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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가™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최강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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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가™
작품등록일 :
2019.01.02 23:52
최근연재일 :
2020.03.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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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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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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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156화 다가오는 습격의 그림자 (下)

DUMMY

“음, 그러니까 네놈들은 떠돌아다니는 용병들인데, 우루라는 작자가 금은보화를 안겨줄 테니 이곳을 지나는 젊은 기사를 보면 활로 쏘아 죽이라고 했단 말이지?”


다섯 마리 히드라들에게 단단히 둘러싸인 스물아홉 명의 용병들 앞에 전설의 히드라 리스가 나서며 심문에 들어갔다.


“그, 그렇습니다. 기사가 어떤 사람인지 물어봤으나 아무런 설명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우, 우리는 그저 돈만 주면 무엇이든 해주는 용병이었기에, 찝찝한 면이 없지 않았지만 평소에 구경도 힘든 금은보화를 준다고 해서 그만······.”

“저, 저분이 어지신 이오니아 여왕님의 호위기사라는 사실을 진즉 알았더라면 이런 용서받지 못할 짓거리 꿈도 꾸지 않았을 겁니다. 제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다섯 마리 히드라와 하나하나 세는 것 자체가 어려운 그들의 머리수까지, 살기등등한 저 머리들이 한꺼번에 자신들에게 몰려오기라도 하면?! 당장 위장 속의 음식물을 게워내고 싶을 정도로 속이 울렁거려 용병들은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또 빌었다.


“기사님, 이 녀석들 처분은 기사님이 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의뢰인이 제시하는 보수를 1순위로 삼는 용병들에게 있어 암살이나 살인청부는 흔히 있는 일이었기에, 리스는 더 알아볼 것도 없다면서 심문을 종료하고 리오에게 시선을 돌렸다.


“으음······.”


리오는 대답대신 신음을 토하며 잔뜩 겁에 질린 용병들과 바로 발아래 쓰러져 있는 우루의 시신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한 가지만 묻겠다. 한 치의 거짓도 없이 솔직하게만 대답하면 온전히 보내주도록 하지.”

“그, 그야 당연한 말씀입니다. 어떤 것이든 물어만 봐주신다면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다 말씀드리겠습니다!”

“저, 저희 용병들이 돈에 눈이 멀긴 했지만, 그래도 거짓말은 전혀 못합니다, 헤헤.”


목숨을 쥐고 있는 리오에게 조금이라도 잘 보이려고 헤헤 웃으며 비위를 맞추려는 용병들. 리오는 약삭빠른 작자들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신속히 입을 열었다.


“우루··· 아니, 총리대신 베론 일당에게 매수된 용병들이 너희 말고 또 있는가?”

“초, 총리대신이라고요?!”


아까는 무슨 말이든 다 대답하겠다며 장담하던 녀석들이, 총리대신 베론의 이름을 듣자 서로 눈치를 보며 입을 열기를 주저했다.


“초, 총리대신이 시켰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희 외에 용병들을 모집한 의뢰인은 두 명이었습니다.”


목숨이 걸려 있는 만큼 머뭇거릴 시간 따윈 없었기에, 나이든 용병이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


“두 명이라면 한 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우루겠고, 또 한 명은 누군가?”

“카, 카이트라는 이름이었습니다.”

“카이트?!”


리오는 카이트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느끼며 잠시 얼이 빠져버렸다.


“기사님, 카이트라는 녀석이 어떤 녀석이기에 그렇게 충격이 큰 겁니까?”


리스의 속삭임에 퍼뜩 정신을 차린 리오는 대답을 미루고 용병들에게 성큼 다가갔다.


“이번에는 그냥 보내줄 테니, 다시는 이오니아에 얼씬도 하지 마라. 만약 경고를 무시하고 내 눈에 띄었다가는, 내 손으로 직접 너희들의 시신을 조각내버릴 테다!”

“히이익! 무, 물론입니다! 아예 대륙을 떠나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서 농사나 지으며 살겠습니다!”


애초에 용병들의 목숨을 죽이거나 살릴 권한이 없었기에, 히드라들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리오가 원하는 대로 순순히 풀어주었다.

용병으로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병장기도 버린 채 맨몸으로 꽁지 빠지게 뛰어가는 용병들을 바라보던 리오는, 천천히 리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의 질문에 대답을 해줘야 하니까.


“카이트는, 젊은 나이에 뛰어난 용맹으로 총리대신 베론의 총애를 받아 일개 병사에서 그의 호위기사가 된 자입니다.”


리스는 아무 말 없이 커다란 머리를 리오에게 더 근접하게 들이댔다. 자신이 듣고 싶은 대답은 그런 형식적인 게 아니었으니까.


“용맹과 함께 출세를 위해서라면 악마 같은 짓도 서슴지 않을 정도의 잔인한 자. 그는 결국 베론의 명령을 받아 백번 죽어도 용서받을 수 없는 끔찍한 짓거리를 저지르고 맙니다.”


리스는 물론 히드라들까지 대체 이오니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었다.


“이오니아 백성을 가족처럼 아끼고 사랑하시는 아린 여왕님은, 그 중에서도 혼자 사는 노인이나 아이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베풀곤 하셨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생활이 곤궁한 고아원이 있어 직접 방문하시어 아이들을 위로하고 보살피셨는데······.”


리오는 3년 전 끔찍한 기억을 다시 떠올리자 가슴이 갈기갈기 찢겨지는 고통이 느껴졌다.


“아이들이 놀라지 않도록 여왕님께서 소수의 친위대만 데리고 오셨다는 사실을 이용해 무려 백 명의 자객을 구성하여 고아원을 습격했습니다.”

“그, 그래서 어떻게 됐습니까? 아무리 극악무도한 자객들이라도 어린아이들을 마구잡이로 죽이지는, 않았겠지요?”


목표물의 숨통을 완벽히 끊는 것 외에 어떤 잡념도 생각하지 않는 자객이 애·어른을 구분할리 만무하지만, 그래도 리스는 혹시나 하는 실오라기 같은 기대를 걸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제가 친위대와 최선을 다해 자객들을 막아봤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카이트가 서른 명으로 우리의 발목을 잡는 사이, 나머지 칠십 명으로 여왕님이 계시는 침실로 들어갔지요. 다행히 여왕님은 고아원을 빠져나가셨지만, 그 과정에서 무려 스물다섯 명의 아이들이 모두 죽임을 당했습니다. 평소에 언니, 누나, 엄마처럼 따르던 여왕님을 지키겠다며 겁도 없이 자객들을 막아서다 그만······.”


리오는 잠시 눈물을 훔치고 말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카이트는 기어이 여왕님의 뒤를 쫓아 칼을 휘두르고 말았습니다. 그 후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 없지만, 여왕님은 칼에 베이고 화살을 맞아 피투성이가 된 옥체를 이끌고 왕궁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잠깐, 그런 어마어마한 일이 벌어졌는데, 정작 그 카이트라는 작자와 자객들은 어떻게 되었죠? 기사님 말씀대로라면 총리대신 베론도 무사할 수 없었을 텐데?”


당시 리오와 친위대라는 증인이 존재하고 있는데, 여왕을 시해하려 했던 자들이 어떻게 멀쩡히 살아 숨 쉬고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리스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아 리오를 다그쳤다.


“베론은 자신의 심복 카이트를 있는 힘을 다해 변호하고, 자객들 중 부상을 당해 사경을 헤매던 자들의 목을 베어 모든 상황을 종결시켰습니다. 단순히 주제도 모르고 왕좌를 탐내던 소수 미친놈들의 소행이라고요. 모두들 의심을 품었지만 베론의 세력이 만만치 않고 물질적인 증거도 없었으며, 또 여왕님께서도 옥체를 회복하고 계셔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었죠.”

“이이익! 악랄한 인간 놈들! 한 나라의 신하로서 여왕님께 충성을 바치지는 못할망정 시해할 궁리만 해?!”


가만히 듣고만 있던 카르노가 부드득 이를 갈며 분노를 터뜨렸다.


“우리 히드라들과 상관없는 먼 나라 이야기지만, 도저히 참고만 있기가 매우 힘이 듭니다!”

“임금님! 우리 히드라들의 힘을 이번 기회에 제대로 활용해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동안 힘없는 인간들을 약탈하기 위해 활용하던 힘으로 악마 같은 놈들을 벌하는 것입니다! 부디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임금님!”


카르노에 이어 부하 히드라들도 한 마리 씩 분노를 터뜨리는 게 명령만 떨어지면 곧바로 이오니아로 진격할 기세다.


“정말 미안하지만, 당신들의 도움을 한 번 더 청하고 싶습니다.”


리오는 히드라들의 분노를 기다렸다는 듯 리스의 거대한 몸을 움켜잡으며 사정했다.


“우루가 여왕님을 모시는 저를 죽이는데 실패했고, 이제 남은 녀석이 카이트라면 분명 다시 여왕님을 노리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더구나 여왕님은 역병을 앓고 있는 백성들을 손수 보살피기 위해 자주 왕궁을 비우고 계셔 호위가 취약하신 상태입니다.”

“흠······.”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리스는 리오의 간절한 표정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차분하게 부하들을 타이르기만 했다.


“안타깝지만 이건 인간들의 일인 만큼 타종족인 우리가 함부로 나설 일이 아니다. 너희는 이오니아까지 식량과 약초 운반이 끝나면 즉시 돌아가도록 해라.”

“임금님 말씀이 정 그러하시다면, 따르겠습니다.”

“아니, 리스 씨.”


어려움에 처한 이오니아를 모른 척하지 않던 인정 많은 히드라가 이렇게 매몰차다니! 리오는 충격에 할 말을 잃었지만 리스는 담담하기만 했다.


“말은 물론 소까지 지친 마당에 대체 어떻게 이오니아로 갈 생각입니까?”

“그, 그야, 말을 타고 갈 수 없다면 뛰어서라도 가야죠!”

“쯧쯧쯧.”


리스는 안타깝다는 듯 혀를 끌끌 차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여왕님 곁에는 휘수 형님과 알카디우스, 세나까지 머무르고 있는데 뭘 그렇게 걱정을 하는 겁니까?”

“하, 하지만, 카이트가 작정을 하고 그때처럼 많은 자객들을 모은다면······.”

“푸하하하!”


리스는 한껏 웃음을 터뜨리고 피곤한 몸뚱이를 조심스럽게 눕혔다.


“아무 걱정 말고 눈이나 붙이세요. 가장 용감한 인간 휘수 형님에 뛰어난 실력은 물론 하늘도 날 수 있는 막내 세나, 특히 알카디우스는 자객들이 정체를 알고 나면 당장 까무러치며 바지에 오줌을 지리지 않고는 못 배길 겁니다.”


저렇게 자신만만해하는 리스에게 의심을 품을 수도 없고, 결국 리오는 마음속으로 여왕님이 무사하기를 간절히 바라며 히드라들의 휴식에 동참해야 했다.


******


한편 총리대신 베론의 저택에 은밀히 만들어진 지하실에서는 하나 같이 검은 로브에 복면을 두른 수상한 자들의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


“카이트님,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용병들. 아니, 지금은 금은보화에 영혼을 팔아치운 자객들이 자신들을 이끌어줄 카이트에게 공손히 무릎을 꿇고 있었다.


“현재 여왕은 왕궁 안 식량창고에 머무르고 있다. 내일 병자들에게 내줄 식량과 약초를 손수 검열한답시고 잠 한 숨 자지 않았다고 하니 도망치려 해도 체력이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카이트는 품속에서 왕궁 지도를 꺼내 침이 마르도록 떠들었다.


“식량창고로 들어가려면 두 개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평소라면 모르지만 지금은 역병으로 인한 비상상황이라 대부분의 수비병까지 동원되어 그 수가 소수에 불과하다. 그 중 첫 번째 관문은 내가 매수해두었으니 두 번째만 잽싸게 처리하면 되고, 이곳을 통과해 식량창고에 다다르면 조를 두 개로 나눌 것이다.”


카이트는 다른 자객들과 달리 커다란 활과 화살 통을 메고 있는 자들을 둘러보았다.


“먼저 1조는 여왕의 친위대를 제거하고, 나머지 2조는 식량창고에 불화살을 날린다. 매운 연기를 견디지 못하고 여왕이 밖으로 튀어나오면 마무리는 내가 짓도록 하겠다.”

“알겠습니다, 카이트님. 우리 용병들은 실패란 단어를 모르는 만큼 무조건 성공할 것입니다.”


용병 대장이 가슴을 쿵쿵 두드리며 자신감을 보였다.


“일이 잘 되어 위대하신 총리대신 각하께서 왕좌에 앉으신다면, 기존의 약속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추가로 지불할 것이니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오! 우리들을 이렇게까지 생각해주시는 카이트님! 그런 카이트님이 섬기고 계신 총리대신 각하는 얼마나 훌륭한 분이실까요?”

“아르피아 대륙을 통틀어 감히 어떤 왕도 범접할 수 없는 위대하신 군주로 군림하실 것이다. 알아들었으면 지금 즉시 행동을 개시하도록!”

“네! 총리대신 각하와 카이트님, 그리고 이오니아를 위해서도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용병들이 밖으로 나가 왕궁을 향해 은밀한 행동을 개시하고, 카이트는 그런 자객들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실패는 3년 전 딱 한 번으로 족하다. 이번에는 반드시, 이 손으로 아린 여왕의 목을 잘라 총리대신 각하께 바치고 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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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제178화 한 놈만 죽인다 (上) +1 19.08.03 77 3 13쪽
177 제177화 케른 요새 전투 19.07.28 51 2 13쪽
176 제176화 파르마 요새 전투 +1 19.07.27 76 3 14쪽
175 제175화 전쟁터로 +1 19.07.21 75 3 15쪽
174 제174화 전쟁의 서막 +1 19.07.20 54 2 14쪽
173 제173화 신비의 오카리나 +1 19.07.14 65 3 14쪽
172 제172화 라스테리아의 희망 +1 19.07.13 81 2 13쪽
171 제171화 그리운 기사단 +1 19.07.07 97 3 14쪽
170 제170화 잘 있거라, 이오니아여 +1 19.07.06 99 3 16쪽
169 제169화 사랑하는 동생에게 기회를 +1 19.06.30 113 3 13쪽
168 제168화 세 번째 신물의 행방 +1 19.06.29 109 3 14쪽
167 제167화 3년 전의 진실 +1 19.06.23 103 3 14쪽
166 제166화 브론즈 드래곤 +1 19.06.22 105 3 12쪽
165 제165화 다시 한 번 용서를 +1 19.06.16 100 3 13쪽
164 제164화 신물이 아니라도 괜찮아 +1 19.06.15 101 3 15쪽
163 제163화 재회 그리고 화해 +1 19.06.09 96 3 13쪽
162 제162화 낯선 드래곤 +1 19.06.08 113 3 12쪽
161 제161화 뜻 밖의 보물창고 +1 19.06.02 118 3 15쪽
160 제160화 설산에서 무슨 일이 (下) +1 19.06.01 83 3 12쪽
159 제159화 설산에서 무슨 일이 (上) +1 19.05.26 101 3 15쪽
158 제158화 난공불락의 여기사 (下) +1 19.05.25 75 3 12쪽
157 제157화 난공불락의 여기사 (上) +1 19.05.19 84 3 14쪽
» 제156화 다가오는 습격의 그림자 (下) +1 19.05.18 82 3 12쪽
155 제155화 다가오는 습격의 그림자 (上) +1 19.05.12 82 3 13쪽
154 제154화 세나야, 정신차려! +2 19.05.11 136 3 11쪽
153 제153화 최후의 36계 +1 19.05.05 83 3 14쪽
152 제152화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 +1 19.05.04 122 3 14쪽
151 제151화 흔들리는 우정 +1 19.04.28 96 3 14쪽
150 제150화 역병이 아니었다 +1 19.04.27 88 3 14쪽
149 제149화 위험한 오해 (下) +1 19.04.21 91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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