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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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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9.17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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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70,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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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13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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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20 과거를 살았던 인간과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

DUMMY

밤이 깊었다. 지금쯤이면 아마 각자 방에 들어가서 자고 있을 것이다.

앨리스는 편지를 써 놓을까 했지만, 그냥 이대로 떠나기로 한다.

조용히 집을 나서고 걷기 시작하자 나무 위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 어머? 내가 보고 싶어서 나온 거야~? 나 완전 감동할지도? “

안타깝게도 앨리스의 생각과는 다르게 춘향은 깨어있었다.

“ ..다 자고 있을 줄 알았는데.. “

춘향은 나무 위에서 사과하나를 먹으며 어이없단 듯이 웃는다.

“ 너나 나나 똑같은 마나체인데 잠이 올리가 없잖아? “

마나로 만든 몸을 그렇게 부르나 보다.

앨리스는 춘향과 단둘이 있는 김에 여러 가지 더 물어보고 떠나기로 한다.

“ 너의 마나는 어째서 검은색이지? “

춘향은 앨리스에게 사과를 하나 던져주며 말한다.

“ 모야 또 물어보려고 온 거야? 쩝.. 난 또 둘이서만 떠나려는 줄 알았네 “

춘향이 나무 위에서 뛰어내려 조금씩 나아간다.

산책이라도 가자는 걸까.. 앨리스는 뒤따라 간다.

“ 마나가 없는 세상에서 사람을 하나 납치했는데 그 사람이 우연히 마나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일 확률이 얼마나 될까? 아마 이 세상에서 멸종해버린 토끼를 찾는 거랑 비슷한 확률 아닐까? “

그 부분은 확실히 박사에게 있어서 행운이거나 마나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이제 누구든지 마나를 몸에 넣을 수 있게 됐다거나 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춘향의 의견은 달랐다.

“ 난 아마 마나에 적합하지 않았던 거야. 그런데 박사는 억지로 마나랑 내 육체를 연결시킨거지! 거기서 마나가 변형된 게 아닐까 싶어. 그리고 나는 마법 쪽보다는 육체가 더 활성화된 거로 봐서 너랑은 완전 다른 마나로 취급해야 할 거야! 분명 뿌리는 같은데 전혀 다른 성질이라니 신기하지 신기하지? “

춘향이 밝게 웃는다. 정말로 순수하게 신난 것 같다.

같은 마나로 인한 피해자라서 그런지 과거의 인간이기는 하나 미안한 감정이 앞선다.

“ 나를.. 원망하지는 않아? “

앨리스가 실험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성공했더라면,

앨리스가 실험을 포기했었더라면,

앨리스가 공항에서 박사를 붙잡을 수 있었다면..

앨리스가 마나에 부적합자 였더라면...

“ 원망? 내가? 너를? 왜? 오히려 세상이 더 재밌어졌는걸! 그거 알아? 사람들의 체내에 마나가 늘어날수록 점점 평균수명도 올라가는 거? 지금 지구 반대편에 170세 할부지도 있어! “

앨리스는 말이 없었다.

“ 여기서 서쪽으로 쭈우욱 가면 내가 한옥 비슷하게 만든 마을도 있어! 구경하러 가면 재밌을 거야~ 그 마을의 이름은 일본이야! 아하하! 웃기지 않아? 일본에서 한옥이라니! “

앨리스는 인간이 싫다는 이유로 세상을 갈아 엎어버렸는데도 춘향은 원망하지 않는 것 같다.

이걸 다행이라 해야 하는 걸까.. 고맙다고 해야 하는 걸까.. 모르겠다.

춘향이 행복하게 웃으며 앨리스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간다.

“ 히히~ 이젠 같은 동료인데 뭐! 같이 즐겁게 살아보자구~ 외계인도 뿌수고 말야! “

앨리스는 두 번 눈을 깜빡이고 앞으로 걸어간다.

“ 공격했던 건 미안. 오해였어.. “

“ 응응~ 괜찮아~ 나 같아도 내 과거를 알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의심밖에 안 들지! 너는 좀 더 특수한 경우니까~ 죽이려 들 거라고 생각도 하고 있었어! 물론 죽진 않겠지만! 히히~ “

“ 내가 잘했다면.. 너도 납치당하지 않았을 텐데.. “

“ 오오.. 앨리스가 이렇게 마음이 여린 사람인지 처음 알았네~ 괜찮아 괜찮아~ 전혀 신경 안 써! 오히려 좋다니까~? “

앨리스가 뒤돌아서 춘향을 마주 본다.

“ ..미안... “

“ 아이 거참 괜찮아 괜찮아! “

“ 너랑 함께 갈 생각이 없어. 미안.. “

“ 에이 뭐어ㄸ.... 뭐?!?!!!? “

춘향에게는 충격적이었다.

과거를 살아갔던 사람은 이제 춘향과 앨리스 단둘뿐인데..

서로를 의지하지 않겠다니...!

“ 그.. 그그.. 그게 무슨.. 말이야 왜.. 왜 나랑... 아니.. 너랑 나밖에.. 없다니까?! 우리 둘이 힘을 합쳐야지! 그래야 너 힘도 되찾고! 외계인도 뿌술 꺼 아냐! “

앨리스는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과거에 살았던 춘향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앞서는 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앨리스는 아무리 사과해도 모자란다고 느꼈다.

그래서 얼른 그 자리를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언젠가 다시 만나면 다시 사과하도록 하자.

“ ..전부 내가 짊어져야 할 일이야.. 미안.. “

“ 아니.. 그.. 어? 그... 너.. 그래! 너 길도 모르잖아! 어디로 가야 시계탑인지 알기나 해?! 난 알고 있다구! 날 데려가란 말야! “

확실히 이 부분은 앨리스에게 난감한 부분이긴 했다.

지형이 너무 변했기에, 완전 다른 세상이기에 시계탑의 위치를 알 수 없었다.

그래도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끼칠 수는 없었다.

“ ...그건 괜찮아.. 이만 갈게.. 따라오지 마.. “

그대로 앨리스는 떠나버렸다.

모든 부정적인 감정을 마녀에게 넘겨줘서 그런지 세계를 파멸시킨 것에 죄책감이라는 감정을 지니고 있는 앨리스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왠지 그럴것이라 알고는 있었지만.. 책임감이나 죄책감 같은 것은 이쪽 앨리스에 남아있었나 보다.

춘향의 속도로는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었지만 지금 떠나면 라티안 일행은...

아니 잠깐 쟤네는 어쩌고 그냥 버리고 가버린 걸까?

저 아이들의 마나는 계속 늘어나고 있던데.. 키우던 게 아니었나?

계속 같이 있길래 키우는 줄 알았는데..

춘향의 머릿속은 혼란스럽다.

“ 으으으으으으으!! 쟤네를 버리고 가도 되는 건가?! 아닌가? 모르겠다 모르겠어..! “

그때 뒤에서 라티안이 집 밖을 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 으아아 쟤는 또 왜 나오는 거야! “

춘향은 짜증 나는 표정 그대로 라티안의 코앞에 순식간에 나타난다.

“ 너는 또 왜 나왔어!! 너도 혼자 떠나려고 그러냐?! “

“ 으아아아!! 깜짝이야!! “

“ 라티안 위험해! “

“ 라티안! 조심해! “

깜짝 놀란 라티안의 뒤로 피렌과 아리나가 집에서 튀어나와 라티안을 감싼다.

거기에 더 놀란 것은 라티안이었다.

“ 뭐.. 뭐야! 피렌?! 아리나?! 너넨 왜 나온 거야?! “

피렌과 아리나도 서로 마주 보더니 놀란 것 같다.

피렌이 먼저 말한다.

“ 아니 그.. 라티안이 몰래 나가길래.. 그.. 그.. 아리나 넌 뭐야?! “

“ 어.. 어?! 아니 난... 그.. 무.. 물이나 마실까 하고! 응 그래 물이야! 물 마시러 나왔어! “

춘향이 한심하다는 듯 한숨을 내쉰다.

물 마시러 오두막 밖으로 나왔다는 게 잘도 속겠다.

“ 에휴.. 이 나이먹고 애 돌보기를 또 할 줄은 몰랐는데.. “

“ 누가 애라는 거야?! “

비꼬는 말처럼 들렸는지 아리나가 바로 반응한다.

춘향은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는지 손으로 머리를 짚고 있다.

“ 으.. 그래.. 가는 거 아니면 됐어.. 아직 너네 수준으로는 야생동물무리를 만나면 바로 한 끼 식사가 될 테니까 제발 얌전히 있다가 낮에 가버려.. 누구처럼 훌쩍 가버리지 말고 “

훌쩍 가버려?

피렌이 주위를 둘러본다.

그 자리에는 춘향, 라티안, 피렌, 아리나 가 있었다.

“ 이봐.. 앨리스는 어디에 있지? “

라티안이 의아해한다.

“ 응? 피렌 무슨 소리야? 앨리스는 방에서 자고 있 “

“ 아~ 그 바보 같은 아가씨는 떠났어. 너네 냅두고 말이야. 진짜 골칫덩어리 라니깐?! “

그 순간 라티안 일행의 표정은 춘향 혼자 보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할 정도로 재밌었다.

“ 그.. 그게 무슨 소리야 앨리스가 떠나?! “

“ 어딜? 어디로 갔는데? 당장 말해!! “

멱살이라도 잡으려는 것인지 춘향에게 덤벼드는 라티안을 피렌이 말린다.

“ 안돼 라티안. 참아.. “

앨리스가 없는 이 순간에 춘향이 마음만 먹으면 셋은 한순간에 전멸할 수 있다.

지금 덤벼드는 건 최악의 수다.

이때 춘향의 머릿속에 좋은 생각이 났다.

아까까지 기분이 나빴던 춘향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핀다.

“ 그래! 얘들아! 앨리스가 어디로 가는지는 내가 알고 있어! 어때?! 나랑 같이 가자! 내가 데려다줄게! 오! 이거 내가 생각했지만 좋은 생각인데?! “

앨리스가 따라오지 말랬으니 춘향이 멋대로 따라갔다가 절대로 동료로 안 받아줄까 걱정했었는데 라티안 일행과 함께 간다면 변명할 거리가 있으므로 앨리스에게 미움받지 않고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라티안 일행이 춘향을 받아들일 리가 없었다.

“ 우리가 왜 너 따위랑 같이 가야 하는 건데?! “

“ ...잊고 있었나? 과거가 어떻든 간에 너는 결국 우리의 친구를 죽였으며, 수많은 사람을 학살한 마녀인건 분명해. 우리가 복수할 대상이지 같이 다닐 동료가 아니야. “

거슬리는 말이라고 생각했는지 아리나가 제일 먼저 반응한다.

그 뒤로 피렌이 말을 이어간다.

춘향은 어이없었다.

“ 지금까지 이야기란 이야기는 얌전히 다 들어주면서 복수의 대상? 킼킼.. 나 같은 가녀린 소녀가 지금 혼자 있는데 공격해오지도 않잖아? 복수할 마음은 있는 거야? 거의 친구나 다름없는 거 아니야? 아하하! “

라티안이 움찔하는 것이 느껴진다.

“ 라티안.. 참아..”

다행히도 라티안은 뒤로 물러난다.

피렌과 아리나가 붙잡고 있던 손을 떼자 라티안은 집 안으로 들어간다.

피렌이 안도한 듯 숨을 내뱉으며 춘향에게 말한다.

“ 우리가 아직 널 내버려 두고 있는 건 우리가 약해서야. 언젠가 반드시 널 없애버릴 거니까 각오해둬. “

춘향이 씨익 웃는다.

“ 흐응.. 니 친구는 그럴 생각이 없나 본데? “

“ 으아아아아아아!!!!! “

집안에서 라티안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그대로 검을 들고나와 춘향에게 덤벼든다.

“ 아.. 안돼 라티안!!!!!!!! “

라티안이 검을 휘두른다. 춘향은 웃으며 전부 피하고 있다.

라티안은 이런 상황을 어디선가 겪었던 것 같다.

압도적인 실력 차를 가진 자와의 전투.

사관학교에서 케이츠라는 교관인지 선생인지와 싸웠던 모의전이 생각난다.

그 사람은 살아있을까?

“ 오우오우 아슬해라~ 쪼끔 만 더 힘내! “

춘향이 놀리듯 말을 건다.

라티안은 이를 악물고 좌우로 검을 휘두른다.

춘향의 말대로 라티안의 검은 아주 아슬하게 지나쳐간다.

마치 조금만 더 노력하면 닿을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 그때랑 다르지만. 같은 느낌이야.. 상대와의 격차가 압도적인 건 알고 있어.. 아니. 심지어 그때보다 더더욱 방심하고 있어. ‘

라티안은 더더욱 방심할 수 있도록 거리를 벌린 뒤 도발한다.

“ 엄청 센 척하더니 피하고만 있는 게 전부인가 봐? “

당연히 라티안은 알고 있었다.

일부러 아슬하게 피하고 있다는 것을.

압도적인 실력 차가 있기에 라티안의 검이 이 정도까지 다가갈 리가 없다는 것을.

라티안은 아주 잘 알고 일부러 말했다.

춘향이 웃는다.

“ 뭐.. 지금은 아직 그 정도 수준이란 거지~ “

아쉽게도 도발은 먹혀들지 않은 것 같다.

라티안은 숨을 내쉬고 달려나간다.

오른쪽으로 낮은 자세로. 그때와 똑같이.

검을 휘두르는 척 왼손을 뻗는다.

“ [불이여]!!!!!!!!!! “

어차피 마법은 발동되지 않을 것이다.

발동된다 해도 매우 작은 불꽃에 지나지 않기에 상대를 완벽하게 속이기 위해 진지하게 마법을 외친다.

이제 상대가 당황한 틈을 타 모래를 뿌리고 왼손으로 등 뒤에 차고 있는 단검을 빼내어 찌르면 된다.

춘향은 라티안의 왼손을 보자마자 모습이 사라졌다.

그리고 라티안의 왼손에서는 거대한 불꽃이 쏟아져 나와 앞에 있던 나무 한 그루를 순식간에 태워버렸다.

라티안이 눈을 깜빡인다. 왼손이 떨린다.

“ 어...어어...? “

뒤따라오던 피렌도, 아리나도 놀란다.

“ ...라티안..? “

“ ..뭐야..? 너가.... 너가 한 거야..? “

이 정도의 위력이 아닌데... 아니 마법이 발동이 안 될 텐데....

어느새 나타난 춘향이 라티안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한다.

“ 이런~ 숲에 불장난은 좋은 취미는 아닌데 말야~ 경찰 아저씨가 잡아간다~ “

라티안은 춘향을 공격할 생각도 하지 못한다.

춘향을 쳐다보고 물어본다.

“ 나.. 이거.... 할 줄 모르는데.. 어떻게 된 거야..? “

춘향이 웃는다.

“ 아하하하하!! 내가 앨리스한테 말할 때 너도 들었잖아! 키우는 거 아니냐고! 이게 그 뜻이야! 놀랐지 놀랐지!? 앨리스의 마나는 정말 특이해! 주변의 공기가 농도가 아주 진한 마나로 변한다는 느낌이려나? 아마 앨리스랑 계속 붙어 다니면 마나량은 쭉쭉 늘어날 거야! 그러니까 너네는 너네도 모르는 사이에 체내에 마나량이 늘었단 거야! “

라티안이 피렌과 아리나를 쳐다본다. 춘향은 셋의 당황한 표정이 재밌게만 느껴졌다.

“ 나에게 복수하겠다는데~ 너넨 앨리스 없이는 곧 죽어도 못하는 게 바로 그 복수라는 거거든! 어때?! 나랑 같이 가자! 내가 복수를 도와줄게! 너희들은 복수를 위해 힘을 기르고! 나는 앨리스와 만나고! 서로 이득이잖아?! “

라티안이 왼손을 쥐었다 핀다.

확실히 앨리스와 함께 있어서 마나량이 늘어난다면, 어쩌면 춘향에게 복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 아무리 그래도.. 너랑은 안가... 어서 빨리 앨리스가 간 곳을 말해.. “

피렌은 침착하게 생각한다. 라티안은 확실하게 성장했다.

그렇다는 건 피렌도, 아리나도 성장했을 것이다.

본인을 죽이겠다는데 도와준다니..

복수에 성공할 길을 제시해주기까지 하다니..

원하는 것이 뭘까..?

“ 한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과거에 상상도 못할 만큼 거대한일이 있었다는 것은 잘 알겠어.. 너가 앨리스를 쫓아다니는 이유도 알겠어.. 근데 우리를 죽이지 않고 오히려 복수를 도와주겠다고 하는 이유는 뭐지? 너는 뭘 원하는 거야? “

춘향은 뒤를 돌아 달을 바라본다.

수많은 별들을 본다. 그 너머에 있을 우주를 바라본다.

“ 지구의 나이는 더 오래됐긴 했겠지만.. 인간이 날짜를 세고 난 뒤부터 대략 2000년이 지난 후에 지구에 외계인이 침공했어. 고작 배고프다는 이유로 우리 인류는 새로운 힘과 새로운 절망을 맛보고 결국 우리 손으로 지구를 파멸로 이끌었지. “

춘향이 다시 뒤돌아본다.

라티안, 피렌, 아리나 한 명씩 돌아가며 눈을 맞춘다.

“ 그때부터 200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어. 이제 언제 그 외계인이 다시 찾아와도 이상하지 않아... 나와 앨리스는.. 과거의 재앙을 맛본 우리 둘은 그 외계인에게 복수할 거야. “

아주 진지한 눈빛으로 말하던 춘향이 활짝 웃는다.

“ 너희는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과거를 살아간 우리들의 싸움을 지켜봐 줬으면 해! “

지구에 재앙을 가져왔던 외계인과의 싸움을 지켜봐달라고 한다.

지켜본다는 게 무슨 뜻일까?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지구에도 이처럼 강한 힘을 가진 사람이 생기면 지구를 부술지도 모른다는 뜻일까.

아니면 우리 인류의 적은 지구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일까.

춘향은 웃음을 띤 그대로 집 안으로 들어간다.

문에서 춘향의 머리만 빼꼼 나온다.

“ 뭐 어차피 드럽게 약해서 지켜보기밖에 못할 테지만 말야! 아무튼, 함께 가줄 거지?! 해가 뜨면 바로 출발하자구~! “


작가의말

어... 7편 맞나요? 아무튼.. 그정도가 과거이야기라 한번에 올린다고했는데..

매일 한편씩 쓰기로 마음먹다보니 오늘것도 써버려서 약속이랑은 다르게 8편을 올렸네요.. 죄송합니다.

그래도 그런거 있잖아요? 7시까지 모이라고하면 꼭 7시10분이나 20분에 모이는 그런사람들처럼 그냥 그런거라 생각 죄송합니다...

앞으로 약속은 잘 지키도록 노력해볼게요


아 인간이 날짜를 세기 시작한건 2000년보다 훨씬 더 됐지만 대충 그러려니해주세요 헤헷..!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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