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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히터의 서재입니다.

소리능력자 윤백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뉴히터
작품등록일 :
2020.05.11 15:52
최근연재일 :
2020.07.05 23:38
연재수 :
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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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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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70화. 너무 생생한 꿈

DUMMY

비트인 코퍼레이션에서 특허 로열티를 정산하자마자 사모펀드 관리자인 피터슨 씨가 전화했다.


“윤백정 이사님. 이거 계속 같은 주식만 사면 나중에 문제가 커질 텐데 다른 주식을 매수하는 게 어떨까요? 아니면 채권이나 부동산으로...”


피터슨 씨에게 텀블러 특허 로열티로 받은 약 105억 원을 같은 주식에 투자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이번 금액은 너무 커서 대주주 요건이 성립된다면서 다른 방식의 투자를 권했다.

내가 고집을 피워 피터슨 씨가 알겠다며 전화를 끊긴 했지만, 나도 마음이 편하진 않았다.


비트인 코포레이션의 임영일 대표도 나와의 통화로 심기가 불편해졌다.


“아니 왜 이름이 들어가면 안 된다는 겁니까, 윤 이사님? 우리 회사 성과를 보도하면서 중요 기술 협력자로 윤 이사님 이름 석 자만 넣으면 되는데. 그게 안 될 일인가요?”


“네. 안됩니다.”


“이유를 말해줘야지... 안 된다고만 하면 어떻게 합니까?”


“이유는 묻지 마시고. 절대로 제 이름이 신문에 나가면 안 됩니다. 죄송합니다.”


“이거 참. 일단 끊을게요.”


강소기업을 소개하는 중앙일간지의 시리즈 기사에 비트인 코포레이션이 나오게 되었다.

임영일 대표로는 2천억 원 넘는 매출 신화를 만든 텀블러의 개발 과정부터 크라우드 펀딩, ‘놀 타운’ 오픈과 판매 전략 등을 소개할 계획이었다.

그 내용에 오유스토리가 등장할 수밖에 없고 내 이름도 나와야 자연스러운데, 내가 반대하니 크게 당황한 듯했다.


그리고, ‘재단법인 오유’의 기념식 문제를 놓고는 선지 누나와도 한바탕하고 말았다.


“야, 윤백정. 수혜 학생들에게 장학증서 전달하는 기념식이야. 비슷한 기념식이 많지만 우리는 간소하게 하자는 거고. 특히나 구민주 부회장과 임영일 대표의 동참 뜻도 기리려면 두 분 초대해서 하는 게 맞잖아. 이사장 명의가 나로 되어 있지만 네가 그 기념식에 와야 하는 거고. 그냥 참석해서 함께 기뻐하고 기념 촬영도 하자는 건데, 왜 그렇게 반대하는 거니?”


“난 좀 빼줘, 누나. 그냥 이사 중의 한 명일 뿐인데. 두 분께는 내가 양해를 구할 테니까 난 그냥 제품 개발에만 매진할게. 미안해.”


“개발이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첫 장학증서 전달하는 행사인데... 정말 참석 안 하겠다는 이유가 뭐니? 넌 ‘놀 타운’ 오픈 때도 빠졌잖아. 그땐 따지지 않았지만, 이번은 따져야겠다.”


아무 이유를 대지 못한 채 그저 참석하지 않겠다고만 하니 선지 누나의 화는 그치지 않았다.

나중에 얘기를 전해 들은 선재 형까지 날 설득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백정아. 그냥 기념식에만 와라. 그것도 어렵냐? 너 나한테 얘기한 그것 때문에 그런 거지? 능력이 사라질까 봐. 맞지?”


“어, 그게 걱정이야. 카메라가 무섭고 신문 기사에 오르는 것도 두렵고.”


“윤백정이라는 이름은 어디에도 안 나오게 할 테니까 기념식엔 와. 그리고, 내가 기자들한테 사진은 기념 촬영만 해달라고 할게.”


나의 40개월 미션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 선재 형이라 믿고 싶었지만, 날이 갈수록 내가 느끼는 압박감은 심해졌다.


--+--


“창업한 지 2년밖에 안 된 스타트업이 매출 2천억 원을 기록하며 계속 화제인데요. 특히 이 스타트업에서 출시한 제품은 글로벌 히트 상품이 되었고, 타임지의 가장 혁신적인 제품 후보에도 들어갔습니다. 오늘은 이 제품을 개발한 주인공을 만나볼 텐데요. 그동안 여러 언론사의 인터뷰를 모두 뿌리쳤지만, 제가 오늘 이 회사에 잠입해 주인공의 얼굴을 찍어보겠습니다. 자, 이제 오유스토리의 청주 연구소 앞에 도착했습니다. 이 연구소의 연구소장이 주인공인데요. 잠시 후에...”


내 얼굴을 찍으려고 온 기자의 멱살을 잡고 고성을 내며 몸싸움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카메라가 부서졌고 옆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동영상은 SNS에 퍼졌다.


“야, 윤백정. 너 오늘 기자랑 싸운 영상이 SNS 도배했어. 왜 그랬냐?”


선재 형의 전화를 받고 SNS에 퍼진 동영상을 확인한 후에야 눈물을 흘리며 내 행동을 후회했다.


‘할매. 나 이제 어떻게 해?’


[야, 이놈아. 뭘 잘했다고 우나. 니 능력 지키려면 진작에 조심했어야지. 니가 잘한 거 하나도 없다.]


‘아니... 난 그저 능력을 좋은 일에 쓰고 싶었는데. 내가 알려져서 유명해지면 안 된다고 했잖아? 이제 안 좋은 일로 뉴스에 올랐다고. 나 어떡해, 할매?’


되찾은 문성 능력을 유익한 일에 쓰고 싶었다.

문성 능력을 이용해 돈을 벌지 않으려고 욕심을 버렸고, 유명해지면 안 된다고 해서 뉴스와 SNS에 이름이 오르지 않도록 노력했는데 이제 다 끝났다.


[백정아. 니 능력, 정말 계속 쓰고 싶어서 그런 거제?]


할매가 차분한 어조로 물었다.


‘응. 사람들을 위해 쓰고 싶어. 그동안 유물도 찾아주고, 사람도 찾고, 목숨이 위험한 사람도 구하고... 앞으로도 그러고 싶다고.’


[니 맘이 그런 거 정말이제?]


‘어. 정말이래도. 할매는 늘 지켜봤잖아.’


할매의 말이 잠시 멎어서 내가 쥐고 있던 할매 사진을 봤는데 사진 속 할매가 웃는 것처럼 보였다.


[허허허, 이놈 참. 니 곰곰이 생각해봐. 할매가 니 능력 어떨 때 잃는다고 했나?]


‘음... 욕심부리고 나쁜 일에 쓰면 잃는다고 했지, 아마. 맞지?’


[그건 잘 아네. 니, 지금까지 능력 쓰면서 욕심부렸나? 나쁜 일에 썼나? 그것만 확실히 말해봐.]


확실하게 말할 자신이 있어서 바로 답했다.


‘그런 일. 단 한 번도 없었어. 욕심 안 부렸고 좋은 일에만 썼어.’


[그러면 됐다. 그렇게 자신 있으면 별일 없을 기야.]


‘그냥 아무 일도 없다고? 그럼, 40개월은? 돈이나 유명해져서 변화가 있으면 안 된다고 했잖아?’


[그것도 잘 생각해봐. 문성 능력으로 돈을 벌었는지 아닌지. 그리고, 문성 능력 때문에 유명해졌는지. 그거 아니면 괜찮다.]


문성 능력을 사용하고 사례를 받은 건 금송아지와 미셸, 여대생을 찾고 받은 포상금이 있는데 이건 사모펀드에 묶어놨고.

제품 개발에는 문성 능력을 사용한 적이 없다.

새로 개발할 ‘오유스토리 휴먼’에는 문성 능력을 사용할 계획이지만, 아직 실행을 망설이는 중이고.

‘놀 타운’이나 비트인의 텀블러에도 문성 능력은 사용되지 않았다.


‘할매. 정말 괜찮을까?’


[딱 하나만 묻자. 문성 능력으로 제품도 만들 거나?]


‘어. 이번에 개발하는 건 문성 능력을 쓰고 싶어. 원래 그러려고 했고.’


[그 제품 만드는 게 사람들한테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나?]


‘당연히 좋은 일이지. 듣고 싶은 그러나 세상에 없는 사람의 목소리를 찾아주는 거니까.’


[그럼. 한번 해봐라. 니가 돈 욕심 안 내고 나쁜 일에만 사용 안 하면...]


--+--


전화가 울려서 눈을 떴다.

너무 생생한 꿈이었다.

내 얼굴을 찍으려고 잠입 취재한 기자와 몸싸움을 벌이며 고함을 치고 카메라가 부서지는 소리까지 선명했는데 모두 꿈속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얼굴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고서 선재 형의 전화를 받았다.


“백정아. 생각해봤어?”


“어, 형. 휴우. 아까는 내가 신경이 좀 날카로워져서 그랬어. 내일 기념식에 갈게. 정말 미안했어, 형. 누나한테도 미안하다고 전해줘.”


통화를 끝내고 용기를 내 임영일 대표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대표님, 아까는 죄송했습니다. 중앙일간지 기사에 제 이름도 실어주십시오. 필요하시면 기자와 인터뷰할 때 함께 하셔도 되고요. 내일 재단 기념식에서 뵐 때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다행히 임영일 대표의 기분도 풀어진 듯했다.


할매가 나 스스로 이뤄낸 것들은 문제가 없다 했고, 문성 능력은 좋은 일에만 사용하면 된다고 했다.

서둘러 연구소에 출근해 고상식 대표가 나오기만 기다렸다.


“고상식 대표님. 오늘 서울 가실 때 저도 동행하겠습니다. 저녁에 재단 기념식이 있어서요. 지금은 제품 개발에 도입할 아이디어 얘기부터 해야 하니까 여기 좀 앉으세요.”


“이거 윤 이사님 컨디션이 오늘따라 무척 좋아 보이네요. 그동안 묵혀둔 근심이 다 사라질만한 좋은 아이디어가 꿈에 떠올랐나 보죠?”


할매의 말을 믿고 머릿속에만 머물러 있던 아이디어를 쏟아내기로 마음먹었다.


“네. 정말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지금 크라우드 펀딩에 등록할 내용 말고 하나를 따로 진행해야겠어요. 세상을 떠나신 분의 글이나 사진, 그리고 목소리를 듣고 싶은 사연을 받아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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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미리보는 스토리 20.05.19 252 0 -
72 71화. 놀라는 이유 +3 20.07.05 87 2 9쪽
» 70화. 너무 생생한 꿈 20.07.04 53 2 9쪽
70 69화. 텀블러 매출액 +2 20.07.01 63 2 8쪽
69 68화. 다른 파트너 20.06.30 68 2 9쪽
68 67화. 가격 결정 20.06.29 65 2 8쪽
67 66화. 연구소 개소 20.06.28 69 5 9쪽
66 65화. 회계 결산 20.06.27 80 3 8쪽
65 64화. 기절했던 이유 20.06.26 71 5 8쪽
64 63화. 킴앤컴 20.06.25 73 4 8쪽
63 62화. 시상식 +2 20.06.24 78 3 7쪽
62 61화. 하이브리드 경쟁전략 +2 20.06.23 84 2 7쪽
61 60화. 결정적인 카드 +2 20.06.22 88 2 8쪽
60 59화. 공동 개발 제안 20.06.21 90 5 7쪽
59 58화. 오유사운드 미씽유 +4 20.06.20 102 7 8쪽
58 57화. 새롭게 공략할 곳 +4 20.06.19 102 6 8쪽
57 56화. 파일럿 모델 +2 20.06.18 110 6 8쪽
56 55화. 진짜 사업은 이제 시작 +2 20.06.17 151 6 7쪽
55 54화. 그 눈빛 +2 20.06.16 110 8 7쪽
54 53화. 별일 없을 거야 +4 20.06.15 122 8 7쪽
53 52화. 부적의 힘? +2 20.06.14 110 6 8쪽
52 51화. 할매집 옛 사진 +2 20.06.13 122 8 7쪽
51 50화. 아이의 목소리 +2 20.06.12 113 6 7쪽
50 49화. 제 엄마가 누군지 아세요? +4 20.06.11 131 8 8쪽
49 48화. 오픈 전 매출 26억 1천만 원 +2 20.06.10 117 6 7쪽
48 47화. 딥페이크 사건 +2 20.06.09 117 6 8쪽
47 46화. 15만 1천 개로 마감 +2 20.06.09 121 7 8쪽
46 45화. 트로트 공주 지수와 매니저 +2 20.06.08 127 7 9쪽
45 44화. 무인 시스템 +2 20.06.07 139 8 8쪽
44 43화. 투자 대상 +2 20.06.06 141 9 7쪽
43 42화. 옛사람의 목소리 +2 20.06.05 142 9 8쪽
42 41화. 여대생 납치 사건(2) +4 20.06.05 144 9 8쪽
41 40화. 여대생 납치 사건(1) +4 20.06.04 150 10 8쪽
40 39화. 가족 사업(3) +2 20.06.03 146 11 8쪽
39 38화. 가족 사업(2) +4 20.06.03 148 10 7쪽
38 37화. 가족 사업(1) +2 20.06.02 161 12 8쪽
37 36화. 저작권(2) +4 20.06.02 162 11 7쪽
36 35화. 저작권(1) +2 20.06.01 158 9 7쪽
35 34화. 특허 로열티 +2 20.05.31 179 10 7쪽
34 33화. NOL Town 사업계획(4) +2 20.05.30 164 9 7쪽
33 32화. NOL Town 사업계획(3) +2 20.05.29 169 13 7쪽
32 31화. NOL Town 사업계획(2) +2 20.05.28 169 11 7쪽
31 30화. NOL Town 사업계획(1) +2 20.05.28 209 10 7쪽
30 29화. 공통점이 없는 +4 20.05.27 171 11 7쪽
29 28화. 5월 임시 주총(3) +5 20.05.27 188 9 7쪽
28 27화. 5월 임시 주총(2) +4 20.05.26 191 10 7쪽
27 26화. 5월 임시 주총(1) 20.05.26 182 8 7쪽
26 25화. 러닝개런티(2) 20.05.25 187 8 7쪽
25 24화. 러닝개런티(1) 20.05.25 194 9 7쪽
24 23화. 금 100돈 20.05.24 201 9 11쪽
23 22화. 미래에서 온 사람 +2 20.05.24 203 9 12쪽
22 21화. 부적 20.05.23 206 7 12쪽
21 20화. 사모펀드 투자 20.05.22 215 10 13쪽
20 19화. 포상금에 추가 포상금까지 +2 20.05.22 232 9 13쪽
19 18화. 미셸 행방불명 사건(3) 20.05.21 227 7 12쪽
18 17화. 미셸 행방불명 사건(2) +2 20.05.20 228 8 12쪽
17 16화. 미셸 행방불명 사건(1) +4 20.05.19 239 8 12쪽
16 15화. 올 것이 왔다 +4 20.05.19 258 9 12쪽
15 14화. 입이 떡 벌어질 일 20.05.18 265 13 13쪽
14 13화. 낯설지 않았던 이유 +2 20.05.17 267 10 13쪽
13 12화. 오유스토리 +4 20.05.17 298 11 11쪽
12 11화. 새로운 능력 +6 20.05.16 320 11 12쪽
11 10화. 슈퍼개미예요? +2 20.05.16 345 13 12쪽
10 9화. 유니콘으로 +6 20.05.15 372 14 13쪽
9 8화. 역시 들리는 거였어 +2 20.05.15 396 13 11쪽
8 7화. 면접(2) +4 20.05.14 434 16 12쪽
7 6화. 면접(1) +4 20.05.13 487 2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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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화. 유물 +6 20.05.12 555 24 12쪽
4 3화. 미션 +2 20.05.11 636 27 13쪽
3 2화. 타고난 능력 +2 20.05.11 714 22 11쪽
2 1화. 마지막 기회 +6 20.05.11 918 37 13쪽
1 프롤로그 +8 20.05.11 1,041 76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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