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해달 님의 서재입니다.

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해달01
작품등록일 :
2023.11.02 20:17
최근연재일 :
2024.01.22 00:40
연재수 :
63 회
조회수 :
2,548
추천수 :
75
글자수 :
294,176

작성
23.12.04 23:55
조회
18
추천
1
글자
11쪽

24화

DUMMY

24화





“...형님! 임시로나마 처치는 다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젊은 여인이 건넨 인사에 바리는 웃음으로 답한다.


“조금씩이라도 해를 쬐시고, 상처부위들도 자주 소독해 주셔야 합니다.”


“...”


“근처에서 구할 수 있는 약초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약초물을 달여드시면 내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실겁니다.”


대답없는 환자들 사이에서, 열심히 진료하는 바리. 녹두는 결국 바리를 말린다.


“이정도면 된다. 우리는”


완치는 바라지도 않는다는 말투. 열심히 떠들던 바리는 말을 멈춘다. 이정도?


“그렇게까지는 바라지 않아.”


제 짐을 덜어주려고 하는 말이라기보단, 적당히 아프면 된다고 들리는데? 바리는 녹두의 의중을 파악하려 애쓴다.


“아닙니다! 제가 할 수 있는데 까지 해보겠습니다!”


바리는 다시 자리에 앉아 환자들을 돌본다.


“저어... 그러면 질문이..”


조금 전 인사를 건넨 여인이 쭈뼛거리며 질문하자, 다른 환자들도 질문하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던 녹두는 고개를 돌린다. 저도 사람들이 안 아프면야 좋지... 하지만...



*



“형님”


“왜”


“저분들 저기에 계신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오래 계신분은 몇 년도 있었고, 제일 최근에 온 사람은 그제 들어왔다.”


“어디서 오신거랍니까?”


“몰라. 화전민 마을에선 그런거 묻는거 아니다.”


“...그렇군요.”


너무 오래 저런 곳에 계시면 안좋을텐데... 몸을 따뜻하게 해줄만한 약초가 뭐가 있더라..? 바리는 심란한 마음에 제 머릿속을 뒤적여본다.


이 모습을 오해한 녹두. 제가 너무 선을 그엇나 싶었다.


“...가장 최근에 온 사람은 두 아이 엄마라고 하더라. 젊어보이던데 놀랐지.”


“...? 그럼 애들은요?”


“아이들 찾다가 다쳤나보더라.”


“아이고... 마음이 급하시겠네요.”


“...뭐, 무리하진 말아라.”


예. 씩씩하게 대답은 했지만, 바리는 환자들 사연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바리야 -!”


그때 들리는 목소리. 어제 같이 산나물 캐던 형님이다!!


“형니임-!”


“바쁘냐?”


“글쎄요오...?”


대답하며 슬쩍 녹두의 눈치를 보는 바리. 뭐 일 더 시키실거 있습니까?


“....가봐라.”


녹두는 사람좋게 웃어보인다. 환자들 치료해준거면 제 할일은 한 것이다.



*


그날 저녁,


바리는 마을 사람들에게 산나물 고르는 법을 알려주느라 좀 늦었다.


“녹두형님! 저 왔습니다~!”


“어, 왔냐.”


“저녁은 드셨습니까?”


“화전민이 저녁은 무슨. 하루 한끼 먹으면 잘 먹은거지.”


“예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바리는 두 팔을 걷어붙인다.


그렇게 혼자 뚝딱뚝딱 무언갈 하더니 한상차림을 해온다.


“형님! 식사하시죠.”


“...오냐.”


실눈뜨고 바리가 하는 일을 지켜보던 녹두. 저도 배가 고프긴 했던 참이라 굳이 말리진 않았었다.


그렇게 늦은 저녁을 먹던 중, 녹두는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말을 꺼낸다.


“그런데...바리야.”


“...?”


“환자들 완치는 될 수 있을까?”


“세상에 완치가 어딨습니까.”


“..?”


“누구나 병 하나쯤은 달고 삽니다. 완치란 표현은 옳지 않아요.”


“그러냐.”


“예, 그냥 견딜만큼 아픈겁니다.”


병이라는 건, 상대적인거죠. 바리의 말에 녹두는 무언가 걸린다는 듯, 환자들이 있는 방향을 흘끔거린다.


“아오! 형님, 어서 드십쇼. 다 드시고 좀 씻으시구요.”


“...씻었다.”


“근데 왜 냄새가 납니까?”


“...멕이는거냐?”


“사실을 말하는 겁니다! 그리고 형님, 세수할땐 귀 뒤까지 씻으십시오. 녹두형님이 아니라 까마귀 형님되겠습니다.”


“아서라, 귀청 나간다.”


바리의 잔소리에 녹두는 입꼬리가 올라간다.




***




“...그러니까..”


“.....”


중앙관 앞에 무릎꿇고 있는 상급의원. 책임을 물을까 눈을 내리깔고있다.


“저 ‘한’놈이 왈패‘들’을 싹 다 처리하고 사람들을 풀어줬다는거냐?”


“..그렇습니다.”


퍼억-!


참다못한 중앙관이 상급의원을 발로 찬다.


“그게 말이 되나! 그런 놈이 네놈한테 잡혔다는건 또 말이 되고?!”


“...”


중앙관의 불호령에 상급의원은 몸을 더 움츠린다. 얻어맞은 곳이 아린지 손으로 쓸어보려 하지만 손이 묶여있어 어렵다.


“...이 놈도 같이 가둬라.”


“...나으리!”


상급의원은 급히 중앙관 발치로 기어간다. 그러나 왈패들의 우악스러운 손길에 감옥으로 내던져진다.


“인원수라도 맞춰야 할거 아니냐!! 늦어도 일주일 뒤에는 떠나야 한다. 그 전에 사람들 아무나 채워놔!”


중앙관은 한껏 신경질을 부리며 관청을 나간다.


“...거기도 같은 상황인가?”


“아니요. 산속에 둔 사람들은 그대로 있습니다.”


“..그럼 공녀들 수급은 문제 없겠나?”


“...조금 모자란듯 합니다.”


“젠장.”


중앙관의 짜증에 그를 따라나서던 왈패대장은 사람좋게 웃어보인다.


“그래도, 채울 방법이 있으니 걱정마십시오. 나으리.”


“대놓고 끌고오면 안된다.”


“걱정마십시오. 문제 없이 처리하겠습니다.”




***




다시, 바리.


“흐음...?”


바리는 무언가 석연치 않다는 듯 침음성을 흘린다. 환자들이 마음에 걸려 며칠 더 머물던 참이다.


헌데 아무리 제가 정식의원이 아닐지라도, 이렇게까지 의술이 안먹히나?


“... 고생이 많으시네요..”


바리의 표정에 감사를 남기는 일월댁. 바리는 정신이 번쩍 든다. 환자 앞에서 뭐하는거람.


“아닙니다! 이게 제가 할 일 입니다.”


“그래도 감사합니다. 제가 뭔가 도울 일 없을까요?”


일월댁은 환자들 중 그나마 상태가 제일 나았다. 녹두와 바리가 없을 땐, 다른 환자들을 돌볼 수 있을 정도.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 더 조심하셔야지요. 다 나았을 것이라고 무리하시다가 더 탈이 나십니다.”


“그래도...”


“아!”


주머니에서 연고를 꺼내는 바리. 일월댁이 무어라 말하기 전에 바리는 주의를 돌려야 했다.


“이게 무엇입니까?”


“호랑이 연고입니다!”


“호랑이 연고요?”


“네, 저희 아버지 특제 연고입니다. 새로 만들면 숙성을 좀 시켜야 해서 이제야 드립니다. 이거 꼼꼼히 바르시고 주무셔요!”


“저만 이런걸 받아도 될는지..”


“이건 외상에만 효과가 있습니다. 다른 분들은 내상이 깊어 효과가 없어요.”


“그럼.. 감사히 잘 쓰겠습니다.”


“네!! 하루만 지나도 크게 효과가 있을 겁니다.”


다른 분들도 어서 나았으면 좋겠지만, 바리는 내심 일월댁이 가장 급했다. 아이들이 사라졌다잖아...


터-억,


그때 마침 오는 녹두. 오늘도 땀에 절어있다.


“바리야.”


“예 형님! 또 구덩이 파고 오셨습니까?”


“오냐.”


“이제 그만 파라면서요?”


“몇 개 모자라더라.”


쳇, 거 쓸데 없다니까. 바리는 구시렁거리며 녹두에게 다가간다.


“어째, 다들 차도가 있느냐?”


“그냥... 더 나빠지지만 않는 정도이죠.”


“너무 무리말아라. 환경이 이러니 어쩔수 없지않느냐.”


“그래도 한 사람이라도 낫는걸 보고 가야죠...”


“딱 이 정도면 된다.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라. 화전민 마을에 오래 있으면 못써.”


또 그 소리. 정말로 그 정도만 바라는 듯한 말투. 바리는 이참에 시원하게 물어보기로 한다.


“형님,”


“오냐.”


“정말로 저 정도면 된다는 겁니까? 더 나아질 수 있는데도요?”


“....아니 내 말은.. 그냥 저 정도도 감지덕지라 이거지.”


아닌 것 같은데. 달리 더할 말이 없어 바리는 찜찜함을 묻어둔다.


“근데 저 정말로 궁금하여 그러는데요...”


“뭐냐?”


“이 근방에 정말 호랑이가 삽니까?”


“살지.”


“왜요?”


“그걸 왜 나한테 물어.”


“호랑이가 자리를 틀만큼 큰 산이 없으니 하는 말 아닙니까.”


“쫓겨났나보지.”


“누구한테요?”


“알게 뭐냐. 어디 구미호라도 있나보지.”


“무슨 호랑이가 여우한테 밀려.”


녹두의 농담에 바리는 볼멘소리로 화답한다. 땅거미 진 어스름에 두 사람 그림자가 길어진다.



*



녹두 집,


“에잇, 퉵!”


“형니임!”


녹두는 저가 딴 산나물로 밥을 해 먹은 참이었다. 근데 왜 이렇게 맛이 없나.


“너랑 나랑 똑같은 걸로 밥한건데 내껀 왜 이러냐.”


“하다보면 늡니다. 그냥 드셔요.”


비위도 좋다. 녹두는 저가 만든 반찬을 보더니 눈을 질끈 감고 한입에 털어넣는다.


“...어엇?! 형님, 그거 사실 산약초라서 쓴건데...”


“푸-우웁!”


아직 산약초와 산나물을 구분 못하는 녹두였다. 바리는 형님을 골려주고자 모른체했을 뿐.


“야 이놈아! 그걸 왜 이제 말해!”


“헤헤헿.. 어자피 몸에 좋습니다아~”


너 임마. 녹두는 바리를 밉지않게 흘기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형님 어디 가십니까?”


“어자피 옷 버린 김에 씻고 오려고.”


너도 갈테냐? 녹두는 바리에게 넌지시 물어본다.


“...아니요.”


“..? 나보고는 까마귀 형님이니 어쩌니 하더니, 지는..”


“저는 평소에 잘 씻습니다아.”


콩-


“아야! 왜 때려요!”


딱, 때리기 좋게 생겨서. 녹두는 웃음을 흘리며 집을 나선다.


“다녀오마.”


“다녀오십쇼~~”


녹두가 집을 나서고 바리는 마저 밥을 먹는다. 그러다 밥알을 씹는 턱이 천천히 느려진다.


제가 여기 있은지도 일주일은 넘었다. 언제까지고 있을 순 없는 노릇인데, 사람들 병에는 차도가 보이지 않는다.


흐음. 바리는 밥알과 함께 한숨을 삼킨다. 내가 뭘 놓치고 있는건가...?


[바리야, 환자를 치료할 때 쉬이 놓치는게 뭔줄아냐?]


[뭔데요, 아부지?]


[사람]


[...? 환자가 사람인데, 그걸 놓치면 돌팔이 아닙니까?]


[환자만 사람이더냐]


[..그럼요?]


[각자가 사정이 있는 법이지. 간병하다가도 제 부모나 자식도 죽이는게 사람이다.]


[...]


[항시 잘 살펴라]


팽 의원을 말을 곱씹던 바리는 머리를 털어버린다. 어자피 동굴엔 환자들 밖에 없다.


바리는 도로 밥을 마저 먹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서 더 살필게 없습니다, 아부지.



*



다음 날,


벌컥-!


“형님!!”


“...일어났다.”


“이제 일찍 일어나는게 습관이 들었나봅니다?!”


“...고오맙다.”


“별말씀을~”


“....”


저놈의 넉살. 녹두는 말을 말자며 무거운 몸을 애써 일으킨다.


“....?”


“왜?”


“형님, 씻으신거 맞습니까?”


“...왜, 또”


“생기신게 문제인건가...”


“거.. 사람 면전에 대고, 자식아..”


욕을 할거면 예의바르지나 말던가. 녹두의 심기가 불편하건 말건 바리는 녹두를 훑어본다.


묘하게 꼬질해 보이는 상태. 이쯤되니 생긴 것 때문이 맞나보다.


“...형님, 땀 냄새 납니다.”


“자다가 났나보지.”


“열 내리는 약물 달여드릴까요?”


“밥이나 먹자.”


“옙!”


사람 생긴것 가지고 뭐라고 할 순 없는 노릇이지. 바리는 신경끄고 다시 밥상을 차린다.


똑똑-.


“저어...대장님....”


“...?”


이른 아침부터 찾아온 손님. 하지만 이 아저씨는 여기 있으면 안 될 사람인데...??


“아저씨? 예까지 어찌 오신겁니까?”


일월댁 아주머니 다음으로 상태가 나은 아저씨였다. 그래도 막 몸을 움직이면 안되실텐데..


“큰일났습니다.”


“...큰일이라뇨?”


벌떡 - !


자초지종을 듣지도 않고 녹두가 뛰어간다.


“형님?!”







.


작가의말

녹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6 36화 +1 23.12.18 18 1 11쪽
35 35화 +1 23.12.16 18 1 11쪽
34 34화 +1 23.12.15 19 1 12쪽
33 33화 +1 23.12.14 22 1 11쪽
32 32화 +1 23.12.13 16 1 12쪽
31 31화 +1 23.12.12 16 1 11쪽
30 30화 +1 23.12.11 13 1 11쪽
29 29화 +1 23.12.09 18 1 11쪽
28 28화 +1 23.12.08 17 1 11쪽
27 27화 +1 23.12.07 20 1 12쪽
26 26화 +1 23.12.06 22 1 11쪽
25 25화 +1 23.12.05 18 1 12쪽
» 24화 +1 23.12.04 19 1 11쪽
23 23화 +1 23.11.26 21 1 12쪽
22 22화 +1 23.11.26 23 1 11쪽
21 21화 +1 23.11.25 23 1 10쪽
20 20화 +1 23.11.25 24 1 10쪽
19 19화 +1 23.11.24 25 1 11쪽
18 18화 +1 23.11.19 26 1 11쪽
17 17화 +1 23.11.19 26 1 11쪽
16 16화 +1 23.11.18 26 1 11쪽
15 15화 +1 23.11.18 28 1 11쪽
14 14화 +1 23.11.18 29 1 11쪽
13 13화 +1 23.11.17 31 2 12쪽
12 12화 +1 23.11.12 32 1 11쪽
11 11화 +1 23.11.12 41 1 11쪽
10 10화 +1 23.11.11 37 2 12쪽
9 9화 +1 23.11.11 47 2 11쪽
8 8화 +1 23.11.11 40 2 11쪽
7 7화 +1 23.11.10 47 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