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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 님의 서재입니다.

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해달01
작품등록일 :
2023.11.02 20:17
최근연재일 :
2024.01.2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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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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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94,176

작성
23.11.1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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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0화

DUMMY

10화





김진사 댁 안채,


“······”


염매가 든 항아리를 함부로 열면 저주를 받는다. 안채에 있던 사람들은 희게 질린 채 강림을 바라본다.


“걱정마십시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괜찮으신 겁니까?”


“보시다시피···”


화랑은 다른가. 저들은 화를 피하고자 매일 방매귀를 행했건만··· 그때 말을 꺼내는 강림.


“··· 염매를 행한자에게 거열형을 행하는 이유를 아십니까?”


“······”


“시전자의 영혼에도 영향이 가기 때문입니다.”


죽어서도 고통받는단 말입니다.


“윤회를 거듭하는 그 긴 생에 단 한 번입니다. 단 한 번 그 실수로 모든 생을 고통스럽게 산다는 것. 이는 벌을 내리는 마고의 의사에 반하는 바 일테지요.


그 뜻을 받들기 위해 육신을 쪼개는 것입니다. 저주가 어디로 가야할 지 방향을 잃게 하려는 의도로 보시면 됩니다.”


물론, 그 중 운이 정말 좋지 않다면 다음 생까지 저주가 따라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거열형이 관대한 처사였군요···”


“모순적이지 않습니까. 영혼의 고통을 감하기 위해, 육신의 고통을 최대로 만드는 것이.”


“···”


“헌데 말입니다.”


이 당연한 것을 사람들은 못 보지. 옹기 항아리를 쓰다듬으며 강림이 말을 고른다.


“제 어미가 그리 되길 바라는 자식이 어디 있겠습니까.”


“···?”


“염매를 위해 자식의 뼈를 썼다 하셨지요.”


염매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




한편,


“허억··· 허억···”


“신우야 괜찮아?”


“······”



생각보다 무겁다 너. 신우는 웃으며 화제를 돌린다. 바리의 도끼눈은 덤.


“너 이씨···”


이 씨(氏)라니, 평민은 성이 없단다. 신우는 괜히 바리를 놀린다. 저런 반응인데 어찌 놀리지 않으리···


“치잇··· 그래도 와줘서 고마워.”


아! 상황이 급해서 잊고 있었네. 바리야 잠깐만.


콩-!


“아얏! 왜 때려!!”


“거 좀 집에 가만히 있으라니까. 그게 그리 어렵냐?”


“··· 나무정도는 할 수 있겠다 싶었지이···”


“어휴··· 요즘 산에 호랑이 나온다는 말 몰라?”


“이 쪼매난 산에 무슨 호랑이야!”


“난들 아니? 여기저기 물려죽은 사람 천지래.”


호랑이가 사람 물어서 뭐해··· 먹는거면 몰라도···? 그때 생각나는 장면. 아까 전 사람 손 같은 걸 본 듯도 하다.


“나··· 아까 그거 본거 같아.”


“그거?”


“사람이 쓰러져 있었어.”


“···?”


“사람 손 같은게 있었는데. 너무 놀라서 그냥 다 버리고 도망갔었어.”


그러다가 도련님이랑 헤어진거고.


아, 그 화상. 신우는 김 진사 부자들이 참 마음에 들지 않았다. 김 도령은 최근에 미쳤다더니 멀쩡해 보이던데···?


“바리야.”


“응?”


“김 도령. 이상한 건 없었어?”


“···? 김 도련님은 원래 이상했잖아.”


“아니··· ‘그’ 이상한거 말고. 뭔가 좀··· 꺼림직하다거나?”


“음··· 아!”


“있어?”


“배고프다고 했어···“


근데 이건 도련님으로 변한 김 진사님이었는데? 서로를 의아하게 쳐다보고 있을 무렵.


끄아악-




***




안채,


강림의 발언 이후 충격에 쌓인 사람들. 고요하다. 이윽고 정신을 차린 마님이 말을 얹는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말 그대로입니다. 염매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럴리가 없습니다! 분명, 김 진사는···”


보나마나 미쳤겠지요.


“···. 걸신들린 듯 이것 저것 주워먹었습니다.”


“그리고 제 예상이 맞다면··· 얼굴도 바뀌지 않았습니까?”


“···예.”


그 아이는 제가 분명히 쫓아냈으니까요.


“이것저것 먹다 먹다. 아드님 손톱이라도 주워먹었나 봅니다.”


들어본 적 있다. 악귀가 손톱을 주워먹으면 그 사람으로 변한다는 말. 해서 사람들은 손톱을 깎을 때 뒷 처리에 신경써야 했다. 그런데··· 악귀?


“소문에는 바깥 분 성정이 대단했더라 들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마님이 그러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 치의 잘못인것을.”


“···”


“성정이 고약한 자는 영혼에서도 고약한 냄새가 납니다. 아마 악귀가 그 냄새를 맡고 온 모양입니다.”


“···허면···”


“염매가 아니라 악귀가 씌인 겁니다. 자승자박이지요.”


하아···


마님-! 여인은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주저 앉는다.


“여러 정황을 살펴보니, 질행아귀가 든 모양입니다. 이것저것 주워먹는 모양새가 꼭 아귀와 같습니다.”


그러니 이것은 장례라도 잘 치뤄주시고··· 김 진사 어디있습니까?



*



끼이익-


“··· 안채 옆, 곳간 안에 가둬두었습니다.”


악취가 진동을 하는군. 강림은 악귀의 냄새에 인상을 찌뿌린다.


“···음?”


보통 놈은 아닌 건가. 이 정도면 사념체를 부리는 놈이다.


“마님, 잠시 주위를 물러주시겠습니까? 조금 큰 일 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저는 걱정 마십시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물러간 뒤. 강림은 곳간 문을 닫는다. 악귀는 문을 열 줄 모르니··· 악귀가 도망갈 위험을 사전에 차단했다.


“크···르르···”


마침내 나타나는 아귀. 오래 굶었는지 침을 질질 흘린다. 강림은 허리춤에 있던 검을 꺼낸다.



캬-악-!


마침내 덤비는 아귀. 강림은 가볍게 공격을 피한다. 헌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귀의 행동이 느리다.


내가··· 보이지 않는 건가? 사념체 쪽에 일이 생긴 것일수도 있을 터···


흠칫!


아귀가 주저하는 틈을 타, 강림은 아귀의 옆구리 쪽을 베어낸다.


사념체 쪽에 일이 생겼다면 그 쪽도 위험하다. 강림은 칼을 고쳐 잡는다.





***




한편, 김 도령.


“···아버지.”


“배고파···”


“정신 차리십시오···”


“배고파······”


아 아··· 어째서 이리 된걸까···



-



[···먹거라]


여느 날 처럼 배를 곪던 날. 아이는 빈민촌에서도 최하층에 있는 고아였다.


그런 제게 음식을 나눠주시던 고운 손. 어느 대감집 마님. 아이의 머릿속에는 그 날 그 장면이 잊히질 않았다.


그 후 그 마님이 김 진사댁 마님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 고우신 분이 하필이면···


그러던 어느 날,


[김 진사네서 양자로 들일 아이를 찾는대.]


빈민촌에서 김 진사댁 아들로 들일 아이를 찾는다는 이야기가 몰래 돌았었다. 그 자리가 뭐인진 몰라도 김 진사라면 좋은 의미는 아닐 터.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지.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더라.


한 명 빼곤.


[정말로, 너 김 진사네 들어갈테냐?]


형님 가지마셔요. 빈민촌 형, 동생들이 두 팔 걷어 붙이며 저를 말렸다. 그런데 저는 꼭 가고 싶었다. 그 댁 마님 같은 분이 어머니인 삶을 한 번이라도 살고 싶었다.


[···안녕하십니까···]


김 진사 댁에 들어가 이리저리 씻겨지고, 그나마 사람 모습을 하게 되었을 무렵. 마님을 만날 수 있었다.


[···.누굽니까?]


[우리 아들이지]


세월이 지나도 잃지 않은 기품. 하지만 마님은 어쩐지 빛을 잃은 모양새였다.


[오늘부로 양자로 들일 생각이네.]


[···.]



빈민촌에서 자라며 는 것이라곤 눈치 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지금 제가 마님의 상처를 후벼 판 것이로구나.


그 후 마님께서 저를 따스히 맞아 주는 일은 없었다. 제가 날려먹은 기회. 그럼에도··· 그 따스했던 손을 잊지 못하겠더라.


[마님께서 요즘 자주 찾으시는 차 입니다.]


평소 끼니를 거르시기도 하여 걱정이 되던 중. 자주 찾으신다는 익모초 차. 헌데 요즘 무슨 연유에서인지 익모초 찾기가 어려워졌다고.


도움이 될까 싶어 저도 찾아보았지만 어려웠다. 또 아버지께서 쓸어 담으신 건가.


짜-악-


[내 친정에 찾아갔느냐?]


[······]


네가 진짜 내 아들이라도 되는줄 알았더냐. 마님의 말이 맞은 뺨보다 아팠다.


[꼴도 보기 싫으니 당장 나가라.]


아버지께서 쓸어 담으셨더라도, 최 대감님 댁에는 있을까 싶어 여쭤보았건만. 그 새 마님의 귀에 들어간 모양이다. 김 도령은 힘 없이 물러났다.


제 존재는 마님께 독이 되는 것일까···


그러다 듣게 된 소식,


[조강지처는 무슨. 내 새 장가를 들어야겠네]


의원 집 딸이 예쁘다더라. 그 말 뒤로 이어진 말. 마님을 내 쫓으실 거라니···


이 일을 어떻게해서든 마님께 전하고 싶었으나. 마님은 날 만나주지 않았다.


[마님께서는 바쁘십니다.]


[···말이라도 전해줄 수 있지 않은가?]


[죄송합니다. 마님께서 도련님 말씀은 전하지 말라 명하셨습니까.]


[···아···제발···]


끼-익- 쿵.


[네가 아주 날 우습게 보는구나!!]


[···어머니]


[누가 네 어미냐.]


[···죄송합니다.]


[꼴도 보기 싫다! 당장 내 집에서 나가거라.]


마님 앞에만 서면 입이 얼어붙어 말도 꺼내지 못했다. 어떻게 찾아온 기회인데···


하지만 김 도령은 그렇게 집에서 쫓겨났다.


--


[요즘 들어 익모초가 더욱 구하기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럼 하는 수 없지.]


[하지만 꾸준히 방매귀를 행하지 않으면··· 저희도 위험합니다.]


[그대들은 가게. 나 혼자서도 충분해.]


마지막으로 뵙고 다신 찾아뵙지 말자 다짐하며 몰래 찾아간 날 밤. 마님과 시비들끼리 하는 말을 들었다. 마님께서는 무슨 연유인지 모르겠으나 방매귀를 행하신다고···



-



“배고파···”


이··· 치 때문이었나. 아버지, 당신은 언제나 마님께 독이 되는군요.


우리··· 독 끼리 같이 갑시다.




***




“불이야-“


불? 어디 무슨 불이 났단 말인가? 팽 의원은 황급히 고개를 돌린다.



“······”


시퍼런 불. 저건 필시 도깨비 불이렷다. 아까 그 화랑이 악귀를 잡은 모양이군. 그나저나 통성명도 안 했네.


“괜찮네. 그냥 있게.”


“하지만···”


“몸이 좀 낫지 않은가?”


“···? 앗! 예!! 용하십니다!”


내가 아닐세. 팽 의원은 어색하게 웃는다.



*



강림은 불에 타는 곳간을 바라본다. 무언가 석연치 않은 표정이다.


“이보게-!”


팽 의원 목소리에 돌아보는 강림. 아, 어르신.


“갑자기 왠 불인가?”


그냥 검으로 잡아도 되는거 아니었나? 이렇게 크게 벌일 일은 아닌 듯 하여 그러네.


“아···”



-



조금 전,


[···]


과할정도로 반응이 없는 아귀. 이제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 듯 하다. ···.사념체로 몸을 옮겨가는 것인가?


악귀의 사념체는 이것이 위험했다. 악귀 마음대로 사념체가 되었다 본체가 되었다 하는 바.


사념체가 아닌 악귀는 신력 없인 다루기 힘들다. 저쪽에 누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아니면 힘들 터다.


아직 완전히 옮겨지지 않은 지금이 기회였다. 강림은 주저없이 도깨비 불을 꺼낸다.



-


“사념체가 있었습니다.”


“그랬구만···”


거··· 도깨비 불을 쓰는 줄 몰랐는데. 자네 화랑 중에서도 보통 화랑이 아닌가보네.


“···.”


나 누구랑 이야기 하나.


“···저어···”


아 깜짝이야. 팽 의원은 놀란 속을 진정시키며 마님을 바라본다.


“···마님?”


“오랜만입니다. 의원님.”


“괜찮으신 겁니까?”


“예. 전 괜찮습니다. 헌데···”


강림과 남은 이야기가 있는 듯한 모양새. 팽 의원은 눈치 좋게 빠져주려 한다.


“아이고··· 그러고보니 환자들을 보러 어서 가야겠습니다아···”


“같이 가시지요.”


“엥?”


자네가 왜? 마님도 자네 쳐다보고 있지 않으신가?


하지만 강림은 그쪽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일어난적 없는 일 가지고 죄를 물어서야 되겠습니까?”


“그게 무슨 말인가?”


거 같이 알자고. 하지만 마님은 무슨 뜻인지 이해한 듯 하다.


“···감사합니다.”


감사할 일이 없습니다. 강림은 차게 대답하며 팽 의원을 따라 나선다.











.


작가의말

제 글을 봐주시는 고마우신 분들!! 

좋은 꿈 꾸십시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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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 +1 23.11.26 2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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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1 23.11.18 2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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