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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의 서재입니다.

네크로맨서와 최후의 구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남녘
작품등록일 :
2021.12.31 12:03
최근연재일 :
2022.01.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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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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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9,064

작성
22.01.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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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8화. 최약의 구울과 최강의 구울

DUMMY

성대할 정도의 환호와 함께 나의 두개골 개방식이 열렸다.


‘진정하자, 일단 진정하는 거다 장 송주. 두개골이 열렸어도 통증 따위는 없으니 진정하는 거다.’


아무리 우주 같이 신비로운 눈을 지닌 ‘하루’라는 최초의 구울에게 사지를 결박당한 채로, 지팡이에 의해 비위생적으로 두개골이 열린다 할지라도 말이다.


“와아~ 두개골이 열렸네!”

“진짜 살아 있는 뇌가 있군요, 아가씨. 이것도 재생이 되는 거겠죠?”

“모르겠으면 확인하면 되지.”


그런 섬뜩한 얘기들을 주고받고 있더라도 말이다아아아악!!!


“으아아아아!!! 그마아아안!!!”

“시끄러워.”

“아, 예.”


망할 놈의 구울 본능!

주인의 명령을 받은 나의 몸은 아주 착실하게 입을 다물고 적나라하게 머릿속을 구경시켜준다.


“꼭 이렇게 확인해야 해요? 이 방법이 최선인 거예요?”

“이게 가장 빠르고 확실하잖아.”

“그렇다고 도끼로 이마까씨처럼 지팡이로 두개골을 부술 필요는 없잖아요? 뇌는 재생 안 되거나, 뇌를 건들면 다시 죽는다거나 그런 거면 어떡하고요!”


나의 분노에 찬 외침에도 엣다 베릴다는 체리 색 머리카락을 한 번 대수롭지 않게 쓸어 넘길 뿐이었다.


“도끼로 이마까씨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걱정 마. 뇌가 살아 있다고 해도 너는 근본적으로 구울이라서 반드시 재생할 거야. 실제로도 그랬고.”

“그리고 아가씨가 죽지 않는 이상 당신도 죽지 않습니다.”


주인인 네크로맨서가 죽지 않으면 구울은 죽지 않는다.

주인이 죽으라고 명하는 게 아닌 이상은 말이다.

정말로 놀라운 구울의 세계가 아닐 수 없다.


“뭔가 나중에 제가 그쪽을 위해서 수만 번 죽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드네요?”

“그건 예감이 아니라 예지일 걸? 곧 그렇게 될 거니까.”


엣다 베릴다의 순수한 눈빛과 고개를 끄덕이는 동작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존재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의문을 품고 있는 게 재미있는지 최초의 구울인 하루는 숨 죽여 웃기까지 했다.


“아무튼···. 벌써 두개골이 재생하고 있으니까, 한 번 더 부수도록 할게.”

“아니, 아! 자···ㅁ!”


ㅡ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다시 한 번 세상이 뒤흔들렸다.

물론 통증은 없었으나 머리와 함께 눈앞이 핑그르르 도는 건 꽤 기분이 이상하다.

그런 내 이상한 기분에는 아랑곳않고 두 사람은 과학자처럼 진지한 분위기로 내 머리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음···. 역시 다른 곳은 다 죽어도 뇌는 살아나네. 이건 혹시 최후의 구울이라 그런 걸까?”

“그런 걸 수도 있겠네요, 아가씨. 여태까지 그 누구도 마지막 구울을 소환한 적은 없잖아요? 선대도 마찬가지고.”

“응, 그건 그렇지.”


선대라는 단어에 묘하게 인상을 구기던 그녀가 가볍게 혀를 찼다.


“그것보다 이렇게 생생하게 살아있는 뇌는 처음 봐. 이 정도면 그냥 구울이 아니라 사람이라 불러도 되겠어.”

“이 재생력만 보면 확실히 구울이지만요.”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직접 뚜껑을 열어보니 더 놀랍네.”


그 뚜껑이 진짜 내 뚜껑을 얘기하는 거였다니···.


‘이 녀석은 악마인가?’


하루는 부드럽게 웃으며 나의 두개골로부터 시선을 거뒀다.


“좋네요, 아가씨. 이 정도면 가르칠 보람이 있겠어요.”

“그건 다행이야. 그럼 믿고 맡겨도 되겠지?”

“아가씨의 뜻대로.”


그녀는 정중히 고개를 숙여 엣다 베릴다에게 예를 갖추며 멀어졌다.

엣다 베릴다는 쭈그려 앉았던 다리를 쭉 펴며 손을 한 번 부드럽게 저어 인사를 하는 것을 끝으로 언덕을 내려갔다.


“저분은 저렇게 그냥 가는 거예요?”


멀어지는 그녀를 바라보며 황당해서 물었다.

조용히 수련 준비를 하고 있던 하루가 그런 내 질문을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답한다.


“아가씨는 할 일이 있습니다. 끝나면 바로 오실 테니, 그때까지는 저와 함께 수련하도록 하죠.”

“아, 예···.”

“무기는 무엇으로 하시겠습니까? 생전에 다루던 무기가 있으십니까?”

“그런 게 있을 리가···.”


나는 고개를 저었다.


“다행이네요. 기본기도 없는데 무기부터 다루기는 좀 그러니까요. 그럼 무기를 다루지 않는 격투술을 기본으로 배우도록 하죠.”


그녀는 생활 한복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푸른 치마의 안으로 나와 똑같은 검은 트레이닝 바지를 입더니 가만히 자세를 취했다.


“그럼 싸우기 전에 한 가지 질문하겠습니다. 아가씨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이 질문은?!”


수도 없이 마음에서 시물레이션을 돌렸던 질문이 막상 던져지자, 수도 없이 준비해 놨던 대답이 목에 턱 걸려 나오질 않았다.

그녀의 유일한 장점.

왜 도저히 나오질 않는단 말인가!


“예예예예···쁜 게 답니다!”


간신히 마른 침을 크게 한 번 삼키고 나서야 그 말이 튀어나왔다.


‘화내려나···? 자신의 주인을 폄하한 나를 경멸하려나···?’


그런 걱정이 분수처럼 샘솟았지만, 정작 그녀는 만족스럽게 웃고 있었다.


“좋네요. 좋아요.”


박수까지 칠 정도였다.


“자자, 그럼 이제 싸우도록 하죠.”

“그···, 싸운다고 말씀하셔도 저는···, 싸워본 적이 없어서.”

“괜찮습니다.”


그녀의 자세는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봐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고수라는 표현을 함부로 입에 담아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말이다.


“안 오시면 제 쪽에서 갑니다. 격투술은 기본적으로 입으로 하는 싸움이―”


쏜살과도 같은 바람소리가 인다.


“―아니니까요!”


그녀의 마지막 말은 내 복부에 꽂히는 정권의 타격음의 꼬리를 물고 뒤늦게 들려왔다.

진심을 다한 펀치.

만약 내가 스승이었다면, 그녀에게 이렇게 말해주었을 것이다.


“훌륭하구나···!”


그렇게 나는 그대로 30분 동안 쳐 맞았다.

30분 동안 두들겨 맞으면서 깨달은 게 있다면.


첫째, 구울의 몸은 한도 끝도 없이 재생한다.

둘째, 아무리 죽어도 정신적인 고통은 하나도 없다.

셋째, 나는 뒤지게 싸움을 못한다.


그렇게 결론.

나는 하나라는 최초의 구울을 절대 이길 수 없다.


“그런 생각이 당신을 약하게 하는 겁니다. 이길 수 없다고요? 싸움을 못한다고요? 그런 질 생각으로 가득한 건 인간일 때로 족합니다.”

“그, 그렇지만 저는···!”

“당신은 구울이죠. 인간이 아닙니다. 싸움에서는 그런 생각 따윈 버리세요!”


무자비한 주먹이 나의 아구에 정확히 꽂혔다.

이빨이 부러지고 피가 터지며 턱이 돌아간다. 그리고 축구공처럼 바닥에 몇 번 튕긴 후에 그대로 널브러졌다.


“아으으으···. 으츠에 이기 슈는 이눈 거야요?”


···애초에 이길 수는 있는 거냐고 묻고 싶었다.

턱이 박살나서 그렇게 발음이 되지 않았을 뿐.


“당연하죠. 잘 들어요, 장 송주씨.”

“그냥 편하게 부르세요.”


다행히 턱이 빠르게 회복된 덕분에 본래의 발음으로 돌아왔다.


“같은 구울인 거잖아요?”

“훗, 그렇긴 하죠. 그렇다면 최고허접이 편하긴 한데···.”

“그냥 송주라고 해주세요.”


나의 대답은 그 어느 때보다 빨랐다.

그녀의 예리한 눈초리가 살며시 미소를 품은 채 스쳐갔다.


“그럼 송주씨, 잘 들으세요.”

“넵, 듣고 있습니다.”


발음은 돌아왔어도 몸이 죄다 뒤틀린 터라 무릎을 꿇지는 못했지만, 아무튼 잘 듣기 위해 애써보았다.

다행히 나에게 수련을 알려주는 하루도 그렇게 꽉 막힌 구울은 아닌지. 꽤나 꼴사나운 자세에도 눈감아 주었다.


“지금 송주씨는 애초에 대련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고 계시죠?”

“그야 당연하죠. 그리고 이런 수련이 소용이 있을까도 싶어요.”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그건 말 하지 않아도 알지 않을까 싶다.

구울이 된 건 그녀 쪽이 훨씬 기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걸 굳이 묻는다는 건, 아마 알려주고 싶은 내용이 있는 게 분명할 거라 예감이 들었다.

그래서 숨을 크게 몰아쉰 후, 입을 열었다.


“애초에 저는 10,000,000번대 구울이고 하나씨는 1번 대. 그중에서 제일가는 일 번 구울이잖아요? 애초에 태생 자체가 다르다고 해야 할까요?”

“으음~”

“그리고 제가 듣기로는 구울은 자기가 속한 번호대 이상으로 성장할 수 없다고 들었거든요. 맞나요?”

“맞아요. 확실하게 배우셨네요.”

“네. 그러니까 이렇게 수련해봤자···.”


나는 말을 끝까지 마치지 못했다. 왜냐면 그녀가 내 말을 듣는 중에 너무도 부드럽게 웃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그 대답을 예상이라도 했다는 것처럼 말이다.

그 반응에 당황해 말을 잇지 못하자, 그녀는 미소를 거두고 먼저 입을 열었다.


“구울이 왜 성장을 할 수 없는 지 아시나요?”

“그, 글쎄요? 받은 마력이 정해져 있어서요?”

“그것도 그렇겠네요. 다만 마력은 어디까지나 처음으로 구울로 부활할 때 생성되는 능력에 관여할 뿐이에요. 저마다 번호 대를 나누는 기준일 뿐이죠.”


그녀가 한쪽 무릎을 굽혀 나와 시선의 높이를 맞춘다.


“그렇다면 이해하셨나요?”


우주와 같이 깊고 검은 눈동자.

똑바로 나를 바라보는 그 시선과 이해할 수 없는 질문에 정신이 우주를 부유하는 듯했다.


“구울들은 이미 최대치의 성장이 돼 있기 때문에 보유한 능력에 따라 실력 차가 나는 거예요.”

“이미···성장이 끝나 있다고요?”


그렇지만 내 몸은 생전과 다를 바 없이 너무 약하지 않은가.

내가 그 의문을 표하자 그녀는 차분히 답한다.


“예. 생명체는 말이죠, 애초에 모두 같은 100%의 능력치를 가지고 탄생하죠. 다만 종족에 차가 있을 뿐. 인간이면 모두 같은 스펙을 지니고. 만약 사자라면 모두 같은 사자의 스펙을 지니게 되는 거죠.”


그녀는 “다만.”이라고 쉼표를 찍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생전에는 목숨이 하나이니, 생명체는 모든 힘의 1%밖에 내지 못하는 거예요. 공포, 두려움. 그러한 감정들을 극복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1~2%의 차이만 일으킬 뿐이죠.”


그녀가 내게 손을 내민다.


“하지만 구울은 어떻죠?”


나도 모르게 그녀의 손을 잡고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구울은···죽지 않아요. 두려워하지 않으며 공포를 느낄 이유도 없죠. 인간이 평생을 땀 흘리고 애써서 극복하여 1~2%의 차이를 일으키는 일을. 구울은 할 필요가 없는 거예요.”


애초에 죽음에 얽매이지 않은 존재.

본연이 가지고 있는 종족의 순전한 힘을 모두 폭발시킬 수 있는 상태.


“그게 구울이에요. 그래서 아무렇지도 않게 아가씨를 위해 몸을 던지죠. 그렇기 때문에 아가씨는 저와 당신과 연옥에 있는 모든 구울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 거고요.”


구울이 두려운 이유는 그것이다.

끈질긴 생명력과 더불어 두려움을 잊은 것과 같은 괴력.


“그러니 방금과 같은 생각을 버리세요. 저도 인간이니, 이미 송주씨는 저와 같은 스펙을 지니고 있습니다. 구울이 성장할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을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송주씨는 가능하잖아요?”


뇌가 살아 있기 때문에.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


“제가 하나씨와···?”


에이스라 불리는 최초의 구울과 최고허접이라 불리는 최후의 구울이 같은 스팩을 가졌다는 말을, 어찌 믿을 수 있을까.

30분 동안 맞아봤으니 더욱 뼈저리게 아는 현실이다. 그녀와 나의 큰 실력 차가 있다는 걸 말이다.


“구울은 강합니다. 하지만 자각하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하니 어느 때는 인간보다 한없이 약해지며. 모든 구울들 간의 실력 차가 확연히 드러나죠. 하지만 당신을 달라요.”


그녀가 다시 자세를 취한다.

이미 수없이 맞아온 경험 때문인지 나의 몸도 자동적으로 방어 자세를 취했다.


“자, 지금부터. 저에게 맞아가면서 알아내는 거예요. 자각하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당신은 최후이자 가장 꼬리에 있지만. 언제든 최고이자 머리로 취급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 말을 끝으로 나의 복부에 다시 한 번, 강한 정권이 꽂혔다.


***


자각하라.

생각하라.


왜 구울끼리 확연한 차이가 생기는가.

왜 나는 약한가.


이제는 완전히 일과가 돼버린 최초의 구울, 하루와의 수련에서 그 이유를 알아내는 데는 무려 2개월하고도 반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오호···.”


나의 왼손에 쩌릿한 타격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앞에는 나의 공격에 어깨가 완전히 돌아간, 하루의 모습이 움직이는 시선에 아슬아슬하게 들어왔다.


“···훌륭합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의 몸은 그대로 바닥에 널브러졌다.


“붙잡힌 오른쪽 팔과 다리를 기괴할 정도로 뒤틀며 가하는 공격은 참으로 인상적이군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공격이었습니다.”


그 칭찬을 삼각자처럼 비틀린 몸으로 듣고 있었지만, 꽉 움켜쥔 왼쪽 주먹에는 아직도 선명하게 타격감이 남아 있다.

워낙 세게 휘두른 바람에 어깨는 탈골 됐고 주먹 쥔 손가락 대부분도 부러졌지만.

이건 값진 한 방이었다.


구울은 죽지 않는다.

몸이 부러진다 하더라도 다시 재생된다.

두려움과 고통마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구울은 인간에게 섣불리 달려들 수 없으며. 서로 간의 확연한 격차가 있으며. 그것을 극복할 수 없다.


수도 없이 두들겨 맞으며 나는 그 이유를 알아내고자 했다.

그리고 그건 생각보다 간단했다.

그녀의 말대로.


“자각하고 생각할 수 없기 때문.”


유연한 사고.

주인에 명령으로만 행동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는 자각.


“구울은 훌륭한 무기지만, 무기란 활용하는 자가 존재하지 않으면 녹이 슬고 버려집니다. 스스로 무기라는 걸 자각하고 있는가. 그것이 대부분 결여돼 있는 구울들은 당연히 인간에게 지는 겁니다.”


그녀는 나에게 맞아 탈골된 어깨와 골반을 억지로 틀어 맞추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 자각하는 걸 스스로 깨우칠 수 없기에 구울들은 성장할 수 없는 겁니다. 아무리 좋은 무기를 지녀도 방금 송주씨가 보여준 것처럼 그런 기능들을 전혀 활용할 수 없으니까요.”


구울은 자신의 몸이 부러져도 재생한다는 걸 알고 공격을 가하는 게 아니다.

그들의 주인인 엣다 베릴다가 공격을 하라고 명령했기에 그저 공격을 할 뿐이다.


“부러져도 괜찮다. 죽어도 괜찮다는 걸 인식하고 그것을 활용한 공격이야 말로 최강의 구울이 될 수 있는 바탕입니다. 방금 저에게 붙잡혔던 오른 팔과 다리를 내주면서 가한 일격처럼 말이죠.”


그녀가 만족한 미소로 내게 손을 내민다. 아직 짜릿한 타격감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팔로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훌륭하네요. 지금부터 남은 2주 동안은 무기를 다루는 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렇게 그녀에게 2주 동안 무기 다루는 법을 배웠다.

기본적인 검부터 시작하여 창, 화살, 몽둥이까지.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구울을 위한 모든 육체적 기술들은 그녀에게 전수받을 수 있었다.

뼈가 부러져도 다시 붙고 팔이 잘려도 다시 재생된다는 개념이 단순히 머리에 새겨진 것만으로도 신체를 이용한 기술에 불가능한 것은 없었다.


“가시는 건가요?”

“네, 수련은 끝났습니다. 이제 저는 아가씨께서 내리신 임무를 수행하러 다시 갈 겁니다.”

“임무라는 건···.”

“지도를 만드는 거죠. 이 연옥은 만들어진지 꽤 된 만큼, 지형과 지물들이 변한 곳이 많거든요. 그걸 갱신하는 작업을 저와 다른 1번 대의 구울들이 도맡고 있습니다.”


하기야 지도를 만들고 그곳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는 생각에 영역이니 그들이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조심히 다녀오세요. 스승님이라면 걱정은 안 되지만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이 있다면 아가씨의 신변에는 문제가 없을 테니까요.”


그녀가 가만히 내 뒤에서 심드렁하게 턱을 괸 채 지켜보고 있는 엣다 베릴다의 눈치를 보더니, 고개를 살짝 숙여 목소리를 낮췄다.


“아가씨를 잘 부탁드립니다. 인간의 머리로 봤을 때는 아무런 장점이 없을지 몰라도. 구울의 시선으로 본다면, 그녀는 누구보다 장점이 많은 자이니까요.”

“···걱정 마세요. 제가 다쳐도 저 녀석이 다칠 일은 없을 거니까요.”


그녀는 나의 대답에 홀가분한 미소를 지으며 엣다 베릴다에게 예의를 차린 인사를 올렸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아가씨.”


인사를 마친 그녀는 가볍게 발걸음 옮겨 사라졌다.

최약의 구울에게 최강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그녀에게 나는 더 없이 존경의 눈빛을 담아내며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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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화. 최약의 구울과 최강의 구울 22.01.15 13 0 16쪽
7 7화. 최초의 구울과 최후의 구울 22.01.09 13 0 6쪽
6 6화. 구울의 마을과 최후의 구울 22.01.08 19 0 12쪽
5 5화. 심심한 네크로맨서와 심심풀이 구울 22.01.02 16 0 9쪽
4 4화. 막무가내 네크로맨서와 슬픈에 잠긴 구울. 22.01.02 20 0 9쪽
3 3화. 최강의 네크로맨서와 최악의 구울 22.01.02 21 0 10쪽
2 2화. 죽어버린 현실과 최후의 구울 22.01.02 26 0 9쪽
1 1화. 고백하려던 날에 인생이 고백(Go Back)했다. 22.01.01 41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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