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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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햇살과 함께 높은 음을 내는 알람시계가 나를 깨운다.
어제와 내일의 나였다면 분명 스스로를 칭찬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른 시각에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야 하는 오늘의 나는 내가 그저 싫을 뿐이다,
목요일의 물 당번을 맡은 나는 숙소에서 한참은 걸어야 나오는, 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우물에서 물을 길어야 한다. 마을이 후진 게 문제인건지 목요일 당번을 내가 문제인건지 피곤과 짜증이 섞인 나는 조용히 이불을 접는다.
“하나, 둘, 셋, 넷”
“하나, 둘, 셋, 넷”
당번을 맡은 것이 아닌 운동을 하러 갈 뿐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길을 걷는 나는 눈부신 햇살 속에 머무는 샬롯을 만난다.
후광이 비치는 그녀가 멀리서 나에게 뭐라고 말을 한다.
“..걸었어!”
“?? 건다고? 걸긴 뭘 걸어?”
“어제 선생님께 배운 버프! 비록 효과가 크진 않아도 오늘 아침은 산뜻할거야”
‘무슨 사람이 만나자마자 인사도 안하고 다짜고짜 주문부터 시전하는 게 정상이야?’ 라고 생각하는 즉시, 기분 좋은 선율이 머릿속에 흐른다.
아침부터 물이나 퍼오라는 망할 놈들은 잠이나 퍼 자고 있는데 내 눈앞의 그녀는 아침부터 나에게 상쾌한 인사와 함께 축복을 준다.
아름다운 그녀와의 인사 후에 얼마 걷지도 않아 우물에 도착한다.
오늘은 정말로 운이 좋은 날이다. 아침인데도 추위가 별로 느껴지지도 않는데다, 왠지 모르게 물맛도 훌륭한 것 같다.
“어이 이 몸이 왔다고! 여명을 이겨낸 아침으로부터 내, 성수를 얻어냈다 이 말이야!”
“저 새끼 왜 저래?”
아침은 어제 먹다 남긴 바게트.
분명 굳어서 맛없어야 할 빵이 적절히 딱딱해져서 크런치한 식감을 자랑한다.
“야 오늘 빵 개맛있다?”
“멍청이”
빵으로 텁텁해진 입 속을 시원스레 넘겨주는, 이 물을 얻어낸 내 스스로가 너무 뿌듯해서 견딜 수가 없다
친구들이 나를 보는 눈이 좀 이상하긴 한 것 같지만 언제는 뭐 정상 이었나? 무시하고 이 아침을 즐기기로 한다.
“멍청이?”
“멍청이”
-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노래는 높은음자리표의 4/4박자 사장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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