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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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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9.17 19:21
연재수 :
643 회
조회수 :
124,399
추천수 :
299
글자수 :
3,970,065

작성
22.12.05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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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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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7쪽

5. 쓰레기인간

DUMMY

춘향은 매우 기뻤다.

깊게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문제가 우연히 다른 사람에 의해 쉽게 일이 풀렸다.

바로 눈앞에 쓰러져있는 네스 덕분이었다.

“ 너지? 너지? 내 토끼를 함정에 빠뜨리고 사람들을 탈출에 성공하게 한 나의 조력자! 제발 너였으면 좋겠어! 그 사람들을 쫓아가서 물어보긴 귀찮단 말이야! 답 해줄 수 있니? 응응? “

아직 인간들의 마법은 춘향의 발끝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춘향에게 있어서 나약한 인간들이란 쉽게 쓸어버리기는 쉽지만 ‘ 파멸의 마녀가 돌아왔다 ‘ 라는 정보를 주며 일부 인간들을 살려 보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때 네스가 사람들을 모아서 모두를 미끼로 춘향의 검은 토끼들을 유도해서 수로를 이용해 격파하고 마지막까지 사람들을 피난하게끔 도와주던 네스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그대로 수로를 도주로로 삼아 탈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 그래.. 내가 이끌었지.. 수많은 사람을 눈앞에서 놓친 기분이 어때? 부디 너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으면 좋겠는데. “

춘향은 한 방 먹였다는 듯 웃고 있는 네스를 따라 해맑게 웃어주었다.

“ 덕분에 계획이 손쉽게 진행됐어! 정말 진심으로 고마워! 너~무 고마워서 살려주고는 싶은데~ 안타깝게도 똑똑한 사람은 지금 시대엔 필요가 없어서 말이지! 미안해 힝.. 대신! 고통 없이 빠르고 편하게 한 번에 끝내줄게! 이걸로 어떻게 안 될까? “

이러나저러나 죽는 것인가.. 어쩔 수 없다.

수많은 사람을 살렸다.

이쪽으로 시선을 끌었으니 반대쪽에서도 탈출에 성공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 안에는 라티안도 피렌도 있겠지.

그거면 되었다.

“ 죽기 전에 하나만 물어보자. “

“ 오! 응응 좋지좋지! 나 이야기하는 거 짱좋아해! 뭔데뭔데? “

“ 너는...아니 파멸의 마녀가 다시 돌아왔다고 외치는 건 무슨 뜻인 거지? “

춘향은 눈을 가늘게 뜬 채로 네스를 빤히 쳐다본다.

자신이 죽기 직전인데도 살려달라고 빌지도 않으며, 왜 도시를 파괴하는지, 왜 사람들을 죽이는지, 춘향이 누구인지도 묻지 않는다.

춘향이 외친 말에 더 집중하고 있다.

그래.. 작정하고 죽이고 다니는 사람 앞에 그런 이유들은 필요가 없지..

춘향이 외치는 말의 의미를 찾는 것이 조금이라도 더 정보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똑똑한 사람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아직 이 시대에는 똑똑한 사람은 필요 없다.

“ 좋아 좋아.. 답해줄게! 말 그대로의 의미야! 파멸의 마녀가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계~속 잠들어있었는데 드디어 깨어난 거지! 쓸모없는 인간들만 있던 지구에 거대한 전력이 다시 생겼어! 이제 다시 지구를 지킬 수 있게 된 거야! 완전 다행이지?! 정말 이 날 만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 아하하하! 너무 신나! “

춘향의 말에는 이해할 수 없는 말들밖에 없었다.

제대로 말을 안 해주는 것인지, 아니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크나큰 차이가 있는 것인지..

마물을 다루며 혼자서 얼마 안 되는 시간 동안 나라를 부숴버릴 수 있는 힘이 있다.

이 정도의 힘이라면 분명 이름을 들어봤을 텐데 소문으로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인간이 맞긴 한 걸까?

평범한 인간들과는 대체 얼마나 차이가 나는 걸까..?

“ ...하나만 더.. 나는 방금 너의 말을 단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어.. 너와 나는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 거지? 너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지구에 존재하기는 해..? “

“ ...흐음.. 이미 질문은 하나가 넘었는데 말야.. 좋아! 특별 서비스해줄게! 일단..나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이라..? 있지! 지금 시대에는 단 한 명! “

단 한 명.

각 나라의 유명한 영웅들을 떠올리려다 머릿속에서 지운다.

그 어떤 영웅도 눈앞에 있는 춘향만큼의 능력은 없다.

단 한 명만이 지구의 파멸을 막을 수 있다는데 그 한 명조차 누군지 알 수 없다.

오히려 본인을 막을 사람을 본인이 알고 있는 느낌이다.

“ 그리고.. 너와..아니 지금의 인류와 나와의 차이는.... 한.. 2000년? “

네스에게 2000년이란 생각할 수도 없을 만큼의 긴 시간이다.

네스를 곧 죽일 사람의, 차원이 다른 존재가 굳이 거짓말을 할 이유가 있을까? 모르겠다.

2000년이란 숫자를 듣는 순간 어째서 2000이란 숫자가 나왔는가부터 시작해서 춘향을 막을 수 있는 단 한 명은 진짜 존재하느냐는 의문에 다다르게 된다.

한순간 모든 게 거짓말같이 느껴졌다.

“ 이제 끝! 나도 좀 바쁜 사람이라서 말야~ 얼른 가봐야 할 곳이 많다구? 자자~ 죽기 직전인데 마지막 할 말은? “

네스는 희미하게 웃는다.

춘향의 말을 생각하면서도 이곳에서 탈출할 방법을 찾아보았지만, 그 어디에도 없었다.

발견한 것 이라고는 앞쪽 잔해 뒤에 누군가 있다는 것.

그 사람이 라티안과 피렌은 아니길 바라면서 동시에 춘향과의 대화를 들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정보를 많은 사람과 함께 공유하고 함께 막을 방법을 찾기를 바란다.

이것을 위해 궁금한 것도 포기하고 어떻게든 더 많은 정보를 끌어내기 위해 질문들을 한 것이니까...

이제 네스의 역할은 여기서 끝났다고 생각한다.

“ ..죽여라. “

“ 응! “

그 이후로 그들의 대화는 끝이 났다.

춘향은 노래를 부르며 뒤돌아서 갔지만, 네스는 그 자리에서 아무 말이 없었다.

“ 아! 지금쯤이면 라티안은 도망쳤겠지? 살려줬는데도 돌아온다면 죽고 싶어 하는 걸 거야! 인간들도 조금 있으면 꽤나 도망칠 테구~ 쪼오끔만 더 기다렸다가 남아있는 인간들은 전부 죽이자! 아~ 너무 신난다~! 에헤헤헤 “




네스가 죽기 몇 분 전.

피렌은 춘향과 네스의 대화를 들으며, 결코 할 수 없는 판단을 내린다.

“ 네스가 시간을 버는 동안 숲으로 가자. “

“ 뭐? 피렌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 네스를 포기하라고? “

“ 지금으로써는 방법이 없어. 저곳에 끼어들면 무조건 죽을 거야.. 주위를 돌릴 방법 또한 없어.. 우리 중 한 명이 미끼가 된다는 건 결국 죽일 사람을 더 늘릴 뿐이야.. 나도 이런 결정.. 하고 싶지 않아.. “

“ 최대한 생각해야지.. 끝까지 생각해야지...! 네스는 굉장히 똑똑해. 지금도 대화로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내고... “

“ 대체 저기서 어떻게? 사람을 손쉽게 학살하고, 나라를 한순간에 멸망시킨 마물들이 따르고 있는 거 안 보여? 저런 걸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아니 막을 필요도 없어 시선이라도 돌릴 수 있겠어? 저 마물 한마리한테도 우린 다 죽을뻔한 걸 그새 잊어버린 거야? “

“ 그래도.. 저대로 두면.. 네스는... “

라티안은 어떻게든 네스를 데리고 가고 싶다.

금방이라도 튀어 나갈 것 같은 라티안을 아리나도 최대한 막는다.

“ 내 생각도 마찬가지야. 저기로 들어가는 건 정신 나간 판단 이야. 너네들의 친구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죽을 거란 걸.. 그 상황에서 너네가 뛰쳐나가서 같이 죽어버리면 저 네스라는 친구의 심정은 어떨 거 같은데? “

라티안도 머리로는 이해한다.

이곳은 위험하다.

그러나.. 자신의 어머니처럼 돌봐주던 네스가.. 소꿉친구인 네스가 눈앞에서 죽기 직전인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 너무나도 싫었다.

“ ...난.. 네스가 없으면.. “

“ 저 자리에 없는 우리도 저곳에 있으면 죽는다는 건 알아. 똑똑한 친구라며? 조금 전에도 수많은 사람을 도망치게끔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들었잖아? 그렇다면 자기가 살 수 있는 시간을 버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도망칠 시간을 버는 걸 수도 있지 않겠어? “

“ .... “

“ 나 또한 우리 엄마 아빠는 나를 살리고 죽었어. 나를 보필하던 시종들도 전부 나 대신 죽었어. 난 그 의지를 이어받아 살아남아서 가문을 다시 살릴 거야. 너희도.. 슬프지만 나와 같은 각오를 갖고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어. 살 수 있는 사람은 살아야지. 그래서 어떻게든 소중한 사람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말아야지... “

바로 얼마 전에 가족을 잃은 그녀의 말이기에 라티안과 피렌에게 와닿는다.

매우 소중한 사람들이 아리나를 살리기 위해 희생했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매우 슬프고 괴로워서 서 있기도 힘들 것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강인하게 서 있다. 그 슬픔으로 라티안과 피렌을 달랜다.

아리나의 떨리는 양손이 보인다.

“ .... “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너무나도 거대한.. 압도적인 힘 앞에서는... 아무런 방법도 없는 것인가...

그 순간 네스가 죽었다.

피렌은 튀어 나가려는 라티안보다 한발 앞서 라티안의 입을 막고 억지로 뒤로 끌고 간다.

아리나도 함께 라티안을 붙잡고 다 같이 숲 쪽으로 도망친다.

거세게 저항하던 라티안이 조금씩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라티안의 입을 막고 있던 피렌의 손은 이미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살며시 손을 떼며 말을 건다.

“ 미안하다..나도 네스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 미안하다.. 우리라도 살기 위해서 쓰레기 같은 선택을 한 나를 원망해라... “

“ .... “

“ 아우.. 진짜 힘이 왜 이렇게 센 거야.. 팔 떨어질 뻔했네! 야! 이제 너가 스스로 걸어! “

아리나는 처음 만났을 때보다 더욱더 까칠해진 것 같다.

그와는 반대로 라티안과 피렌은 시선이 바닥으로 간다.

“ 뭘 보고 있는 거야? 땅바닥이나 쳐다볼 시간에 주변이나 수색하시지? 아직 안전하다고 확정 지은 건 아니잖아. 빨리 앞장서서 길을 열어! “

“ .... “

라티안과 피렌은 할 말이 없었다.

그들은 친구를 버리고 도망친 쓰레기들이다.

살기 위해서 압도적인 무력 앞에 굴복하고 도망친 쓰레기들이다.

“ ...어휴..이것들도 남자라고 한심하게.. 야! 정신 안 차려?! 네스라고 했냐?! 마지막 죽는 모습 못 봤어? 살려달라고 울부짖든? 당당하게 죽이라고 하는 거 못 들었어? 네스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너네가 이렇게까지 아끼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너희 생각도 했겠지!! 그런데도 죽이라고 한 거면 너네가 살아남았길 믿은 거 아니야?! 아직 끝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풀 죽어있냐고!!! “

라티안과 피렌의 등이 움찔한다.

그렇다. 네스는 그럴 사람이다.

언제나 동료를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정말 사소한 것도 하나하나 따져가며 생각해서 행동하는 똑똑한 친구였다.

“ 나도 마찬가지잖아... 내 어깨에는 네이렌가문의 이름이 짊어져 있어. 우리 엄마도 아빠도 내가 이어 줄 거라 믿고 나를 살렸어. 집사들은 어떻게 보면 그냥 돈을 받고 일하는 고용인들일 뿐이야 그런데도 나를 위해서 죽었다구.. 난 그들의 목숨을 이어받은 거야.. 그들이 원하던 바람을. 내가 살아남아서 다시 네이렌 가문을 부활시킬 것이라는 그 믿음을 배신해서는 안 돼. 대체 이 말을 몇 번이나 내 입에서 하게 만드는 거야?! 내 감정을 그렇게 들쑤셔서 망쳐놓고 싶은 거야?! 너네가 어떤 식으로 하든 난 절대 무너지지 않아!!!! “

이 작고 까칠한 소녀는.

남들보다 편한 삶을 살아온 귀족 아가씨는 이미 각오를 마친 것이다.

소중했던 사람들을 대신해서 살아갈 각오를 마쳤다.

“ 너네도 나랑 똑같잖아.. 네스는 그냥 죽지 않았어. 죽기 전에도 최대한 많은 정보를 우리에게 전해주기 위해서 그런 질문들을 한 걸 거야.. 우린 그 정보를 사람들에게 전하고 다 같이 저 괴물 같은 녀석한테 맞서 싸울 힘을 길러야 해. 너네는 그 아이가 죽음을 받아들이면서 얻어낸 정보를, 그 마음을, 그 뜻을.. 분하다는 이유로 들이박고 끝낼 생각이야? “

그래서는 안 된다.

네스는 죽음 앞에서도 가장 현명하고 지혜롭게 싸운 것이다.

그것을 분하다는 이유로 져버려서는 안 된다. 피렌의 눈이 돌아왔다.

“ 그래.. 우린 살아야 해. 라티안.. 네스가 원하는 대로 우린 살아남자. 그래. 이건 치사한 말이야. 살아남았기에 할 수 있는 말이야. 말도 안 되는 말인 것도 알아. 우린 정말 추악한 인간이야. 그럼에도 살아남자. 네스가 남긴 모든 것을 모두와 나누고 우리 손으로.. 그래.. 복수하자.. “

라티안도 조용히, 아까보다는 생기있게 고개를 끄덕인다.

다시 셋이서 달리기 시작한다. 이곳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상적인 목표는 제주의 남쪽, 가장 큰 대도시인 서울로 향한다.

정신을 차리고 살기 위해 걸음을 옮기자 아까보다 주변이 잘 보이기 시작한다.

동시에 무언가가 라티안 일행을 따라 쫓아오고 있다는 것을 피렌이 눈치챈다.

“ 다들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빨리 이동하자. 무언가 오고 있어 아마 마물일 거야. 이대로 붙잡혀서는 안 돼 “

달린다. 아리나도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서도 최선을 다해 달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가 느끼기 시작했다.

뒤에 무언가가 따라오고 있다. 하나가 아니다.

그리고 선두에 서 있던 피렌이 다급히 모두를 멈춘다.

“ 조심해! “

라티안 일행은 급하게 멈추고 앞을 바라봤다. 라티안은 바로 후방경계에 들어간다.

피렌이 멈추게 한 이유는 다행히도 마물 때문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앞에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절벽이 있었다.

“ ..뭐야.. 어느새 절벽까지 뛴거야? 우리 이제 어떻게 해? 빨리 결단을 내려! 마물이 쫓아오고 있잖아! “

“ ..피렌 판단 부탁해.. 맡길게... “

앞은 절벽, 뒤는 마물 솔직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일단 생각할 시간이라도 벌기 위해 절벽을 끼고 옆으로 달리는 선택을 했다.

“ 일단 옆으로 뛰자. 최대한 제주랑 멀어지는 거야. 그러다 보면 사람과도 만날지도 모르고 마물들이 물러나 줄지도 몰라.. 일단 빨리 뛰어! “

아까보다 더 위험하게 느껴진다.

분명 도망치기 위해 달리는데 옆에서 쫓아오는 것이 느껴진다. 나무가 우거진 숲에서 빨간 눈이 보일 것만 같다.

두렵다. 무섭다. 살고 싶다. 아니, 살아야 한다.

죽은 자들의 의지를 이어받았기에, 그들이 죽은 뒤 어떻게 해주길 원하는지 잘 알기에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


얼마나 뛰었을까. 인간은 결국 지친다.

하지만 마물의 체력은 인간보다 좋은 모양이다.

결국, 절벽을 끼고 붉은 눈의 마물들에게 둘러싸이고 말았다.

대충 둘러만 봐도 수백 마리의 마물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 ..이제 어떻게 할 거야..? “

“ 생각할 수 있는 수는..피렌? “

피렌은 둘러싸인 이 상황에서 최대한 머리를 굴려본다.

방법은 몇 가지 없었다.

첫 번째, 마물과 어떻게든 싸워본다.

아리나가 얼마나 싸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무기는 없는 것으로 보아 전력으로 계산하긴 힘들 것이다.

그러면 아직 훈련도 받지 않은 소년과 군사훈련을 받은 궁수 한 명... 가망이 없다.

두 번째, 절벽으로 뛰어내린다.

이 높이에서 떨어져서 살 수 있을까?.. 절벽 밑에는 꽤나 큰 강이 흐르고 있을 것이다.

물에 잘만 뛰어내리면 살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데 이 정도 높이에서 뛴다면.. 물이어도 죽지않을까?..

“ ..우린 죽을 거야 “

“ 뭐? 안돼! 죽으면 안 돼! 우린 살 거라고 그렇게 정했잖아! 너 아까부터 우리를 지휘하고 있는데 끝까지 생각하라구! 포기하지마! “

“ 그래 포기하진 않았어. 하지만 이대로 버티는 건 말이 안 돼, 만약 후드 쓴 그 녀석이 오기라도 한다면 더더욱 답이 없어지지. 그렇다면 우리는 싸우다 백 퍼센트 확률로 죽는 방법, 아니면 수십 가지 방법으로 죽을 수 있지만.. 정말 운 좋게 셋 중 하나라도 살 수 있을지 모르는 절벽을 뛰어내리는 방법.. 둘 중 하나일 거야.. 이것 외에 다른 방법이 있다면 그 어떤 방법이라도 좋아. 의견을 내줄래? 위험한 상황이니까 빨리.. “

“ ..그런걸 왜 나보고 생각하라고 하는 거야! 너가 결정해서 우릴 다 살리라구! “

확실히 답이 없다.

어떻게 할지 머뭇거리는 사이 붉은 눈의 마물들이 코앞까지 둘러싸고 있었다.

피렌이 결정을 못 하고 있자 라티안이 말한다.

“ 어차피 우린 싸워도 백 퍼센트 질 수밖에 없어.. 그렇다면.. 수십 가지 방법으로 죽을 수 있지만 천만분의 일의 확률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가는 게 맞아...! 다들 뛰어내리자...! “

그 말과 동시에 라티안은 절벽을 향해 달렸다.

그래.. 확실히 이렇게 죽는 것이 최선이다.

혹시 아는가?

바닥에 처박히지도 않고, 나무에 찔려 죽지도 않고 물에 휩쓸리든 나무에 걸리든 우연히 살아남을 수 있을지...

적어도 이렇게 죽어서는 안 됐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

싸울 힘을 길러야 한다.

복수를 해야 한다. 제발.. 그러니까 제발...

피렌과 아리나도 라티안을 따라서 기도하며 절벽을 뛰어내렸다.


작가의말

쓰고싶은건 많은데 이걸 표현할 글솜씨가 쓰레기

이런건 어디서 배워야되나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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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7. 파멸의 마녀 22.12.13 290 1 14쪽
18 16. 너희가 필요하다고 했으면서 22.12.13 287 1 13쪽
17 15. 하루만 더 있었더라면 22.12.13 289 1 15쪽
16 14. 인류의 영웅 22.12.13 291 1 14쪽
15 13. 세상에서 가장 황당한 공격 22.12.13 295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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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0. 다짐 22.12.10 301 2 14쪽
11 9. 살기위해서 22.12.09 297 2 15쪽
10 8. 질문과 대답 +1 22.12.08 295 3 14쪽
9 7. 또 다른 재회 +1 22.12.07 304 3 13쪽
8 6. 아름다운 꽃 +1 22.12.06 311 3 14쪽
» 5. 쓰레기인간 +1 22.12.05 312 3 17쪽
6 4. 있을 수 있는 모든 상황 중에 최악의 만남 +1 22.12.04 319 3 14쪽
5 3. 재회 +1 22.12.03 325 3 13쪽
4 2. 싸울 수 있는 힘 +1 22.12.02 364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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