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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서재입니다.

벨럼 데오룸: 케난그르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게임

완결

FromZ
작품등록일 :
2023.02.28 19:41
최근연재일 :
2023.04.02 07:25
연재수 :
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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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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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
글자수 :
50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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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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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12. 왕국 (2)

DUMMY

***



안면이 으깨진 사신의 시체는 병사들과 함께 노틴 왕국의 수도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테렉시스는 집무실에서 코케노그의 족장인 볼토스벨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데그스발린을 넘겨준다고 해도 평화 협정에 응해줄 수 없었다.”


“그때는 테렉시스 족장이 데그스발린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느껴져서 말이오. 급한 마음에 몸이 앞섰소.”


“만약 데그스발린을 받고 평화 협정에 응했다면 너와 코케노그인들만 목적을 달성하는 결과가 된다.”


“테렉시스 족장의 목적은 노틴 왕국이었지. 내가 한순간 그걸 잊고 말았소.”


노틴 왕국이 멸망한 결과로 코케노그는 데그스발린을 되찾고, 테렉시스는 새로운 왕국을 세움과 동시에 코케노그를 병합한다. 애당초 그게 두 사람이 힘을 합치는 조건이었다.

그래서 평화 협정은 무조건 결렬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내 실수를 인정할 테니 사죄를 받아주지 않겠소?”


“나도 너를 오해해서 미안하다. 데그스발린만 넘겨받고 발을 빼려는 줄 알았지.”


“테렉시스 족장은 가진 힘에 비해 굉장히 자비롭고 겸손한 것 같소.”


“자주 듣는 말이다.”


그렇게 두 사람의 오해가 풀린 뒤, 볼토스벨그가 집무실을 나가고 필릭스 집사가 들어왔다.


“저를 부르셨다고 들었습니다. 족장···. 아니, 이제는 전하라고 불러드려야 할까요?”


“이콘은 내게 케난그르 특성을 줬지만, 그건 특성에 불과하지.”


테렉시스는 단호했다.


“왕국을 세우기 전까지는 족장이라고 불러라.”


“알겠습니다. 족장님.”


“필릭스. 공성 병기에 대해서 얼마나 아는가?”


필릭스는 잠시 생각을 정리했다.


“공성탑, 공성추, 귀갑거(龜甲車), 투석기, 사다리. 그런 것들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런 것들이 이미 세계에서 쓰이고 있단 말이냐?”


“물론입니다.”


축성 기술과 공성 병기는 서로 비례하여 진보한다. 그 관계는 마치 칼과 방패, 기관총과 참호, 미사일과 방공호 같은 것이다.

따라서 요새, 성벽, 성이라는 게 이미 존재하는 시대에 다양한 공성 병기가 공존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수도에 있는 놈들도 그런 걸 가지고 있나?”


“아닙니다. 아주 먼 제국 주변으로 가야 대국(大國)들 사이에서 가끔 보이는 물건이죠. 대륙의 북쪽 가장자리 같은 이 땅에서 벌어지는 싸움이라고는 약속된 전장에서 정직하게 맞붙는 게 전부입니다. 본격적으로 어떤 성을 노린다거나 하는 일은 좀처럼 없습니다. 국력 소모가 워낙 큰일이라서 말이죠. 하하.”


“국력 소모가 극심하긴 하군. 우리는 지금 물자가 부족해졌다.”


“대대적인 약탈을 하지 않으셔서 그렇습니다.”


“약탈을 하겠다면 할 수 있었지. 그러나 그때는 물자보다 전사 한 명의 머릿수가 더 급한 상황이었다. 최대한 잘 구슬려서 개종자들을 만들어야 했지.”


“지금은 어떻습니까?”


“이제는 반대로 인원보다 물자가 급하다. 물자를 직접 만들거나 북부에서 가져올 여유는 없고. 현지에서 조달할 필요가 생겼지. 특히 화살, 창, 보존식이 부족하다.”


약탈이 필요하다는 걸 돌려 말하는 테렉시스였다.


“지금부터라도 노동력을 모으고 세금 외에 공물을 추가로 요구해서 준비할까요?”


“조금 더 생각해보겠다.”


테렉시스는 다른 질문을 했다.


“필릭스. 얼마 전에 개종한 전사들과 성채 내부 영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수도의 성벽이 제법 견고하다고 한다.”


“예. 수도의 성벽은 이곳이나 북쪽 요새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나는 그 수도를 공략해야 한다. 빠르게 공성해야 하는 입장이지.”


“공성은 좋지 않습니다만, 병력의 사기와 규모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에 불가능한 선택은 아니겠습니다. 하지만 족장님께서 공성을 이토록 서두르시는 이유가 있는지 먼저 여쭙고 싶습니다.”


“주변국이 전부 태야를 믿는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수도의 방어 전력은 강화될 것이고 주변국의 압박도 실체가 보이기 시작하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바로 지금이 적기이긴 합니다.”


테렉시스 군세의 연전연승, 왕국군의 패배, 두 백작과 사신의 죽음까지.

현재 적들의 사기는 저하되었을 것이고 소모된 병력은 아직 보충되지 않았으리라.

따라서 적들이 회복하기 전에, 외교라는 카드를 더 쓰기 전에, 빠르게 공략해야 한다.


“저도 수도의 성벽에 대해 전부 아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제가 아는 만큼 말씀드리자면···”


노틴 왕국의 수도는 성벽이 약 8m 높이에 너비는 약 5m로 결코 얇은 성벽이 아니었다.

수도의 먼 동쪽에는 남북으로 긴 산맥이 있는데 그 산에서 서쪽으로 흘러와 북쪽 바다로 빠지는 강을 태야프라테스 강이라고 한다.

그리고 수도의 성벽은 태야프라테스 강을 동쪽에 두고 있으며, 그 강을 이용해서 남쪽부터 동쪽까지 이르는 성벽 밑에 해자를 파 두었다.


“그곳에는 북문과 남문이 있는데 남문은 해자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북문은?”


“도르래 다리가 비좁고 통행이 불편해서 비교적 최근에 생긴 게 북문이라고 합니다.”


“이미 완성된 성벽에 새로운 성문을 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 그랬다간 무너질 수 있는데.”


“흙 속성을 가진 비싼 노동자들을 굴린다면 가능하죠.”


“남문의 해자는 고인 물인가?”


“고인 물입니다. 전시 상황에는 바로 동쪽에 있는 태야프라테스 강에서 물을 가져와 채우죠. 그 강은 전시가 아닐 때 수도 백성들의 식수가 됩니다.”


“흐르는 강은 도심을 통과하도록 설계하는 게 좋을 텐데 왜 그렇게 바깥에 두었는지 모르겠군.”


“당시의 건축 기술로는 강 위에 성벽을 세우기가 어려웠던 탓일 겁니다. 그게 작은 강도 아니니까요.”


“그렇군.”


식수원인 강이 성벽 바깥에 있기 때문에 수도를 포위하고 기다릴 수는 있다. 하지만 이 세계의 공성 전략에서 근본적으로 ‘식수’는 차단이 어렵다.

그게 어려운 이유는 물 속성 보유자의 존재 때문이다. 포위한 요새나 성채 내부에 물 속성 보유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식수를 차단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강이 그렇게나 근접해서 흐르고 있다면 지하수를 이용하는 우물도 수도에 몇 개는 있으리라.


“수도에 물 속성 보유자가 있나?”


“없습니다. 있었다면 강과 인접한 남문에만 해자를 파지 않고 북문에도 팠을 테니까요. 하지만 확신할 수 없습니다. 평소에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기도 하고, 지금쯤이면 수성에 대비하고 있을 테니까요.”


“하긴···.”


테렉시스는 한참을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필릭스는 테렉시스 앞에 선 채 그가 입을 열 때까지 조용히 기다려주었다.


“몇 가지 물어보겠다.”


“예.”


“우리가 투석기를 만들 방법이 있나?”


“공병대 경험이 있는 영주민이라면 이곳 성채 내부에도 몇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물어서 소집하면 됩니다.”


“투석기의 설계도를 만들고 실험하고 실제로 전장에 투입될 공병대가 필요하다.”


“그 부분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있죠. 투석기를 위한 공병대는 제가 준비하겠습니다.”


“다음으로, 각 영지 가문들과 영주민들의 충성심은 어느 정도지?”


“네?”


“우리가 수도를 포위하고 공성을 시작했을 때 뒤에서 다른 영주민들이 양면 공격을 실행하면 안 되니까 말이다.”


“그들은 현재의 왕에게 충성합니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여신을 따르죠. 확실히 그 부분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특히 겔러트와 아크나를 잃은 영지의 가문들은 칼을 갈고 있을 가능성이 크고요.”


크레이 백작 같은 경우에는 성채와 주변 영지에 직접 전사들이 배치되어 완전히 눌러앉게 된 형태라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겔러트 백작과 아크나 여백작의 영지는 수도보다도 동쪽에 있는 땅이라 통제가 전혀 안 된다.


‘그 동쪽 영지의 가문들이 나설 명분은 충분하다. 뭔가 미리 수를 쓰지 않으면 수도를 공략할 때 후환이 되겠지.’


테렉시스는 질문한다.


“태야프라테스 강. 그게 동쪽에서 오는 강이라고?”


“남북으로 긴 산맥이 있습니다. 줄여서 ‘남북 산맥’이라고 부릅니다. 태야프라테스 강은 그 산맥으로부터 내려오는 강입니다.”


“그럼 수도보다 동쪽에 있는 영지들은 세금을 낼 때 강을 이용하기도 하겠군.”


“배를 타기에 충분히 넓은 강이죠. 말이 없는 자들은 뱃사공에게 삯을 주고 세금을 낼 때 이용하곤 합니다.”


“우리의 긴 배가 태야프라테스 강을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나?”


“예. 충분히 깊고 넓은 강입니다.”


“그러면 영지의 주요한 마을들도 그 강을 중심으로 형성되었겠군.”


“···정확하십니다.”


그 대목에서 필릭스는 테렉시스가 어떤 전략을 짜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 부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너는 투석기를 굴릴 공병대만 확실히 준비해라. 시간이 얼마나 필요할 것 같나?”


“2주면 됩니다.”


“너무 신속한데. 투석기는 간단히 준비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발사 실험도 해야 하고 공병대가 전장에서 죽을 걸 대비하여 일부 전사들에게 조립하는 방법과 작동 원리를 교육해야 한다.”


“말씀드렸다시피 이미 투석기 운용 경험이 있는 공병대가 성채 내부에 몇 사람이 있습니다.”


“그럼 귀갑거도 준비해라.”


“그러면 한 달은 필요합니다.”


“좋다. 한 달을 주지. 필요한 물자나 노동력이 있다면 내 명령이라고 하고 알아서 써라.”



***



필릭스가 투석기와 귀갑거를 준비하는 동안, 테렉시스는 레벨이 높은 전사 506명을 성문 앞에 불러 모았다.

또한 그의 측근으로 여겨지는 아시로스, 베이톤, 버나르, 이나도 전사들 사이에 있었다.


“수도보다 동쪽에 있는 영주민들은 여전히 이콘을 저주하며, 우리에게 불복종하고 있다. 이는 다음 달 우리가 수도를 공격할 때 후환이 될 잠재적 군세가 있음을 뜻하지.”


그저 자신들이 무조건 유리한 줄 알았던 전사들은 테렉시스의 짧은 설명에 경계심을 내비쳤다.


“맞군. 생각해보니 백작령 두 개가 있었어.”

“그 자식들, 무조건 우리 뒤를 노릴 게 뻔하네.”

“그래서 우리 족장은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들어보면 알겠지.”


테렉시스는 전사들이 잠시 떠들도록 내버려 두다가, 그들이 잠잠해졌을 때 입을 열었다.

덕분에 다음 순간 그가 내뱉은 한 마디는 강조되었다.


“수도를 공격하기 전에 동쪽 영지들을 약탈해야 한다.”


동쪽 영지에 대한 대대적인 약탈 선언.

그러자 곧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우와아아아!”

“약탈?! 진짜로?!”

“드디어 족장이 약탈을 허락했다고!”


전사들은 피가 끓었다.

전사로서 적들의 피를 보거나 영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는 것도 물론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단순하게 즐거움의 정도만 따진다면 약탈만큼 전사들의 심장을 뛰게 하는 게 없다. 아무 집이나 무차별적으로 들어가서 뭐든지 눈에 보이는 대로 뺏을 수 있다는 건, 부와 재산에 대한 원초적인 욕망을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대신 강간, 방화, 굴복한 자를 향한 폭력과 학대는 불허하겠다. 동쪽 영지에 있는 건 언젠가 우리의 땅과 건물이 될 것들이고 영주민들은 이콘의 신자가 될 수도 있는 자들이니, 약탈이라는 목적 달성 이외에 불필요한 파괴 행위는 지양하라는 뜻이다.”


“그래도 이게 어딥니까! 좋아요!”

“좋습니다! 하하하! 이게 얼마 만이냐!”

“옛날 생각나는군! 이 기회에 전부 쓸어 담아야겠어!”

“우리가 가는 겁니까? 여기에 모인 형제들 전부?”


“지원자를 받겠다.”


그러자 전사들은 너도나도 하겠다며 손을 들고 앞으로 나오면서 뭐라고 떠들어댔다.

테렉시스는 그런 전사들을 조용히 시킨 뒤 말을 이었다.


“약탈에 참여할 자들은 긴 배를 타고 태야프라테스 강을 거슬러 올라 동쪽으로 향할 것이다. 그러면 현지에서 공격적인 영주민들과 충돌이 발생하겠지. 만일 약탈 장소가 강가에서 멀다면 긴 배를 들고 지상에서 뛰는 고된 일도 수행해야 할 것이다.”


물론 약탈로 얻을 보상을 생각하면 그 정도 고생하는 건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는 전사들이었다. 결과적으로 테렉시스가 모은 레벨 높은 전사 506명 전원이 지원했고, 한 번이라도 더 많은 전장을 원하는 버나르까지 나서게 되었다.

이후 그들은 열흘 동안 약 100명씩 쪼개져서 50명씩 긴 배를 타고, 태야프라테스 강을 따라 동쪽으로 이동하며 눈에 보이는 걸 모조리 약탈하기 시작했다.

마땅한 병력이 없는 작은 마을은 무방비로 당했다. 곡창에 있는 밀가루, 감자, 버섯, 말린 고기부터 시작하여 대장간에 있는 갑옷, 방패, 검을 약탈당하고 교회가 있는 곳에서는 부제가 살해당했으며, 성서는 불태워졌고, 현지 교회의 모든 재산이 전사들의 손에 넘어갔다.

그리고 방어 병력이 있는 마을에서는 전투가 벌어졌다. 하지만 전사들의 피해는 미미했다. 그들은 모두 레벨이 높고 경험이 많았던 반면에 마을의 병력은 정식적인 군사 훈련도 전투 경험도 부족한 영주민 출신의 자경단, 사병 집단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긴 배를 타고 태야프라테스 강을 따라 동쪽으로 쭉 이동하던 전사들은 상류에서 서로 합류하여 겔버트 백작령과 아크나 백작령의 연합 군세를 마주치게 되었다.

그때 전사들은 도망쳤다.

그들은 배를 타고 하류로 내려와서 더 많은 전사들이 합류하기를 기다렸다. 그 과정에서 테렉시스의 전리층 통신은 말도 안 되는 정보 격차를 낳았다.

끝내 하나의 군세가 된 전사들은 두 백작령의 연합 군세와 잦은 국지전을 벌였다. 전사들은 그렇게 싸우다가 자신들이 밀리는 것 같으면 강으로 도망쳤고, 그들을 추격하던 연합 군세는 떠나가는 긴 배를 그저 바라보기만 하면서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연합 군세가 강에다가 진을 치고 기다리자, 전사들은 하류에서 내려 긴 배를 들고 육로로 이동했다. 그리고 연합 군세가 강에서 진을 치고 있을 때 취약하게 노출된 마을을 무자비하게 약탈하고 저항하는 일부 영주민들을 학살했다.


이에 동쪽 가문들은 게릴라전과 약탈에 대한 공포를 학습하고 말았다.


어떤 곳에서는 차라리 공물을 줄 테니 우리는 약탈하지 말아달라고 먼저 다가오기도 했다. 그리고 또 어떤 곳에서는 드넓은 경작지와 목초지를 포기한 채 마을에서 작은 장벽을 쌓고 오로지 수성에 몰두하기도 했다.


태야프라테스 강을 중심으로 대규모 약탈과 파괴 행위가 시작되고 한 달이 지났을 무렵, 전사들은 인원을 소수만 빼내서 전리품을 가득 실은 긴 배 네 척을 바다를 통해 성채로 보냈다.


그것은 506명이 한 달 동안 벌인 일이었다.


그리고 밀과 감자를 파종하는 시기가 다가왔을 무렵, 다시 말해 곡창의 구황작물이 가장 부족한 시기가 다가왔을 때였다.

임신으로 인해 조금 배가 나온 프레타는 성채에서 방어 병력과 함께 주둔했고, 같은 시기에 노틴 왕국의 수도에서는 상인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공성의 원칙···.’


수도의 적들은 사기가 저하됐고, 적들의 백성은 먹을 게 부족하고, 적들의 경제는 파탄이 나버린 것이다.


‘첫째. 공성을 하지 않음. 방어자가 너무 유리함.’


‘둘째. 역시 공성은 하지 않는 게 좋음. 뛰어난 지휘관은 공성할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음.’


‘셋째. 굳이 공성을 해야 한다면 경제적, 군사적으로 절대적 우위에 있어야 함.’


지혜로운 에이드라인.

용맹한 하얄인.

적응력 좋은 칼데라인.

혈안이 된 코케노그인.

그리고 우라크인.

날마다 찾아오는 개종자들, 지원자들, 방랑 기사들, 이야기꾼들, 상인과 용병들.

테렉시스의 군세는 약 3000명이 되었다. 그저 한 장소에 모아두기만 해도 엄청난 물자를 소모하는 대규모 병력이 된 것이다. 따라서 선택을 바꾸는 일은 없다. 바꾸고 싶다 해도 늦었다.


‘넷째. 기어코 공성을 시작했다면, 반드시 성공할 것.’


그는 멸망과 건국의 기로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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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12. 왕국 (3) 23.04.02 70 1 19쪽
» 12. 왕국 (2) 23.04.02 74 1 16쪽
61 12. 왕국 (1) 23.04.02 70 1 13쪽
60 11. 방패 전쟁 (5) 23.04.02 69 1 17쪽
59 11. 방패 전쟁 (4) 23.04.02 65 1 15쪽
58 11. 방패 전쟁 (3) 23.04.02 68 1 14쪽
57 11. 방패 전쟁 (2) 23.04.02 70 1 18쪽
56 11. 방패 전쟁 (1) 23.04.02 66 1 15쪽
55 10. 이교도 대군세 (5) 23.04.02 69 1 16쪽
54 10. 이교도 대군세 (4) 23.04.02 68 1 16쪽
53 10. 이교도 대군세 (3) 23.04.02 69 1 17쪽
52 10. 이교도 대군세 (2) 23.04.02 77 1 16쪽
51 10. 이교도 대군세 (1) 23.04.02 73 1 13쪽
50 9. 북부를 통합하는 자 (5) 23.04.02 73 1 15쪽
49 9. 북부를 통합하는 자 (4) 23.04.02 72 1 17쪽
48 9. 북부를 통합하는 자 (3) 23.04.02 73 1 19쪽
47 9. 북부를 통합하는 자 (2) 23.04.01 89 3 18쪽
46 9. 북부를 통합하는 자 (1) +2 23.03.31 114 2 18쪽
45 8. 결전 (5) 23.03.30 119 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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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8. 결전 (3) 23.03.28 126 4 18쪽
42 8. 결전 (2) +2 23.03.27 124 5 16쪽
41 8. 결전 (1) 23.03.27 129 3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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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7. 민족 대침공 (3) 23.03.24 143 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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