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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새글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9.17 19:21
연재수 :
6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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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466
추천수 :
299
글자수 :
3,970,065

작성
23.03.0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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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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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100. 잠깐의, 어쩌면 영원한 이별

DUMMY

“ 크... 크윽....!! 이걸.. 안돼..! 이대로 죽을 순 없어..!!! “

빛의 형태가 무너지고 그 안에서 에르티크가 온몸에 화상을 입고 나왔다.

갑작스럽게 너무나도 거대한 몸을 제어하는 것이었던지라 똑바로 해내질 못했다.

이번에는 그보다 적은 마나로 만들어내면 이번엔 제어해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주위에 빛들이 만들어지며 에르티크의 몸에 달라붙으려 한다.

“ 더는 안돼. “

“ 고생했어~ 잘 가~ “

어느새 앨리스가 에르티크의 앞과 뒤에서 각각 레이피어와 낫을 휘둘러 에르티크의 몸과 목을 잘라낸다.

...

끝났다.

“ 라티안..! 괜찮아?! “

“ 앨리스! 빨리 라티안 좀..! “

앨리스는 꽃잎을 전개해 라티안을 감싸 타들어 가버린 팔과 허리, 떨어질 때 낙법을 취하지 못해 꺾여버린 다리와 발목을 치료한다.

“ 킼킼.. 쟤도 그렇게 죽이기 힘들었는데 막상 맨살에 칼을 대니까 쓱싹 썰려버리는 인간이었네! “

에르티크가 마나로 돌아가는 것을 보며 웃는 춘향을 향해 아리나가 화를 낸다.

“ 넌 이 상황에서 그런 말이 나오냐?! “

“ 에~ 뭐 어때! 어차피 앨리스가 있어서 나을 텐데!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 빛덩어리도, 콩나물 1번도, 2번도, 3번도 결국 인간이니까 몸조심하라는 거야~ 오! 마나로 변한다! 오오! “

라티안이 엘레케아의 마나를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때문인지 춘향이 에르티크가 마나로 변하는 순간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 으으... 앨리스 고마워.. 너 없었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어.. “

라티안의 상처가 다 나았기에 고통은 없어졌을 테지만 지금까지 받은 고통이 강렬했는지 인상을 쓰고 앨리스를 보며 웃고 있었다.

“ 그래 맞아! 정말 큰일 날뻔했다구! 니가 낸 구멍으로 떨어지기라도 했으면 어쩔뻔했어? “

아리나가 어딘가를 바라보고 말하는 것을 본 라티안은 아리나의 시선을 따라가 보았다.

그곳에는.. 조금 전 라티안이 공중에서 휘둘렀던 푸른 불꽃이 바닥을 부숴버리며 생겨버린 균열이 있었다.

있는 힘껏 휘두르고 라티안은 저곳으로 떨어질 뻔한 모양이다.

만약 그랬으면.. 그렇게 시체를 찾지도 못했다면.. 앨리스의 부활이라는 과분한 마법조차 활용하지 못 할 뻔했다고 한다.

" 위험할 뻔했네.. 앞으로는 조금 더 조심해야겠어.. “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지구로 돌아가야 하는 건 맞는데..

게이트가 아직 열려 있을까....?

“ 음.. 얘들아 혹시 괜찮으면 이쪽으로 와주겠어? “

“ 응? 무슨 일이야 피렌? “

라티안이 치료받고 있을 때 균열 속을 바라보던 피렌이 조금 심각하게 모두를 불러 모은다.

“ 저거.. 괜찮은걸까?.. 내가 알지 못하는 기술들이라 판단하기 어렵네.. “

피렌이 보고 있는 균열 바닥에는.. 우주가 보였다.

“ ..우와.. 콩나물 1번.. 너 무식하게 바닥까지 뚫어버린 거야? 이거 크람 위험해진 거 아냐? “

춘향은 균열 속 우주를 바라보며 다행히도 크람을 지켜내고 있는 보호막에는 피해가 가지 않아 우주로 공기가 빨려 나가는 대참사는 일어나지 않은 것에 안심하며 콩나물 1번의 칭호를 멧돼지로 바꿔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 아니.. 내가 말한 부분은 그쪽이 아니야. “

피렌은 우주를 바라보고 있는 모두의 눈을 균열의 벽 부분으로 향하게끔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 음... 그러게 저거 뭐냐? “

춘향마저도 의아하게 쳐다보게 된 부분에는 파괴된 부분이 끊임없이 재생하면서 푸른 불꽃의 잔재에 계속 타들어 가고 있다.

부숴버렸으니 그대로인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라티안과 아리나는 의문점을 찾지 못했지만, 앨리스와 피렌, 춘향은 이 상황을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삐—————————

-경고. 복구 시스템에 심각한 장애가 확인되었습니다.

-경고. 중력 생성 장치에 심각한 장애가 확인되었습니다.

-경고. 산소발생장치에 마나가 공급되지 않습니다.

-경고. 마나 탱크가 파괴되어, 비행 설정이 불가능합니다.

-경고. 마나 탱크가 파괴되어, 곧 보호막이 비활성화됩니다.

-차원 탈출시스템이 가동됩니다.

앨리스와 춘향의 귀에도 알아들을 수 없는 경고메시지가 들려온다.

그나마 번역되는 음성은 이 정도인가...

아. 은은하게 빛나는 벽과 바닥, 천장 덕분에 밝았던 이곳이 한순간 어두워진다.

“ 뭐.. 뭐야..? 무슨 말이야 저게? “

“ 이거 어떻게 되는 거야? 어.. 뭔가 점점 흔들리는 느낌도 드는데..? “

점점 라티안도, 아리나도 알 수 있을 만큼 지금의 상황이 심각해진다는 것을 느꼈다.

수많은 말 중, 보호막이 비활성화된다는 말을 듣는 순간 이곳을 탈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 음.. 확실한 건.. 우린 빨리 탈출해야 한다는 거지... 지구에서 멀어진 게 다행이네! 그 근처에서 사고 났으면 지구까지 위험했을지도~? “

상황이 재미있어졌다는 듯 말하고 있지만, 춘향의 표정에서는 전혀 괜찮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 그럼 이제 어떻게 해..? 돌아가지도 못하고.. 여기서 사는 것도 안 되고.. 여기서 죽어야 되는 거야...?! “

-문이 열립니다.

“ 어서 도망ㅊ.. “

뜬금없이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오려 하는 것을 춘향이 망설이지 않고 목을 베어냈다.

“ 아.. 정보 좀 들을걸 그랬나? 아무튼, 지금은 여기서 벗어나는 게 먼저야! “

“ ..어디로? “

“ 아~.. 그러니까.. “

춘향은 그림자에서 토끼 두 마리를 만들어냈다.

분명... 크람에서 엘피아네를 만났을 때 그곳에 있던 녀석들이 차원문을 지키라고 했던 것을 기억한다.

어쩌면.. 그곳으로 가면 적어도 크람에서 죽는 최악의 수는 면할 수 있지 않을까?

“ 일단 우리가 설치했던 게이트는 지구랑 거리가 너무 멀어져서 사용할 수 없어! 대신.. 여기 어딘가에 차원문이 있다는 걸 알고 있지. 정확한 위치는 몰라서 그 근처에서 수색해봐야 할 거야! “

“ ..그럼.. 거기를 찾으면 지구로 돌아갈 수 있는 거야? “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는 이미 게이트의 구조를 공부했었기에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구 근처라면 모를까... 여기는 지구와 아주 멀리 떨어진 우주였기에.. 안되는걸 알지만..

앨리스도, 춘향도... 훨씬 더 앞선 문명과 기술을 알고 있으니 혹시나 가능성이 있을까 싶어서 물어보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앨리스의 머리가 좌우로 흔들린다.

“ 그건... 안될 것 같아. “

“ 우리가 모르는 차원문이야.. 어디로 갈 수 있는지, 열려 있는지도 몰라. 완전 미지의 세계인 거지.. 하지만 지금 당장 살 수 있는 방법은 그것뿐이라고 생각해! “

앨리스와 춘향은 머리 회전이 굉장히 빨랐기에 그 생각의 끝에 도달한 것이 차원문을 통한 미지의 세계로 탈출이었다.

춘향은 토끼 두 마리를 아리나에게 안겨주었다.

“ ..이건 또 뭐야? 난 이제 이런 거 필요 없는데? “

“ 아하하! 아니야~ 그 아이들이 내가 차원문 이야기를 들었던 곳까지 안내해줄 거야! 이 아이를 따라서 너희들 먼저 가고 있어. 나랑 앨리스는 남은 적들을 처리하면서 뒤따라갈게! “

“ ..먼저 길을 뚫을게. “

앨리스가 대답도 듣지 않고 바로 사라졌다.

그만큼.. 긴급한 상황이라는 뜻이겠지.

춘향은 어찌할 줄 모르는 표정을 띠고 있는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를 향해 환하게 웃어주며 달려나갈 준비를 한다.

“ 걱정 안 해도 돼~ 나랑 앨리스는 너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르니까.. 아! 차원문 통과할 때 토끼 안고 들어가면 안 된다? 우리가 차원문 위치를 알아야 하거든!.. 그럼.. 어서 달려! “

아직도 귀에 울리는 경고음과 반복해서 들려오는 경고메시지를 들으며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는 달려나가기 시작한다.




솔직히 달리면서도 이해가 안 갔다.

분명 위험한 것 같은 느낌은 드는데..

계속 땅이 흔들리고 위험하다고 신호를 주고... 하지만 와닿지 않는다.

“ 피렌..! 우리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

“ ..나도 잘 모르겠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다른 행성에 간다라는 말 자체도 아직 어색한데 너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야. “

“ 지금 들리는 말도 전혀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그냥 위험해 보이는 느낌만 드는데.. “

머릿속에서 정리하자면 지금 우리는 위험한 상황이다.

이 크람이라는 행성에서 탈출해야 한다.

그리고 탈출 방법은..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으로 탈출이다.

“ 지구에는.. 우리가 설치한 게이트밖에 없지..? “

라티안이 말하자 피렌도, 아리나도 그것에 대해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지구에는 다른 게이트가 없다.

지구와의 거리도 상당히 멀어졌다고 한다.

크람에서 지구로 통하는 게이트가 있을 가능성은.. 없다.

점점 지구로 돌아갈 수 없는 현실이 다가오는 느낌이다.

“ 일단.. 가보자. 아니 가야 해. 앨리스도 급하게 가는 거 봤잖아.. 분명 우리가 느끼는 것 이상으로 위험한 상황인 것은 확실해. “

라티안과 아리나역시 의문을 품고 있으면서도 고개를 끄덕인다.

검은 토끼를 따라 달려가는 동안 조금 떨어진 곳에서 비명들이 들린다.

아마 앨리스와 춘향이 돌아다니며 적을 제거하고 있는 것이겠지.

점점 주위의 벽들이 부서져 있는 것들이 보인다.

어느 곳은 마치 문이 열린 듯 부서져 있었다.

뛰어가면 갈수록 조금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 어.. 여긴.. 우리 왔던 곳 아냐? “

“ ..맞아. 그 녀석과 만났던 곳이지. “

춘향과 엘피아네가 싸웠던 동그란 창문이 천장까지 이어져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 여기에.. 차원문이라는 게 있다는 거야? “

“ 저기! 피렌! 아리나! 저쪽에 저런 공간은 없지 않았어? “

라티안이 가리킨 방향에는 정말 누가 봐도 수상하게 보이는, 마치 지나가기 위해 부순 것 같은 파괴된 벽이 있었다.

“ ...그래 우리가 왔을 땐 깨끗한 벽이랑 창문만 있던 곳이었지.. 가보자. “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는 조심스레 파괴된 벽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 안에는 수십 개의 동그란 차원문이 오른쪽과 왼쪽에 퍼져있었다.

“ 우와... 이게 다 뭐야..? “

“ ..이 빛... 이거 게이트 맞지..? “

주위에 널려있는 수많은 게이트.. 아니 이곳의 언어를 번역한 단어는 차원문이라고 했다.

어쩌면.. 이 중에서 지구로 갈 수 있는 것도.. 있지 않을까?

미지의 기술이라면 서로 간에 연결하지 않아도..

거리가 아무리 멀어도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 이렇게 많은 것 중에 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 으앗..!! “

“ 뭐.. 뭐야 이거!! “

“ 고.. 공중에 뜨는데...! 손 붙잡아 라티안! 아리나! “

차원문을 하나씩 구경하던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는 몸에 이상이 생긴 것처럼 달려나가지 못했다.

발이 허공을 달리고 있었으며, 몸이 떠오르는 것을 제어할 수 없었다.

“ 마.. 마법인가..?! 아니.. 주변에 사람은 없는데...! “

“ 이.. 이거.. 그래.. 분명히 위험한 상황이란 걸 확실하게 인지했어..! 빨리 선택해서 들어가야돼..! “

아리나가 공중에 떠다니는 토끼 한 마리를 낚아채며 주위를 둘러본다.

“ 으...! 일단 이거 느낌 너무 이상해..! 내 맘대로 제어할 수 없어..! 어디 들어가라고 말한 건 없으니까.. 아무 데나 들어가자..!! “

끊임없이 들려오는 경고음과 경고메시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몸을 제어할 수 없게 만든 마법..

모든 것들이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를 이곳에서 떠나라고 말하는 느낌이 들었다.

아리나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게이트에 손을 뻗어 억지로 붙잡고 토끼를 게이트에 붙여둔다.

“ 여기 있으렴..! 앨리스가 올 수 있도록 말이야..! “

그리고 침을 한번 삼키고..

심호흡을 크게 하고..

용감하게 게이트 안으로 들어간다.

“ 으... 피렌..! 우리도 가야겠지..?! “

“ ...그래. 일단 나아가는 수밖에. “

피렌과 라티안도 억지로 손을 뻗어 아리나를 따라 게이트 안쪽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한다.




“ 음! 앨리스한테 전부 맡겨도 되겠지!? “

원래 계획대로라면 앨리스를 따라가 주위의 적들을 쓸어버리려고 했다.

그러나.. 먼저 출발한 것도 그렇고 솔직히 남아있는 적들은 앨리스 혼자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춘향은 앨리스에게 가는 대신 조타실 창밖을 통해 우주를 바라보았다.

“ 음... 저어어어어.. 쪽이.. 지구가 있던 곳이었을까..? “

눈앞에 있었던 아름다운 지구는 어느새 새까만 우주 속으로 사라져 있었다.

돌아갈 수 있을까..

직접 만든 행성은 아니었지만..

2000년간 모든 지역을 돌아다니며 세상을 바꿔왔다.

생각한 대로 만들어진 도시도 있었으며, 예상을 뛰어넘은 곳도 존재했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 도시를 부숴버린 적도 있었으며, 춘향의 실수로 물이 없는 땅에 마을을 세워 금새 망해버린 적도 있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고 마을 한곳을 잡고 300년간 연구를 시키기도 했다.

군사 훈련을 한답시고 수백 명을 죽여버려서 난감한 적도, 신처럼 모셔져 버린 적도 있었으며 2000년간 고백도 수천 번 받아보았다.

“ 아.. 법을 만들 땐 진짜 골때렸지.. “

처음에는 멸망 전 대한민국처럼 해보려다가 실패하기도 했으며, 과학 문명을 부활시키려고 은밀히 연구하는 자들을 찾아다니느라 고생하기도 했다.

처음으로 마법을 사용하는 인간을 봤을 때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 정말.. 그땐 인류를 전부 쓸어버릴까 한참 고민했었는데... 킼.. “

이 땅에 마나가 퍼져있는 것을 알게 되고, 점점 사람들의 몸에 마나가 생기는 것을 보았을 때부터 과학 문명을 무너뜨리고 발전을 막아 또 다른 파멸의 마녀의 탄생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지금의 지구는 최소한의 교류만을 하는 통상수교 거부정책을 펼치고 있어, 서로 간에 전쟁도 없었다.

그렇기에 왕을 찾아간다면 그 나라의 모든 인간의 상태를 감시할 수 있었다.

누가 마법이 뛰어난지, 누가 성품이 나쁜지..

파멸의 마녀가 될만한 인간은 죽이고, 성품이 훌륭한 자들은 이야기를 만들어 소문을 퍼트린다.

어떻게 보면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지루한 세상이지만.. 춘향에게는 정말 아름다운 집이었다.

“ ..다 정리했어. 우리도 이제 가자. “

어느새 다가온 앨리스가 춘향을 부른다.

“ 아... 킼... 너가 자는 걸 처음 봤을 땐 정말 놀랐는데 말야! “

“ ....응? “

“ 아하하! 아무것도 아니야! 이제 그만 가자! “

-중력제어장치가 파괴되었습니다.

-에너지가 부족합니다.

-보호막이 곧 파괴됩니다.

-회복하기 위해서는 빛에너지 또는 마나를....

“ 오~! 무중력은 이런 기분이구나! “

춘향과 앨리스는 갑작스럽게 중력이 사라져버렸지만 어떻게든 마나로 몸을 보호하며 벽을 붙잡는다.

“ ...빨리 가야 해. “

“ 음.. 그럼 빨리 가버릴까? “

춘향은 앨리스의 의견을 따라 손에 그림자를 뭉쳐 쥔다.

그리고 있는 힘껏 토끼가 있는 방향으로 던진다.

“ 슝~! “

-콰과과과광

어느 정도 목표한 만큼 날아간 그림자를 춘향은 다시 회수했다.

“ 크~ 역시 중력이 없으니 시원~하게 날아가네! “

“ 빨리 안가면.. 폭발할지도 몰라. “

맞는 말이다.

꾸준히 크람 내부의 마나가 빠져나가고 있다 보면 보호막이 사라질 테고 그렇게 된다면 모든 공기가 우주로 빠져나가며 폭발하는 소리도 없이 터져나갈 것이다.



토끼가 달라붙어 있는 차원문을 발견했다.

“ 음.. 어딜 봐도 우리랑 비슷한 마나가 새어 나오는 곳은 없네.. “

“ ..먼저 갈게. “

앨리스는 앞서간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가 걱정이 되는지 발로 천장을 박차고 게이트를 향해 날아간다.

춘향도 역시 따라가야 하지만..

“ 아~~ 진짜 발 안 떨어진다... “

지금 있는 이곳이.. 그나마 지구랑 제일 가까운 우주가 아닐까..?

상상으로도 따라잡지 못할 만큼 거대한 우주 안에서..

다시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까..?

“ 언젠간.. 아니.. 반드시..! 다시 돌아갈게..! 그동안 울지 말고 기다려야 해..!! “

춘향은 눈물 두 방울을 남겨두고 앨리스가 했던 것과 똑같이 천장을 박차고 차원문안으로 들어간다.




————————




세상이 어둡다.

얼마나 오랫동안 기절해 있었던 것일까.

아니 애초에 살아있는 것일까?

“ (커헉.... 큽....) “

벨라는 몸을 일으켜보려 했지만 몸의 마나가 거의 다 빠져나간 상태였던지라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 (여긴.. 어딜까.. 난 정말 살아있는 것일까...?) ‘

“ 아. 일어났는가? “

어딘가에서 쇠를 긁는듯한 목소리가 들린다.

이 목소리는.. 언젠가 들어본 느낌의 목소리다.

“ (...켈리움) “

“ 아아 걱정 말라고? 널 잡아먹으려는 건 아니니까 말이야. “

자리에서 일어난 제이콥은 천천히 벨라를 향해 다가간다.

“ (젠장.. 날아가도 이딴 곳으로 날아가다니... 이대로 끝인 건가..) “

하얀 백발의 공격을 그대로 받고 크람의 보호막을 뚫는 그 순간 온몸을 마나로 둘러 억지로 보호하며 날아갔다.

어디로 날아갔는지도 모른다.

오직 온 힘을 다해서 몸을 보호했을 뿐이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이런 상황이었다.

제이콥은 난감하다는 듯 상체를 조금 뒤로 빼고 팔짱을 끼며 고민하기 시작한다.

“ 흐음.. 언어가 통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하긴 했다만.. 실제로 마주하니 난감하군그래.. “

먼 과거, 크람이 동그란 행성이었을 시절에 켈리움에게 잡아먹힐 뻔한 경험이 있던 벨라는 이곳에서 끝이라고 생각했다.

“ (..죽일 거면 빨리 죽여라.) “

이렇게 비참한 최후를 맞이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 슬펐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제이콥은 벨라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 외계인 씨. 혹시 괜찮다면 우리 손을 잡고 함께 지구의 인간들을 쓸어버리지 않겠는가? “


작가의말

100화기념 지구탈출입니다.

부디 가서 재밌는 스토리를 써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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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112. 목숨을 내주고 목숨을 가져간다 23.03.15 265 1 14쪽
115 111. 전쟁을 맞이하는 자세 23.03.14 263 1 13쪽
114 110. 잔잔하고 뜨겁게 타오르는 불꽃 23.03.13 268 1 14쪽
113 109. 가족 23.03.12 264 1 16쪽
112 108. 탈출하기위한 전투계획 23.03.11 262 1 14쪽
111 107. 믿을 수 있는 사람 23.03.10 264 1 13쪽
110 106. 뭐 하는 녀석이지 23.03.09 269 1 14쪽
109 105. 다가오는 위협 23.03.08 267 1 13쪽
108 104. 글러먹은 제자 23.03.07 266 1 14쪽
107 103. 테이블 위에서 펼쳐지는 작은 전쟁 23.03.06 266 1 14쪽
106 102. 우주의 대장장이 23.03.05 269 1 13쪽
105 101. 미지의 세계 23.03.04 264 1 14쪽
» 100. 잠깐의, 어쩌면 영원한 이별 23.03.03 264 1 18쪽
103 99. 바람과 빛과 타오르는 불꽃 23.03.02 269 1 13쪽
102 98. 에르티크의 계획 23.03.01 264 1 13쪽
101 97. 역공 23.02.28 265 1 14쪽
100 96. 우주에서 가장 든든한 지원군 23.02.27 262 1 13쪽
99 95. 마지막 한 수 23.02.26 265 1 12쪽
98 94. 자신만의 영역 23.02.25 270 1 13쪽
97 93. 강력한 마나를 상대하는 방법은 23.02.24 267 1 12쪽
96 92. 노림수 23.02.23 270 1 13쪽
95 91. 궁극의 필살기 23.02.22 269 1 12쪽
94 90. 시대에 맞지 않는 두 자루의 검 23.02.21 269 1 13쪽
93 89. 후퇴와 함정 23.02.20 270 1 19쪽
92 88. 싫지만 어쩔 수 없지 23.02.19 267 1 14쪽
91 87. 작전 변경 23.02.18 269 1 16쪽
90 86. 당신은 누구십니까 23.02.17 269 1 17쪽
89 85. 너가 왜 여기있어 23.02.16 267 1 14쪽
88 84. 2차공격 저지작전 23.02.15 265 1 14쪽
87 83. 크람 23.02.14 266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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