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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나나 님의 서재입니다.

도끼만행역사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배나나
작품등록일 :
2017.06.27 12:20
최근연재일 :
2017.08.03 00:44
연재수 :
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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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02
추천수 :
205
글자수 :
155,811

작성
17.07.22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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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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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은밀한 손

DUMMY

60년간 살면서 한 번도 싸우지 않은 부부가 있었다. 그 비법이 무언지 궁금했던 한 기자가 인터뷰를 갔다. 아내가 말했다.


“ 결혼식이 끝나고 낙타를 타고 친정에서 시댁으로 갔어요. 신랑이 타고 있던 낙타가 더위를 먹었는지 말을 잘 안 들었어요. 결국 낙타가 신랑을 떨어 뜨렸어요.”


신랑은 조용히 손가락으로 낙타를 가르키며 말했다.


“ 너 이번이 첫 번째야~ ”


아내는 신랑이 참 인자하다고 느꼈다.


“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낙타가 또 신랑을 떨어뜨렸어요. ”


“ 이번에도 신랑은 낙타를 보면서 말했죠. 너 이번이 두 번째야 ”


“ 낙타는 한참은 잘 간다 했는데 결국 또 신랑을 떨어뜨리는 거에요. 신랑은 낙타에게 말했죠. 너 이번이 세 번째다. ”


“ 신랑은 허리에 차고 있던 총을 꺼내서 낙타를 쏴 죽여 버렸어요. ”


놀란 아내가 신랑에게 화를 냈다. 말 못하는 짐승에게 이게 무슨 짓이냐고, 그러자 신랑이 조용히 손가락으로 아내를 가르키며 말했다.


“ 너 이번이 첫 번째야 ! ”


그래서 그 이후로 아내는 한 번도 신랑과 다툰 적이 없었다. 낙타가 어떻게 되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툼이 없다는 건 결코 화목하고 좋은 게 아니다. 엄청나게 크고 부당한 권위로 한쪽 상대방을 누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 이해찬 1세대가 뭐에요 ? ”


짜장면을 먹으려고 밑에 깐 신문이 하필이면 이조신문이다. 역쉬 이조신문은 밑에 깔기 좋은 신문이다. 무가지가 많아서 그런지 짜장면 집에서 배달할 때 많이 가져다 준다. 식사할 때 밑에 깔라고...


“ 짜장면 집 자전거도 아마 신문 보고 받은 걸 거야.. 1년 구독 약속하면 자전거 사은품으로 주거든 ”


백선생이 단무지를 씹으면서 관순에게 말한다. 동문서답이다. 관순은 ' 이해찬 1세대 '가 뭐냐고 물었다.


답답했는지 나이키가 대신 대답했다.


“ 1983년생을 뜻해요. 이해찬 교육부장관이 열린교육차원에서 과도한 교육을 없애는 정책을 했거든요. 그래서 단군 이래 최저학력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고 언론에서 까는 내용이에요 ”


“ 아~ ”


“ 도끼형제가 무지 싫어했을거에요 이해찬의 열린 교육을... ”


“ 왜요 ? ”


“ 언론에서 이해찬 세대를 악몽이니 혼란이니 하는 이유는 기존 대한민국의 기득권 세력들이 이해찬의 저런 정책을 싫어하기 때문이에요. ”


“ 거꾸로 생각해봐요. 왜 싫어하겠어요 ? ”


“ 음.... 잘 모르겠는데.. ”


관순 언니가 나이키의 머리를 따라가지 못했다. 나이키는 옛날 사람인 언니를 위해 차근차근 풀어서 설명했다.


“ 학교내에서부터 탈 권위주의가 확산되는 게 싫은 거에요. 민주화니, 개혁이니, 부당한 폭력이니 이런 단어가 아이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것 자체가 싫은 거에요. ”


“ 그 애들이 뭘 보고 배우겠어요. 비판적 사고를 가진 아이들이 세상에 나와 봐요. 골치 아프잖아요. 까라면 그냥 까고, 사슴을 가르켜 말이라고 해도 그런 줄 알고.. 이래야 통치하기가 쉽잖아요. ”


“ 그래서 공부 안 시켜서 점수 떨어졌다고 연일 까대는 거에요. 기존의 교육계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사회 이슈화 되는 게 싫으니깐 ”


“ 일 예로 교사 성폭력에 대해서도 요새 신고가 많이 되고 있데요. 성폭력이 늘어서 그런게 아니라, 애들이 권위에 복종해서 참지 않는 거죠. 부모에게 이르고, 부모도 옛날 같으면 소문날까 두려워서 쉬쉬 했는데 요즘에는 교육부에 진정 넣고 난리도 아니래요. ”


“ 왜 ! 진정을 넣으면 해결이 되니깐, 옛날에는 진정을 넣어도 해결이 안 됐거든요. 은폐하기 급급했으니깐, 자기 자식만 바보 되거든 ”


“ 아~ 이것 보세요. 제가 보던 건데, 좋은 기사가 났던데.. 이거... ”


스포츠 신문을 꺼내 보인다. 역쉬 나이키답다. 추리링을 사랑하는 스포츠걸 답게 신문도 스포츠 신문을 옆에 끼고 다녔다. 원래 모양내는 데는 타임지가 최고인데... 실사구실을 추구하는 나이키다.


실은 산 게 아니라 남이 보다 두고 내린 걸 지하철에서 주었다.


‘ 은밀한 손, 성폭력의 최고 조건은 은폐성이다. ’


“ 이거 봐요. 이래서 교사에 의한 성폭력이 문제인거에요. 학교가 워낙 권위와 명예를 강조하는 집단이라.. 이런 사건이 쉽게 발생할 수 있는 토양이 형성되어 있고, 사건이 발생된다고 해도 잘 해결이 안 돼요. 숨기기 급급해서 ”


나이키는 한번 입이 열리면 혼자서 하루 종일도 떠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진짜....


사회에 불만이 많았다.


짜장면 양념이 분사되어 나이키 앞의 단무지가 얼룩졌다. 나이키는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파편들이 수 놓아져 있는 단무지를 옆에 있는 양파에 쓱쓱 닦더니 입으로 가져갔다. 백선생은 생각했다.


‘ 정말 저래가지고 시집이나 갈 수 있을까 ? 나이키가 시집을 가야하는데... 저런 걸 누가... 휴 ’


백선생은 고민이었다. 김구선생님이 하신 말씀 때문이다. 나이키는 대한민국의 국운을 살릴 인재를 낳을 몸이라고 했다. 몸이야 너무 건강해서 열이라도 순풍순풍 낳을 것 같았다.


문제는 남자였다. 남자를 구해야 하는데...... 이쁜 게 행동하는 건 왜 저런지 걱정이었다.


‘ 여자다워야 하는데... 쯧쯧 ’


딸 가진 애비 마음이 이런 걸까 ? 백선생은 나이키가 딸 같았다. 젊은 총각들을 요새 유심히 보고 다녔다.


‘ 어떤 놈이 실한가~ ’


하지만 별로 신통한 놈을 못 찾았다. 나이키를 감당할만한 놈이 어디 있겠나 싶다.


“ 학교내 분위기가 탈 권위주의화 되는 걸 기존 세력들은 ‘ 개판 ’이라고 표현하는 거에요. 질서가 없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죠. ”


“ 일례로 옛날에 성수 대교 무너진 적 있었거든요. 그 때 버스가 성수대교에서 추락해서 여학생들이 죽었는데, 걔들이 시간상으로 보면 지각한 학생들이었나봐요. ”


“ 어느 학교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그랬대요. 성수대교 무너진 거 말하면서.. 너희들도 지각 하지마 ! 지각하면 그렇게 죽는 거야 ! ”


“ 다들 조용히 듣고 있는데.... ‘ 아~ 그렇구나 ’ 하는 애들도 분명 있었겠지만, 어떤 애가 그러더래요. ‘ 지각했다고 죽어도 되요 ? 어른들이 다리 부실하게 만들어서 애들이 죽었는데 그게 지각한 애들 잘못이에요? ’ 캬~ 세죠 ? ”


“ 오호호...짱! ”


“ 이게 바로 학내 민주화거든요. 탈 권위주의화... ”


“ 들이박잖아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면 걍~ 박아 버리는 거죠. 비판적 사고에 용기가 합쳐져서... ”


“ 옛날 같으면 정말 상상도 못할 일이거든요. ”


“ 왜! 사정없이 맞거든요. ”


“ 버릇없다. 커서 뭐가 될래. 너희 아버지 뭐하시니 ? 발랑 까져가지고., 근본없이 군다. 별의 별 악담을 애들에게 퍼붓거든요. 훈육이니 사랑의 매니 하면서... 사실은 자기들 화풀이 하는 거면서.. ”


말한다고 밥을 못 먹었을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나이키는 입이 커서 얼마든지 멀티가 가능했다. 말하면서도 짜장면에 군만두까지 싹싹 긁어서 다 먹었다.


“ 꺽.... 허... ”


백선생은 못 들은 걸로 하고 싶었다. 나이키가 트름을 한다. 걱정이다.


‘ 남자 앞에서도 저러면 안 되는데 ’


‘ 그리고 왜 저렇게 말이 많을까 ? 남자들은 말 많은 여자 싫어하는데... 게다가 구구절절이 맞는 말만.. 남자들은 똑똑한 여자 싫어하는데.... ’


‘ 다소곳한 면이 없어... 예전에는 별명이 코스모스였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시민단체에서 일하면서 애가 버린 것 같아... 흠.. 발레를 시켜볼까 ? 여자답게.. ’


“ 예! 발레요? 저 그런 거 싫어해요 ”


“ 허걱... 너 독심술도 하니 ? ”


“ 선생님 영빨이 좋으셔서.. 아니 아니... 뇌파가 강하셔서 저한테 다 들려요. 텔레파시죠.. 서로 통하는.. ”


나이키가 검지손가락을 들어 백선생 검지에 장난스럽게 부딪친다. 살짝 눈웃음을 친다.


‘ 아~ 약간 귀여운 면은 있구나. 다행이다. ’


우리사회에서 부당한 권위가 판을 치는 곳은 뭐니 뭐니 해도 학교였다. 우리나라 교육은 일제가 만들어 놓은 식민지 교육 시스템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그래서 주입식 교육, 권위주의 교육, 위에서 아래로의 교육이 전체 기조를 이룬다.


식민지 백성에게 창의적인 능력, 생각할 수 있는 능력, 특히 비판적 사고 같은 것은 필요하지 않다. 시키는 대로 일만 잘하면 그뿐이었다.


광복이후 여전히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친일세력들은 국민들이 비판적 사고로 자신들을 바라 볼까봐 늘 걱정이었다. 그렇다면 그런 줄 아는 순종적인 국민으로 늘 남아주길 바랬다. 그래야 자신들의 권세가 영원할 수 있으니깐...


권위주의 교육시스템 하에서 훌륭한 학생이란 선생님의 권위에 잘 복종하는 순종적인 모범생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선생님들 중에는 복종할만한 가치가 없는 형편없는 인격을 갖춘 사람들도 있었다.


특히 나이가 어린 초등학생들은 파렴치한 어른들의 희생양이 쉽게 될 수 있었다. 이런 문제는 주로 부당한 매질이나 성폭력으로 나타났다. 이런 폭력은 아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냈고 그 상처는 평생갔다.


“ 저 지금이라도 당장 학교에 가봐야겠어요. 반사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을 것 같아요 ”


관순 언니가 허리춤에 있는 호리병을 흔들며 에너지가 얼마나 있나 확인했다. 백선생이 리필을 해주어서 만땅 채웠다.


듣고만 있던 이순신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 우리 독립군이 국지전을 벌일 전장이 학교군요. 제가 전술을 짜서 저녁 때 PT를 하겠습니다. 관순언니~ 그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는지? ”


“ 말밥입니다. ”


이순신이 순간 놀랬다. 아마 나이키에게 배운 듯 했다. 당연에서 당근으로 그리고 결국은 말밥에 이르렀다. 애들은 참 빨리 배운다.


관순도 감옥에 잡혀서 일본 경찰들에게 모진 고문을 당했었다. 사지가 뜯기고 찢겼었다. 부당한 매질과 성폭력이라면 치가 떨렸다. 언니는 전의를 불태웠다.


‘ 아그들아 기다려라 언니가 간다 ! 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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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촛불집회 17.08.02 101 4 11쪽
35 포세이돈의 염동력 +4 17.08.01 89 4 10쪽
34 나이키의 부활 +4 17.08.01 77 4 10쪽
33 예지몽 +4 17.07.31 100 4 11쪽
32 빛고을의 반사에너지, 장을 살리다 +4 17.07.31 55 4 8쪽
31 스텔스 +4 17.07.31 100 4 10쪽
30 운명을 바꾸는 인간의 의지 +4 17.07.30 73 4 11쪽
29 육사, 술&담배&결혼(섹스) 금지 +4 17.07.30 81 4 11쪽
28 미스터 빈라덴 +4 17.07.30 66 4 9쪽
27 모사드의 아폴로 +4 17.07.29 99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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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층간소음에 대처하는 법 +4 17.07.26 77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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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세일러문 +4 17.07.25 79 4 8쪽
22 이지메의 후예-벨벨꼬인, 좌로꼬&우로꼬 17.07.25 101 4 11쪽
21 용사여~ 나가서 싸워라! +6 17.07.23 109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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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해외망자 모셔오기 +8 17.07.06 83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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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정찰병 급파 +8 17.07.04 111 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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