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 (1)
“와하하! 그때 쾅! 하고 대마법사님이 말이야”
“다들 봤지? 봤지? 이야~ 역시 마법사라니까!”
“하하하하! 이제 진짜 파랜드를 되찾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천막. 우리는 승리를 축하하며 조촐한 파티를 벌이고 있었다. 그 동안 후퇴만을 거듭했다가 처음 느껴보는 승리다운 승리는 이들에게 있어 그렇게 달콤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적들이 마냥 승리를 내어준 것 같지도 않았다. 오히려 평소보다 압도적이었던 마물들의 수는 그들이 이곳, 서부 방어지대를 뚫기 위해 얼마나 힘을 집중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웨이브는 어째서 마물들이 공격을 거두고 갑자기 물러났는지 미심쩍어하였으나 대마법사의 실력행사에 더 이상의 공격은 무리라 생각하고 퇴각한 것 같다며 이내 걱정을 거두고 드루이드들이 건네는 잔을 받는다.
“자자! 모두 오늘의 승리를 축하합시다!”
곳곳에서 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크게 울린다. 축하의 분위기 속에 드루이드들이 건네는 잔을 들어 안에 든 것을 조금씩 마신다. 입 안 가득 달콤한 베리의 향이 퍼진다. 크게 승리했지만 술은 파랜드를 완전히 되찾는 그날을 위해 아껴두기로 하고 대신 음료로 대체하기로 하였다.
그들과 동행한 드루이드들과의 연락에 따르면 라엠과 그의 기사단은 성공적으로 언덕을 점령하였고 그곳에 임시로 전초기지를 세웠다. 그로인해 오늘 이 축하의 자리에는 아쉽게도 그와 그 휘하의 기사들은 참여할 수 없었다.
내일 나와 동료들은 모건이 있는 전초기지로 가 그곳의 기반을 확실히 다져놓을 것이다.
“우리와 마법이 많이 다르던데 마법사도 대지모신을 섬깁니까?”
“마법사들은 전부 이렇게 강하나요?”
“자자, 대마법사님은 내일 바로 전초기지로 가셔야하니까 그만 좀 괴롭히시게들!”
웨이브의 중재가 아니었다면 한참동안 이곳에서 꼼짝없이 쏟아지는 질문들을 감당해야 했을 것이다. 나는 웨이브에게 꾸벅 인사를 건네고 와글거리는 천막을 빠져나와 침실로 돌아온다.
잠자리에 앉으니 약간 출출해짐을 느껴 식탁에 놓인 비스켓을 하나 꺼내 집어먹는다. 바삭거리는 소리만이 침실에 퍼진다.
‘좋아’
침대에 누워보니 적절한 포만감과 함께 부드러운 매트와 이불이 내 몸을 휘감는다. 기분 좋은 촉감에 조금씩 눈꺼풀이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도!”
“우와악! 샤.. 샤프?”
깜짝 놀라 조금씩 걸어오던 잠이 후다닥 달아나버린다. 내 배 위에 앉아있는 샤프는 어디서 구해왔는지 모를 동화책하나를 나에게 내민다.
“도, 나 이거 읽어줘, 잠이 안와”
“후으.. 알았어.”
당돌하게 침대로 올라오는 샤프, 그런 샤프를 옆에 두고 천천히 동화책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한다.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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