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배나나 님의 서재입니다.

도끼만행역사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배나나
작품등록일 :
2017.06.27 12:20
최근연재일 :
2017.08.03 00:44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4,414
추천수 :
205
글자수 :
155,811

작성
17.07.26 14:56
조회
77
추천
4
글자
9쪽

층간소음에 대처하는 법

DUMMY

" 야~, 문 열어! 문 열어 ! 지금이 몇 신 줄 알아 ? "


" 시발! 다 부셔버린다 ! "


본부 아랫층 빵집 사장이 서울시 공무원들과 건물주인을 불러왔다. 빵집 사장이 층간소음으로 백선생을 서울시 소음피해센타에 신고했다. 오늘 서울시에서 조사위원들이 나왔다.


지금은 저녁 8시 혼령들이 모여 앉아 한풀이 시간을 갖고 노래도 부르고 자유롭게 노는 시간이었다.


안소장이 듣기에는 꽤 왁자지껄하게 시끄러웠다. 근데 문제는 아래층 빵집 사장도 이 소리를 듣는다는 거였다.


허걱


아래층 빵집사장도 박수무당일까?


땡 ! 아니다.


빵집 사장은 혼이 혼탁해서 빙의가 잘 되는 심신미약자였다. 쯧쯧 !


혼자서 가게 문 닫고 분신사마도 자주 했다. 주로 단골손님들의 혈액형을 물어봤다.


12시에 칼을 입에 물고 하얀 와이셔츠를 입은 채 거울도 봤다. 이건 원래 미래의 남편감을 보는 주술인데, 60 넘은 할배가 이런 걸 왜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원래 이런 사람은 건드리면 안된다. 그러나 워낙 예민한 사람이라 가랑잎 옆 불이었다. 안 건드릴 수가 없다.


빵집사장에게 불을 당긴 건 나이키였다.


빵집사장은 애연가였다. 하루 종일 담배를 피워댔다. 담배 연기가 2층 본부까지 올라왔다. 백선생은 천식이 심해서 담배연기는 쥐약이었다.


' 금연건물인데 건물안에서 담배를 피우다니.. 너구리 잡나 ? '


나이키는 본부를 들락 거릴 때마다 담배 연기가 싫었다. 왜냐면 백선생이 걱정됐다. 백선생의 마른 기침 소리가 점점 심해졌다. 저러다 정말 숨을 못 쉬게 될 것 만 같았다.


나이키는 담배연기의 주범 빵집사장에게 직접 말하려다가 말로 하면 싸움이 될 것 같아 A4종이에 글을 써어 붙였다. 나이키딴에는 예의 차린다고 한 거였다. 싸우기 싫어서..


' 실내에서 금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 종이 한장때문에 피바람이 불뻔했다.


빵집사장은 실은 샷다맨이었다. 하루 종일 빈둥거리다 부인이 장사한 돈을 수금해서 들어가는 게 빵집주인의 주요 일상이었다.


원래 일을 안하고 놀면 사람이 예민해진다. 온갖 것에 관심도 많아지고 사소한 것에도 발끈하고, 그래서 사람은 늙어 죽을 때까지 뭐라도 해야한다. 그래야 덜 늙고 행복하게 산다.


빵집사장은 나이키가 붙여놓은 종이를 박박 찢어버렸다.


' 노는 주제에 시간도 많으니 저리 나가서 피라이거야 ? '


지가 노는지 일하는지 남들은 관심이 없다는걸 그는 몰랐다. 자격지심은 빵집사장의 사이코 기질에 불을 당겼다. 그리고 노니깐 시간이 많았다.


빵집사장은 2층의 소음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두꺼운 대학노트에...


9월 1일 새벽2시 쿵쿵거리는 사람 발자국소리 들림


9월 2일 저녁 8시 발자국 소리 심하게 들림 강강수월래 소리들림


9월 3일 저녁 8시 노래소리, 함성소리 들림 발자국 소리 심하게 들림


9월 4일 새벽 6시 박수소리 남, 군가 노래 소리 들림


계속 기록을 하고 천장에 귀도 대어보고... 미세한 움직임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고 기록했다.


소음이라는 것이 일단 거슬리기 시작하면 계속 거슬리게 되어 있다. 아무리 작은 소리라도 그렇다. 거슬리기 전에 미리 대화하고 서로 푸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다.


빵집사장은 자기가 한 짓은 생각도 안하고 남의 소음만 크게 포장해서 탓했다. 빵집사장은 권리의식이 굉장히 강한 사람이었다. 즉, 이기적이었다. 그래서 권리에는 의무가 따르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남의 권리도 인정해야 한다는 원칙을 잘 이해 못했다.


빵빵한 증거를 수집한 빵집사장은 서울시 소음피해센타에 2층 입주자인 백선생을 신고했다. 집주인에게도 연락해서 이러다 아무래도 건물이 무너질 것 같다고 일렀다. 그러면서 2층에 입주한 사람들을 내보내달라고 징징거렸다.


남의 눈에 티끌은 보여도 내 눈의 대못은 안보이는 법이다. 빵집사장은 자신이 이 근처 상점 중에서 가장 소음을 많이 내는 집이라는 걸 몰랐다.


빵집은 커피도 함께 팔아서 사람들이 하루 종일 떠드는 곳이었다. 빵집이야 말로 주변 상인들에게 소음의 원천이었다.


음악도 하루 종일 틀어서 시끄러웠다. 빵굽는 냄새도 어쩌나 맡아야 좋지, 매일 맡으니 역겨울 때도 있었다.


각종 기념일 날 건물앞에서 행사장을 마련하고 케잌이랑 초콜렛도 팔았다. 이런 것도 솔직히 소음이라고 생각하면 소음이었다. 그리고 도로를 불법적으로 점유해서 상행위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구청이 단속 나오면 벌금도 물 수 있었다.


자신의 권리에 민감한 사람일 수록 자신의 의무에는 둔한 것이 특징이다. 왜냐면 자기 중심적이라 주변을 두루 살피지 못한다. 남들이 자신을 배려해주고 있다는 것도 잘 모를 때가 많다.


빵집 사장은 윗층의 소음으로 자신의 권리가 심하게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것은 자신의 돈이 없어지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2층 보고 도둑놈들이라고 욕했다.


같은 건물에서 공동 생활을 하면서 남과 부딛치지 않고 살 순 없는거다. 남에게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유지하고 싶다면 무인도에 가면 된다.


빵집사장이 D-day 를 정해서 야심차게 2층 문을 두드렸다. 빵집사장은 매일 기록을 해서 알고 있었다. 2층의 소음피크 시간은 오후 8시에서 10시 사이라는 걸..


두둥 !


서울시 소음피해센타 공무원들과 집주인이 2층으로 들어왔다. 넓은 공간에 사람이라곤 백선생 혼자 있었다. 음악을 틀 수 있는 라디오도 없었다. TV도 없었다.


어디서 소리가 났단 말인가 ?


빵집사장은 멘붕이 됐다. 붕괴된 멘탈은 수습 불능이었다.


실내를 둘러 본 다음 겨우 흠을 잡았다는 게 촛불 태우는 거였다.


" 촛불에서 공기를 오염시키는 해로운 가스가 나오네 "


" 화재 위험도 있고, "


" 저런 걸 태우니 지구 온난화 문제가 심각해지는 거야. "


지는 매일 하루 10번 빵을 굽고, 커피 판다고 1회 용품도 엄청 많이 쓰면서... 지구 온난화가 촛불 탓인가 ! 말도 안 돼는 소리 !


건물 주인은 백선생께 밤 늦게 실례가 많았다고 사과했다. 서울시 공무원들도 마찬가지였다.


" 괜찮습니다. 미리 말씀을 하시지.. 이렇게 여러분 오시라고 하지 마시고.. "


" 콜록 콜록 콜록 "


백선생은 기침을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었다. 응급 상자에서 기관지를 확장하는 벤토린을 꺼냈다. 입에다 대고 여러 번 흡입했다. 건물주인이 정수기에서 물을 떠다 백선생께 드렸다.


" 백선생님 천식이신가 봅니다. 우리 애들도 그런데... "


" 예... 제가 좀 지병이 있어서 그런데 요새 좀 더 심해졌습니다. "


" 담배 연기 때문에 그래요~ "


나이키가 들어오면서 백선생 말을 거들었다.


" 담배연기요 ? 천식이신데 담배를 피우시나요 ? 담배가 정말 해롭습니다. "


" 그러게요. 백선생님은 몸이 안좋으셔서 금연하신지, 20년 되셨는데요. "


" 1층 빵집에서 담배 연기가 너무 올라와서 요새 천식이 심해지셨어요 "


" 예! 이 건물에서 담배를 피운다고요 ? 금연건물이라고 제가 입주할 때 말씀드렸는데.. "


빵집사장은 나이키를 째려봤다. 옆에 사람들이 없었다면 아마 한 대 때렸을지도 모른다.


" 그러게요. 제가 그래서 여러 차례 담배 좀 피우지 마시라고 글을 붙였는데요. 그게 기분이 나쁘셨는지 이렇게 우리 보고 시끄럽다고 방 빼라고 하시네요 "


백선생은 맞는 말이지만 나이키가 한편 걱정되기도 했다.


' 내가 너랑 한편이니깐 얼씨구나 똑똑하다 이렇게 생각하지만, 반대편 입장에서는 정말 너를 한 대 쥐어 박고 싶을꺼야 ! 어쩜 그렇게 똑부러지니.."


" 아가씨 법대 나오셨구나 ? "


" 네 ? 그런데요. 왜 그러세요. 건물주인 아저씨... "


" 우리 애들도 다 법대 나와서... "


" 아~ 똑똑하게 키우셨네요 "


서울시 공무원들이 칭찬한다.


" 아뇨. 어디가면 한 대 맞지 않을까 늘 걱정을 해요. 너무 똑똑하게 떠들어서.. 허허 "


" 맞아 맞아 !! 저도 그래요. 같은 생각이시네... 텔레파시 ! "


백선생이 건물주인에게 검지손가락을 갖다 댄다. 건물 주인은 파안대소를 했다.


" 1층이 계약기간이 다 됐으니, 안그래도 제가 이번에 나가 달라고 말하려고 했어요. 같은 건물 사람들이 빵집 음악소리 때문에 민원도 많이 하고, 구청에서도 길에서 초콜렛 판다고 저 한테 와서 뭐라고 자주해요. 그래서 미안하지만.... "


" 헉 사장님.. 무슨 말씀을.. "


이후 1층 빵집사장은 방을 뺐다. 그리고 그 1층을 백선생이 접수했다. 안 그래도 영들이 해외에서 계속 들어오는데 장소가 좁은 듯해서 넓은 곳으로 가고 싶었다. 1층과 2층 통으로 본부로 섰다. 그리고 옥상까지.. 이 건물은 이제 우리꺼다. 이런 걸 전화위복이라고 한다. 반사에너지 덕분이다.


빠샤~ 반사에너지 !


액운을 날려버리자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도끼만행역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도끼만행역사 소개 17.07.12 124 0 -
38 우리들의 대통령 +3 17.08.03 103 5 7쪽
37 국회엔 로보트태권브이가 없다. 17.08.02 89 4 7쪽
36 촛불집회 17.08.02 101 4 11쪽
35 포세이돈의 염동력 +4 17.08.01 89 4 10쪽
34 나이키의 부활 +4 17.08.01 78 4 10쪽
33 예지몽 +4 17.07.31 100 4 11쪽
32 빛고을의 반사에너지, 장을 살리다 +4 17.07.31 55 4 8쪽
31 스텔스 +4 17.07.31 100 4 10쪽
30 운명을 바꾸는 인간의 의지 +4 17.07.30 73 4 11쪽
29 육사, 술&담배&결혼(섹스) 금지 +4 17.07.30 81 4 11쪽
28 미스터 빈라덴 +4 17.07.30 67 4 9쪽
27 모사드의 아폴로 +4 17.07.29 99 4 10쪽
26 어벤져스 +6 17.07.28 93 5 10쪽
» 층간소음에 대처하는 법 +4 17.07.26 78 4 9쪽
24 왕따 명찰 +4 17.07.26 79 4 10쪽
23 세일러문 +4 17.07.25 79 4 8쪽
22 이지메의 후예-벨벨꼬인, 좌로꼬&우로꼬 17.07.25 101 4 11쪽
21 용사여~ 나가서 싸워라! +6 17.07.23 111 5 10쪽
20 니똥꼬 내똥꼬야, 한반도 상륙 +8 17.07.23 140 5 9쪽
19 은밀한 손 +8 17.07.22 128 7 11쪽
18 첫사랑 +4 17.07.21 105 6 11쪽
17 김어준의 뉴스공장 +8 17.07.19 106 7 11쪽
16 대한제국의 사죄 +8 17.07.19 113 6 9쪽
15 야스쿠니 공격 +6 17.07.18 98 6 13쪽
14 초능력자 +8 17.07.12 114 6 8쪽
13 상하이 황푸강변 +8 17.07.11 75 6 9쪽
12 해외망자 모셔오기 +8 17.07.06 83 6 8쪽
11 운칠기삼 +6 17.07.06 110 6 8쪽
10 정찰병 급파 +8 17.07.04 113 6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