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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자 출세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당근파
작품등록일 :
2023.05.10 23:13
최근연재일 :
2023.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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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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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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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20화 풍운의 서

DUMMY

대공자 시운학이 은창 유성, 묵운 사마의, 섬도 진걸, 만검 교운에게 일행과 떨어져 강호를 돌아보라 하자, 도박장에서 즐기려던 계획은 잊혀지고 생각은 깊어졌다. 시운화에게는 따로 이르지 않았기에 은근 기대를 하고 대공자 시운학을 바라봤지만, 대공자 시운학은 한껏 기대에 차 바라보는 시운화의 눈길에 답을 주지 않았다.


은창 유성이 사형제들을 돌아보다 대공자 시운학에게 물었다.


"어디를 어떻게 살펴야 하는 것입니까?"


은창 유성의 물음에 사형제들이 생각을 멈추고 대공자 시운학을 바라보자, 대공자 시운학은 잠시 생각하는 듯 대답을 늦췄다가 말했다.


"하남 낙양에 천룡표국이 이 노사님께서 남기신 곳입니다. 보고에 천하제일의 표국이라 하더군요. 표국주가 파사검 양단육이라는 사람인데 강호 동도들은 파사검 양단육을 파사검이라 부르기보다 강룡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의협심이 크고 사마의 불의에 용서가 없다 했습니다. 표국주 양단육의 무위가 절정이라 하고 표국에 속한 표두들과 표사들의 무위도 높아 표행에 실패하는 일이 없으니 어느 표국보다 신뢰가 크다 합니다."


"그렇다는 말씀은 문제가 없으니 그대로 두자는 말씀이십니까?"


"이 노사님께서 남겨 두신 이유는 표국이 천하 정세를 살피기에 적당하다 여기신 때문입니다. 세월이 흘렀으니 표국주 양단육의 능력이 뛰어나다면 어느 정도의 발전은 당연하겠지만, 천하제일은 아니지 싶습니다."


"천룡표국의 힘이 얼마나 크기에 우려하시는 것인지요?"


"무파에 뒤지지 않는다 합니다."


"그렇다 해도 문제로 여길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하북 경사에 만금당이라는 전장이 있습니다. 이곳은 선우 노사께서 남기신 곳이지요. 만금당은 선우 노사께서 남기셨을 때 일문 전장이라 현판을 내걸었고, 어려운 백성들에게 단 일문이라도 내주고 받아준다는 뜻으로 정한 명호라 하셨지요.


만금당 또한 천하제일의 전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제 일반 백성은 만금당의 문턱에 다가서지도 못합니다. 그야말로 만금은 들고 와야 받아주고, 만금의 거래가 수시로 이뤄지는 곳으로 바뀌었습니다.


만금의 거래를 할 사람이 누구겠습니까? 조정 고관대작들과 거대상단들이 아니겠습니까? 선우 노사께서 백성들의 어려움을 살피라 하신 뜻을 저버리고, 이제는 조정 고관대작들이나 거대 상단들과 거래하며 이들을 뒤에서 조정할 만큼 전장을 키웠다 합니다."


섬도 진걸이 만금당이 도왕 선우평 노사께서 남긴 곳이 사부의 뜻을 어기고 세를 불렸다는 말에 분노하며 말했다.


"전장주 놈의 목을 베면 되는 일 아닙니까?"


만금당 전장주의 목을 베면 되지 않겠느냐는 섬도 진걸의 말에 대공자 시운학은 사형제들을 돌아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 갔다.


"진 사형,

그리해서 일이 해결된다면 세상에 어려운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전장주를 죽인들 만금당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말씀드렸듯이 조정 고관들과 거대 상단의 뒤를 봐주고 있는데 흉수를 찾지 않고 그대로 넘어가겠습니까?


전장주 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쉽지만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일은 만금당이 갖고 있는 재화만큼이나 클 것입니다. 본문에서 원하는 바도 아닐 뿐 아니라 어찌 보면 본문의 유용한 자산일진대 사라지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은창 유성이 다시 물었다.


"대공자님께서는 천룡표국과 만금당 그리고 숨어든 신선루가 연계하고 있다 여기시는 것인지요?"


"타옹께서 남기신 양하채까지 모두 네 곳입니다. 신선루의 경우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지만, 천룡표국과 만금당의 변화는 보고를 통해 알고 나왔습니다. 다만 천룡표국과 만금당의 변화를 지금까지 감춰 왔던 신선루가 무슨 연유로 전해 왔는지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단순히 생각하면 그동안은 세 곳이나 네 곳이 잘 협조해 오다가, 근자에 들어 사이가 벌어지지 않았나 짐작하게 되지만, 그리 생각하기에는 우리가 본 신선루의 모습은 진 노사께 들었던 신선루와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차라리 강한 호위들로 진을 치고 우리를 압박했다면 알아보기 편했을 것인데, 일반 주루와 조금도 다를 것 없이 운영되고 있을 뿐 아니라, 정작 진 노사께서 남겨 두신 것들조차 전혀 찾을 수 없으니 신선루의 숨은 의도를 모르겠습니다.


유 사형께서 말씀하셨듯이 이들이 본문의 뜻에 반하여 무언가를 획책하고 있는 것이라면, 이제부터 찾아내야겠지요. 소제가 사형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혹시라도 숨겨진 의도를 갖고 연계를 맺은 것인지, 아니면 서로 갈라져 힘을 기르며 반목하고 있는 것인지를 찾아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머리를 베는 것도 안 되고 숨은 의도를 찾으라시니 쉽지 않은 일이로군요."


"어렵게 생각하실 것 없습니다. 당장은 아는 것이 없으니 막막해 보이지만, 이들이 각자 천하제일이라 할 만큼 세를 키웠으니, 강호행을 하시며 관심을 두시면, 어디선가는 매듭이 보일 것이고 하나씩 풀어 가면 되지 않겠습니까?"


"세월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고 강호행을 한다 한들 그들과 관련한 일이 벌어질지 어찌 알겠습니까?"


"소제가 움직이며 본문의 존재를 드러낼 것입니다. 그들에게 숨은 의도가 있다면 움직이게 될 것이니 그 틈을 찾아 살피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모두 놀란 눈으로 대공자 시운학을 바라보자 대공자 시운학이 말을 이어 갔다.


"문주님의 허락이 있었습니다. 각 문파와 세가에 심득을 전하자면 절로 드러날 일이 아니겠습니까? 다만 사형들께서는 되도록 감추셨으면 하기에, 함께 움직이지 않고 따로 강호행에 나서시라 말씀드린 것입니다."


"신선루를 그냥 두고 보신 연유도 그런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감시하는 놈들을 잡아 알아내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지요. 곁가지 하나를 친다 해도 그들이 놀라 움츠리면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할 것 아니겠습니까? 지금이야 우리가 나와 있으니 움직이지 못하고 숨은 것이나, 우리가 그대로 두고 떠난다 해도 언제까지 숨어 지낼 수는 없을 것이니, 소제가 본문을 드러내면 참지 못하고 움직이게 될 것입니다."


묵운 사마의가 대공자 시운학의 말 가운데 동정십팔채의 대두령 탑탑대왕이 빠진 것에 의아한 듯 물었다.


"동정십팔채 대두령이면 다른 어느 곳보다 세가 큰 곳이 아닌지요?"


"수적의 숫자는 많겠지만 수적이 아닙니까? 이미 겪어 보셔서 아시지만 무인이라 할 것도 못 되지요. 그리고 타옹과 탑탑대왕 사이에 인연이 있는 것이지, 타옹께서 강호를 살피고자 남기신 곳도 아닙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본문과는 관련한 곳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말씀하신 네 곳 가운데 수채도 있었던 것이 아닌지요?"


"타옹께서 남기신 곳은 양하채입니다. 동정수로십팔채와 장강수로십팔채뿐만 아니라 녹림십팔채까지 모두 살피라 하셨으니 살펴보기는 할 것입니다. 하지만 본문의 일과 관련해서가 아니라, 도움을 받아야 할 경우가 생기면 도움이 될 것이라 말씀하셨고, 그 말씀에 따라 수적들이 배에 올랐을 때 도움을 받은 것이지요. 오히려 나오자마자 빚이 생겼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논의를 하는 동안 주루의 일과가 시작되었는지, 하녀가 들어와 도박장이 문을 열었다고 알려 왔다.


"구경해 보시겠습니까?"


대공자 시운학이 사형들을 보며 물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말을 들었고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을 생각해야 했기에 모두 도박장에서 즐길 마음이 사라졌다.


"곧 떠나야 할 것 같으니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은창 유성의 말에 대공자 시운학은 고개를 끄덕이며 시운화를 보자 시운화도 생각이 많아진 듯싶었다. 봉황전 소속인 신선루가 변했으니 봉황전의 후계인 시운화도 생각할 것이 넘쳐 났다. 시운화도 말없이 고개를 흔들자 대공자 시운학이 시운화에게 말했다.


"앞으로 하나씩 풀어 가면 될 일이다. 고심한다고 당장 풀어지는 일이 아니니 너무 고민하지 말거라."


대공자 시운학이 하녀에게 물었다.


"도박장 말고는 구경할 것이 없느냐?"


하녀는 갑작스러운 물음에 잠시 당황한 듯 보였지만, 곧바로 무슨 말이냐는 듯 대답했다.


"입구 마당에서 경극단이 출사표를 공연합니다. 패왕별희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그래도 보실 만하실 것입니다."


대공자 시운학이 시운화에게 한 말은 사형들에게도 같은 의미를 두고 한 말이었다. 시운화가 경극을 보겠다고 한 것과 달리, 사형들은 생각할 것이 많은지 별채에 남겠다고 했다. 대공자 시운학은 더는 권하지 않고 시운화와 설호를 데리고 별채를 나와 경극을 준비하는 곳에 시운화와 설호를 남겨 두고 하녀를 따라 도박장으로 향했다.


대공자 시운학도 도박을 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지만, 어젯밤 하인에게 오늘 도박장 구경을 하련다 전하자, 일행이 도박장에 가는 것을 반기는 듯 내총관과 외총관이 모두 잘 모시라 했다는 하인들의 말에, 그들이 어떤 준비를 해 두었는지 살피려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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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화 수로채 (3) +1 23.06.11 3,029 28 15쪽
33 33화 수로채 (2) +1 23.06.10 3,040 27 14쪽
32 32화 수로채 (1) +1 23.06.09 3,064 2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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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화 부저추신(釜底抽薪) +2 23.06.06 3,112 2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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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화 술잔 +1 23.06.04 3,103 29 15쪽
26 26화 도발은 죽음 +1 23.06.03 3,132 29 18쪽
25 25화 잉어 가시 +1 23.06.02 3,162 28 13쪽
24 24화 편린(片鱗) +2 23.06.01 3,173 31 16쪽
23 23화 인질?! +1 23.05.31 3,191 31 17쪽
22 22화 납치 +1 23.05.30 3,250 3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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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화 풍운의 서 +1 23.05.28 3,331 2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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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신선루 (5) +1 23.05.26 3,383 27 14쪽
17 17화 신선루 (4) +3 23.05.25 3,413 27 13쪽
16 16화 신선루 (3) +1 23.05.24 3,443 3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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