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

아카데미 고인물은 이제 좀 쉬고 싶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파랑문
작품등록일 :
2022.05.14 19:49
최근연재일 :
2022.05.20 18:30
연재수 :
7 회
조회수 :
338
추천수 :
7
글자수 :
42,898

작성
22.05.16 22:28
조회
47
추천
1
글자
12쪽

DUMMY

"지건"


그 순간 강제적으로 내 손가락에 모여있던 마나들이 억눌려 있던 반발력을 추진력 삼아 방출되었고.


콰아아아앙!!!1


나는 아릿한 손가락을 내리고 내가 벌인 작은 실험의 결과물을 바라봤다.


반발력에 의해 강한 추진력을 지니게 된 마나들은 살벌한 소리를 내며 겨냥한 방향의 모든 것을 지워버렸다.


나를 향해 날아오던 홍옥들도, 지면도 건물의 외벽까지 전부.


다행인 점은 홍옥이 깔끔하게 사라진 점이다.


원래라면 타격을 받자마자 터졌을 홍옥 이지만 마력 구조가 무너져 터지지 않았으니까.


깔끔하게 일직선으로 방출 되길 바랐는데 그건 과욕이었던 것 같다.


물론 파괴력은 기대 이상이지만.


너무 기대 이상이라 앞길이 창창한 친구를 명계로 보내버릴 뻔했으니 마냥 좋다고 웃을 일은 아니다.


덤으로 내 6회차 인생도 감방으로 보내버릴 뻔 했고.


큰일 날 뻔했네.


불길한 예감에 마지막에 틀어서 다행이지.


생각 해 보니 그대로 쐈어도 아카데미에서 지급하는 보호막 덕분에 안 다쳤겠네.


중등, 고등 각성자 훈련을 마친 대부분의 생도에겐 익숙한 보호막이지만 나한텐 아니었다.


그게 뭔데 십덕아.


나는... 나는...


나는 병신이야.


그럼 지금 저 애 눈에 나는 '지건' ㅇㅈㄹ 하고는 헛방을 날린 병신으로 보이겠네.


저 먼지 너머에 있을 소녀의 경멸어린 눈빛과 마법 세례를 마주할이 없어진 나는 멀쩡한 손으로 눈을 감싸고 조용히 외쳤다.


"항복."


그리고 그 길로 바로 시험장을 탈출했다.


어우 쪽팔려.


시발거.


###


붉은 머리의 소녀, 진화련은 굉장히 당황 한 상태였다.


자신의 대련 상대였던 특별 전형 남자.


무려 학장의 추천서로 들어왔으니 뭐라도 있으리라 생각 해 내심 기대를 했지만, 막상 마주한 그의 수준은 실망을 넘어 허무를 느끼게 할 정도였다.


마력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연약한 육체.


아까 멀리서 봤을 땐 마력을 극한까지 갈무리 했다 생각 했지만 아니었다.


그냥 말 그대로 없는 것 이었으니까.


특이한 점이 있다면 기척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 정도일까.


평범한 마법사였다면 고전했겠지만, 자신은 아니었다.


기대 이하의, 아니 상식 이하의 모습에 김이 새 버려 항복을 권유 권유했었다.


그런데...


진화련은를 돌려 자신의 오만에 대한 대답을 마주했다.


거대한 짐승이 들이받은 것처럼 박살 난 건물 외벽과 대로의 아스팔트.


손가락 하나로 만들었다고 하기엔 꽤 파괴적인 모습이지만 고작 그것에 놀란 게 아니었다.


이 정도 파괴력은 자신도 1초도 안 걸려 낼 수 있으니까.


진화련은 떨리는 손으로 그 '공간'에 손을 가져다 댔다.


그리고 아주 잠시지만 팔을 타고 흐르던 마력이 끊김을 느꼈다.


소녀가 경악한 이유.


방금의 공격으로 일대의 마나가 사라졌다.


마력이 사라진 게 아니다.


마나가 사라진 상태, 이르기를 마나 진공 상태가 된 것이다.


마법사 학회에서도 그저 이론을 정립할 때 쓸 뿐인 용어인 마나 진공 상태.


마력 공식을 정립 할 때 계산이 불가능 한 외부 마력을 배제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것을 현실에서 재현 하는 불가능이라 정의를 내린 지 오래다.


애초에 자연을 이루는 마나는 웬만해선 움직이지 않고 매 순간에 차오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몸에서 방출 된 마력은 마나와 친화적이기 때문에 마나를 타고 움직이면 움직였지 마나를 지우거나 밀어내진 않기 때문이다.


애써 마나를 움직여 봤자 빈자리에 다시 새로운 마나가 차오르니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정도가 아닌 허공에 삽질을 하는 것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저건 막을 수 없는 종류의 공격이라고.


마력 방벽?


마나를 지우는 공격 앞에서 유지 될 리가 없었다.


만약 맞았다면 바로 마력 폭주로 이어질 것이다.


마법사라면 애초에 마력 방벽이 뚫린 시점에서 저 공격의 물리력에 몸이 터져나가겠지만.


육체 각성자 역시 저 공격을 직격으로 맞는다면 무사하진 못 할 것이다.


마력으로 쌓아 올린 무언가는 저 공격에 저항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내 저주도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녀는 날 때부터 저주를 품고 태어났다.


그 저주를 풀고자 가문에서 별에 별 짓을 다 해봤지만 풀리지 않았다.


그 방법 중에는 특급 해주술사의 해주도 있었지만, 그 역시 이 저주에는 학을 뗐다.


왜냐하면 자신의 기프트와 직결 되어 있는 저주니까.


하지만 저 힘이라면?


마나를 지워 버리는 저 힘이라면 내 저주도 박살 낼 수 있지 않을까.


입구를 향해 걸어가는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소녀의 호박색 눈이 강렬하게 빛났다.


###


나는 너덜거리는 손가락을 흔들며 교내를 걸었다.


다친 걸 핑계로 탈출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다친 손가락을 위로 올려 흔들며 나왔으니 대충 알아들었겠지.


아니 애초에 왜 시험장에 의료진이 없는 거야.


위험한 대련 시간에 왜 의사가 배치가 안 되어 있나 싶긴 했지만, 아무튼 좋았다.


아 이 배찌가 있었지.


모든 아카데미 생도라면 셔츠 깃에, 혹은 옷에 달고 있는 작은 배찌.


이는 아카데미 생도임을 나타냄과 동시에 아카데미 내에서 절대적이라고 해도 좋을 방어력을 보여준다.


아 물론 죽을 정도의 부상만 막아 주고 고통도 그대로 느껴지지만.


이 배찌의 존재 이유는 생도의 부상을 막기 위함이 아닌 죽음을 막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아니 그러면 의료진이 있어야 하는 건 똑같지 않나?


그 이유는 이 아카데미의 살벌한 교육 방침 때문인데...


드르륵.


"안녕하세요."


딱히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다.


점심의 따스한 햇빛이 드리운 보건실은 따듯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 따듯한 분위기에 어울린다면 어울리고 이질적이라 하면 이질적인 분위기의 긴 생머리의 여인이 서 있었다.


단발의 검은색 생머리, 날카로운 눈매가 부드럽게 접혀 있어 여인의 분위기를 묘하게 만들고 있었다.


약병을 정리하던 검은 머리와 시퍼런 손가락을 축 늘어뜨린 검은머리, 이 세계에서 드문 두 검은 머리가 서로를 마주 봤다.


"어... 어서 와."


"예..."


멀리서 봤을 땐 엄청 날카로워 보였는데 가까이서 보니 뭔가 맹해 보이네.


얼굴이랑 분위기가 정반대인 사람이라 생각하며 나는 안으로 들어갔다.


"어디가 아파서 왔는진... 안 물어봐도 알겠네."


나는 멋쩍게 웃으며 손가락을 내밀었다.


"음... 뭐야 마력이 없네...? 은신계 기프트 각성자니?"


"어... 그냥 없는 거예요."


"아! 네가 그 유명한 애구나! 그... 현재?"


"한혁재 입니다... 근데 제가 유명해요?"


보건 교관님은 파랗게 빛나는 눈으로 내 손가락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학장님이 추천으로 들어온 생도잖아~. 마력도 없는 특이 체질에 실기, 필기 전부 건너뛰고 입학한 특히 케이스라 다들 관심이 많아."


상상치도 못한 내 유명세에 아찔해진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무슨 상처인지는 몰라도 자체 회복 능력으로 회복이 되고 있네. 마력도 없는데 회복력이 아주 빠르네? 혹시 연구... 아니다. 일단 재생 촉진 연고 발라줄게."


"네..."


"근데 어떻게 검지만 깔끔하게 다쳐 왔지? 자해성 공격?"


확실히...


맹 해 보이지만 역시 아카데미 교관이다 이건가.


"하하..."


"뭐 그럴 수 있지, 네 몸이지 내 몸은 아니니까."


그런 말을 해맑게 웃으면서 말하시먄...


안 그렇게 생겨선, 싸이코 같은 여자다.


"자 됐다. 빠르면 2시간 안에 나을 거야."


"네 감사합니다."


"잘 가~ 나중에 또 보자~."


또 보자뇨.


저주를 참 창의적으로 하시네.


보기 싫다...


눈이 뭔가 무서워.


뭔가 눈에 초점이 안 잡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더 섬뜩한 건 어쩐지 그녀와 자주 볼 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였다.


내 예감은 대부분 맞아 떨어지는데.


나는 나가기 전 교관을 잠시 바라봤다.


"응? 왜? 할 말 있니?"


"아니에요. 수고하세요."


아직 안 보이네.


드르륵.


것보다 여기 입구는 왜캐 구세식이야.


바로 옆 교실만 해도 자체 인식으로 문이 열리는데 보건실은 옛날 교실 나무 문이다.


심지어 옆으로 밀어서 열어야 하는.


뭐 내 알 바는 아니지.


그렇게 나는 느긋한 걸음걸이로 시험장에 돌아갔고.


"한혁재 무단 탈주로 감점."


강의 중에 탈주했다는 이유로 감정 당했다.


고개를 돌려 보니 현장 의료진이 있었다.


내가 존나 빠른 걸음걸이로 도망치느라 못 발견 했던 거였다.


처음에는 그걸 설명하려 했지만, 그냥 입을 다물었다.


못 봐서 나갔다니.


존나 쪽팔리잖아.


차라리 그냥 무단 탈주가 더 명예로운 일일 것 같다.


그리고 시험 끝나고 저기로 가서 손가락을 내밀고 치료받는다...?


그것도 치료 받고 있는 나를 한심하게 바라보는 반 생도들의 시선을 감내하면서...?


탈주... 옳은 선택 이었을 수도...?


판단을 마친 즉시 나는 머리를 박았다.


"죄송합니다."


"자리에 앉아라."


"넵."


나는 얌전히 관중석에 앉았다.


주변 생도들의 눈초리가 따가웠지만 애써 외면한 채 경기장의 송출 화면을 바라봤다.


그 화면에는 두 남자가 비치고 있었다.


"으... 잔인해."


"쟤는 왜 기권을 안 해?"


"몰라... 실력은 없어도 깡은 있나 보지."


정확히는 신명 나게 처맞고 있는 갈색 머리 남자 하나와 손에 든 창으로 갈색 머리를 후려치고 있는 푸른 머리의 남자가 있었다.


피투성이인 남자와 상처 하나 없는 남자의 대비가 인상적이었다,


뭐라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프라이버시를 신경 써 주는 건가 대화가 들리진 않았다.


사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나는 갈색 머리 남자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뭔가... 뭔가 느껴진다.


내 직감이 저 남자에게 뭔가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직감은 단순 감으로 치부하고 넘기기엔 내 영혼의 격이 너무 높았다.


내 직감에 걸리는 건 보통 섭리나 운명에 속하니까.


나는 경기가 끝났음을 확인하고 관중석에서 뛰어내렸다.


경기장과 관전석 간의 거리가 꽤 있었지만, 이상할 정도가 강화 된 육체 덕에 순식간에 도착했다.


빠르게 도착한 나는 경기 스테이지 한 가운데 주저앉아 있는 갈색 머리 남자의 어꺠ㄲㅒ잡를다.


"???"


의문으로 가득 찬 남자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역시 안 보이나."


일주일만 됐어도 억지로라도 격을 끌어 올려 보는 건데.건대지금 격을 끌어올렸다간 뒤질 게 뻔하니...


영혼이 십고통십고통지.


영혼은 비유하자면 그릇이다.


사람을 담는, 사람의 삶을 담는 그릇.


타고나는 영혼에 따라 삶이 다르고 살아온 삶에 따라 영혼이 달라진다.


카르마, 즉 업이 쌓이고 그 업은 영혼의 격이 된다.


그리고 죽음으로써 혼이 담고 있던 카르마는 무로 돌아간다.


하지만 죽어도 일생을 잊지 않은 채 다음 생을 사는 나 같은 전생자전생자는까.


원래라면 영혼이 분해, 조립 조립되어 순정으로 돌아가돌아가야겠지만 예외다.


영혼이 분해가 안 되는 건진 몰라도 카르마가 계속 쌓인다.


죽어도 카르마가 세탁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영혼의 격이 말도 안 되게 높다.


지난 생들이 평범하지도 않았으니까.


전생을 깨닫지 못한 나의 영혼은 영혼만 드럽게 커다랄 뿐 아무것도 채워지지 않은 순정 그 자체다.


깨달으면 그 때부터 영혼의 심처에 박혀 있던 카르마가 영혼을 채우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담아본 적 없는 영혼에 카르마를 냅다 박으면 영혼이 깨져 버리니 조금씩 체화하게 된다.


영혼의 격이 높다고 강해지는 건 아니다.


전투보단 정신적인 부분과 통찰적인 부분에서 유의미한 의미를 가지니까.


생물로써 한 단계 성장한성장한다고 해야.


말로 하니 애매하네.


보통 영혼의 격이 높아지면 섭리와 운명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지금 막연히 느껴지는 감도 영혼의 격에서 온 통찰이다.


근데 전생을 자각한 지 얼마 안 되서 더 파고들면 안되것다.


짧게 혀를 찬 나는 자연스럽게 어깨의 먼지를 털어준 뒤 놔줬다.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네. 수고했다."


"어... 어, 고마워...!"


나는 내밀어 그를 일으켜 줬다.


괜시리 훈훈해진 분위기에 나는 코를 쓱...


"한혁재, 돌발 행동 감점."


아.


작가의말

갑자기 샐긴 저녁 약속 때문에 검수를 제대로 못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실수 지적 언제나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카데미 고인물은 이제 좀 쉬고 싶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4화 내용 중 누락 된 부분이 있어 수정했습니다. 22.05.19 14 0 -
7 뜬금없는 악재 22.05.20 18 0 15쪽
6 역시 현대야 22.05.19 32 1 12쪽
5 매정한 ㄴ... 22.05.18 35 1 12쪽
4 쥬아 22.05.17 41 1 15쪽
» 22.05.16 48 1 12쪽
2 지건 +2 22.05.15 60 1 15쪽
1 음 ㅈ된 것 같은데? 22.05.14 105 2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