 도움을 요청한다.


“뭘?”


“저희가 장승님 코를 날려먹었습니다!”


“...”


‘돌’ 장승 코를? 구씨의 눈이 설명을 요하는 듯 더 커진다.



*



잠시 후,


“....그렇게 된겁니다.”


“크흐흡..”


바리의 설명에 웃음을 참지 못하는 구씨. 젊은이가 뱀 잡다가 돌장승 코를 날려먹었단 말이지?


“...”


요약하면 저게 맞긴 한데.. 강림은 그 웃음에 기분이 나빠진다.


“어지간히도 무서웠나보네.”


“....”


“예, 엄청 큰 뱀이었어요!”


“그래, 그래. 아가. 뱀이 무서울수도 있지이”


아 씨. 짜증이 난 강림은 넘어졌던 자세 그대로 벌러덩 누워버린다.


열을 내며 설명을 하던 바리가 강림을 보더니 눈이 커진다.


“...어?! 나으리!!!”


“...뭔가”


있는대로 짜증이 나있는 상태라. 강림은 평소보다 곱절로 차갑게 응답한다.


“화나셨..”


“...자네, 피..”


‘야, 강림! 너 뒤로 넘어졌는데 코가 깨진거냐?’


딱 알맞게도 찾아온 이매. 강림은 짜증에 눈을 질끈 감아버린다.



*



구씨의 집,


코를 쥐어잡고 지혈하는 강림. 그 앞에서 바리는 마른 북어를 찢어먹고있다.


“오래간만에 북어 먹네요.”


“여기 고추장에 찍어먹으면 더 맛있다.”


예. 바리는 고추장에 푹 찍은 북어를 강림에게 건넨다.


“.....”


건넨 손이 무색하게도 반응이 없는 강림. 바리는 북어를 제 입에 집어넣는다.


“이제 장승님 잘 달랬으니 괜찮을거다.”


“뱀 잡다가 이게 무슨 일인지 참”


“그러게 애초에 뱀을 뭣하러 잡아? 계책중에 제일은 삼십육계. 줄행랑이 최고라니까?”


구씨는 별 일이 다 있다는 듯 북어를 씹으며 바리를 나무란다.


“내가 말리기도 전에 이 나으리께서 검기를 날리셨다구요!”


그에 억울해진 바리. 입을 삐죽이며 항변한다.


“검기?”


“검에서 나는 푸른 거. 그게 검기라면서요.”


“호오···?”


구씨는 강림과 바리를 번갈아 바라보며 턱을 쓴다.


시골에서 검기를 쓰는 사내가 온 걸 놀라워 해야 할지.


검의 검자도 모르면서 검기를 보는 바리를 놀라워 해야 할지.


“바리야 의원말고 대장장이로 일하지 않으련?”


후자였다.


“갑지가 왠말입니까?”


“그냥 해 본 말이다.”


검기를 본다기에 신기해 그러지. 간혹 천성이 검에 친숙한 애들이 있어. 그런 애들이 장인이 되는거라고.


제가 봐도 실없는 생각에 구씨는 헛숨을 삼킨다. 바리가 장인? 차라리 팽 의원이 신우 장인되는게 빠르지.


“근데, 아부지가 별 말 안합니까?”


“느이 아버지는 갑자기 왜? 어디 갔다며?”


“...? 오셨잖습니까?”


“오, 그러냐? 언제? 술이나 한잔 해야겠다.”


“...?????”


아저씨가 치매가 오셨나. 얼마 전, 집에 오자마자 대장간 아저씨와 술마신다고 바로 나가시더만?


(미래의) 의원으로서 이는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바리는 심각한 얼굴로 구씨를 바라본다.


“아저씨.”


“...왜그러냐?”


구씨는 갑자기 진지해진 바리의 얼굴에 긴장한다. 무슨 일인데 그리 정색을 해.


“저 좀 보십시오.”


“보고 있다.”


“10부터 1까지 거꾸로 세보십시오.”


“...”


꽁-!


“아얏! 왜 때려요!!”


“이놈아, 누굴 치매 온 노인네로 알아? 아직 정신 말짱하다!”


“히잉...”


바리는 얻어맞은 곳이 아파서 씩씩거리며 이마를 문지른다.



*



‘봤어? 저 아이 웃긴데?’


“근처에 사람들 있을 땐 말걸지 마라.”


정신나간 사람으로 오해받는다. 강림은 귀찮다는 듯 한 손을 홰홰 저으며 이매를 쫓아낸다.


‘너를 못 알아보는 장승도 있냐?’


그러나 이 놀림거리를 쉽게 넘길 이매가 아니다. 궁금한걸 묻는 듯 하면서 살살 놀려먹는다.


‘기강 좀 잡게, 혈랑(血锒: 피로 만든 사슬)이라도 걸어버리지?’


그러려했다. 저놈이 막아서 그렇지. 강림은 다시금 치밀어 오르는 짜증에 괜히 이매에게 살기를 보낸다.


“...?”


“왜 그러냐?”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바리는 어색하게 웃어보인다. 조금 추운 듯 어깨를 쓸어내린다.


“....”


이매가 있는 쪽에 바리가 있는줄 몰랐다. 제 눈에만 보이니 말이지. 강림은 괜히 찔려서 먼 곳을 바라본다.


‘왜 죄없는 애한테 살기를 날려어’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이매가 놀린다. 강림은 놀릴 맛이 난다.


“이 참에 진짜 큰 죄 지어봐?”


별로 강하게 안했는데... 하루종일 억울 한 강림은 스산한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



*



얼마 후,


“...그럼 안녕히 계셔요!!”


“그래. 아버지한테 안부 전해주고.”


“...예에”


어딘가 걱정된다는 듯한 표정. 바리는 조만간 구야 아저씨를 아버지께 보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신세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어, 그. 조심하시게.”


분명히 감사인사를 받는 것 같은데 왠지 편치않다. 구씨는 강림의 기백에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그럼.”


“..어? 나으리 같이 가요! 헤헤, 또 뱀 나오면 어쩌려구요!”


울컥-


해명하고싶은 강림은 잠시 멈칫한다.


하아.. 제 얼굴에 침 뱉기지. 화랑이 요괴를 부렸다는 말은 절대 못한다.


그 뒤를 서둘러 따라가는 바리. 그렇게 몇걸음 가다가 구씨가 걱정되어 뒤돌아본다.


저희를 계속 보고 있던 구씨와 눈이 마주치자 손을 흔들어 보인다.


“바리야, 너 그러다 넘어진다!”


“네에~ 조만간 의원 꼭 들르세요!!”


“오냐.”


바리는 몇번을 더 돌아보다가 강림과 부딪히고 나서야 앞을 똑바로 보고 걸어간다.


“..나 원. 누굴 노인네로 보는가.”


구씨는 툴툴거리면서도 입가에 미소를 띤 채 집으로 들어간다.


“뭐, 받아올 것도 있고... 조만간 들러야겠네.”


조용히 중얼거리며 들어오니 아무도 없는 집. 바리가 가니 순식간에 적막해졌다. 이거 적적하여 들어가기 싫구만.


구씨는 집으로 들어가려다 발을 돌려 대장간으로 향한다.


투욱-


“...?”



*



대장간을 나와 집으로 가는 길,


“...그러고보니, 아버지가 의원이랬지.”


드물게도, 먼저 말을 꺼내는 강림. 그에 바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본다.


“..? 네? 네! 우리 마을 유일한 의원이시죠!!”


“...”


뭐 반가운 소리라도 들은 것인가. 바리는 아버지 자랑을 시작하려 한다. 그러다 문득 생각난 것.


“그런데, 나으리께 제가 아버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던가요?”


“그렇다.”


“...그렇군요. 뭐, 우리 아버지는 대단하신 분이지요.”


툭하면 꺼내는 아버지 자랑인지라. 바리는 그러려니 하며 자랑을 이어간다.


“엇! 다 왔다.”


시야에 보이는 팽나무. 바리는 일주일만에 보는 집이 반가워 걸음이 빨라진다.


“근데 나으리! 나으리는 어디로 가시려 그럽니까?”


그러다 생각난 강림. 그래도 마을 손님인데 길안내는 해드려야지. 바리는 가던 길을 멈추고 강림을 돌아본다.


“거기”


“..? 거기가 어딘데요?”


강림은 턱짓으로 팽나무 집을 가리킨다.


“저희 집이요?”


강림의 턱짓을 따라 시선을 돌렸던 바리. 의문을 한가득 담은 채 다시 강림과 눈을 맞춘다.


“그렇다.”


“무슨 일이신데요?”


“의원 뵈러.”


“어디 아프십니까?”


“아니다.”


“...근데 왜 오십니까?”


“의원 뵈러.”


“...? 저희 아버지와 아는 사이십니까?”


“아니다.”


“...”


어후 답답해. 바리는 다시금 도지는 홧병에 가슴을 다시 한 번 쓸어내린다.


“그, 좀 더 길게 말씀해주실 순 없습니까?”


“..아니다아-”


끼익-


“...바리 왔냐?”


밖에서 조잘거리는 소리에 나온 팽의원. 왜 안들어오고 저러고 있어?


“....아부지!”


반가운 얼굴에 바리의 얼굴이 밝아진다. 일주일이나 외박해서 혼나는건 둘째 문제.


“어엉, 왔으면 들어오지않고.”


..안 혼내시네? 지레 찔린 바리는 말을 더듬는다.


“...어, 예에.. 그런데 손님이 같이 오 신것 같습니다!”


그래, 손님이 오셨는데 뭐 혼내시겠어? 바리는 저 좋을대로 생각하기로 하며 강림이 보이게 살짝 비켜선다.


그 말에 고개를 조금 더 내밀어서 강림을 보는 팽의원. 반가움에 눈이 빛난다.


“..?! 오, 자네 왔구만!”


“아시는 분이세요?”


“그럼!”


뭐야. 왜 말이 다르셔? 둘을 바라보는 바리 눈에 물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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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화 +1 23.12.08 17 1 11쪽
27 27화 +1 23.12.07 20 1 12쪽
26 26화 +1 23.12.06 22 1 11쪽
25 25화 +1 23.12.05 18 1 12쪽
24 24화 +1 23.12.04 1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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